Tumgik
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75
175_121
“ 여러분,다들 아시 다시피 여기 계
신 아그네스 님 이야말로 세속 의 상
징 이시며 세속 의 물든 자를 이끄는
분이 셨습니다 .”
“ 신이시여어 !”
레베카 의 기도 에 따라 아델 이 두
팔 을 들고 크게 외쳤다 . 어차피 전
부 내려 놓은 거 ,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연단 에서 내려 보내 줄 것 같
지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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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분 께서 신성한 산 피델리오
를 찾아 오셨 으니 얼마나 놀라고 두
려웠 는지 모릅니다 ."
“ 저 를구원하소서 !”
그렇다고 뭘 저렇게 까지 .
레베카 가 뚱한 표정 으로 눈치를 주
자 아델 이입을 삐죽 거렸다 .
하라는 대로 하는데 왜요 !
대놓고 억울 하다는 표정 을 지었지
만 그런 게 통할 거 같았으면 처음
부터 임신부 를 이 자리 에 세우지 도
않았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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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흠 , 말아 쥔 주먹 위로 헛기침 을
한 레베카 가 하던 기도 를 이어 갔다.
" 대체 이런 분이 어찌 신성한 신의
땅 에 발 을 들였 단 말입니까 ! 당연히
산 피델리오 는 세속 과 악의 근원 에
물 들어갈 것이며 모든 이들이 시험
에 들 테니 저 라도 그들을 지키고 자
이 두 눈 을 부릅 떴 지만 .......”
“ 믿습니다 !”
“ ......실상은제가 가장 큰 시험 에
들고 야 말았 습니다 .”
" .......”
“ 사람을 보이는 대로만 믿는 편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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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어리석은 제게 에네스 신 께서
는 시험 에 들게 하시는 동시에 기회
를 주셨 지요 .”
레베카 가 우렁차게 말하다 말고 굳
어 버린 아델 을 향해 반쯤 돌아 섰다.
한숨 을 쉬듯 살짝 한쪽 눈 을 찡 그리
는 것 같 더니 이내 입가 가 심히 흔
들렸다 .
누가 보면 웃음 을 참는 것 같기도
했다 .
“ 물론 한번 사탄 은 영원한 사탄 입
니다 . 그러니 아그네스 님께 서도 다
를 바 는없지만 ......최소한제가 본
사탄 중 가장 책임감 있고 끈기 가
175_125
넘치며 어느 순간 에는 소명 을 다하
는 분이 셨지요 .”
“ .. ...신녀님.”
이런 이야기 없으 셨잖아요 .
차라리 간증 중에 방언 이 터지는
게 낫지 , 레베카 가 자신 을 이렇게
보는 것은 못 견딜 일 이었다 .
그러면서도 차마 무어라 할 수 없
는 울컥 함이 차 올랐다 .
“ 그러니 제게 그러한 깨달음 을 주
신 분 께서 과연 대신 전에서 무엇 을
얻으 셨는지 , 직접 들어 보시 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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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십니까 !이 사탄 아!
레베카 가 자신 의 차례 가 끝났다 며
연거푸 그녀 에게 시작 하라 재촉 했
다 .
하지만 아델 의 허리 를 억지로 떠미
는 손 에서는 신녀 로서 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축복 의 기운 이하얗게 넘실
거렸다 .
허리 와 배에 가득 퍼지는 따스한
기운 에 숨 을 멈췄던 아델 이 드디어
홀로 연단 에섰다 .
휴우 . ”
사탄 대표 아그네스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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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을 모은 아델 이 천천히 성호
를 그었다 .
정신 차려야 지.
감동 은 감동 , 임무 는 임무 다 .
한동안 전생 의 기억 을떠올리지 않
고 살았 는데 이쯤 되니 슬슬 대한 민
국 영업 레전드 , 간증 왕 의 피 가 끓
어 오르고 있었다 .
“ 여러분.”
어느 종교 , 어느 문파 는 역시 첫
시작 은 항상 자신 이 얼마나 부족한
이 인지 를 되새기는 것으로 시작된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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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게 도 저는 크나큰 물욕 에
휩싸여 두 눈과 귀가 먼 채로 살아
왔습니다 . 가진 것은 오로지 돈뿐 ,
그것이 세상 의 전부 라고 믿었 지요 !”
“ ......."
나 이런 거 해보고 싶었 거든 .
다 가졌 는데 아닌 척 회개 하는 거 .
하늘 을 향해 절절한 표정 으로 눈을
감은 아델 이 가슴 위로 손 을 올렸
다 .
그럼에도 마음 에 걸리는 것이라고
는 단 한 사람 , 미간 을찌푸린 채
자신 을 보고 있는 킬리언 뿐이었다 .
175_129
“ ......부인.”
거기서 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 .
혼란 에 빠진 그의 표정 을 보니 아
직 소식 을 못 전해 들은 모양 이었다 .
그의 한쪽 옆 에서는 오만상 을 찌푸
린 노 엘라 가 이제 막 케이 든에게 무
언가 를 속삭 이고 있었다 .
“ ......그런제가 처음 산 피델리오
에 간다고 했을 때 ,가족 들의 반대
가 심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이
었지요 . ”
“ 누 니임!”
175_130
별안간 케이 든 이소리 를 지르며 일
어 났다 .
아델 은 다시 앉으 라며 눈짓 을 했
다 .
제발 나중에 하자 꾸나 .
아무리 경고 를 해도 이제 케이 든 은
눈 에 보이는 모든 살갖 이 벌겋게 달
아 올라 있었다 .
“ 누님,그러니까 내가 너무 ...너
무 그렇게 까진 하지 말라고 했던 건
데 .......”
“ 허허,이해 하십시오 . 워낙 제 큰누
이를 잘 따르는 아이 이다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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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미친놈 이!
사정 을 모르는 백작 이 억지 웃음 으
로 수습 을 해보려 준비 해둔 구속 구
를 뒤적 거렸다 .
툭 .
그런 아버지 의 손목 을 부여 잡은 케
이든 이 죽기 보다 더 싫다 는 얼굴 을
하며 귓가 로 고개 를 내렸다 .
“ 아 ....”
딱 거기 까지 보던 중에 흥분한 레
베카 가 발 을 굴러 댔다 .화들짝 놀란
아델 이 다시 간곡 하게 두 손 을 맞잡
175_132
았다 .
“ 하지만 저는 알고 있었 지요 . 우리
는 이미 에네스 신의 은혜 아래 살
고 있고 ,그곳에 어울리는 이와 그
렇지 않은 이가 유별 하지 않다는 것
을요 . ”
“ .....
" 에네스 신 께서는 자신 을 따르는
이라면 누구든 가리지 않으 셨 습니
다 . 그 어떤 불가능 해 보이는 이도
신 께서는 손수 눈 을 뜨게 해주시지
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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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하신 신이시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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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일어난 백작 이 난데없이 신을
찾기 시작 하자 아델 은 또 한 번 식
은땀 을 닦았다 .
들으 셨나 보네 .
난생 처음 환희 와 속죄 모드 로 들어
간 백작 은 결국 성호 까지 그으며 고
개 를 숙였다 .
이로써 시민들 은 세속 의 끝판 왕 ,
습자지 신앙 과 박쥐 신자 의 대표 격
인 세르지오 백작 이 신의 은혜 에 감
습 하여 온몸 을 떨어대는 기적 을 목
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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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 을 바라보며 머리 까지 움켜 쥐
는 모습 은 이제 간증 의 전설 로 남을
터 였다 .
그러던 백작 이 경비대 가 출동 하기
직전 에야 제자리 를 찾아 다시 앉았
으니 이제 남은 사람 은......단 한
명 이었다 .
벅찬 마음 에 젖어 든 백작 이 조각상
처럼 앉아 있는 제 사위 의 손등 을
지그시 감쌌다 .
“ 정말 장 하십니다 !""
“ . ...아버님?”
“ 자 ,자 ...여러분 . 주목 하십 시
175_135
오 . ”
더 는 두 눈 뜨고 그 모습 을 지켜
보기 두려워 진 아델 이겨우 입을 열
고 두 손 을 들었다 .만만 할 때에는
성호 를 긋는 것이 최고 였다 .
“ 태양신께서는 여러분 모두 에게 문
을 열어 두 셨습니다 . 신의 뜻을 찾고
바라는 것을 찾는 데엔 시간 의 늦고
빠름 과 자신 이 누구냐 는 중요 하지
않습니다 . ”
“ ........"
“ 그 숭고한 뜻을 전하고자 에네스
신 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지요 .눈
앞 의 그대 는 듣 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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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에서 아버지 의고개 가 서서히
킬리언 을 향하고 있었다 . 이제 심장
박동 이 한계치 까지 치달았다 .
... 비록지금 은 이리 끝나는 듯
하여 도 진실 된 모습 으로 다시 나타
난 다면.”
그렇게 중얼 거리 던 백작 의 입술 이
멎고 , 킬리언 이고개 를 들었다 .
초조 해진 아델 이 그를 빤히 보다
말고 입술 을 맞 물었다 .
“ 충분히.”
· 사랑받을 것입니다 .”
175_137
곧장 제게 로 다가오는 킬리언 의 표
정 이야말로 진정 신의 축복 을 받은
것이었다 .
이제는 저주 의 그림자 조차 찾아 볼
수 없는 신성한 빛 이 그의 온몸 에서
일렁 이 듯 벅찬 마음 을표현 했다 .
케이 든 과 아버지 가 얼마나 기뻐 하
고 놀라 든 ,킬리언 처럼 절절 하게 녹
아들 수 는 없었다 .
“ 킬리언.”
“ 제게 전하신 말씀 의 답 을 전하러
왔습니다 . 무례한 것은 알지만 지금
이 아니면 안 될 듯 하여 .”
175_138
" .......
이 많은 이들 앞에 서고 도 조금도
주춤 거리지 않았다 .당당 하기 그지
없는 어깨 에 힘 이들어가 자신 이 지
켜야 할 이들을 향해 고개 를 들었
다 .
“ 지금껏 저를 살게 하였고 ,늘 저
를 설레게 하셨으며 , 또한 지금
은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 을
주셨 지요 .”
" 아 ....”
아델 이 그만 하라며 얼굴 을 붉 혔지
만 그럼에도 미련 스레 그 에게 로 마
음 이 겉 돌았 다 .
175_139
사실 언제나 그러 했다 .
그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 부터 지
금 까지 ,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
다 .
“ 음 ....”
가득 고인 눈물 에 흐릿 해진 그의
얼굴 이 웃는 것도 ,우는 것도 같았
다 . 하지만 역시나 책임감 하면 사
탄 이었다 .
머리 를 잡고 쓰러 지기 직전 의 레베
카를 의식한 아델 은 제 남편 을 가만
히 응시 했다 .
“ 그러니까 ......신께서그리 하셨단
175_140
말이지요 ? ”
“ 산 피델리오 에서 만났던 제가 아
는 가장 완벽 하고 아름다운 신께서
요 . ”
이제 킬리언 은 거침 없이 연단 위까
지 올라 왔다 .
세상에 존재 하는 모든 감정 의 마지
막 , 드디어 모든 것이 채워진 남자
의 얼굴 이 어떠한지 는......오로지
마주 선 아델 만 이볼 수 있었다 .
" 바로 그분 께서 저 를 구원 하셨 습니
다 . ”
" 오 ......정말감사한 분 이시군요 .”
175_141
아델 은 웃음 을 꾹 참 으며 이마 에
닿는 그의 숨결 을 느꼈다 .
이제 가족 부흥회 가 어찌 끝나는 ,
레베카 가 신녀 로서 승천 을 하든 말
든 , 자신은 지금 부터 얼음 조각상 이
녹는 기적 을보여야 만한다 .
“ 들으십시오 . 그리하여 자애로운
신 께서는 구원 받은 이에 게 이렇게
응답 하셨습니다 .”
“ .......”
단상 너머 그의 타이 를 한 바퀴
꼭 감아 당긴 아델 이 들릴 듯 말
듯 속삭 였다 .
175_142
“ 뭐 해요 ? 키스 안 하고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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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74
174_099
안 그래도 자신들 을 붙잡아 눌러 앉
히고 자 혈안 이되어 있던 황제 에게
이미 회임 을 했다는 사실 이 알려지
면 더욱더 곤란한 터라 최대한 비밀
로 했다 .
그럼 빠져 나온 후에 는 뭘 했느냐 .
자신 도 알고 저기 저 남자 도 알다
시피 며칠간 눈만 뜨면 하나로 얽혀
말 한 마디 를 제대로 못 했다 .입만
열려 해도 그가 기다렸다 는듯 온몸
174_100
으로 반겨 오니 얼마 전까지 그의 말
을 들으 려 하지도 않았던 제 행동 을
돌아 보게 되었다 .
" 대체무슨 생각 을 하시 길래 또 볼
썽 사납게 얼굴 이 벌게 지시 는 겁니
까 ? ”
“ ... ...신녀님은모르셔도 돼요 .”
아델 은 화끈 거리는 뺨 을 감추며 레
베카 의 눈 을 피했다 .
신녀 님께 할 이야기 가 있고 아닌
이야기 가 있지 !
며칠간 침대 에서 뒹구 느라 말 을 못
했다면 여기서 또 난데 없는 구마 의
174_101
식 을 하겠다 나서고 도 남을 분 이었
다 .
' 안돼 .성기사 단장 의 부인 으로서
소셜 포지션 이 있지 .'
아델 은 끝내 모른 척 시치미 를뗐
다 .
분명 수상 하다 싶은 레베카 가 한참
을 흘겨 봤지만 그녀 역시 자고로 아
델 과 오래 얽혀 좋을 게 없다는 것
정도 는 알고 있었다 .
“ 이만가봐야 하니 꼭 약속 지키셔
야 합니다 . 아시겠습니까 ?”
" 네에,어련히 해야 지요. 안 하면
174_102
또 저 한테 사탄 이어쩌고 하실 거잖
아요 ! ”
“ ...아그네스 님 한 분 이면 그랬
겠지요 . ”
" 네 ?아아.”
레베카 의 시선 을따라 아래 를 내려
다본 아델 이 제 배 위로 손을 올렸
다 . 여전히 티는 나지 않는다 지만
이 안에 어떤 아이 가 있을지 생각 하
면 떨리고 또 떨렸다 .
사실 그래서 더욱 킬리언 에게 어떤
식 으로 말을 꺼낼 지 망설 였다 .
내 이 기쁜 마음 을,하루 종일 그
174_103
치지 않는 웃음 을, 꼭 꿈 을 꾸는 것
만 같은 황홀함 을 어찌 말로 설명 할
수 있을까 .
하루 에도 몇 번씩 말문 이 막혔다 .
그의 반응 이궁금 하면서도 막상 바
라 보면 그 어떤 말도 어렵 기만 했
다 .
“ 예상외 네요 .신녀 님 이 어린 한 생
명 을 그렇게 까지 생각 해주실 줄 이
야 . ”
“ 생각하긴 요.딱 한 생명 만 됐어 도
그리 했을 겁니다 .”
“ 네 ? ”
174_104
지금 뭐라고 .
얼떨떨 함 을 떨치지 못한 아델 의얼
굴이 서서히 변해 갔다 .
잠깐 ! 성가 시다 는 듯 돌아서려 는
레베카 에게 매달 리듯 팔을 부여 잡자
그녀 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 으로 입
을 삐죽 거렸다 .
“ 흥 ,제가 아무리 아그네스 님을
싫어 한다 지만 죄 없는 두 생명 에게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
174_105
“ ......아델,너왜 그러냐 .”
“ 아 ....”
“ 누님 ?”
아버지 에 이어 케이 든 까지 자신 을
부르 자 아델 이 머리 를 부르르 흔들
며 정신 을 차렸다 .
세르지오 가의 다섯 식구 를 위한
귀빈석 에 아직은 두 자리 가 비어 있
었다 . 반 강제 로 가운데 에나란히 앉
은 부자 가 한쪽 끝에 앉은 아델 을
불러 댔다 .
“ 벌써 행사 가 시작 되었는데 뭘 하
고 있단 말이냐 .”
174_106
“ ......아델,너왜 그러냐 .”
“ 아 ....”
“ 누님 ?”
아버지 에 이어 케이 든 까지 자신 을
부르 자 아델 이 머리 를 부르르 흔들
며 정신 을 차렸다 .
세르지오 가의 다섯 식구 를 위한
귀빈석 에 아직은 두 자리 가 비어 있
었다 . 반 강제 로 가운데 에나란히 앉
은 부자 가 한쪽 끝에 앉은 아델 을
불러 댔다 .
“ 벌써 행사 가 시작 되었는데 뭘 하
고 있단 말이냐 .”
174_107
" 아델,조금 있다 가 대주교 님 이축
복 을 내리 시면 네가 제일 먼저 나가
서 꼭 축복 을 받아야만 한다 . 멍하
게 있지 말고 악착 같이 옷자락 이라
도 뜯어 오란 말이다 .”
“아버지! "
대주교 님 이 무슨 돌하르방 이라
도 되는 줄 아시나 .
아델 은 사심 을 가득 담아 벌써 부터
나설 준비 를 마친 아버지 를 흘겨 보
았다 . 백작은 큰딸 의 한심 하다는 눈
빛 에도 조금도 주춤 하는 법 이 없었
다 .
174_108
“ 내가 여기 들인 돈 이 얼만데 ! 오
늘 이 일 년 중 가장 성력 이 높아지
는 날 이라지 않으 셨느냐 .”
“ 아버지 원래 그런 거 안 믿으시 잖
아요 . ” 99
“ 뭐라도 다 해봐야지 . 잘 듣 거라 .
여기서 안 되면 오후 엔 메디나 신전
으로 간다 .”
“ ......"
중얼 중얼 읊조리는 백작 의 눈 이 비
장 하게 번뜩 이자 아델 은 할 말이 없
어서 입맛 을 다시 기만 했다 .
사실 아버지 께도 말씀 을 드리긴 드
174_109
려야 하는데 입 이안 떨어지는 것은
이쪽 도 마찬가지 였다.
" .......”
올해 에도 기어이 신전 투어 를 하실
모양 이구나 .
그녀 가 아는 아버지 는사위 가 대신
전의 기사 단장 이라 해서 신앙심 이
생길 분이 아니었다 .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없는 신
도 만들어 낼 사람 이바로 세르지오
백작 이었다 .
모든 것을 다 가진 그가 단 하나
절실 해 하는 것을 뻔히 아는 아델 이
174_110
슬그머니 눈 을 피했다 .
' 그래,아무래도 이쪽 이 먼저 지 .'
애 아빠 가 저기 있는데 왜 나 혼
자 고민 을 하고 있담 .
그녀 는 신녀 들의 송가 가 시작됨 과
동시에 제게 다가오는 킬리언 의 늠
름한 모습 을 바라 보았다 .
보렴 , 아가.아니 , 아가 들아 .
아직도 볼 을 꼬 집힌 듯 얼떨떨 한
와중에 그를 보는 가슴 이 두 배로
뜨거워 졌다 .절로 웃음 이 나고 들이
마시는 숨 이 유독 가슴 을 꽉 메웠
다 .
174_111
“ 킬리언, 여기 ......!”
“ 어머, 언니 . 저 여기 앉아도 되
죠 ? ”
뒤에서 쓱 나타난 노 엘라 가 아델 과
케이 든 의 사이 를 갈랐다 . 난데없이
처제 에게 자리 를 빼앗긴 킬리언 이
낭패 라는 듯 서성 거리다 결국 은 백
작 의 옆 , 가장 마지막 자리 로 향했
다 .
이게 일부러 이러나 .
아델 이 주먹 을 움켜 쥐고 노 엘라 를
바라 보자 그녀 의 눈가 가천진난 만하
174_112
게 휘 었다 .
“ 언니 저 맘 에 안 드 시죠 ?”
...... 그렇다면?"
" 괜찮아요 . 친구 니 뭐니 해 가면서
뒤통수 를 치는 것보단 솔직한 게 좋
답니다 . ”
생글 생글 상냥한 웃음 이 벌써 또
한 단계 를 초탈 한 상태 였다 .
머리 가 지끈 거린 아델 이 한숨 을 쉬
자 노 엘라 가 손수 무릎 위에 악보 를
펼쳐 주었다 .
“ 언니,여기 , 신의 은혜 를 함께 , 이
부분 이요 . 반 옥타브 높게 부르는
174_113
거 알고 계시죠 ?"
“ ......내가너보다거기 오래 있었
거든 ? "
이게 어디서 선배 질이야 .
툭 , 악보를 잡아 당긴 아델 이 노엘
라 못지 않은 신앙심 으로 노래 를 부
르자 시민들 의 눈길 이 그쪽 으로 쏠
렸다 .
가히 남부 최고의 미녀 자매 가 이
렇게 뭐가 씐 듯 송가 를 불러 대는
모습 이야말로 신의 존재 를 느끼게
하는 데는 최적 이었다 .
“ 자아,오늘 이 자리 에 모여 주신
174_114
시민 여러분 께 감사 드립니다 .그럼
대주교 님 께서 오시기 전까지 산 피
델리오 의 아홉 번째 신녀 이자 구원
의 권능 을 행하시는 레베카 신녀 님
께서 대신 녀님을 대신 해서 대표 기
도 를 바치시 겠습니다 .”
올 것이 왔구나 .
노 엘라 와 경쟁 하듯 송가 를 마친 아
델 이 이제야 연단 에 올라서 는 레베
카를 바라 보았다 .
한두 번 본 인물 이 아닌데도 오늘
만큼 비장 한 적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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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점 은 레베카 도 마찬가지 였다 .
“ 여러분,우리 중에 사탄 이 있 습니
다 . ”
와 , 또시작 하셨네 . 또 저 거야 .
눈 을 꼭 감은 아델 은 실실 헛웃음
을 흘리며 입술 을 깨 물었다 .
이제 곧 불려 올라갈 테니 그전에
할 말이 있으면 끝내야 한다 . 아이
를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가진 몸으
로 언제 까지나 심장 이터질 듯한 것
을 숨길 수 는 없었다 .
“ 언니 ,왜 그러세요 ? 어디 아프신
174_116
거면 ....”
“ 노 엘라, 나 너 맘 에 안 드는 거
아니 니까 부탁 하나만 들어 줄래 ?"
“ ......공짜로요?”
“ .......
너 내 동생 맞구나 .
아델 은 실속 을 차리는 노 엘라 의 등
을 마구 쓸어 주며 쓴웃음 을 깨 물었
다 .
결국 대신 녀님 의 축복 을 훔쳐서 라
도 나눠 주겠다는 약속 을 받고 서야
노엘 라는 성의껏 귀 를 기울 였다 .
“ 말씀 해보세요 . 전 언니 를 위해 뭐
174_117
는 하니까요 .”
“ 그럼 네 옆 에 앉은 케이 든 에게 말
좀 전해줘 . 내가 하는 말 좀 끝까지
전달 하라고 .”
“ ......그건좀.”
노 엘라 가 옆자리 의 케이 든 을 보며
고개 를 내저 었다 .이미 그는 누나 들
이 송가 에 심취 할 때 부터 벌레 라도
본 듯 경악 하는 중이 었다.
“ 미안 해요 , 언니 . 저도 그것 만큼
은 ....”
" 이번에 상단 에 고대 의 고문 기구
가 들어 왔단다 .주로 마수 에게 쓰던
174_118
것들 이라던데 필요 하면 안 팔고 너
줄게 . ”
“ 뭐라고 전할까요 ?”
노 엘라가 대번에 귀를 쫑긋 거리며
솜사탕 같은 금발 을 사르르 넘겼다 .
거기다 연단 에선 레베카 의 눈 이 뚫
어져 라 이쪽 을 쳐다 보고 있었다 .
나오 라니까요 !
여기서 더 버티면 끌려 나가게 생
겼다 .
“ 언니?"
“ ......사랑하는킬리언 .”
174_119
노 엘라 가 대뜸 욕설 을 삼키는 걸
보면 시작 부터 난이도 가 높긴 했다 .
그에 굴 하지 않은 아델 은 있는 힘
껏 숨 을 들이 마신 다음 노 엘라 의 귓
가 에 대고 소곤 거렸다 .
“ ......쌍둥이아빠 가 되는 소감 이
어떠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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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73
173_076
제가 휴가 를 낸 동안 상단 일 을
다시 맡으 신 아버지 의 심기 가 불편
하시다는 정도 는 알고 있었다 .
“ 왜 그러세요 ? 저한테 하실 말씀
이 .......”
“ 난 괜찮다 .”
“ ......."
난데없이 뭐가 또 괜찮다 는 거야 .
영문 을 모르는 아델 이 주변 을 두리
173_077
번거 리자 백작 이 짠하게 어깨 를 두
드렸다 .
“ 물론 아델 네 마음 은 안다 .오랜
만 에 만났 으니까 .”
“ ......네?”
“ 그러니 전혀 부끄러워 할 것 없단
말이다 . 남도 아니고 내가 어찌 네
마음 을 모르겠 느냐 .”
알 만하다는 눈길 로 웃는 아버지 를
보니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 는
확실 했다 .
그 소문 을 믿는 사람 이 여기 에 하
173_078
나 더 있었다 .
" 저기,아버지 . 그런 게 아니 구요 .”
“ 됐다니까. 넌 내 딸 이지 않느냐 .”
그 말 을 그렇게 의미심장 하게
하실 필요 가없다 니까요 .”
“ 어쨌든 나는 개의치 말거라 . 뭣하
면 당분간 거처 를 옮겨 주랴 ? 번거 롭
긴 하겠지만 이게 다 세르지오 가의
번영 을 위해서 니까 .”
아버지 의 칭찬 을 받고도 이렇게 혈
압 이 치솟을 수도 있다니 .
사심 을 가득 실은 백작 은 아예 그
녀 를 귀빈석 까지 에스코트 해 주었다 .
173_079
아델 은 씨근덕 거리는 숨 을 참기 위
해 입가 를 부들 부들 떨었다 .
' ...소리 지르지 말자 .오늘 은 좋
은 날 이니까 .”
아니 , 그래도 억울한 건 억울한 거
다 .
제 편 을 들어 줄 사람 을 하나 라도
찾아 보던 중 ,드디어 한구석 에 선
케이 든 이 아델 의시야 에들어왔다 .
오 , 쟤 야말로 하늘 이 내려 준 절대
적인 내 편이 잖아 !
아델 이 반가워 하며 손 을 들었다 .
“ 케이 ......음?”
173_080
너는 왜 얼굴 이 벌게 지는 거야 !
그녀 가 어정쩡 하게 들었던 손 을 서
서히 내렸다 .
자신 만 보면 냅다 달려와 꼬리 를
흔들 기세 로 주위 를 맴돌기 만 하던
아이 가 며칠 만 에 무언가 가 달라졌
다 .
억지로 외면 하는 뒷덜미 가 전에 없
이 불그스레 했다 .
“ 케이든,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 ”
" 누님 .......”
“ 응 .말해봐 , 얼른 .”
“ 이런 말 좀 그렇지만 ......아무래
173_081
도 조심 하는 게 어떨까 싶어 . 알다
시피 누님 은.”
에잇 !
결국 말 을 다 끝내지 못하고 버벅
거리 던 케이 든 이 어딘가 로 도망 치듯
사라져 버렸다 .
백작 이 곧장 구속 구를 들고 따라
나서 자 아델 은 주저 앉듯 귀빈석 에
앉아 얼굴 을 두 손에 파묻 었다 .
“ 휴우.”
도대체 내 이미지 뭐지 .
나름대로 후회 없이 살아온 인생 이
건만 이런 식 으로 과거 를 되돌아 보
173_082
게 될 줄 은 몰랐다 .
그러면서도 경각심 이 번쩍 들었다 .
저기 저 신성 하기 그지 없으신 신상
님 과 혼인 을 한 이상 , 앞으로 벌어
지는 모든 인간 의 탐욕 은 아델 혼자
서 뒤집어 쓰게 생긴 것이다 .
“ .........업보인가.”
“ 아시니 다행 입니다 .”
“ 아 ,레베카 신녀 님 !"
어느새 귀빈석 까지 내려와 저를 한
심하게 내려다 보는 레베카 를 발견 하
고 아델 이 반색 을 했다 .이제 곧 축
일 기념 행사 가 시작될 텐데 이렇게
173_083
자신 을 먼저 찾아 준 것이 고마우 면
서도 반가 웠다.
“ 안 그래도 제가 신녀 님께 드릴 말
씀 이 있거든요 . 정말 너무 억울해
서 ....”
“ 억울한 걸로 치자면 아그네스 님
과 함께 했던 제 세월 만 하겠습니
까 . ”
“ 그건......그렇지만 ."
그러고 보니 처음 산 피델리오 에서
만났을 때 와 비교 하자면 레베카 의
모습 은 그새 십 년 은 더 늙은 것도
같았다 .
173_084
일말 의 책임감 을 느낀 아델 이딴청
을 피 웠지만 레베카 는 더욱 바짝 다
가 섰다 .
“ 아아......여기서 이러고 계실 때
가 아닐 텐데 .축일 준비 안 하세
요 ? 그러고 보니 대주교 님 께서는 안
보이 시네요 ?”
“ 조금 전 연락 이왔는데 급한 일 이
생겨 조금 늦 으신 다 합니다 .”
“ 그러셨 구나 . 하긴 나이 가 드시면
너무 무리 하지 않는 편이 좋죠 . 그
럼 전 미뤄진 시간 만큼 마차 에서 눈
이라도 좀 붙이고 ..........”
대체 왜 이러시 는데요 .
173_085
이마 를 짚고 일어서 던 아델 은 조금
도 비켜 나지 않는 레베카 의 기세 에
결국 다시 풀썩 주저 앉았다 .
뭔가 볼일 이있어도 단단히 있다는
뜻 이었다 .
또 뭔데요 .”
휴우 , 내가 이 말 을 또 하게 될 줄
이야 .
산 피델리오 에서 얼마나 호되게 궂
은일 을 했으면 ,이제는 레베카 가 이
런 눈초리 로 보기 만 해도 손 이 먼저
움직 였다 .
하지만 다행히도 이곳 은 대신 전의
173_086
주방 이 아닌 백작가 에서 마련한 행
사장 이었다 .
일 을 시키고 싶어도 할 게 있어야
지 .
온통 품격 과 경건함 만 이 넘치는 행
사장 에서 눈을 씻고 봐도 감자 나 설
거지 거리는 없었다 .
일정 부분 에서 안도 한 아델 이 우리
이러지 말자 며 다정히 레베카 의손
을 잡았다 .
" 하하 ,우리 이제 이런 사이 아니
잖아요 .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친
구 아닌가요 ?”
173_087
이분 은 마음 에 안 들면 그냥 대답
을 안 하시네 .
레베카 의 뚱한 반응 에 상처 를 입은
아델 이 멋쩍게 고개 를 돌렸다 .
... 그나저나곧 시작 해야 겠는 걸
요 . 대주교 님께서 빨리 오셔야 될
텐데 . ”
이미 행사장 곳곳 이 인파 로 꽉 들
어차 움직 이기도 힘들 지경 이다.
마차 로 돌아가는 것은 지레 포기한
아델 이 다시 세르지오 가문 의 전용
좌석 을 찾았다 .
173_088
대주교 와 신녀 들을 가까이 에서 마
주 보는 귀빈석 중에서도 제일 앞자
리 , 그야말로 1열 S 석이라 할 수 있
었다 .
“ 그만 가보시 라니까요 ?대주교 님 의
빈자리 를 대신 하시려면 .......”
" 아그네스 님 이필요 합니다 .”
“ ...어머머.”
킬리언 한테서도 이런 말 은 대놓고
못 들어 봤는데 .
박진감 넘치는 레베카 의 대답 에 조
금 은 설 렜다 .
비록 제가 필요 하다는 이치고 는 지
173_089
나 치게 고자세 에 강압적 ��라는 것이
마음 에 걸렸지 만 사실 따지고 보면
원래 가 이런 분 아니 시던가 .
“ 그게 무슨 말씀 이세요 ? 아아 , 대
주교님 이 오시기 전까지 사람들 을
좀 진정 시켜야 할까요 ? 그럼 당장
아버지 께 말씀 드려 만찬 으로 준비한
음식 을 미리 풀면 .......”
“ 회개하십시오 .”
“ .......41?"
“ 대주교 님 께서 오시기 전까지 사탄
의 꽃 아그네스 님 이 시민들 앞에서
새로 태어 났다 는 것을 보여 주셔야
합니다 . ”
173_090
굳건 하기 짝 이 없는 태도 로 레베카
는 미리 아델 의 퇴로 를 차단 했다 .
멍 하게 고개 를 갸웃 거리는 아델 의
모습 을 보니 조금 쾌감 이 들었지만
신을 모시는 이로서 곧장 참회 하고
는 신녀 본연 의 모습 을 되찾았다 .
“ 조금 있다 .아그네스 님 을 호명 할
테니 꼭 연단 에 올라 오셔서 시간 을
끌어 주십시오 .”
“ 아 ,아니, 왜 전 데요 ? 새 사람 이
된 거 라면 ...아아, 저기 ! 노엘라
가 있잖아요 !”
누구 라도 희생양 을 찾아 보려 던 아
델 이 신녀 들 사이 에서 무릎 을 굽힌
173_091
노 엘라 를발견 했다 .
수도 에서 며칠 더 머물다 돌아 왔던
만큼 굳이 참석 하지 않아도 될 자리
였지만 세르지오 가의 일원 중 가장
먼저 나와 기도 에매진 하고 있었다 .
“ 쟤 보세요 ! 쟤는 뒀다 뭐하고 저
한테 이러 세요 ?”
“ . ......아그네스님께서는 저분 이 진
실로 새 사람 이 되었다 생각 하십니
까 ? ”
“ 그건,음 .”
그럴 리 가요 .
노엘 라는 새 사람 이 된 것이 아니
173_092
라 감춰져 있던 본성 과 인생 목표 를
되찾은 것 뿐이었다 .
내가 너를 모르니 .
지금도 신녀 들 사이 에서 애절 하게
기도 를 하는 건 다 써 가는 축복 이나
좀 얻어 볼까 하는 이유 때문 이었다 .
물론 그 축복 을 받아다 어디다 써
먹을지 까지는 ......입덧때문에 그만
생각 하기 로했다 .
" 뭐 ,모르긴 몰라도 더 이상 죽음
의 그림자 는 안 보이는 군요 ."
“ . ......모은축복이얼마 인데 그렇게
쉽게 죽겠 어요 ?"
173_093
저 정도 는 기적 이라 할 수도 없었
다 .
암 , 저건 노력 이지 .
뜻하지 않게 축복 컬렉터 의 삶 을
살다 보니 죽으 려야 죽을 수가 없는
인생 이었다 .
성호 를 그은 레베카 가 알 듯 모를
듯한 얼굴 로 아델 에게 눈썹 을 까딱
였다 .
“ 사실율리아나 님께 서 진실로 참
회 하셨더라도 저는 꼭 아그네스 님
께 회개 를 부탁 했을 겁니다 .얼굴 만
예쁜 사탄 보다는 신용 있는 사탄 이
그나마 나 으니까요 .”
173_094
“ . ...감사한데안 기뻐요 .”
지금 나 뽑아 줘서 감사 하다 해야
하는 거야 ,뭐야 .
아델 은 곤란한 나머지 어깨 를 으쓱
했지만 레베카 에게 자비 란없었다 .
결국 그녀 는 알았다 손을 내저으며
울상 을 참아 야만 했다 .
어쨌거나 저 를 둘러싸고 보는 눈들
이 워낙 에 많으니 몸가짐 을 조심해
야 했다 .
“ 꼭 !꼭나 오셔야 합니다 !이 자리
에서 아그네스 님처럼 남들 잘 홀리
는 사람 이 또 어디 있겠 습니까 .대
173_095
주교님 이 도착 하시기 전까지 대충
아무 말 이나 주워 섬기 십시오 . 산 피
델리오 에서 잘 하시던 거 , 그런 거
있 잖습니까 .”
" 알았어요 .알았다 구요 ."
“ ......."
“ 어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직
신혼 인데 남편 앞에서 간증 까지 해
야 하다니 .”
“ 제가 이런 말씀 안 드리려 했는
데 ....”
레베카 가 이리 말한다 는 것은 무슨
일 이 있어도 꼭 말하고 야말겠다 는
173_096
뜻 이었다 .
" 아그네스 님 이 단장 님께 정작 말
씀 드려야 하는 건 따로 있지 않으 십
니까 ? ”
“ ...네?”
“ 아니, 회임 을 했다 왜 아직 까지
말 을 하지 않으 셨습니까 .”
“ ......그,그러게나 말이에요 ."
아아 .
드디어 그 에게 진짜 해야 할 말 을
떠 올린 아델 이 자괴감 을 삼켰다 .
사실 황궁 에서 그를 만나 자마자 하
려던 말이 었지만 일단 은 황제 가 꼬
173_097
투리 를 잡기 전에 도망쳐 나오는 것
이 우선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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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72
172_055
# 마지막 이야기
172_056
" 아 ....”
두꺼운 커튼 에 가려진 방 안의 열
기가 뜨거웠다 .
언제 라고 그러지 않은 적이 있겠 냐
만 , 두 사람 이 수도 에서 내려온 이
후로 는 방문 이 열린 적이 드물 정도
였다 .
“ 흐읏, 킬리언 .그 ,그만 이라고 했
잖아요 . ”
“ 그건 어제 한 말 아닙니까 .”
172_057
“ 어제 요?그럼 또 하루 가 지났다 구
요 ? ”
화들짝 , 못 들을 소리 를 들은 것처
럼 그녀 의 등 이움찔 거렸다 .
이게 대체 며칠 째야 !
급히 확인 해보려 몸을 일으켰지 만
바로 킬리언 에게 발목 을 잡히고 말
았다 .
“ 킬리언! 낮 인지 밤 인지 좀 확인 부
터 하고 .......”
“ 그게 중요 합니까 ?”
그럼 뭐가 중요한 데요 ?”
“ 우리 는 신혼 이고, 앞으로도 그럴
172_058
거라는 거 . ”
벌써 그의 탄탄한 몸 이 아델 을 잔
뜩 짓눌러 오기 시작 했다 .몸 을 오르
내리는 손길 이 갈수록 능숙 해지자
그녀 는 도리질 을 치며 가쁜 숨을 내
뱉었다 .
“ 사랑해 ,아델 .”
... 으응.”
하루 에도 수차례 씩 듣는 말이 었지
만 그만 하라 말릴 수는 없었다 . 왜
냐면 , 들을 때 마다 색 다르고 그때 마
다 가슴 이부풀어 올랐 으니까 .
“ 그 ,그만.그래도 더 는 안 돼요 .”
172_059
거라는 거 . ”
벌써 그의 탄탄한 몸 이 아델 을 잔
뜩 짓눌러 오기 시작 했다 .몸 을 오르
내리는 손길 이 갈수록 능숙 해지자
그녀 는 도리질 을 치며 가쁜 숨을 내
뱉었다 .
“ 사랑해 ,아델 .”
... 으응.”
하루 에도 수차례 씩 듣는 말이 었지
만 그만 하라 말릴 수는 없었다 . 왜
냐면 , 들을 때 마다 색 다르고 그때 마
다 가슴 이부풀어 올랐 으니까 .
“ 그 ,그만.그래도 더 는 안 돼요 .”
172_060
“ 당신 몸에 물어봐 . 그게 무슨 말
인지 . ”
킬리언 의 입술 이아델 의 목선 을 천
천히 머금었 다.닿을 때마다 짜릿 하
게 피어 오르는 열기 가어느새 두 사
람 의 육체 를 지배 했다 .저도 모르게
그의 등에 두 팔을 감던 아델 의머
릿 속이 혼곤 해졌다 .
그럼 이번 한 번만 이에요 ."
누구 보다도 신중한 그녀 라지만 ,이
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못 지킬 약
속 을 하고야 만다 .
그런 그녀 를 제자리 에 돌려 놓을 수
있는 건 오직 한 사람 ........
172_061
“ 마니 임! 이제 좀 나 오세요 !"
" ......."
“ 사람 이 시잖아요 ! 사람 이 이러실
수 는 없는 거 잖아요 !”
쿵쿵 !
문밖 에서 들리는 재클린 의 목소리
가 간절 하면서도 우렁 찼다 .
이제 더 는 못 참 겠네 .
아델 의 말이 라면 절대 복종 하는 그
녀 가 이 정도로 나왔다 는 것은 둘
중 하나 였다 .
아델 에게 잘릴 각오 를 했든가 , 킬
리언 에게 죽을 각오 를 했든가 .
172_062
“ 제발 저 좀 살려 주세요 , 네? ”
“ ...아아.”
나 한테 살려 달라는 사람들 이왜 이
렇게 많아 .
울상 을 한 아델 이 부랴 부랴 가운 을
걸 치자 킬리언 이 끓는 듯한 한숨 을
내뱉었다 .
누가 보면 손도 못 잡아본 사람인
줄 알 겠네요 !
강하게 눈치 를 줘봤지만 통할 상대
가 아니었다 .
왜 아니 실까 .
자그마치 신혼 며칠 을 제외 하고 는
172_063
극도 의 수련 상태 에 접어 들었던 남
자 였다 .얼음 굴 과 폭포 에서 쌓은 사
리만 해도 대신 전을 새로 짓고 도 남
을 정도 였다 .
“ 부인,정말로 가셔야 합니까 ?”
" 아 .......”
뭘 또 이렇게 짠하게 보는 거야 .
성기사 단장 에게 이런 마음 이 든다
는 것도 우스 웠지만 실제로 그의 기
운 빠진 모습 에 마음 이찡 해졌다 .
맞아 . 호강 시켜 주기로 하고 데려온
황태자 잖아 .
스스로 를 납득 시킨 아델 이슬쩍 가
172_064
운 깃 을 다시 풀어 볼까 싶어 졌을 때
쯤 , 밖에서 들리는 재클린 의 절규 가
더욱 커졌다 .
“ 마님! 이제 진짜 나 오셔야 해요 !
오늘 이 어떤 날 인지 잊으 셨어요 ?”
" 어어? 오늘 이.......”
어떡해 !
아무리 세상 돌아가는 일 에서 잠시
손 을 뗐다 지만 오늘 을 잊을 수는 없
었다 . 아니 ,잊어서 는 곤란 했다 .
아델 은 어느새 다시 입술 을 가져다
댄 킬리언 의 어깨 를 강하게 밀쳐 냈
다 .
172_065
“ 당신 도 들으 셨잖아요 . 오늘 은 안
돼요 ! ”
“ . ......아델.”
“ 그렇게 봐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 구요 !”
그렇겠 군요 . 저는 그저 부인
과 혼인 을 하면 원하는 것은 다 가
진다고 하셨으니 그런 줄 알았던 것
뿐인데 ....”
“ 오 ,킬리언 .”
어디서 협박 질이세요 .
아델 이 가차 없이 옷 을 껴입 으며
그를 이어진 서재 로 내몰 았다 .
172_066
물론 서재 로 가는 그 몇 발자국
사이 에도 쉬지 않고 키스 를 하며 이
런 저런 공약 을 거는 것을 잊지 않았
다 .
이것도 , 또 저것 도 , 당신 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
마지막 으로 발 뒤꿈치 를 든 그녀 가
그의 귀에 무언가 를 속삭 이고 서야
킬리언 은 비교적 흡족 한 표정 으로
물러 났다 .
“ 오늘 밤 입니다 .약속 지키 셔야 합
니다 . ”
" 알았다 구요 .알았 으니까 좀 ..........”
172_067
" 사랑해, 아델 .”
" ......."
문 을 닫기 직전 ,그가 불쑥 고개 를
기울 였다 . 가볍게 입을 맞추며 씩
웃는 그의 모습 이 느긋 하기 그지 없
었다 .
" 음 ....”,
근육 이 꽉 잡힌 맨몸 에 곧바로 군
청색 제복 을 걸치는 그를 하염 없이
바라 보면서도 아델 은 어딘가 속은
듯한 기분 을떨치지 못했다 . 버릇 처
럼 이마 에 손을 올려 보았지만 온통
머릿속 이 뜨거운 만큼 제대로 된 생
각 을 할 수 없다 .
172_068
스르륵 , 벽 에 기대어 선 아델 이 고
개 를 젓다 말고 새삼 심각 해졌다 .
" ......."
그런데 ... 저 남자 한테 못 한 말
이 남은 것 같은데 .
" 우 아아아 ! 저기 좀 봐 !”
“ 저렇게 큰 신상 을 세우 다니 !”
대신 전의 축일 행사 에 참여한 시민
들의 탄성 이 곳곳 에서 울려 퍼졌다 .
172_069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산 피델리오
에서 열리던 행사 와는 달리 올해 의
행사 개최 장소 는 특별히 남부 의 한
가운데 였다 .
모든 것을 결정 하는 최고 결정권자
인 대주교 님 의 말씀 에 따르 자면 '더
욱 가까이 에서 함께하는 신 '이라든
가 , ' 더많은 이들을 위한 기도 '라고
하셨지만 알 만한 이들은 진짜 이유
를 다 알고 있었다 .
신의 대리인 인 대주교 가 무단 으로
이탈 한 성기사 단장 을 잡으러 내려 오
는 거라고 .
“ ...이게 다 마님 때문 이에요 .마
172_070
님 때문에 남부 전체 가신의 저주 를
받을 지도 모른다 구요 ."
“ 저주 이야기 좀 그만 해 ."
" 마님 이 자꾸 단장님 을 붙잡고 안
놓아 주시 니까 .......”
“ 저주 같은 건 ...잠깐.왜 그렇
게 소문 이나는 건데 ?"
행사장 에 도착한 아델 이 마차 에서
내리려 다 말고 버럭 소리 를 질렀다 .
의외로 독실한 신자 인 재클린 이 그
기세 에 흠칫 했지만 그녀 역시 할 말
은 모두 하는 것이 모시는 여주인
못지 않았다 .
172_071
“ 다들 그러던 걸요 .마님 께서 밤낮
으로 단장님 을 아주 꽉 잡고 놔줄
생각 을 안 하신 다고 .”
“ 그런 거 아니 거든 ?붙잡고 안 놓
는 건 내가 아니라 단장님 이란 말이
야 . ” .
99
“ ......저런분이요?”
재클린 이 먼저 행사장 에 와 있는
킬리언 을 가리켰다 .
어느새 예복 을 갖춰 입고 성검 까지
허리 에 찬 그의 모습 이란 보고 또
보아도 신성 하기 그지 없었다 .
내 남편 이지만 참 ......점잖으시구
172_072
나 .
억울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진실 에
굴복 했다 .
저런 분이 침대 에서 어쨌다 말 을
해봤 자 나만 신성 모독죄 로 잡혀 가
겠지 .
이미 그를 보며 기도하는 부인 들이
진 을 쳤으니 이젠 아델 도 입맛을 다
실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정말 내가 시작한 거 아닌 데 .
겨우 겨우 속 으로 억울함 을 삭여 가
172_073
며 마차 에서 내린 그녀 는 재클린 에
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 로 쏘아
붙였다 .
“ 그래도 그렇지 , 왜 그런 식 으로
소문 이 난다 는 거야 ? 말도 안 돼 .”
“ 그게 왜 말이 안 돼요 ?”
" 당연히 안 되지 .그따위 소문 을
믿는 사람 이 누가 있다고 .........."
" 오오, 드디어 내 귀한 따님 의 얼
굴 을 보는 구나 .”
“ .....아버지.”
씩씩 거리 던 그녀 가 난데없이 자신
을 가로막 은 아버지 를 바라 보았다 .
172_074
어떻게 콕 집어 표현 하기 힘든 복
잡한 얼굴 .
0 notes
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71
171_030
아델 이 자신 의 잔 을 들어 천천히
차 를 머금었 다.남부 의 따스한 햇살
과 바람 .
정말로 마음 이 한결 진정 되어 이제
는 킬리언 을 정면 으로 마주 보는 것
도 할 만했다 .
더 솔직히 말하면 ......언제나이
남자 에 대해선 그 이상을 바라 왔지
만 .
“ 황태자비 덕에 좋은 차 를 마 셨구
171_031
나 . 그럼 담소 는 나눌 만큼 나누었
으니 ......가져온 것을 보았 으면 하
는데 . ”
“폐하. "
“ 귀한 것을 준비 했다 지 않았 느냐 .
내가 언제 어찌 될 줄 모르니 그전
에 킬리언 의 저주 를 풀어 보다 완벽
히 인정 받아야 한다 !”
차 를 모두 비운 황제 가 드디어 욕
심을 드러내며 아델 의 옆에 놓인 상
자를 가리켰다 . 어차피 가족 이 된
사이 이니 더 이상 감출 것도 없었
다 .
“ 구 하느라 수고 가 많았 겠군 .”
171_032
“ 글쎄요. 무려 태양 의 조각 을 가져
온 분 에 비 하자면 부족 하지요 .”
제 차례 가 되었다 싶은 아델 이 상
자를 직접 앞으로 가져 갔다 . 황제 는
물론 이고 킬리언 과도 한 발 가까워
졌지만 그녀 의 웃음 띤 눈길 은 작은
상자 에만 머물러 있었다 .
“ ...이렇게 전하게 될 줄은 몰랐
습니다 . ”
“ 허어 ....”
천천히 상자 가 열리자 드디어 붉은
색 광채 가 드러났다 . 언제 보아도
영롱 하면서도 선명한 색 이 황궁 이라
해서 달라질 리 없다 .
171_033
체면 을 잃고 고개 까지 불쑥 들이 밀
었던 황제 의 얼굴 이 서서히 환희 에
서 경악 으로 물 들어갔다 .
" 이 ,이건!”
“ 진즉 단장 님께 드렸 어야 할 물건
이지요 . ”
“ ...아델.”
어쩔 수 없이 그 안을 보게 된 킬
리언 의 얼굴 조차 한 마디 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
하지만 황제 와 는확실히 반응 이 달
랐다 . 굳은 뺨 을 떠는 듯하다 끝내
는 감정 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얼
171_034
굴 을 쓸어 내렸다 .
“ 우리의 혼인 이결정 되고 부터 준비
했던 반지 예요 .제 눈동자 를 마음 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아 똑같은 색의
다이아몬드 를 수소문 해 찾아 냈지
요 . ”
“ ......이,이게다 무엇 이더냐 ! 어
찌 드래곤 의 심장 이 아닌 반지 가나
온단 말인가 !”
충격 을 받아 잠시 숨 을 고르던 황
제가 노성 을 터트렸다 .
반지 의 붉은 다이아몬드 는 확실히
며느리 의 눈동자 와 흡사 했지만 자신
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다 .
171_035
황위 에는 눈곱 만큼 도 관심 이 없는
주제 에 겨우 반지 하나 에 감명 을 받
은 듯한 아들 의 모습 은 더더욱 바란
적 없다 .
“ 지금감히 황제 를 농락 한 것이냐 !
고하라 , 황태자비 !”
“ 그만두십시오 ,폐하 !"
더 이상 은 참을 이유 가 없어진 킬
리언 이 황제 에게 눈을 부릅 뜨자 아
론 은 숨을 죽였다 .
이게 다 무슨 일 이란 말인가 .
형수님 이 그날 드래곤 의 심장 을 가
171_036
져온 것은 제 눈 으로 몇 번 이나 확
인 을 했었다 .
“ 황태자비 ! 드래곤 의 심장 은 어찌
했단 말이냐 ! 설마 그것이 거짓 이었
더냐 ! ”
“ 그럴 리 가요 . 감히 황제 폐하 께
그런 짓 을 하고 도 살아 남길 바라 겠
습니까 . ”
“ 그럼 그것은 어디에 있기에 ......."
“ 이미 드시 지 않으 셨습니까 .”
“ .......”
아델 의 시선 이 천천히 황제 의 가슴
쪽으로 내려 왔다 .무도 한 행동 에 경
171_037
악한 이가 한둘 이 아니라 지만 당사
자인 황제 의 충격 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
“ 미 ,미쳤구나 ! 내가 언제 그런 것
을 ......지금 황제 인 내가 먹은 것
하나 기억 하지 못한 단 말이냐 !"
“ 방금 제가 드린 차 를 마음 에들어
하셔 놓고 는, 당황 스럽군요 .”
... 뭐라?”
황제 가 거칠게 테이블 보를 움켜 잡
았다 .
당치 도 않지 !
손안 에서 가득 구겨진 천 처럼 혼란
171_038
스러워 하며 중얼 거렸다 .
“ ......말도안된다. 아무리 본 적
이 없다 지만 어찌 차 와 심장 을 구분
하지 못할까 !”
" 그야본 적이 없으시 니 모르 시겠
지요 . 드래곤 의 심장 은 붉은 피 가
가득한 구슬 처럼 생겼 답니다 . 터트
려 차 에 넣으 니 색상 이꽤 예쁘 더군
요 . ”
아델 이 ���의 찻잔 에 남은 불그스레
한 자국 을 바라 보았다 .침착 한 어조
와 달리 그리 유쾌 해 보이지 는 않는
모습 이었다 .
171_039
“ 저는 분명히 각자 에게 가장 필요
한 것을 드리 겠다 하였습니다 .”
“ 그 ,그렇다 해도 어찌 그것을 내
게 ! ”
“ 원래 는 여기 계신 황자 님께 드리
고자 했지요 . 불임 의 몸 이 치료 된다.
면 황위 를 잇는 데 조금도 부족함 이
없으실 테니까요 .”
“ ......."
제 이야기 에 목덜미 가붉어진 아론
을 두고 아델 이 빙긋이 웃었다 .
“ 하지만 폐하 의 생각 은 다르 신 모
양 이더군요 . 몸의 병 이 낫는다 해도
171_040
자식 을 완전 하게 여기지 않으신 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 가 있겠 습니까 .”
“ 발칙하구나 !”
“ 그리 화를 내셔 도 다시 는 쓰러지
시지 않을 거랍니다 . 이미 느끼고
계시 겠지요 ?”
“ ......."
버릇 처럼 가슴 을 움켜 잡는 황제 를
두고 아델 은왜 그러시 냐 하듯 더없
이 무심하게 응시 했다 .
대뜸 소리 부터 지르 려던 황제 도 서
서히 가슴 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기
운 을 거부 할 수 없었 는지 눈매 부터
171_041
가 달라 지기 시작 했다 .
" 이 ,이건 ....”
" 어차피 황제 폐하 의 눈엔 폐하 이
상의 재목 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완벽 하다 여기시는 인물 이
황위 를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이 최선
일 수밖에 요 .부디 오래 오래 건강 하
시어 제국 을 다스리 신다면 혹여 누
가 압 니까 ,이번에 는 처음 부터 완벽
한 황자 를 보시게 될지 .”
66 뭐라 !”
쩌렁 쩌렁 소리 를 지르는 음성 또한
힘 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
171_042
믿을 수 없는 몸 의 변화 에 황제 가
얼굴 을 찡 그렸다 폈다 , 가지각색 으
로 표정 을 바꾸어 나갔다 .
" 아아.”
...... 네 . 그거정상맞답니다 .
이미 그 변화 를 겪어 본 경험자 로서
아델 의 다정한 격려 가이어졌다 .
완고한 노인네 를 시아버지 로 받아
들일 마음 은 없다 지만 어쨌거나 세
상 에 단둘 , 용의 심장 을 가져 본 이
들 끼리 더 이상 날을 세울 필요 는
없었다 .
“ 그때가 되면 부디 한 번은 진심 으
171_043
로 마음 에 대고 물어 주십시오 , 폐하 .
진짜로 원하시�� 것이 무엇 인지 , 되
고 싶으신 것이 무엇 인지 를.”
“ 황태자비 !”
“ 이제 그 호칭 도 과분 하군요 . 아
니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봐야
겠지요 . ”
“ 그게 무슨 말이 더냐 !”
“ ......무슨말이냐 면 .......”
그렇게 돌아선 아델 이 킬리언 을 마
주 했다 .
보는 것만 으로 도 가슴 벅찬 얼굴 .
이런 마음 이야말로 드래곤 의 심장
171_044
으로 도 느껴본 적이 없다 .
“ 저는 폐하 의 은혜 를 누리고 사는
제국 의 귀족 으로서 당연히 이 나라
가 번창 하기 를 바랍니다 . 그러니 저
역시 누구 보다도 뛰어난 황제 를 맞
이하 고 싶었 답니다 .”
“ ...아델.”
“ 하지만 폐하 의 첫째 아드님 께서는
그럴 재목 이 못 되십니다 .하나 있
는 부인 의 마음 조차 헤아려 주지 못
하면서 어찌 만백성 을 헤아릴 자리
에 앉으 시겠어요 .이제는 부인 이아
니라 제국 의 백성 으로서도 반대 를
할 수밖에 없군요 .”
171_045
" .....
“ 그러니 당신 께는 ...제남편 자
리 정도 가 가장 잘 어울리 시 겠네
요 . ”
입술 을 꼭 깨문 아델 이화끈 거리는
눈가 를 참아 냈다 . 그럼에도 킬리언
의 표정 을 들여다 보기 에는 이미 시
야 가 뿌옇게 흐려졌다 .
“ 하아.”
킬리언 의 낮은 탄성 이들려오 자 아
델 은 기어이 남은 말을 기억 해냈다 .
언제나 그러 했듯 , 이곳 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 을 떠올려 야 했다 .
171_046
" 폐하, 조금 전 제가 원하는 것을
들어 주기로 약속 을 하셨지요 .”
“ 황태자비 .”
아직도 진정 이 안 되는 듯 가쁜
숨 을 내뱉 던 황제 가 고개 를 저 었다 .
기억 을 못 한다면 치졸한 황제 로 남
을 테지만 그렇다고 발칙한 며느리
가 원하는 대로 죄다 하게 둘 수도
없었다 .
" 어디까지나 상식 적인 선 이어야 한
다 . ”
“ 물론입니다 . 그러니 드래곤 의 심
장 을 바친 이로서 감히 위대 하신 황
제 폐하 께 청하기 를 .......’99
171_047
“ ......,
" 단 한 번만 ,아들 의 말 을 끝까지
들어 주십시오 . 그분 이 무엇 을 바라
고 무엇 을 생각 하는지 ......부디끝
까지 들어 주십시오 ."
“ ......."
부자 사이 에 이보다 상식 적인 청이
어디에 또 있을까 .
아델 이 무릎 을 굽혀 마지막 예 를
갖추자 황제 가 어딘가 얻어 맞은 얼
굴로 이마 를 짚었 다 .
그러 든 말든 , 그녀 의 마음 과 시선
은 오로지 한 남자 에게만 향했다 .
171_048
“ 황궁에서처럼 떠받 들어 모신 다고
는 못 하겠지요 . 평생 을 뜻 하는 대
로 호령 만 하고 사실 수 없을 지도
모르고요 . ”
“ ...아델.”
못 지킬 말은 하지 않는다 . 그것이
세르지오 가의 철학 이었다 .
" 다만 저 와 함께 돌아가 신다면 ......
매일 매일 마음껏 원하는 차를 골라
드실 테고 ,차 를 담을 화려한 찻잔
도 있을 테고 ,그것을 받칠 대리석
테이블 도 있을 거예요 .”
“ 이제 그만 . ”
171_049
“ 테이블 을놓을 드넓은 들판 과 정
원 도 있을 테고 , 산책 하기 좋은 산
들 도 ,때때로 머물 별장 들 과 저택 들
도 있겠 네요 . 그러다 혹시나 그 안
을 들여다 보시면 ......욱하는데다 멋
대로 에 항상 후회 하지만 누구 보다도
당신 을 사랑하는 저도 있을 거예요 .
그러니 .......”
“ ......."
“ 같이 갈래요 ?”
아델 의 절박 하면서도 간절한 음성
에 킬리언 이 힘겨운 듯 눈을 질끈
감았 다 떴다 . 그럼에도 떨리는 눈가
부터 가 그 대답 의 시작 이라 할 수
171_050
있었다 .
이번 만큼은 지엄 한 황제 도 약속 을
지켜야 만 했다 .
“ 그곳에 계시다 는 분이 , 혹시 아름
다우 십니까 ?”
“ 뭐 ......저는잘 모르겠지만 그렇
다고들 하더군요 .”
“ 일밖에 모른다고 하던데 .”
“ 설마요. 얼마나 이해심 이 넘치는
데요 . ”
어깨 를 으쓱 한 아델 이아무래도 그
것으로 모자라다 싶은지 급히 한 마
디 를 덧붙였다 .
171_051
“ 심지어 남편 이 불멸 의 저주 에 걸
렸 대도 신경 도 안 쓸 여자 랍니다 .
세상에 얼마나 갈 데가 많은 데요 .
황궁 으로 만 안 가면 되는 일 아니 겠
어요 ? "
웃음 을 참듯 눈살 을 찡그린 킬리언
의 두 손 이아델 의 얼굴 로 향했다 .
그녀 의 따스한 두 뺨에 닿는 순간
그의 절절한 마음 이 흘러 넘쳤다 .
“ 사실 차는 그리 즐기지 않지
만 ......마지막 이 너무 마음 에 들어
차마 거부 할 수가 없겠 군요 .”
171_052
“ ...킬리언.”
“ 제 인생 은 시작 부터 지금 까지 오
로지 당신 이었습니다 . 허락 하신 다면
영원히 그리 하고 싶군요 ."
“ 허락 안 하면요 ?"
이런 순간 마저도 아델 의 두 눈가 에
는 짓궂은 웃음 이 가득 했다 . 사실
이러지 않으면 울어 버릴 것만 같다 .
그 마음 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익숙한 손길 에 허리 가 감긴 채 그의
뜨거운 숨결 을 맞아 들였다 .
“ 그럼 허락 하실 때까지 말하는 수
밖에 요 . ”
171_053
... 사랑해 , 아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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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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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170_003
황제 는 어쩔 수 없이 고개 를 끄덕
이면서도 끝까지 예 를 차렸다 .
“ 그럼 나 역시 황태자비 에게 선물
을 내려야 겠군 .”
“ 저는 이미 넘치게 받았 답니다 .”
“ ...아직 아무것도 준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 .”
“ 그것이 마음 에 걸리 신다면 제가
바라는 것을 생각해 직접 말씀 을 드
리 지요 .”
170_004
괜한 염려 를 하신 다며 공손한 미소
를 지으며 다가선 아델 이 황제를 머
리 부터 발끝 부터 찬찬히 살펴 보았
다 .
부자 관계 이니 킬리언 과 닮은 미남
인 것은 틀림없지 만 얼굴부터 몸까
지 병색 이완연 했다 . 하지만 장담 하
건대 저 휑 하고 완고한 표정 은 꼭
몸 의 병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
물론 그래야지 . 누구 부탁 이 .
” 라고
“ 황공하옵니다 .”
“ 별말을,황실 의 위엄 과 후계 의 서
열 을 해칠 것이 아니라면 야 무슨 상
170_005
관 이란 말인가 .”
“ ......."
역시 사람 을 다루는 데는 만만치
않은 황제 가 미리 선 을 그었다 . 자
세한 속내 는 모르겠지만 제 며느릿
감 이 보통 이 아니라는 것은 일찌 감
치 파악한 참 이었다 .
‘ 킬리언의 부인 이 아닌 제 남편 이
라니 . ’
어찌 보면 첫 소개 부터 가 꽤나 발
칙 했다 . 감히 황태자 의 신분 은 쏙
빼고 산 피델리오 의 성기사 단장 이라
칭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 이었다 .
170_006
' 황태자비 노릇은 싫다 는 건가 .
건방 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킬리언
의 마음 을아는 이상 마냥 못마땅 하
게 여길 수는 없었다 .
저런 점 들이야 황후 가되면 알아서
고쳐 나갈 테고 , 그런 면에서 보자면
심약 하게 휘둘리 는 성품 보단 저리
도도한 것이 훨씬 더 잘된 일 이긴
했다 .
그러니 황제 로서 관대 한 모습을 보
이되 어느 정도 콧대 를 꺾어 주는 선
에서 마무리 할생각 이었다 .
“ 그래 ,세르지오 소 백작 ,아니 , 황
태자비 께서는 무엇 을 준비해 오셨 기
170_007
에 그리 자신 만만한가 .”
“ 가장필요 하신 것을 준비해 보았는
데 아무래도 제 생각 이짧았던 모양
입니다 . ”
" 내게필요한 것이라 ?"
그런 것이 존재 하긴 한다 더냐 .
헛웃음 을 지은 황제 가 무덤덤 하게
짝 이 없는 태도 로 고개 를 들었다 .
어떤 금 은보화 도 , 혹은 성물 이나
보검 도 황제 인 그의 눈 을 휘둥그레
만들 수 는 없었다 .
“ 당황스럽군 . 짐 이 그런 말을 들어
본 것은 처음 이라.”
170_008
“ 저 역시 당황 스럽 습니다 .혹여 폐
하 께서 마음 에 들어 하실까 저도 모
르게 들뜨고 말았 던지라 ...역시
돌려 보내는 것이 좋을지 도요 .”
“ 허허 .”
벌써 부터 기가 죽으면 어찌 하누 .
처음 으로 황제 는 흡족함 을 감추지
못하고 빙그레 웃었다 .황후 가 될
며느리 를 억지로 짓누 를 마음 은없
었지만 귀족 들의 앞에서 는 황제 의
권위 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다 .
“ 황태자비 는 고개 를 들라 .그 정성
을 생각해 받아 주어야 지.”
170_009
“ 아닙니다 . 폐하 께 달리 필요 하신
것이 없으시 리라는 것을 미처 생각
지 못했습니다 .”
“ 되었다 . 그까짓 것이 야 뭐든 ...........
“ 네 .그래 봐야 겨우 드래곤 의 심장
이니까요 . ”
“ ......."
킬리언 의 손 을 놓은 아델 이 둘 사
이에 쌓인 보물 상자 의 위로 그 팔
을 올렸다 . 황제 를 향해 여전히 송
구한 얼굴 로 눈매 를 늘어 트 렸다 지만
입가 의 미소 만큼은 오만 하기 그지 없
었다 .
170_010
... 돌려보낼 까요 ?”
남부 에서 나타난 황태자비 가 친히
황제 의 손 까지 잡고 황궁 에 입성 했
다는 소문 이 온 황성 에 자자 했다 .
아니 , 시민 의 절반 은 그 광경 을 보
았다 해도 과언 이 아니 었으니 소문
이라 할 수만 도 없었다 .
“ 황태자비 도 들라 .”
“ 감사합니다 , 폐하.”
하지만 궁 안의 분위기 는 소문 만큼
170_011
화기애애 하지는 못했다 .
아델 을 위해 준비된 자리 라지만 막
상 앉는 자리 부터 가그녀 의 마음 에
들지 않았다 .
황제 가 중앙 에 앉은 거야 그렇다
치 더라도 킬리언 과 자신 의 자리 를
마주 보게 떨어 트려 둔 것은 고의적
이라 할 수 있었다 .
" 폐하,이 무슨 .......”
“ 킬리언, 자중 하거라 . 황궁 에서 제
대로 된 혼례 를 치르지 도 않았는데
남의 이목 을 무시 하고 행동 하다간
네 비가 쓸데 없이 입방아 에 오르 내
릴 것이다 .”
170_012
“ 저 와아델 은 남부 에서 정식 으로
혼례 를 올렸 습니다 .”
“ 그야 보통 의 혼례 를 말하는 것이
겠지 . ”
처음 부터 인상 을 쓰고 있던 킬리언
이 곧장 자리 를 박찰 기색 을 보이자
부자 사이 의 긴장감 이 연회석 전체
를 휩쓸 었다 .
“ .......
그만둬 요 , 제발 .
맞은 편 에서 그를 바라본 아델 이 강
하게 눈짓 을 하자 킬리언 이 또 한
번 참을 인자 를새겼다 .
170_013
굳이 왜 이 자리 에 앉아 시간을
낭비 해야 하는지 는 모르겠지만 막상
그녀 를 보자 하려던 말도 들어갈 만
큼 가슴 이 뛰었다 .
부질 없구나 .
킬리언 이 치미는 두통 을 어쩌지 못
하고 관자놀이 를꾹 눌렀다 .
" 흐흠,말이 나와서 말인데 ,제국 의
황태자 가 그런 식 으로 혼인 을 했다
니 얼마나 놀랐 는지 모른다 .”
“ 그러셨 을 겁니다 . 저 역시 더 빨
리 알았 다면 폐하 를초대 했을 텐데
요 . ”
170_014
... 남부가꽤나 큰 곳 이라고 는
하지만 이곳 에서 보자면 최남단 의
변방 이지 않은가 . 제국 안팎 의 눈을
생각 해서라도 혼례 만큼은 제대로 치
르는 편이 좋겠지 ."
황궁 밖에서 아델 에게 휘말려 주춤
했던 것을 만회 하려는 듯 황제 는 처
음 부터 강경 한 태도 였다 .
아델 로서는 충분히 기분 이상할 만
한 말이 었지만 그녀 에게 진정 두려
운 것은 이따위 모욕 이아니었다 .
“ 폐하께서 황궁 과후계 에 대해 걱
정이 많으신가 보군요 .”
" 당연한 일 .황태자비 도 제국 의 귀
170_015
족 이라면 트라 네스 의 번영 을 위해
힘써야 하지 않겠는가 ?자고로 번영
을 위해서는 탄탄한 후계자 가 가장
필요한 법 이다.”
황제 가 조금도 제 뜻 을 굽히지 않
겠다는 의지 를 다시 한 번 단단히
했다 .
“ 마침한 가지 걸리는 것도 황태자
비가 가져 왔다는 선물 로 해결 이 될
테고 . ” ... 폐하. "
황제 의 눈 이 그녀 의 앞에 자리한
170_016
붉은 상자 에 머물렀다 .
어찌 그 귀한 것이 남부까지 흘러
들어 갔는지 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녀 의 말이 거짓말 이아니라는 정도
는 직감 했다 .
" 드래곤의 심장 이라, 과연 황태자
비감 이 될 만하 구나 .”
실상 은 껄껄 소리 내어 웃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아 내는 중이 었다.
처음 아델 의 말 을 듣는 순간 부터
차 오르던 희열 이 이젠 온몸 을 짓누
르는 고통 마저도 앗아 갔다. 이렇게
허리 를 꼿꼿이 펴고 연회석 에 앉은
것이 얼마 만인지 도 모른다 .
170_017
“ 그러니 황태자비 도 걱정할 것 없
다 . 한동안 은 귀족 들이 귀 따가운
소리 를 할지 모르겠지만 그대 가 가
져온 것이 무엇 인지 안다면 곧장 입
들을 다물 겠지 .”
“ 폐하께서는 단장님 이황위 에 적합
하시다 생각 하시는 모양 이군요 .”
“ 당연한 일 아닌가 . 킬리언 은 황통
을 이을 장자 란 말이다 ."
“ 그런데 어찌 하여 본인 께서는 전혀
짐작 을 하지 못하셨 을까요 .”
" .......”
아델 의 천진 한 물음 에 황제 의 낯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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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두워 졌다 .설마 하니 몰라 묻는
것은 아니 겠지만 조금 풀어 줬더니
금세 맞 먹으려 드는 것이 그의 성에
찰 리 없다 .
“ 킬리언에게서 무슨 말을 어찌 들
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아들 은 처음
부터 보위 에 앉을 거라 정해진 몸 이
다 . ”
“ 2 황자님께 아무런 문제 가 없었다 .
할지 라도요 ?”
“ ...그건.”
벌써 알 만큼 알아본 모양 이로군 .
아델 의 여유 를 알아 본황제 가 씁쓸
170_019
한 웃음 을 삼켰다 .
킬리언 의 옆 에서 마치 제 잘못 인
양 고개 를 숙인 아론 이안쓰럽 지 않
은 것은 아니 었지만 황제 에게는 다
른 것이 우선 이었다 .
“ 당연한 일 이다. 황위 에는 보다 완
전한 자가 올라야 할 테니 ."
“ .... ...그러시군요.”
보다 노골적인 황제 의 말 에 당장 이
라도 반박 할 줄 알았던 아델 이 수긍
하듯 조용 해졌다 .
괜히 긴장감 을 이기지 못한 아론 이
자조적 인 한숨 을 내뱉 자 황제 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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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 하다는 시선 으로 그를 흘 겼다 .
" 보다시피 아론 은 태어날 때 부터
유약 해 황제 의 재목 으로 는 어울리지
않는다 . ”
“ 그럼단장님 은 다르 신가요 ?”
“ 그렇다. 유년기 가 평탄 하지는 않
았지만 어쩌면 그 덕 에 더욱 강 해졌
을지 도 모르지 .”
“ 황태자비 도 남편 이 어떠한 이 인지
알지 않느냐 .제국 을 통틀어 킬리언
만큼 강한 이가 또 있을 리 없다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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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칭찬 에도 불구 하고 킬리
언 의 안색 은 일말 의 변화 도 없었다 .
그래 봤자 지.
이미 흥에 도취 된 황제 가 얼른 차
를 내어 오라 손짓 을 했다 .
“ 무엇들 하느냐 . 황태자비 가 오셨
는데 차 한 잔도 제대로 내어 놓질
않고 . ”
“ 아 ,폐하.괜찮으 시다면 제 고향 의
차 를 드셔 보시는 것이 어떨는 지요 ."
남부 의 차 말이냐 ?”
“ 가문의 농원 에서 차 를 직접 재배
하고 있지요 .아마 폐하 께서도 마음
170_022
에 들어 하실 거 랍니다 .”
" 뭐 ...그 정도 야.”
모처럼 반발 하지 않고 생긋 웃는
그녀 에게 황제 도 관대함 을 드러 냈
다 . 만만치는 않아도 이만하면 킬리
언 에 비해선 말이 잘 통하는 편 이니
어느 정도 는 맞춰 줄 생각 이었다 .
황제 의 허락 에 시종 이물러나고 재
클린 이 부리나케 찻잔 을 준비하자
그사이 를 못 참은 황제 가 다시 한
번 제 뜻 을 공고히 했다 . 이번에 는
강경 하다 기보다는 조금은 누그러 진
음색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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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자식 이 하나만 더 있었 더라
도 이렇게 까지는 하지 않았 겠지만
어쩔 수 있느냐 .아비 이자 황제 로서
더 는 선택권 이 없는 것을 .”
“ 너무 성급하게 생각지 마시 지요 .”
“ 천만 에.황태자비 도내 상황 이 된
다면 그리 여유 를 부리지 는 못할 것
이다 . ”
“ 저는 ...아아,재클린 ,황제 폐하
께 먼저 드려야지 .”
아델 이 아론 의 앞에 푸른 잔을 내
려 놓던 재클린 에게 주의 를 주었다 .
아 !
170_024
놀란 재클린 이 떨리는 손 으로 부랴
부랴 잔 을 거두어 황제 에게 건넸다 .
“ 송구합니다 ,폐하 .제 시녀 가 황궁
의 예법 에 익숙지 않은 지라 .하지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니 용서해 주
십시오 . ”
“ 되었다.어차피 황후 를 모시게 된
다면 차차 배우 겠지 .그나저나 ......
남부 의 차라 그런지 향이 색 다르
군 . ”
“ 부디 마음 에 드셨으면 좋겠 습니
다 . ”
황제 가 먼저 잔 을 들자 아델 도 따
라 들었다 . 킬리언 은 여전히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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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끼고 싶은 마음 이없는지 아델
만을 바라 보았다 .
아론 은 착잡한 심정 으로 제 찻잔 만
만지작 거렸다 . 백작 저에서 대접 받았
던 차가 생각 난 때문 이었다 .
' ......그리호락호락 저처럼 넘어가
지는 않으실 터인데 .
아무리 형수님 께서 수완 이 좋으시
다지만 대쪽 같은 황제 께 행복 이어
쩌고 해봤 자 통할 리 없다 .오로지
황실 과 권위 만 이 전부인 분 아니신
가 .
그 정도 유연성 만 있었 더라도 형님
과 이렇게 까지 대립 하실 일은 없었
170_026
다 .
“ 역시 향이 좋군요 .”
부디 이 자리 가무사히 파 하기만 을
기원 하며 아론 이 슬쩍 그녀 의 편 을
들듯이 차 를 칭찬 했다 .실제로 남부
에서 맛 보았던 향긋한 차 의 향기 가
더할 나위 없이 그럴싸 했다 .
“ 정말 이지 이름 에 걸맞은 맛입니
다 , 형수님 .”
“ 이 차에 이름 이 따로 있 더냐 ?”
" 아......그저장난 삼아 부르는 것
이랍니다 . 폐하 께서 마음 에 두실 정
도는 아니 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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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을 드러내는 황제 에게 아델 이
부끄러운 얼굴 로 고개 를 젓자 아론
은 잘 했다며 고개 를 끄덕 였다 .
비록 옆 에 앉은 형님 이 죽어라 노
려 보긴 했지만 괜히 이 자리 에서 형
수님 이 무안 을 당하는 것 보다는 나
았다 .
" 어쨌든 향이 괜찮 구나 .남부 가 차
로 유명 하다는 소리 는 들었는데 .”
" 폐하 의 마음 에 드시 니 다행 입니
다 . ”
“ ...좋군.마음 이 안정 되는 것 같
기도 하고 .”
170_028
“ 그런 쪽 이야말로 특효 지요 .”
0 notes
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69
169_434
제 결혼식 을 준비 할때에도 알아 봤
지만 화려한 것으로 는 타의 추종 을
불허 하는 분이었다 . 상단 의 교역 선
을 모두 비워 단 사흘 만 에 이 큰
동물 들을 육지 까지 보내 셨던 것이
다 .
기선 제압 을 하는 데만큼은 자신 이
따라 가기 에 한참 멀었다 .
- 하려면 제대로 하거라.
169_435
제가 보냈던 전보 만큼이나 짧고 의
미 심장 한서신 이었다 .
���군가 는 지나치게 요란 하고 성대
한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수도 귀족
들의 성미 를아는 이상 그들의 편견
과 오만 을 철저 하게 뛰어 넘어야 했
다 .
겸손 도 때가 있는 법 ,지금 은 아니
다 .
수도 에 정식 으로 발 을 들이고 황제
와 대면 하는 오늘 만큼은 자신 과 제
가문 , 또한 저주 받은 황태자 의 뒷배
가 어느 정도 인지 대대적 으로 알려
169_436
주는 것이 우선 이었다 .
“ ...저기 좀 봐! 산 피델리오 의
문장 이다 !”
“ 우아아!”
거기 에 잊지 않고 산 피델리오 에까
지 연락 을 해 신녀 들과 성기사 들을
대동 했으니 자칫 화려 함으로 압살 당
할 것 같은 행렬 에 무게감 과 성스러
움 까지 더했다 .
실제로 그들이 지나칠 때 마다 무릎
을 꿇 으며 성호 를 긋는 시민들 의 수
는 적지 않았다 .
“ 정말 저기 저분 이 황태자비 시 란
169_437
말이야 ? 황태자 전하 께서는 저주 에
걸리셨 다면서 언제 또 저런 분
을 .......”
“ 처음부터 저주 에 걸린 게 맞기 는
한 거야 ? 저런 분과 혼인 을 하실
정도 라면 . 말도 안 돼 !"
“ 산 피델리오 의 신녀 님들 과 사제 님
들까 지 오셨 잖아 ! 진짜 저주 에 걸렸
다면 성스러운 신의 사자 들이왜 같
이 왔 겠어 !”
99
이로써 민심 은 수습 이되는 모양 이
네 .
169_438
새삼 흐뭇 해진 아델 은 그들이 하는
말 을 흘려 들었다 .
그러면서도 여전히 정신 을 못 차리
고 연거푸 목울대 만 울려 대는 아론
을 보살 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
“ 황자님,저희 가문 의 신조 에 이런
말이 있답니다 .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 그리 믿어 주는 자들 에겐
그저 고마울 뿐이다 .
“ ...네에.믿습니다 .”
그렇고 말고요 .
이마 의 땀을 닦으 려던 아론 은손수
건 에까지 다이아몬드 가 박혀 있는
169_439
것에 아예 할 말을 잃었다 .
하지만 말 을 잃은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 도둑 결혼 을 한 황태자비
가 황궁 으로 왔다는 소식 에 트집 을
잡으려 몰려든 귀족 들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곳곳 에서 입을 벌리고 있었
다 .
" 이 ,일단폐하 께 도착 했다 전령 을
보냈 으니 이제 곧 대답 이 있으실 것
입니다 . ”
“ 그러시겠지요 . 아 .......”
그때 였다 .
뿌우 우 !
169_440
기척 에 민감한 올리 판트 들이 일제
히 코 를 드는 것과 동시에 황궁 의
문 이 열렸다 .
이열 종대 로 선 황군 들이 일제히 그
들을 둘러싸 듯 다가 서자 아델 의 행
렬 은 물론 시민들 까지 긴장 을 감추
지 못했다 .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
“ ......부탁해.”
기대어 있던 몸 을 완전히 세운 아
델 이 올리 판트 의 귀를 간질 이자 녀
석은 그녀 가내릴 수 있도록 천천히
무릎 을 굽혀 주었다 . 그럼에도 높디
높은 단차 가 염려 된 케이 든 이 직접
169_441
그녀 를 안아 내렸다 .
" 누님,지금 이라도 내가 ..........”
“ 아니.내가 해 .”
이건 내 이야기 고, 내가 주인공 이
니까 .
조용히 케이 든 의 우려 를 불식 시킨
아델 이 드레스 자락 을 똑바로 폈다 .
스르륵 .
하나 둘씩 옆으로 비켜나 는 병사 들
사이로 그녀 가 당당히 앞으로 나아
가자 소리 없는 탄성 들이 이어졌다 .
꼭 다른 것들 의 도움 을 받지 않더라
도 황금빛 드레스 를 입은 그녀 자신
169_442
이 가장 화려 했다 .
“ ......그대가바로 세르지오 백작가
의 후계자 인가.”
드디어 마지막 황군 까지 길을 터주
자 이 먼 여행 길 을 이끈 제국 의 주
인 이 엄숙 하게 그녀 를 맞았다 .
고개 를 낮춘 아델 이오른발 을 내밀
며 서서히 무릎 을 굽혔다 .
" 에네스 신의 축복 을 받은 트라 네
스 제국 의 주인 이시자 만백성 의 어
버이 이신 황제 폐하 를뵈 옵니다 .”
" .......”
두 팔로 넓게 치맛 자락 을 펼친 손
169_443
동작 하나 하나 까지 우아 했다 . 물론
나긋 나긋한 목소리 에도 차마 범접 하
기 힘든 힘 이 실려 있었다 .
“ 저는 남부 세르지오 백작가 의 후
계자 인 아델레이드 라하며 .......”
“ ......."
천천히 고개 를 든 한 쌍 의 붉은
눈동자 가 찬란한 빛 을 머금었 다. 하
지만 정작 그 눈동자 에 담긴 것은
지엄 한 황제 가아닌 다른 이였다 .
“ 또한, 옆에 계신 산 피델리오 의
성기사 단장 킬리언 세티 안 님 이 바
로 제 남편 되시 지요 ."
169_444
" 아델!”
더 이상 은 어떤 인사 도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
성큼 나서는 킬리언 의 기세 에 그를
막아 보려 던 황군 들이 우왕좌왕 했다 .
아직 까지는 황태자 를 막아야 한다는
황제 의 명이 지엄 했으니 몸 을 바쳐
서라도 그에 따라야 했다 .
“ 전하!부디 걸음 을 .......”
" 그만두 거라.”
169_445
아델 에게서 한순간 도눈 을 떼지 않
던 황제 가 그들을 물려 내고 서야 주
위 는 다시금 조용 해졌다 . 더 이상
말려 봤자 소용 이 없다는 것은 제 아
들의 눈만 봐도 알았다 .
이미 킬리언 은 저 발칙한 손님 의
앞 을 가로막 은 채 두 팔 을 뻗고 있
었다 .
“ .. ...아델,당신이여길 어떻게 .”
“ 당신이야말로 여기 계시면 어떡해
요 ! ”
" .......”
속삭이듯 서로 를 향한 말이 품속 에
169_446
서 흩어 졌다 . 킬리언 이 절절한 그리
움 이라면 아델 은 찡한 원망 이 서려
있었다 .
“ 깨어나 기 전에 온다 면서요 ! 얼마
나 안 오면 내가 여기 까지 찾으러
와야 하냐구요 .대체 언제 까지 ......."
" 미안해, 아델 .”
“ 알면 좀 떨어지 세요 .”
이성 을 되찾은 것도 아델 이먼저 였
다 .
당신 은 당신 아버지 니 상관 없겠지
만 저는 며느리 라구요 !
가볍게 그를 흘 기면서 도 막상 그가
169_447
잡은 손 까지는 뿌리 치지 못했다 .죄
어 오듯 감아 오는 킬리언 의 손을 모
른 체한 아델 은 쇄골 아래 손을 올
린 후 다시 한 번 고개 를 숙였다 .
" 폐하,부디 무례 를 용서 하시 옵소
서 . ”
" 괘념치 말라 .다소 놀라기 는했지
만 어차피 이곳 에서 함께 해야 할 사
람 이 아닌가 .”
양쪽 에서 시종 들의 부축 을 받은 황
제가 그녀 의 앞에 섰다 .언뜻 들으
면 관대 한 인사 치레 라 할지라 도 결
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말 이었다 .
169_448
제국 의 황제 이며 대륙 의 지배자 .
말 한 마디 한 마디 가 힘 이며 법
인 분 이다 .
지금 한 말 역시 아델 을 정식 황
태자비 로 여기 겠다는 뜻 이다 .
그녀 가 킬리언 을 제 남편 이라 소개
했던 만큼 황제 역시 후계 를 포기 하
지 않겠다 는 의사 가 분명 했다 .
' 만만치않으시 겠네 .”
속내 를 감춘 아델 이 황제 의 명에
따라 고개 를 들었다 .이제 부턴 자그
마한 실수 조차도 용납 되지 못할 것
이다 .
169_449
“ 꽤나 떠들썩 하게 도착한 모양 인
데 , 멀리 남부 에서 왔다 지 ?”
“ .........그러하옵니다.”
시민들 은 물론 이거니와 한다 하는
귀족 들이 황궁 앞 광장 을 가득 메우
고 있었다 . 자신 이 황제 에게 무릎 을
얼마나 굽혔 는지 ,대답 을 몇 초 만
에 했는지 까지 모두 재고 도 남을 이
들이 었다 .
“ 저도 이런 식 으로 인사 를 드리고
싶지 는 않았지만 사정 이 워낙 급박
해 어쩔 수가 없었 습니다 .”
그러니 더욱 당당 해야 한다 . 저분
이 황제 라면 자신 은 좋건 싫건 황태
169_450
자비 다 .
“ 급박하다니 ?”
“ 제 부군 인 단장님 께서 황궁 으로
떠나 신 뒤 연락 이 두절 되었으니 찾
아 나서는 것이 아내 된 도리 이지
요 . ”
아델 은 끝까지 킬리언 을 황태자 라
칭 하지 않았다 .
손 을 잡고 있던 킬리언 은 이제 아
델 이 무릎 을 굽 히려 는 것 조차 허용
치 않았다 .
“ 부인,이럴 필요 없으 십니다 .어찌
저 때문에 부인 이 .......59
169_451
“ 아니요.단장님 .당연히 그리 해야
지요 . ”
“ ......."
“ 제가없는 동안 아무런 연고 도 없
는 수도 에서 친히 단장님 을 돌보아
주지 않으 셨습니까 . 부인 으로서 이
정도 인사 는도리 랍니다 .”
내가 황제 께 감사 하는 것은 그 하
나가 다 라고요 .
아델 은 우아한 미소 를 지으며 황제
만큼이나 분명한 선 을 그었다 .
여기 이 남자 는 내 남편 이며 이곳
은 잠시 머무른 곳일 뿐,아무런 의
169_452
미가 없다고 .
그렇게 그녀 는 황제 를 바라보며 진
심 으로 황송 하다는 표정 을 지었다 .
“ 꼭 감사의 인사 를 전하고 싶은데
달리 준비 할 시간 이 없다 보니 간소
하게나마 체면 을 차 렸습니다 .받아
주십시오 . ”
...... 흐흠 .”
흠 하나 잡을 수 없이 완벽 하면서
도 칼 같은 아델 에게 황제 역시 그
녀 를 대하는 눈빛 이 달라 졌다 .
킬리언 이 푹 빠졌 으니 보통 은 아닐
거라 짐작 은 했지만 명색 이 황제 체
169_453
면 에 처음 부터 말문 이막힐 줄 은 몰
랐다 .
..... ” 99
다시 봐도 어마 어마한 행렬 이었다.
어지간한 외국 사신 이나 황족 의 방
문 에 비할 바가 아니다 .
심지어 커다란 동물 꼭대기 에앉아
멍하니 눈 을 끔뻑 거리기 만 하는 아
론 을 보자 헛웃음 이 절로 나왔다 .
스스로 의 이런 행동 에 기가 찬 황
제 는 더 늦기 전에 황실 의 위엄 을
차리기 로 했다 .
“ 아니.남도 아니고 한 가족 이 될
169_454
사이 에 그렇게 까지 예 를 차릴 필요
는 없다 .”
" 폐하.”
“ 황태자비 의 마음 을 모르는 바 아
니다만 보석 과 귀물 이라면 내가 예
물로 주어야 지 어찌 황제 인 내가 그
것을 받 겠는가 .”
귀족 들 과 시민들 앞에서 황제 는 최
대한 체면 을 지키려 애썼다 .안 그
래도 병석 에 누워 있다 소문 이파다
한데 겨우 공물 에 휩쓸리는 모습 을
보일 수 는 없다 .
물론 ' 겨우 공물 '로 불리기 에는 아
직도 끝 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걸
169_455
리긴 했지만 황실 의 보물 창고 를 모
조리 연 다면 비슷 비슷하게 급을 맞
출 수 있을 것이다 .
“ 아아 ,그럼 이것들 을 어쩌면 좋을
까요 . 먼 곳에서 아버지 가 직접 준
비해 보내 주신 것들 인데 .”
세상에 둘도 없는 화사한 미녀 가
곤란 해 하는 모습 에 지켜 보는 이들 의
기대치 가 더욱 높아졌다 .
그 틈 을 놓치지 않은 아델 이 뒤를
돌아 보자 사용인 들이기다렸다 는 듯
보석 상자 들을 줄줄이 내려 놓기 시
작 했다.
169_456
리긴 했지만 황실 의 보물 창고 를 모
조리 연 다면 비슷 비슷하게 급을 맞
출 수 있을 것이다 .
“ 아아 ,그럼 이것들 을 어쩌면 좋을
까요 . 먼 곳에서 아버지 가 직접 준
비해 보내 주신 것들 인데 .”
세상에 둘도 없는 화사한 미녀 가
곤란 해 하는 모습 에 지켜 보는 이들 의
기대치 가 더욱 높아졌다 .
그 틈 을 놓치지 않은 아델 이 뒤를
돌아 보자 사용인 들이기다렸다 는 듯
보석 상자 들을 줄줄이 내려 놓기 시
작 했다.
169_457
황제 를 향한 무언 의 압박 이그 자
리의 시민들 로부터 올올이 밀려 들었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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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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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168_409
용케 버틴다 싶 더니 이제는 정말로
한계 에 다다 랐다 는 것이 본능적 으로
느껴 졌다 .
" 어찌 아비 앞에서 그따위 짓 을!”
“ 그럼제가 달리 무엇 을 하겠습니
까 ? 이중 하나만 베어 내도 그 책임
을 죄 없는 제 처가 와 산 피델리오
에 물 으려 혈안 이 되어 있는 분께 !"
드물게 킬리언 의 눈 이 분노 로 들끓
168_410
었다 .
황제 마저 주춤 해서 말리지 못하다
결국 저 를 따라온 시종장 에게 고갯
짓 을 했다 .
“ 고 ,고정하십시오 , 황태자 전하 .
알아 보니 황태자비 전하 께서는 지금
남부 에 계시지 않다 합니다 .”
“ 무어라?"
돌아 보는 킬리언 의 기세 가 매서 웠
다 .
지금 까지는 그저 분노 였다면 아델
의 이야기 가 나온 순간 부터는 그를
둘러싼 공기 부터 가 달라 졌다 .
168_411
“ 말하라 !지금 부인 께서 어디에 계
시단 말이냐 !”
“ 그 ,그게, 타지 로 요양 을 가셨 다.
고 . ”
“ ...아델 이.”
킬리언 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 이
되어 탄식 을 삼켰다 . 제가 지키지
못한 자리 에서 아델 이 깨어 났다 는
것만 해도 속이 다 타들어갈 판 에 .
절망 어린 그의 표정 이 무시 무시해
졌다 . 이제는 저주 가 아닌 다른 힘
으로 도 충분히 황궁 을 불 태우고 도
남을 지경 이었다 .
168_412
“ 내 부인께서 정말로 요양 을가셨
다고 ?
“ 그러하옵니다 . 남부 전체 가 황태
자비 전하 께서 쓰러지 셨다는 소식 으
로 들끓고 있다 합니다 .오죽 하면
부친 인 백작 께서 기어이 일 을 그만
두게 하고 요양 을 보내 셨다고 한동
안 떠들썩 했답니다 .”
“ ......."
“ 들었느냐 !지금 가봐야 네 부인 은
자리 에 없다 . 요양 을 갔다 니 나아서
돌아올 때 까지는 시간 이걸린 단 말
이다 . ”
보다 못한 황제 가 시종 대신 아들
168_413
의 분노 를 받아 냈다 .
그래 봐야 들끓는 킬리언 의 눈동자
는 다른 생각 에 잠겨 고요히 굳어 지
기만 했다 .
“ ...부인께서 정말로 .”
“ 듣고도 모르겠 느냐 .그 행렬 을 본
사람 이 한둘 이 아니다 .
... 정말로아버님 께서 보내시는
대로 곧이 곧대로 떠나 셨다고 .”
이야기 를 하는 핀트 도 어딘가 어긋
�� 있었다 .
무언가 를 깨달은 듯 미간 을 찌푸 리
던 킬리언 이연거푸 고개 를 저 었다 .
168_414
... 그럴리없다 .
쓰러진 아델 을생각 하면 지금도 심
장이 덜컥 내려 앉지 만 그녀 는 일을
버려두고 떠날 만한 사람 이아니다 .
상단 이 곧 인생 이라던 그녀 아니던
가 .
그런 그녀 가 제 아버지 가 떠 민다.
해서 그대로 떠날 리가 없었다 .
부인 께서 어떤 분이 시라고 .
누구 보다도 이성적 이며 계산 에 정
확한 여자 였다 .
만약 진짜로 남부 를 떠났다 면 상단
보다 , 아니, 그녀 의 인생 보다 더욱
168_415
소중한 무언가 때문 이어야만 가능
한 .......
CG 설마 .”
“ 무슨 생각 을 하는 게냐 ! 네 부인
은 천천히 보게 될 거라지 않았 느
냐 . 그나저나 몸 이 그리 약해서 야
앞으로 황궁 에적응 을 하기 가 .......”
" 폐하!”
어쩔 수 없이 우려 와 못마땅 함 을
드러내 던 황제 의 읊조림 이 채 끝나
기도 전에 누군가 별궁 의 앞마당 으
로 들이 닥쳤다 .
황궁 의 전령 들이었다 .
168_416
소중한 무언가 때문 이어야만 가능
한 .......
CG 설마 .”
“ 무슨 생각 을 하는 게냐 ! 네 부인
은 천천히 보게 될 거라지 않았 느
냐 . 그나저나 몸 이 그리 약해서 야
앞으로 황궁 에적응 을 하기 가 .......”
" 폐하!”
어쩔 수 없이 우려 와 못마땅 함 을
드러내 던 황제 의 읊조림 이 채 끝나
기도 전에 누군가 별궁 의 앞마당 으
로 들이 닥쳤다 .
황궁 의 전령 들이었다 .
168_417
“ 아 ,아닙니다 . 그런 것이 아니오
라 ....”
" 그럼 내란 인가 ! 어느 가문 이지 !
감히 내가 몸져 누웠다 해서 그 틈 을
못 참고 기어이 일 을 벌이 다니 !"
황제 의 목소리 가 쩌렁 쩌렁 별궁 을
울렸다 .
곧 죽을 이가 내뱉는 사자 후라 하
기에 는 그 노기 어린 위엄 이 워낙
어마 어마 하고 건재 했다 .
“ 이래서 내가 제위 를 물려 주는 일
에 그토록 애 를 쓰고 고심 했건만 !
대체 누구냐 ! 애 버튼 공작 인가 ? 아
니면 리번 후작 ?"
168_418
“ 아닙니다 .그분들 이 아닙니다 .”
“ 그럼 또 누구 란 말이냐 ! 대체 누
구 길래 .......”
" 나 ,남부에서 올라온 세르지오 백
작 이라 합니다 .”
... 누구?"
병석 에 누운 후 처음 으로 짓는 황
제 의 황당 하다는 표정 이 제법 볼 만
했다 .
지금 내가 무엇 을 잘못 들었 단 말
인가 .
아무리 죽을 날 을 받아 두었다 지만
아직은 귀 를 의심 할 만한 상태 는 아
168_419
니 었다 .
“ 지금 누가 왔다고 ?”
“ 정확히는 백작 이 아니라 백작 의
후계자 라 하십니다 .”
“ ......백작의후계자라면 ."
“ 혹시 인지 하지 못하신 다면 이리
말씀 을 드려 달라 하셨습니다 . 아그
네스 세르지오 세티 안 ......이라고.”
“ 하아.”
드디어 그 이름 까지 나오자 킬리언
이 한 손을 들어 제 눈을 가렸다 .
어떤 표정 을 지어야 할까 망설 이는
듯 했지만 적어도 황제 처럼 황당 해 하
168_420
진 않았다 .
“ ......아델.”
익히 짐작 이 가는 것 마냥, 천천히
희미한 웃음 이 입가 에감돌 았다 .
지난 며칠 동안 황궁 에서 무시 무시
한 살기 를 내뿜 던 군신 과 동일한 이
라고 는 믿을 수 없는 모습 이었다 .
제 아들 의 극명한 변화 를 멍하니
지켜 보던 황제 의 숨결 이 가빠 졌다 .
" 마 ,말도 안 된다 !황태자비 는 바
로 얼마 전 요양 을 갔다 지 않았 느
냐 ! 여기 가 어디 라고 ....”
“ 지금 황궁 앞 까지 거의 당도 하셨
168_421
다 합니다 .심지어 2 황자 님 이 직접
모시고 오셨습니다 .”
“ 뭐라,아론 이?”
" .......”
“ 하 ,설령 진짜로 그 여자 가 왔다
해도 그게 그리 놀랄 일 이더냐 ! 황
태자비 가 왔으면 안으로 들이 는 것
이 우선 이지 이리 호들갑 을 떨다
니 ! ”
킬리언 의 주위 에서 감 돌던 분노 가
이제는 고스란히 황제 에게 로 넘어 갔
다 . 황제는 안절부절 못하고 아직도
고개 를 떨어 대는 전령 들 에게 역정 을
버럭 냈다 .
168_422
“ 어찌이런 것들을 황궁 의 사자 라
할 수 있겠 느냐 !황태자비 에게 황궁
의 질서 와 지엄함 을 보여 주어도 모
자랄 판 에 참으로 망신 이 따로 없구
나 ! ”
“ 그 , 그게.......”
“ 뭐하고들 섰 느냐 ! 이제는 내가 이
런 것 까지 일러 줘야 하다니 ! 지금
당장 황태자비 를 맞을 시종 들과 시
녀 들을 내보내고 궁 을 단장 하라 !타
고 온 마차 와 말은 마부장 에게
“ 말이아닙니다 ! 무 ,물론 말이 아
주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게 .”
168_423
“ ...말이 아니라 니, 그럼 여기 까
지 뭘 타고 왔다는 건가 !”
“ 처 ,처음 보는 , 코 가 길쭉 하고 덩
치가 집채 만 한 동물 위에 계시 온지
라 가 , 감히 저희 가 어찌할 수가 .
눈 을 뜰 수도 없이 사방 이 번쩍 이 는
데다 인파 가 들이 닥쳐서 . 사, 살다 .
살다 그렇게 화려한 행렬 은 .......”
생전 처음 본 동물 을 어떻게 든 설
명 해보려 는 전령 의 얼굴 에는 아직도
그 충격 이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쉽사리 이해 를 하지 못한 황제 가
눈살 을 찌푸 리다 말고 그들을 벌하
기 위해 한쪽 팔을 쭉 뻗었다 .
168_424
“ 킬리언 ! 이자 들이 미친 모양 이구
나 ! 지금 도대체 무슨 말 을 .......”
“ 아닙니다 .”
어느새 담담 하면서도 확신 에 찬 모
습 의 킬리언 이황제 의 팔 을 다시 아
래로 고이 내려 주었다 .
제 부인 이 확실 합니다 .”
뿌우 우 !
올리 판트 가 코를 둥글게 말자 아델
168_425
이 진정 하라며 그 머리 를 쓸 었다 .
너희들 도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
지 ?
남부 에서도 최남단 에 자리한 열대
요 르카 섬 에서만 서식 하는 아이들 이
었으니 낯선 환경 에서 마냥 심기 가
편할 리 없었다 .
“ 진정하렴. 이제 곧 나오실 거란
다 . ”
제 몸집 보다 더 큰 귀에 대고 속
삭여 준 아델 이 상체 를 들다 말고 아
론 과 눈 이마주 쳤다 .
아직도
이 거대한 동물 에 적응 이
168_426
안 되는지 내내 침묵 을 지키던 아론
이 황궁 을 코앞 에 두고 서야 고개 를
부르르 떨었다 .
“ 혀 ,형수님 . 대체 이것들 이 뭐기
에 . ”
“ 뭐 말인가요 ? 올리 판트 ? 아니면
저기 저 공물 들 말 인가요 ?”
“ 그러니까 ......전부다 말입니다 ."
전부 다 .
아무리 봐도 그렇게 밖에는 표현 이
불가능한 행렬 이었다 .
두려운 듯 뒤를 돌아 보던 아론 이
그대로 굳어 흠칫 했다 .황궁 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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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 온갖 진귀한 것들은 전부 눈 에
익은 그 에게 조차 이 행차 는 쉽사리
감당 이 힘들었다 .
“ 올리판트 말이 군요 . 보기 보다 순
한 아이들 이니 겁먹으 실 것 없어요 .
온화 하고 애교 가 많아 사람 을 신고
다니는 것도 좋아 하지요 .”
“ ......."
거기다 칭찬 이라면 깜빡 넘어 가고.
아델 이 올리 판트 에게 들으 라는 듯
일부러 목소리 를 높였다 .
녀석 들은 전생 의 코끼리 와 비슷 하
지만 그보다 는 서너 배나 몸집 이 큰
168_428
데다 성격 도, 지능 도 남 달랐다 . 워낙
영리 하고 도도 해 제가 하는 말 은 다
듣고 있을 테니 그들을 달래 듯 칭찬
을 아끼지 않았다 .
" 이 ,이것들이 애교 가많다 고요 ?”
“ 그럼요.기분 이 좋으면 코로 감아
높이 던져주 기도 하는 걸요 .”
뿌우 우 !
그녀 의 말이 끝나기 가 무섭게 아론
을 태운 올리펀트 가 코 를 들어 올렸
다 . 황자의 체면 까지 벗어 던진 그가
비명 을 지르 려다 말고 자신 의 옆에
있는 노 엘라 를 의식 했다 .
168_429
하지만 저 와 는달리 케이 든이나 노
엘라 는 그저 심드렁 하기 그지 없었
다 . 일전에 별장 에서 클로에 를 처단
한 후로 쭉 이런 상태 였다 .
“ 언니,언제 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
나요 ? 전 돌아가서 보살펴 줄 이가
있어서 . ”
“ 큰 누님,나도 차라리 마수 쪽 이
나아 . ”
“ 조용. 그래서 저기 다 데려왔 잖
아 . ”
동생 들의 불평 에 아델 이 뒤를 가리
켰다 .
168_430
태어나 처음 보는 남부 의 기이 한
동식물 과 화려한 옷차림 .
끝도 없이 늘어선 시종 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보석 상자 를 머리 에 이고
있었다 .
그 양옆 으론 무희 들과 마법사들까
지 동원 되어 사람들 의 이목 을사로
잡고 있었 으므로 전 수도 가 떠들썩
한 것이 당연 했다 .
“ 혀 ,형수님.저는 이게 다 .......”
" 뭐긴뭐예요 .”
프린스 알리 만 있으면 되나 .프린
세스 아델 도 있어 줘야지 .
168_431
그녀 가 자신들 을 둘러싼 시민들 에
게 상자 한가득 실린 금화 를 한 움
큼 던져 주자 거리는 또 한 번 함성
으로 뒤덮 였다 .
“ 우아아아아아 !”
“ 많이들 있으니 다치지 않게 천천
히 구경 하고 즐기 도록 해요 .”
어차피 써도 써도 티도 안 날 돈
이다 .
자랑 을 하려면 자랑 값을 주는 게
인지상정 , 시민들 에게 나눠 줄 선물
들은 아직 도착 하지도 않았다 .
‘ 우리아버지 제대로 한풀이 하셨
168_432
네 . ’
폭신한 쿠션 에 반쯤 기대 앉은 아델
은 화려한 깃털 장식 을 매 만지며 피
식 웃었다 .
0 notes
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67
167_384
괜히 얼떨떨 해진 아델 이 세운 한쪽
무릎 위로 팔 을 괴 었다 .
“ 넌 정말 그분 을 봐도 아무런 감정
이 안 들어 ?”
“ 감정이라뇨 . 제가 지금 그런 거
생각할 땐 가요 .”
“ .........그럼무슨생각을할 땐데 ?"
“ 언니,이런 말씀 부끄럽지만 저는
사랑 보다는 우정 이에요 . 그런 제 우
정 을 우습게 보았 으니 죽을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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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죗값 을 받아 내고 말겠어요 .”
" ......."
저런 소나무 같은 아이 를보았나 .
아델 은 떨떠름 하게 웃으며 적당히
고개 를 끄덕여 주었다 .
원래 저런 애 인데 어쩌겠 어.
그래도 저 정신 으로 클로에 에게 치
중한 다면 다른 악행 을 저지 를 시간
조차 없을 것이다 .
무고한 사람 을 모함 할 일도 ,재물
에 욕심 을 부릴 일도 ,또한 남의 감
정 을 이용해 스스로 를 파멸 에 이르
게 할 시간 조차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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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엘라 의 목표 는 오로지 하나 , 한
때 의 주인공 답게 소신 과 뚝심 이 넘
쳤다.
그로써 세기말 악녀 가 되는 엔딩 을
피할 테니 이것도 해피 엔딩 으로 끼
워 맞출 수 있지 않을까 .
“ 언니?왜 웃으 세요 ?"
" 아니.보기 좋아서 ."
자리 에서 일어난 아델 이격려 하듯
노 엘라의 어깨 를 두드려 주었다 . 그
러 고는 가운 을 들고서 거울 앞에 섰
다. 배 를꽉 묶지 않게 돌아 본그녀
는 홀로 능숙 하게 머리 를 틀어 올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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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나도 내 엔딩 을 맞이 하러 가
봐야 겠구나 .”
“ 형수님!”
오전 내내 그녀 를 깨우지 못하고
기다리기만 했던 아론 이계단 을 내
려오 는 아델 을 보자 마자 다가와 손
을 받쳤다 .눈 뜨고 제 누나 를 놓친
케이 든 이 곧장 살기 를 내뿜 었지만
한발 늦었다 .
신사 답기 그지없는 아론 의 행동 이
167_388
꽤나 흐뭇한 지라 아델 은 거절 하지
않고 눈가 를 휘 었다.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던데 ,황자
님께 서는 좋은 군주 가 되시 겠군요 .”
“ 무슨 말씀 입니까 . 이제 드래곤 의
심장 을 찾았 으니 형님 께서 저주 를
푸셔 야지요 .”
아론 이 그런 말 말라며 더욱 조심
스레 아델 의걸음 걸이 에신경 을 썼
다.
" 너무무리 하신 건 아닐까 걱정 이
많았 습니다 . 원래 는 어제 황궁 으로
갔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이곳 으
로 모 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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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뇨.여기도 충분히 멋진 걸요 .”
클로에 가 숨어 있던 공작가 의 별장
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별궁 이었다 .
황궁 에는 가본 적 없다 지만 이곳도
황실 의 소유인 만큼 전체적으로 웅
장 하고 장엄한 분위기 가 물씬 풍겼
다.
“ 이런게 황궁 의 스타일 인가 보네
요. ”
“ 네 ?아아,그렇습니다 .황궁 뿐 아
니라 수도 의 저택 들은 다들 비슷 비
슷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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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의 시선 이 별궁 구석 구석 에 멎
자 아론 이 착실히 설명 을 하기 시작
했다.
형수님 이 이런 쪽으로 는 별 관심 이
없으시 다 할지라 도 곧 황후 자리 에
오를 몸 이시니 미리 알려 드리는 편
이 좋긴 했다 .
“ 형수님 이 계시던 남부 와는 많이
다르 겠군요 . 기후 도 다르고 토지 도
다르다 보니 여러모로 차이 가 날 겁
니다. ”
“ 그러네요. 건축 양식 도 그렇고 옷
차림 도 그렇고 .”
아델 은 제법 흥미로운 나머지 계단
167_391
을 다 내려와 서도 한참 을 둘러 보았
다.
이제까지 드래곤 의 심장 을 손에 넣
는 데만 열중했던 나머지 보이지 않
던 것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 했
다. 내륙의 찬 기후 때문 인지 화려
함보다는 실용성 에 치중 한 것이 특
히 눈 에 띄었다 .
“ 앞으로 수도 에 진출 을 하려면 염
두 에 둬야 겠네요.”
“하하. "
황후 가 되시면 아무래도 사업 은 어
려 우실 텐데 .
167_392
반박 을 해보려 던 아론 이찌릿 찌릿
꿰뚫는 듯한 케이 든 의 살기 에 입을
다 물었다 . 건방 지긴 하지만 어쨌거
나 사돈 지간 인데다 영애 의 동생 이니
잘 보여 두고 싶기 도 했다.
그리고 또 생각해 보면 어차피 황후
가 되어 직접 깨닫게 될 일이니 자
신이 미리 나서서 미리 부터 기분 을
상하게 할 필요 는 없었다 .
“ 형수님께서 불편 하실까 시종 들 도
모두 물 렸습니다 .워낙 에 입 이무거
운 자 들이니 걱정 은 않으셔도 됩니
다. ”
“ 황자님께서 수고 가 많으 셨군요 .”
167_393
“ 아닙니다 . 그럼 이제 황궁 으로 떠
날 채비 를 하라 이를 까요 ?”
“ 황궁으로요 ?”
“ 바로 떠나실 것 아니 었습니까 ?”
아론 이 당황 해서 고개 를 한쪽 으로
기울 였다 . 여전히 별궁 의 실내 장식
을 살피는 데 여념 이 없는 형수님 께
선 전혀 그럴 마음 이 없어 보이셨
다.
“ 설마,이 꼴 로요?”
“ 네 ? ”
“ 아무리 그래도 제 체면 이 있지 .
처음 황궁 에 인사 를 드리러 가면서
167_394
이런 모습 은 곤란 하지요 ."
아델 은 제 모습 을 좀 보라 며 못마
땅한 표정 으로 눈살 을 찌푸렸다 . 이
곳 에서 급히 빌려 입은 가운 이라 할
렁 하기 짝 이 없었다 .
워낙 미모 가 받쳐 주니 못 봐줄 정
도는 아니 겠지만 이 정도 면 차라리
산 피델리오 의 봉사자 복이 나을 정
도 였다 .
“ 여기저기 상처 도 좀 있고 ,준비 를
할 시간 이필요 하겠군요 .”
" 아 ....”
홀로 다급 했던 아론 이그제야 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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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의 모습 을 살피다 수긍 을 했다.
옷차림 은 둘째 치고 여기 저기 긁힌
상처 에 특히 아리따운 레이디 노엘
라는 어째 어제 보다 머리카락 이 한
움큼 은 줄어든 것 같기도 했다 .
“ 하지만 폐하 께서는 개의치 않으실
겁니다 . 무려 형님 을 살릴 수 있는
드래곤 의 심장 을 가져 가시지 않습니
까 ? ”
“ 그건 그거 고 체면 은 체면 이지요.
안 그래도 제가 마음 에안 드실 텐
데 이 꼴로 가면 잘도 반기 시겠네
요 . ”
제 입장 에서는 시아버지 를 처음 뵙
167_396
는 것이다 .대주교 님이야 워낙 사랑
과 꿍꿍이 가 넘치시 는 분 이라지만
황제 는 입장 이 달랐다 .
이래서 남자들 이 뭘 모르지 .
벽 에 걸린 동물 들의 머리 를 쭉 살
펴 보던 아델 이 어깨 를 으쓱 했다 .사
자 , 곰 ,늑대,하나 같이 그럴듯한 맹
수들 이었지만 서식 하는 동물 들조차
남부 와 는 다른 모양 이었다 .
“ 적어도 황태자비 의구색 은 갖춰야
지요 . 당신 아드님 께서 어디 듣도
보도 못 한 시골뜨기 귀족 과 혼인 했
다 땅 을 치고 계실 텐데.”
“ 그 ,그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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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버지 를 뻔히 아는 아론 인 만
큼 차마 아니란 소리 는 못 하고 헛
기침 만 했다 .
물질적 인 것을 따지지 는 않으신다 .
지만 형님 에 대한 믿음 과 자부심 이
워낙 에 큰 분이 셨다. 거기다 자신
또한 직접 가서 제 눈으로 보기 까지
는 세르지오 가문 에 대해서 거의 들
은 바가 없었다 .
“ 그렇게 곤란 해하지 않으셔도 돼
요 . 저희 가문 이야 소문 이라도 날까
일부러 남부 에 꽁꽁 숨어 있었던 거
니까 . ”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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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이제 더는 그럴 필요 가 있
겠냐 는 거죠 .”
아델 이 아론 에게 그리 송구한 얼굴
말라며 손 을 내저 었다 .
역시 주인공 들은 감정 표현 이확실
해서 좋다 니까 .
속내 를 숨기지 못 하니 괜히 밀당 을
하며 시간 을낭비 할 필요 가 없었다 .
“ 그럼여기서 며칠 정도만 제게 준
비할 시간 을 주 시겠어요 ? 저를 궁금
해할 이들이 한둘 이 아니니 제 입장
도 생각 해주세요 .”
“ 그거야 그렇지만 어차피 황궁 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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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이 없습니다 .형수님 께서 노
력 해서 준비 를 하셔도 폐하 의 눈 에
흡족 하기에는 ..........”
“ 그건 그냥 노력 을 할 때 의 이야기
지요 . ”
난 적당히 , 이런 거 모르는 사람 이
라 .
아론 의 손을 놓은 아델 이 자연히
기다리던 케이 든 에게 로 넘어 갔다 .
확실히 한두 번 해본 것이 아니다.
보니 케이 든 은 안정된 자세 로 그녀
의 명 을 들을 준비 를마쳤다 .
넌 지금 당장 아버지 께 연락 을 드 려. ”
167_400
“ 뭐라고 ?”
당장 받아 적을 듯 구는 케이 든 에
게 아델 이 팔 을 당겼다 .
고향 에 계신 아버지 께 효녀 가 되는
길은 , 굳이 받아 적을 정도로 길고
복잡 하지 않았다 .
�� 아버님 의 사랑 스러운 큰딸 이 어쩌
다 보니 급히 황궁 에 가야 하게 생
겼 으니 .......”
“ .......”
“ 부디 아버지 하시고 싶은 거 전부
해보 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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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악 .
그의 성검 이 커다란 대리석 기둥 을
베어 냈다 .
언뜻 봐서는 흠조차 나지 않았지만
몇 초 후 스르륵 미끄러지 듯회랑 의
천장 이 한쪽 으로 쏠렸다 .
“ 황태자 전하 !위험 하십니다 !"
“ ...여기서 더?"
킬리언 의 싸늘한 음성 이 저를 둘러
싼 군사 들을 스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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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가 지내는 별궁 은 궁의 형
태 를 모두 잃었다 .
군사 들을 직접 베어 내진 않았지만
그가 검을 휘두를 때 마다 귀가 터져
나갈 듯 어디 한 군데 가폭삭 무너
졌다 .
“ 살고 싶으면 비켜라 .”
쿠쿵 !
이번에도 예외 없이 회랑 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
그곳에 서 있던 군사 들이 기겁 해
물러 났지만 누구 하나 비명 조차 함
부로 지를 수 없었다 .
167_403
정말 인간 이맞으시 긴 한 건가 .
가공 할 만한 그의 검술 에 완벽 하게
압도 되어 숨소리 조차 크게 내지 못
했다 . 이정도 힘 이라면 정말로 저
주 에 걸린 건가 의심 을 해야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
CG
전하 . ”
검을 들고 무너진 회랑 에 선 킬리
언 이야말로 그들이 떠받 들던 군신 과
다를 바 없었다.
저주 에서 발현 된 힘 이라 치기 에는
킬리언 의 모습 은 지나치게 경건 했
다 . 아마도 직접 보지 못한 이들이
나 그리 멋대로 떠들어 대 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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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대장 이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
를 조아 렸다.
“ 전하, 제발 저희 의 입장 을 생각 하
시어 .......”
" 내가 왜 그래야 하지 ?"
살얼음 이 낀 듯 서늘한 눈 이 가소
로웠 다 .
“ 내 사람 의 입장 하나 생각 하지 못
하는데 , 더 이상 은 의미 가 없지 않
은가 . ”
“ 킬리언 ! 넌 아직도 이러고 있단
말이냐 ! "
99
167_405
별궁 의 문을 열고 들이 닥친 황제 가
가마 위에서 노성 을 터트렸다 .
제 아들 이 얌전 히 있을 거라고 는
생각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 아수라
장은 생각지 못했다 .
설마 하니 그렇게 까지야 할까 , 제
처가 의 입장 을 생각 해서라도 어쩔
수 없을 거라 억지로 안도 하고 있었
다.
“ 기어이 이래야 만 하겠느냐 !”
“ 제가드릴 말씀 입니다 .과연 이런
저 를 잡아두 셔서 그것이 의미 가 있
을 거라 생각 하십니까 ?”
167_406
“ 뭐라?”
경멸 을 숨기지 않는 킬리언 의 말에
황제 가 발끈 했다.
하지만 병석 에서 일어나 억지로 이
곳 까지 온 것만 해도 황제 의 몸 에는
큰 부담 이었다 . 이대로 킬리언 과의
반목 이 계속 된다면 길어야 며칠 이나
더 버틸 지 모를 일이었다 .
“ 방법이 없다 지 않았 느냐 . 이대로
황가 가 멸하게 둘 생각 이냔 말이
다! ”
“ 끝까지 고집 을 꺾지 않으신 다면
저 로서도 한 가지 방법 뿐이군요 .”
167_407
“ 뭐라?”
“ 저주받은 제 피 가 그리도 필요 하
시다면 모두 돌려 드려야 지요.”
“ 킬리언!”
서슴 없이 칼 을 제 손목 에 들이대는
킬리언 의 행동 에 황제 의 얼굴 이 사
색 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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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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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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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은 근질 거리는 입술 을 꼭 맞문
채 언덕 아래쪽 별장 을 내려다 보았
다. 안에서 특별히 사람 이 도망 치는
기척 은 없어 보였다 .
“ ......클로에는?"
“ 아아 ,걱정 마세요 . 살아 있으니
까. ”
“ 그걸 살려 뒀다고 ?”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어 보는 아델
에게 노엘 라는 가슴 에 놓인 봉사자
166_360
의 표식 을 들어 보였다 .
오늘 밤 저걸 로 몇 사람 을 꿰 뚫었
는지 는 모르겠지만 피를 닦아내 는
손길 이 제 몸 을 닦을 때보다도 더욱
조심 스러웠다 .
“ 클로에는 괜찮아요 . 잠깐 잠 이 들
었을 뿐이죠 .”
“ 네가 안 죽여도 팔 보니 곧 죽겠
던데 뭘 .”
“ 아니에요 . 대신 녀 님의 축복 이 있
는 한 클로에 는 죽을 수 없어요 .”
“ .......”
“ 전 하나뿐인 친구 가그리 쉽게 죽
166_361
도록 놔두 는 사악한 여자 가 아니랍
니다. ”
위대 하신 신 이시여 .
오직 오늘 을 위해 모으고 또 모았
다.
자그마치 대신 녀의 축복 이 이 정도
로 모 였으면 그 효험 은 드래곤 의 심
장 에 못지 않다 .
힘 의 속성 이 다르니 고대 의 저주 를
풀지 는 못 하겠지만 병 들고 다친 정
도라 면 얼마 든지 구할 수 있었다 .
「 노 ,노엘라. 제발 ......제발, 흐
166_362
읍..
「 걱정 마요 . 제가 구해 드릴 테
니. 」
썩어 들어가는 클로에 의 팔에 조심
스레 그 축복 을 나누어 주었다 .금방
이라도 살점 이 떨어질 것처럼 고름
이 흐르던 팔 에 새살 이돋는 기적 에
노엘 라는 감읍 해 성호 를 그었다 .
「 이걸보세요 , 레이디 클로에 !」
「 아아,그럼 난 이제 .......」
「 네 .저와 다시 놀아 주셔야 지요 .」
166_363
물론, 완전히 나을 정도로 살려주
겠다는 말 은 하지 않았다 . 썩어 부
스러 지기 직전 ,딱 고통 의 정점 에서
멈춰 버린 축복 을 갈무리 하며 클로에
의 떡진 머리 를 사랑 스럽게 쓸어 주
었다.
「 고마워 않으셔도 돼요 . 우린 하
나뿐 인 친구 잖아요 .」
... 그래서,그걸 계속 살려 둔다 .
는 거야 ?”
166_364
물론, 완전히 나을 정도로 살려주
겠다는 말 은 하지 않았다 . 썩어 부
스러 지기 직전 ,딱 고통 의 정점 에서
멈춰 버린 축복 을 갈무리 하며 클로에
의 떡진 머리 를 사랑 스럽게 쓸어 주
었다.
「 고마워 않으셔도 돼요 . 우린 하
나뿐 인 친구 잖아요 .」
... 그래서,그걸 계속 살려 둔다 .
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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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 모습 은 찾아 볼수 없었다 .
세상 을 향한 모든 열등감 과 분노 ,
내면 의 화 를오로지 한 사람 에게만
집중 했다 .그런 면 에서 보면 클로에
를 살려 두는 것이 이 세상 을 위해선
꼭 나쁜 것 같지만 은 않았다 .
비록 살아 있다는 의미 가 우리 가
아는 그 뜻 과 는다르다는 것이 문제
랄까.
“ 그런데 언니,뭘 보고 계세요 ?"
“ 응 ? ”
“ 아아 ,그게찾던 건가 보군요 .”
대신 녀 의 축복 이 담긴 표식 을 잘
166_366
넣어 둔 노 엘라 가아델 의 등 뒤로 고
개 를 내밀 었다. 케이 는 역시 슬쩍
관심 을 보이며 뒤로 다가 서자 다시
금 같은 자리 에 세 남매 가재집결 했
다.
“ 그 건가요?”
“ 생각보다 별론 데?”
아델 의 어깨 너머로 머리 를 들이 밀
고 한마디 씩 감상 을 내뱉 던 케이 든
과 노 엘라 가 서로 를 향해 경멸 하는
시선 을 보냈다 .
이런 식 으로라도 가까이 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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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다는 의지 가 역력 했지만 둘 다 아
델 과 엮여 있는 이상 은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런데 겨우 그런 게 드래곤 의 심
장이 란 말이에요 ?그걸로 모든 저주
를 풀 수 있다 고요?”
“ 왜 ?가지고 싶니 ?”
“ 제가왜요 ?"
은근히 떠 보았지만 노엘 라는 어깨
를 으쓱 할 뿐이었다 . 이미 다른 데
에 관심 이 지나치게 강하다 보니 다
른 것은 눈 에도 들어오지 않는 모양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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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더 좋은 걸 가졌 는데요 . 그리
고 그런 걸 먹으면 완전히 살아나 버
릴 텐데 안 될 말이죠 .어떻게 얻은
친구 인데 ......어머.”
얌전 하게 덧붙이 던 노 엘라 가 어둠
속 또 한 사람 을 발견 했다 .
케이 든 은 진즉 알아챈 모양 이었지
만 별다른 반응 이 없었다 .
그것 만으로도 새로 도착한 이가 누
구 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
“ 형수님 !여기 계셨 군요 ! 무사 하셔
서 다행 입니다 !”
...... 황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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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이 한발 늦게 도착한 아론 을
웃으며 맞아 주었다 . 그 역시 검 끝
에 피 가 맺힌 것을 보니 나름대로
사투 를 벌이다 온 모양 이었다 .
“ 별장아랫길 에도 그 수하 들이 제
법 있더군요 . 잘 처리 했으니 문제 를
일으키지 는 못할 겁니다 .
“ 고생하셨네요 .”
그의 차림 을 살펴 보던 아델 이눈가
를 접었다 .
똑같이 전력 을 다해 싸웠다 지만 아
론 이 전형적인 동화 속 기사 님같다 .
면 그들 삼남매 는 이제 막 지옥 에서
아득 바득 기어 올라온 것 같았다 .
166_370
아론 역시 어딘가 위화감 이 들었는
지 그들을 살피다 말고 누군가 에게
기겁 을 했다 .
“ 레이디 노 엘라 ! 괜찮으 십니까 !"
“ ...네?”
" 이런,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 이
있었길래! 이 피 좀 보십시오 ! 제가
닦아 드리겠습니다 !”
죄송 한데 그중에 노 엘라 피는 한
방울 도 없을 걸요 .
아델 은 부산 을 떠는 아론 을 슬 그머
니 외면 했다 . 아무리 그가 손수건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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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난리 법석 을 쳐 봤자 노엘 라는
영문 을 모르고 화사 하게 웃을 뿐이
었다.
오죽 하면 케이 든 이 두 눈 뜨고 못
보겠다 는 듯 그들을 못 보게 아델 의
눈앞 을 막아 설 정도 였다 .
“ ......누님.”
저런 거 보지 마.
태교 에 좋지 않은 것에 는 예민 하기
짝 이 없는 막냇 동생 에게 아델 이 피
식 웃었다 .
케이 든 은 더 이상 제가 피를 닦아
주기 를 기다리지 않았다 . 오히려 보
166_372
호 해야 할 것이 생기자 부쩍 단단해
진 느낌 이물씬 했다 .
“ 정말 많이 컸네 .”
" 음 ? "
" 아냐.그냥 ......하루가길다 싶어
서. ”
아델 은 손안 의 심장 을 다시금 들여
다 보았다 .
케이 든 은 역시나 심드렁 하게 미간
을 찌푸렸다 .
이까짓 드래곤 의 심장 쯤 뭐가 대수
랴.
이런 걸 보면 자신 의 관심사 이외
166_373
에는 철저히 무관심한 것이 노 엘라
와 꼭 닮긴 했다 .
“ 그럼 이제 이걸 누님 남편 에게 가
져다 주면 다 끝나는 거야 ?”
" ......."
“ 누님?무슨 생각 을 그리 해?"
" 아아,그냥 ......이게어쩌다 여기
까지 왔나 그 생각 을 하느라 .”
케이 든 의 재촉 에 아델 은 피식 웃으
며 한숨 을 삼켰다 .
누군가 의 심장 이라 해도 거부감 은
전혀 없다 .우리 발록 의 것도 이렇
게 생겼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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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의 빤한 생각 을 알아챈 케이 든
이 고개 를 끄덕 였다 .
“ 확실히 그놈 거랑 비슷 하긴 하
네. ”
“ 그래?그럼 이 아이 도 누군가 에겐
소중한 애완 동물 이었 겠네 .”
" ......."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은데 .
하지만 케이 든 도 이제는 하고픈 말
을 참을 정도로 는 성장 했다 .누님 이
발록 을 어찌 생각 했는지 알다 보니
그저 곁에서 바라 봐주는 것이 최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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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잘 찾았 으니 된 거 잖아.”
“ 아니.그걸 론 부족해 .”
무려 누군가 의 생명 이었다 . 어찌
제 손 에 들어 왔는지 는 몰라도 이것
이 거쳐 갔던 수많은 세월 과 회한 만
큼 은 알아 주는 것이 제 도리 였다 .
“ ...그오랜 시간 을 거쳐 드디어
주인 을 만나게 될 텐데 , 절대 후회
하지 않도록 해줘야지 .”
바람 을 막아 주 제 다른 손 으로
덮은 아델 이 그것을 가슴 에꼭 품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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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를 꼬박 잠들었 으니 눈 을 뜨고
도 잠시 머리 가지끈 거렸다 .
아야.
한쪽 머리 를 받친 아델 은침대 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눈을 깜빡 거
렸다.
...... 내가정말임신 을 하긴 한 모
양 이로구나 .
아무리 온갖 일을 다 겪었다 지만
이렇게 쓰러지 듯 잠 이든 것은 처음
이었다. 배 위로 두 손 을 올린 아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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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천천히 고개 를 들어서 내려다 보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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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이유 도 없이 얼굴 전체 에
빙그레 미소 가 어렸다 . 그 자체 가
신기한 지라 또 한 번 웃고 ,이렇게
무사 해준 것이 감사 해 또 웃었다 .
" 어머,언니 . 일어나 셨군요 . ”
... 노 엘라.”
문 을 열고 들어서 던 노엘라 가 깨어
있는 아델 을 보고 놀랐다 .하지만
진짜 놀라 야 할 것은 노 엘라 가 아닌
아델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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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또 별장 에 다녀 왔니 ?”
“ 전 친구를 홀로 두지 않아요 . 우
리의 우정 은 영원 하니까요 .”
“ 그래서 말인데, 거기 가딱 마음 에
들 더라고요 . 언니 도 아시 다시피 전
이제 다른 데 에 큰 관심 이 없답 니
다. 그러니 이왕 그년 을 넘겨 주시는
거, 그별장 도 같이 묶어서 저한테
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굳이 사람들
눈 피해 가며 제 친구 를 옮길 필요 도
없을 테 고요 .”
이제는 대놓고 요구 하는 것도 수준
급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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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래저래 말 을 돌려 가며 꿍
꿍 이 를 부리 던 예전 보다는 나았으니
아델 도 만족 스레 고개 를 끄덕 였다 .
“ 그러려무나 .그 정도 야.”
“ 역시,언니 라면 그래 주실 줄 알았
어요. ”
“ ...칭찬고맙긴 한데 , 그 기도
좀 안 하면 안 되겠니 ?”
마치 죄 를 속죄 하듯 창문 아래 무
릎 을 꿇고 성호 를 긋는 노 엘라 에게
아델 이 정색 을 했다 .
“ 죄송해요 . 요새 늘 하던 거라 습
관 이 돼서 . 언니 도 같이 하시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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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
“ . ...아니.”
레베카 신녀 님 이나를 볼 때 이런
기분 이었을 까.
도대체 어느 장단 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는 혼란 이짧은 순간 아델
을 휩쓸 었다 .명색 이 주인공 이라고
다시 태어나 긴 태어난 모양 인데 좋
은 쪽 은 아닌 듯했다 .
하지만 에네스 신께 기도하는 저
모습 하나 만큼은 대천사 의 환생 이라
해도 좋을 만큼 경건 하기 그지 없었
다.
166_381
“ 노 엘라,하나만 좀 물어 보자 .”
이쯤 되니 궁금 했다 .대체 주인공
들의 운명 은 어찌 흘러가 는 건지 .
“ 너 혹시 황자 님을 어떻게 생각
해? ”
" 네 ?황자 님 이요 ?아아 ......그단
장님 동생분 ?”
“ .......”
“ 그분은 아래층 에 계실 거예요 .여
긴 그분 의 별궁 이니까요 . 그런데 왜
요? ”
지금 그 이야기 가왜 나오냐 는 어
투만 봐도 답 은 들은 것과 다름 없었
166_382
.
하지만 그래도 한때는 여 주인공 이
었던 앤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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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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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165_334
쟤 도 정말 뉘 집 딸 인지,한번 당
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 학습력 을
가졌다. 나름대로 손 을 꿰 뚫려 봤다.
고 위치 며 힘 조절 이 정확 했다 .
“ ......그래,바로이런 거였구나 , 케
이든. ”
“ 같잖은 소리 하지 마.”
노 엘라 와 케이 든 은 서로 를 살벌 하
게 노려 보다 각자 에게 달려든 이에
게 다시 한 번 무기 를꽂아 넣었다 .
165_335
힘 으로는 케이 든이 월등 했지만 노
엘라 는 이런 순간 에는 평소 에 상상
하기 힘든 비정상적인 침착 함을 발
휘 했다. 상대 가어떤 식 으로 달려들
든 간에 명확한 목표 의식 을 갖고
차분히 응대 했다 .
... 뭐야.”
내가 끼어 들 틈 이 없잖아 .
잘된 건지 뭔지 .
아델 이 비상용 으로 들고 있던 검을
거뒀다. 이런 순간 에 거리 낄 만큼
양심 이 넘치지 는 않았지만 적어도
배 속 아이 에게 모범 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
165_336
달리 태교 도 못 했는데 언제 까지나
이런 곳 을 보여줄 수만 은 없는 노릇
아닌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배를 감싼
아델 이 별장 안을 살펴 보다 어둠 속
무언가 를 발견 했다 .
반사적 으로 두 동생 을 바라 보았 지
만 이미 그들은 제대로 신명 이 났
다.
사지 가 꺾이고 피 가 튀는 가운데
아델 의 걸음 은 한 발 한 발 조심 스
레 검은 어둠 속 일렁임 을 뒤쫓았
다.
165_337
그래 , 이제 나타나 줘야지 .
하마터면 이곳 에 온 본래 의 목적 을
잊을 뻔 했다 .
작은 소리 를 뒤쫓아 대리석 복도 를
밟아 나가자 클로에 의 불안한 발걸음
소리 가 더욱 가까워 졌다 .
“ .... ...으으.”
중얼 중얼 ,이제는 클로에 의 읊조림
까지 들릴 만한 거리 였다 . 비록 무
슨 소리 인지 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이것 하나 는 확실 했다.
저 여자 는 갈 데까지 갔다 는 거.
두고 봐. ”
165_338
상자 를 꺼내고 도 마지막 발악 처럼
악 을 쓰던 클로에 가 드디어 찾던 것
을 손 에 넣어 입가 로가져 갔다 .
그때 를 놓치지 않은 아델 이모습 을
드러내며 그녀 를 제지 했다 .
“ 그만,거기 까지 .”
“ 멈춰,클로에 .”
" 네 ,네년 이여기 왜 !”
그러게 . 왜 왔을 까.”
165_339
서로 를 향한 노골적인 적대감 이 지
하실 을 가득 채웠다 .
이제 그들을 둘러싼 기자 나 귀족 들
따위 는 없다 . 차디 찬 맨바닥 에 두
사람 만 남았 으니 더 이상은 남들 을
의식 할 필요 가 없었다.
“ 잘 있었냐 물어 보기 엔꼴 이말이
아닌 걸 . ”
“ 닥쳐!네년 이 감히 내게 한 짓을
생각 하면 지금 이라도 죽여 버리고 싶
으니까! ”
“ 나만하겠어 ?"
서서히 미소 를 띠고 지하실 의 마지
165_340
막 계단 을 밟은 아델 이클로에 를 향
해 다가 갔다 .
“ 죽이고 싶은 정도 가 아냐. 우리
발록 을 생각 하면 네년 의 살점 을 포
로 떠 공양 을 올리고 싶을 정도 라
고. ”
“ 그깟 드래곤 하나 에 절절 매는 꼴
이라니. ”
“ 닥쳐.아니지 ......마음대로 지껄
여 보렴 .”
어차피 오늘 이마지막 일 테니 .
이제 코앞 까지 다가선 아델 이 별안
간 클로에 의 손목 을 비틀 었다. 일단
165_341
결판 을 짓기 전에 드래곤 의 심장부
터 무사히 손 에 넣어야 했다 .
“ 뭐하는 짓 이야! 이제 이것 까지 가
져 가 겠다고 오!”
“ 힘 빼라고 했다 .”
“ 으아아아악 !”
아델 이 더욱더 힘 을 주어 손아귀 를
꽉 조이 자클로에 의 신음 이 귀가 아
프 도록 커졌다 .소름 이 돋을 정도로
으스스한 소리 에도 아델 은 마냥 무
심했다.
이미 제 인생 에 이보다 슬프고 무
서운 순간 은 모두 맞이 해보았 으니
165_342
까.
“ 꺄아악! 놔, 놓으 라고 ! 내가 널
가만히 둘 거 같아 !”
“ 안 두면?"
챙.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클로에 의 다른
손 에 단검 이 나타났다 .언제 저것 을
숨겨 뒀 는지 따져 물 을 새 가 없었다 .
아델 이 곧장 배 를 가리 며 몸 을 피
하자 그 의미 를깨달은 클로에 의 눈
이 희번덕 거렸다 .
“ 하 ,하하!그래 ,좋아 ! 한 번에 보
165_343
내줘야 공평한 거 아니 겠어?"
“ 보내긴 누굴 보내 !”
아델 이 몸 을 돌려 이를 갈며 클로
에를 노려 보았다 .
아무리 아이 를 가졌다 지만 힘으로
하면 자신 이우세 했다 .다만 어떻게
든 몸 을 사려 야 하니 검을 든 이를
가까이 해서는 곤란 했다 .
심지어 완전히 돌아 버리지 않았나 .
“ 아하하!”
썩은 팔로 단검 까지 쥐자 그 악취
가 어마 어마 했다.
검은 살덩이 가 물 처럼 흘러 내리는
165_344
모습 이 지옥 의 단면 이라 해도 믿을
법 했다 .
“ 거기 서, 아델레이드 ! 내가 너만
은 끝까지 데려 갈 테니 !"
“ ...데려가긴, 누구 말인가요 ? ”
“ 설마, 우리 언니 ?”
“ ...하아 .”
말 좀 하고 나오지 그러니 .
뒤 따르는 상냥한 목소리 에 아델 이
안도 하듯 눈 을 감았 다 .
하얀 봉사자 의 로브 를 온통 피로
165_345
물들인 노 엘라 가 한 손에는 검을 든
채 상냥 하게 웃고 있었다 .
그 기괴함 이란 이미 갈 데까지 간
클로에 조차 질려 버릴 만큼 압도적 이
었다.
“ 히익.노 ,노 엘라 넌 또 여기 왜 !”
“ 왜긴 왜겠어요 .”
“ 크흑!”
클로에 의 목 을 한 번 에 틀어 쥔 노
엘라 가 두 눈 을 마주 하며 웃었다 .
“ 우린 친구 잖아요 ,이 XX년아 .”
165_346
투둑.
놓여 나려 발버둥 을 치던 클로에 가
결국 단검 을 떨어 트 렸다 .
노 엘라 가 발끝 으로 그것을 가까이
로 밀어 보내자 아델 이 그대로 멀리
던져 버렸다 . 실로 자매 간에 이토록
손발 이 잘 맞기 도 처음 이라면 처음
이었다.
“ 언니,제게 한 약속 은 지켜 주셔야
죠? ”
그래야지 . 난 신용 을 중요 하
게 여기 니까 .”
“ 역시저는 응답 을 받았 네요."
165_347
한 손 에 사람 목 을 틀어 쥐고 저렇
게 해 맑게 웃을 수 있는 이도 드물
었다.
아론 이 봤으면 뭐라 했을까 .
쓸데 없는 생각 을 하던 아델 이 뚜벅
뚜벅 클로에 의 앞으로 다시 다가 섰
다.
“ 손 펴.”
“ 언니,뭘 말로 하고 그러세요 . 손
목 힘줄 을 끊으면 저절로 벌어 질 텐
데. ”
“ 크 으윽!안 돼!”
99
165_348
아델 이 피 가 나도록 움켜 잡은 클로
에의 손 에서 드디어 드래곤 의 심장
을 찾아 냈다 .
이거 였구나 .
나를 살렸고 그 남자 의 저주 를 풀
어줄 수 있는 열쇠 가.
“ ......."
그리 생각해 보고 기다렸던 것에 비
하면 지나치게 가볍고 따스 했다 .
발록 생각 에 아델 의마음 이 울컥 하
건 말건 노엘 라는 빨리 나가 달라고
재촉 했다 .
" 부탁인데 감상 은 나가서 하시는
165_349
게 어떨까요 ,언니 .”
" 아 ,아아.”
오죽 하면 저 를 붙잡는 듯한 클로에
의 절망적 인 표정 에 아델 이 그녀 의
턱 을 받쳐 주었다 .
“ 정말로 마지막 이구나 , 클로에 .”
“ 흡 ,흐읍 !잘난 척 하지 마 ! 넌 다
가졌 잖아 !”
" ........”
" 너 같은 게 내 입장 을 어찌 알아 !
너 같이 다 가진 주인공 의 삶 을 사는
여자 가 ! ”
마지막 까지 자존심 을 잃지 않으려
165_350
는 발악 이애처 로울 정도 라 쉽게 눈
을 뗄 수 없었다 .
마냥 무 감정 하던 아델 의 눈 이 그제
야 조금 슬퍼 보였다 .
“ 주인공? 내가 ?”
“ 하아,모르는 척 하지 마 !쭉 그리
주인공 으로 살아 왔으면 서 이제는 황
후 까지 하겠다고 ? 크윽 , 그리 혼자
다 해먹 을 거 라면 .......”
“ 황후 가 되는 게 왜 여 주인공 이
지? ”
이번엔 진실로 의문 이 가득 했다 .
벌건 눈 으로 시선 을 마주쳐 오는 클
165_351
로에 를 보며 아델 은 손에 쥔 드래곤
의 심장 을 더욱 곱게 감쌌다 .
“ 착각하나 본데 주인공 은 내가 주
인 이란 뜻 이야. 누구 부인 이란 뜻 이
아니라. ”
“ ......."
“ 그러니 네 말이 맞겠네 .난 언제
나 내 삶을 살았 으니까 .”
덕분 에 좋은 거 알았어 .
그를 끝 으로 아델 이깔끔하게 돌아
서서 나아 갔다.
모든 미련 과 분노 를 다 놓은 듯한
아델 의 뒷모습 에 클로에 는 허탈 해서
165_352
피 거품을 내뱉었다 .잠시 멍하던 머
리가 더욱 혼란 스러워 져 이제는 현
실과 꿈 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 였
다.
" 이런.”
그 모습 을 가만히 지켜 보던 노 엘라
가 클로에 의 뺨 을 톡톡 두드렸다 .
“ 정신차려요 .친구 가 왔는데 이제
부터 놀아 줘야죠 .”
그사이 언덕 위로 불어 오는 바람 이
165_353
더욱 강해 졌다 . 흩날리는 앞머리 가
거추장 스러울 법도 했지만 아델 은
피 냄새 를 지우 듯 묵묵히 서 있기만
했다 .
바람 을 맞아 깊은 숨 을 들이 쉬던
아델 이 감았던 눈을 떴다 . 쌀쌀한
바람 에도 추위 는 전혀 느껴 지지 않
았다 .
아마 이것 때문 이겠지.
천천히 손 을 펼치자 그 안에서 드
래곤 의 붉은 심장 이 드러났다 .
...... 너 였구나.
165_354
제 몸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과는
달랐지만 그만큼 따스 했다 . 발록 과
는 다른 존재 라 해도 친숙 하면서도
서글픈 마음 이 들었다 .
넌 또 어쩌다 여기 까지 왔니 .
임신 을 해서 그런지 는 모르겠지만
부쩍 감상 적인 기분 이들었다 . 이렇
게 귀한 것이 여기 까지 올 때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 이 들어 있을지 짐
작 이 불가능 했다 .
" 누님.”
그녀 의 뒤에서 저벅 저벅 발걸음 소
리 와 함께 케이 든이 다가 왔다 . 머리
부터 발끝 까지 붉은 피로 물들어 이
165_355
제 는 어디 한 군데 를 닦는다 는 자체
가 무의미 해 보였다 .아델 이역 하게
느낄까 싶어 바로 옆까지 다가 서지
못하고 쭈뼛 거리는 모습 이 꽤나 수
줍어 보인다 는 것이 아이러니 하긴
했다 .
“ 케이든, 너 또...
“ 아니라고 ,죽 이진 않았어 .”
“ ...그래. 그냥 그쪽 에서 죽여 달
라 빌었 겠지.”
적어도
거짓말 은 안 하는 애다
우리 케이 든.
모습 만으로도 상황 을 짐작 한 아델
165_356
은 차마 자세히 알고 싶지 않아서
그의 등 을 두드려 주기만 했다 .이어
노 엘라 까지 언덕 을 올라 오는 것이
보이자 그녀 를 향해 돌아 서던 아델
이 저도 모르게 입가 를 가렸다 .
“ ......노엘라.”
“ 언니,제가 늦었 네요 .빨리 온다고
왔는데 . ”
“ 아니,그게 문제 가 아니라 .......
케이 든 처럼 피 에 절지 는 않았지만
봉사자 의 하얀 드레스 곳곳 에 흩뿌
려진 핏자국 은 오히려 ���이 든보다
더욱 섬뜩 했다 .
165_357
밝은 금발 이나 투명한 피부 에 점점
이 찍힌 핏자국 을 아델 이 빤히 바라
보자 노엘 라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쓱 닦아 냈다 .닦아 내면 닦아 낼수
록 무섭다 는 것만 빼면 정말 이지 행
복해 보였다 .
...... 저기 ,너혹시지난 생 에 수녀
님 옷 입고 영화 같은 거 찍지 않
았니 .
165_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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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64
164_309
별장 안으로 들어선 클로에 의 걸음
이 다급 해졌다 .누가 볼까 두리번 거
리면서 도 치미는 고통 으로 입술 을
꼭 깨 물었다 .
“ 으윽.”
지금 까지는 어찌어찌 참아 왔다 지만
드디어 원하는 것을 눈앞 에 두자 그
고통 이 극한 에 치달았다 .
참다 못해 그녀 가팔 을 감은 붕대 를
걷어 내자 썩은 살점 이 같이 떨어져
164_310
나갔다.
“ 아 , 안돼.”
다시금 그녀 의 걸음 이 빨라 졌다 .
허연 얼굴 로 붕대 를 너풀 거리며 어
딘 가로 향하는 모습 이텅 비어 있는
황량한 별장 에 더없이 잘 어울렸다 .
공작 부인 이친정 에서 물려 받은 개
인 재산 으로 살아 생전 에밀리 가 종
종 머무르던 곳 이었지만 지금 은 오
롯 이 제 것 인 공간 이었다.
그래, 여기 야말로 내 것이지 .
누가 뭐래도 이곳 의주인 은 자신 이
었다.
164_311
가진모든것을빼앗겼으니그런 생각이라도하지않으면이대로미 쳐버릴것만같았다. 하지만 이대로죽으라는 법은 없 지.’ 숨을헐떡이던클로에의한쪽입가 가 삐죽올라갔다. 언제나밑바닥을 치나싶다가 도 결 국은살길이 생기기마련이었다. 당장이곳에 숨겨둔드래곤의심장 만해도그러했다. 「클로에, 넌 우리에밀리를 위해
164_312
서는 무엇 이든 할 수 있겠지 ?」
「 그럼요 .당연한 말씀 인걸요 .」
최대한 순진 하게 눈 을 깜빡 였다.
수도 에서 막대한 영향력 을 미치는
공작 의 신뢰 를 살 수 있다면 제 목
숨 이라도 떼어 주는 시늉 도 할 수 있
었다.
「 비밀이지만 우리 에밀리 를 살릴
수 있는 방법 이딱 하나 있다 .」
「 그럼 바로 구해 와야 죠!뭐가 문
제 인가요 ?」
164_313
「...같은 것을 찾는 분이 한 분
더 계시 니까 .」
공작 의 낯빛 이충절 과 부정 사이 에
서 흔들 리다 곧 중심 을 잡았다 .인
생 자체 가 외동 딸 인 에밀리 만이 전
부인 남자 였다 .
어쩌면 적성 에도 안 맞는 상단 을
접지 않고 꾸려간 것도 모두 그것을
구하기 위해서 일지 모른다 .
「 제국에 전해 내려 오는 전설 과 도
같은 물건 이지 .태초 의 마력 을바탕
164_314
으로 존재 하는 모든 저주 와 병 을 낫
게 하는 것이 란다. 이미 죽은 것만
아니라면 누구든 일으켜 세운다.
지. 」
「 세상에 정말 그런 게 존재 한단
말 인가요 ?그게 무엇이 길래 .......」
「 드래곤 의 심장.」
이 양반 이 무슨 동화책 을 읽으시
나.
마치 농담 과도 같은 말이 었지만 차
마 비웃음 을 터트릴 수도 없었다 .
마냥 애 끊는 부정 으로 하는 말 이라
164_315
기엔 굳은 얼굴 이 지나치게 진지 했
다. 뭐든 믿는 구석 이 있다는 맹목
적인 믿음 이눈 안에 살아 있었다 .
「 잘 듣거라 . 내가 전 대륙 에서 구
하고 있으니 언젠가 는 상단 에 들어
올 것이다 .나는 에밀리 의 곁에 있
어야 하니 모든 건 네게 맡기 마.그
것의 생김새 는 알 에서부터 .......」
누가 듣기 라도 할까 한 마디 한
마디 숨 죽이는 그의 말을 홀린 듯
새겨 들었다 .
164_316
모든 저주 와 병을 고치는 불사 의
약 이라니, 진짜 든 가짜는 언젠가 는
써먹 을 일 이있을지 모른다 .
그리고 그것이 정말로 제 손에 들
어 왔을 때에야 새삼 그의 부정 에 감
탄 했다 .
「 어머나,정말 이었군요 .」
정말 이지 한눈 에 알아볼 수밖에 없
는 자세한 설명 이었지 뭐야 .
낡은 상자 속 에서 고이 빛나는 붉
은 구슬 을 손바닥 위에 올리 자마자
164_317
절로 웃음 이감돌 았다 . 그것을 구해
온 이국의 상인 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 기대에 찬 눈 으로 숨을 헐
떡 이자 클로에 도 환하게 마주 웃어
주었다.
곧 죽을 이에 게 한 번 웃어 주는
정도 는 레이디 의미덕 이었으니까 .
“ . ...그러니까이건 내 거야 . 내
거라고. ”
그날 이후 로 꽁꽁 숨겨 존재 조차
모르게 했다 .
본능적 으로 이것을 가질 사람 은 공
164_318
작 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
끝내 구하지 못했다 는 말 에 그가
비 통해 하건 말건 , 기어이 에밀리 의
숨 이 끊기 건 말건,그리 귀한 것이
라면 보다 유용 하게 쓰여야 �� 했다 .
사람 이 먼 미래 를 봐야지.
공작 의 입 으로 황제 가 아들 을 위해
이것을 구한다 지 않았나 .그러니 거
래 대상 을 보다 높이 잡아야 했다 .
그때 부터 다시 그녀 의 머리 가차곡
차곡 돌아 가기 시작 했다 .
일단 은 공녀 의 자리 가 먼저 겠지.
처음 부터 내 자리 였던 것처럼 , 에
164_319
밀리의존재가 모두잊힐만큼완벽 한공녀가 되어야했다. 그후엔형 님을찾는아론의신임을 얻고, 또 결정적인순간엔그의저주를풀어 낸다면얼마나그럴듯할까. 「거래? 우습군.」 물론그마저도황태자가 알아서물 러나준다는조건이 있어야만했다. 괜히저주를풀어줬다황위까지탐 낸다면혹을붙이는격이다. 하지만직접만난황태자는 바람직
164_320
하게도 황위 에는 눈곱 만큼 도 관심 이
없었다.
“ 그래,그랬지 .”
그런 남자 가 하필 그 여자 와 혼인
을 해서 자신 을 순식간 에 나락 으로
떨어 뜨렸다 .
이제 클로에 의 분노 는 어디 를 향하
는지 도 모르고 끝도 없이 뻗어 나갔
다. 참을 수 없는 고통 까지 뒤섞 이
자 내뱉는 말의 절반 이 욕설 처럼 흩
어졌다.
" 으 ,흐윽.”
비틀 거리며 지하 계단 을 한 걸음 씩
164_321
내려 갔다 . 저만 의 공간 이라고 는 해
도 최대한 꽁꽁 숨겨 두어야 할 물건
들만 이곳 에보관 해 두었다 .
세상에 단 하나 뿐인 , 전지전능 한
힘 이 담겨 그 가치 를 짐작할 수 없
는 물건 이라면 더더구나 .
“ 흐으.......”
악문 잇새 로 더운 숨 이 흘러 나왔
다 .
챙 그랑 .
손 에 잡히는 그저 그런 보석 상자
들은 분풀이 처럼 내팽개 쳤다 . 다시
주워 담을 때 담 더라도 지금 은 다른
164_322
것이 우선 이다.
지하실 의 중간 어딘가 에서 걸음 을
멈춘 클로에 는 벽 으로 팔 을 뻗었다 .
하나 , 둘 .눈대중 으로 벽돌을 세어 보
는 것을 보면 처음 부터 알고 있는
장소 인 듯 했다 .
드르륵 .
필사 의 힘 으로 벽돌 을 간신히 들어
내고 그 안에 있던 허름한 상자를
끄집어 냈다 .
손 에 들어온 순간 , 처음 받은 그대
로 보관 해두 었으니 다시 열어 보는
것도 그 이후 로 는처음 이었다 .
164_323
클로에 는 피 가흐르는 손 으로 직접
그 뚜껑 을 열어 젖 혔다 .
“ 아 .......”
뚜껑 을 전부 열기 도 전에 눈부신
광채 에 눈살 을 찡 그렸다 .
지난번엔 숨겨두 는 데 에만 급급해
자세히 들여다 보지도 못 했건만 지금
은 이상 할 정도로 눈길 을 사로 잡았
다 .
과연 드래곤 의 심장 이로구나 .
매일 닦고 또 닦은 것처럼 반짝 여
없던 경외심 이다 들 정도 였다 .
“ ......이잇.”
164_324
아깝 잖아 .이런 귀한 게 이렇게 사
라지 다니.
일단 살아야 하니 제가 먹어야 한
다지만 지금 의 상황 자체 가 짜증 스
럽기 그지 없었다 .
발록 에게 물리 지만 않았 더라도 , 아
니 , 그년이 그리 표독 스럽게 굴지 만
않았 더라도 !
당연 하게도 그녀 의 모든 원망 은 아
델 에게로 돌아갔다 .
"
“하아 ,하아.
기필코 복수 할 거야 . 살아서 보자
고 .
164_325
가쁜 숨 을 헉헉거리 면서도 결국 드
래곤 의 심장 을 움켜 쥐었다 .
보기 만 해도 홀릴 듯 투명한 색상 ,
실제로 말라 비틀어 진 심장 이라기보
다는 붉은 물 이찰랑 거리는 유리구
슬 처럼 생겼다 .
손 에 닿 자마자 뜨끈 하게 퍼지는 기
운 이 벌써 부터 그 효험 에 대한 기대
치를 높였다 .
“ 두고 봐.”
점차 숨 이 가빠 지던 클로에 가그것
을 들어 올렸다 .부들 부들 떨리는 손
으로 억지로 균형 을 잡아 가며 겨우
입안 에 넣으 려던 그때 ,등 뒤가 와
164_326
장창 요란 해졌다 .
" ......."
천천히 뒤돌아 보던 클로에 의 핏발
선 두 눈 이 한계치 까지 커졌다 .
“ 크 허억!”
소리 한 번 내 보지 못하고 용병 의
목이 기이 하게 꺾여 버렸다 .하지만
거기 에 만족 하지 못한 케이 든 은 기
어이 왼손 으로 단검 을 꺼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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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익!”
“ 조용히 하라 니까 .”
제대로 된 비명 이 나오기 도 전에
입가 에서 피가 솟구쳤다 .
아델 이 역한 나머지 입을 가리자
케이 든 은 변명 처럼 그녀 의 옆 에 붙
어 섰다 .
“ 죽 이진 않았어 . 조카 님 의 태교 에
안 좋을 테니까 .”
“ ......그거참고맙 구나 .”
아델 이 저리 가보 라며 손 을 내 젓는
사이 에도 커다란 덩치 가 케이 든을
급습 했다 . 뒤를 돌아 보라 가르쳐 줄
164_328
것도 없이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은
채 케이 든은 그대로 검을 뒤로 내리
꽂았다.
“ 정말이란 말이야 . 조카 님이 보는
데서 죽 이진 않아 .”
“ 그 ,그래.”
푸욱.
무언가 찢겨 나가는 소리 가 무섭 도
록 생생 했지만 케이 든 의눈 은 강아
지 처럼 애처 로 웠다 .
제발 믿어 줘 ,누나.
매달 리듯 결백 을 주장 하는 눈초리
에 아델 은 결국 알았다 며 뺨 에 묻은
164_329
피 를 닦아 주었다 .
“ 제발 좀 묻히지 마 .안 그래도 입
덧 때문에 힘들 단 말이야 .”
“ 알았어 !이제 부턴 안 묻 도록 해볼
게! ”
금방 신이 난 케이 든 이 꼬리 를 살
랑이 듯 휘 리릭 돌아 섰다 . 허리춤 에
있던 조금 짧고 뭉툭한 칼로 바꿔
들자 마자 손 에 익히 듯 한 바퀴 를 돌
렸다.
“ 정말 묻히지 않을 거야 . 그럴 땐
급소 에 박아 넣으면 되니까 .”
“ ......그래.아아!”
164_330
저건 또 언제 !
한 놈 을 보내기 무섭게 누군가 가
이번엔 여자들 쪽을 노렸다 .
그들을 흘긋 거린 남자 가홀로 떨어
져 있던 노 엘라 를 먼저 해치 우려 는
듯 커다란 손 을 휘둘렀다 . 보기 만
해도 우악 스런 손 에 제대로 맞으면
그대로 골로 가게 생겼다 .
“ 노 엘라!조심 .......”
“ 크 아악!”
그래도 동생 이라고 소리 를 치 려던
아델 이 남자 의 우렁찬 비명 에 입을
다 물었다 .번쩍 든 손 에 있는 봉사
164_331
자의 표식 에 손바닥 이꿰 뚫려 그 충
격 이 모조리 얼굴 로 향한 듯했다 .
“ 어 ,어억!”
촤악 !
남자 의 손 에서 튄 피 가 노엘라 의
금발 까지 적셨다 .그것을 닦아 내려
머리 에 썼던 베일 을 걷어 낸 노 엘라
가 자신 의 뺨 에 대려다 말고 남자 의
입 에 쑤셔 넣었다 .
“ 부탁인데 조용히 해주시 겠어요 ."
“ 크 으윽.”
“ 참 ,언니.제게 뭐라고 하셨나요 ?”
“ 그게......아무것도 아니야 .”
164_332
하던 거 계속 하려무나 .
아델 은 케이 든에게 하던 것보다 더
욱 상냥한 웃음 으로 손 을 흔들어 주
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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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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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163_284
“ 아 ,아가씨, 이건.”
“ 이게 정말 마지막 이야 . 넌 얼른
가서 마차 를 구해 와 .”
“ 마차요 ?”
" 날 지켜줄 용병 들 도.돈 이면 뭐든
다 한다는 이들 이라면 어디든 널렸
겠지! ”
최후 를 대비 하기 위해 준비 를 시작
한 클로에 가 힘겹게 코트 를 걸쳐 보
려다 말고 눈가 를 좁혔다 .
163_285
저 인간 은 또 뭘 하는 거야 .
홀린 듯 탐욕 스레 비상금 을 바라 보
고 있는 피렐 을 보자 마자 그녀 는 다
시 코트 를 벗어 던졌다 .
휙.
그 기척 에놀란 듯 주섬 주섬 일어
나던 피렐 이 뒤늦게 서두르는 체했
다.
" 어 ,얼른 다녀 오 겠습니다 .이 정도
면 부족 하나마 호위단 정도 는 불러
올 수 있을 겁니다 .”
잠깐 . ”
" 네 ?왜그러시 .........으읏!"
163_286
그 와중에 도 금화 몇 닢 에 눈 이
멀 었던 피렐 의 팔 이 순식간 에 피로
물 들어갔다 .
눈 깜짝 할 새 길게 그여 나간 팔 을
바라 보던 그가 비명 을 지르 려 했지
만 진짜 비명 을지를 일은 지금 부터
였다.
“ ......딱봐도보통 의 상처 가 아니
지? ”
" 아가씨이 !”
“ 이젠 너도 정말 한 배를 탄 거야 .
의원 도 못 고치는 병 이란 건 너도
잘 알 겠지 ? 살고 싶으면 허튼 생각
말고 제 시간 에 돌아 오란 말이다 .”
163_287
독기 가득 피렐 에게 고개 를 들이 민
클로에 가 그의 팔 을 문질러 주던 제
팔 을 떼어 냈다.
이제 이 저주 같은 병 이 옮든 안
옮는 저런 심약한 인간 이라면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 허 ,허억.”
이 팔 이 하루 하루 어떻게 썩어 들었
는지 봤으면 당연히 그래야지 .
당장 에 지금도 어쩔 줄 모르는 표
정이 경악 에 물 들어갔다 .
피로 물든 팔에 고개 를 박고 썩은
악취 를 킁킁 맡아 대는 모습 이가엾
163_288
기도 했다 .
" 얼른 다녀 오란 소리 못 들었어 ?
약 을 찾으러 가야 할 거 아냐!"
“ ......저,정말로약 이 있긴 한 겁
니까? ”
“ 벌써 팔 이 썩어 들고 있는 거 안
보여? 이제 곧 몸 전체 로 퍼져 나갈
거라고! ”
클로에 는 이를 덜덜 떠는 피렐 을
기어이 밖으로 쫓아 냈다 .
그래, 처음 부터 이렇게 해둘 걸.
야윈 뺨 으로 씩 웃는 웃음 이 휑하
게 번뜩 였다 .
163_289
물론 나야 이제 끝 이겠지만 ."
툭.
드 넓은 평원 을 앞에 낀 언덕 위에
선 아델 이 상수리 나무 의 이파리 하
나를 따냈다 .
평원 을 굽이 굽이 지나 드넓게 흐르
는 강물 이 저녁 노을 을 받아 별 처럼
반짝 였다 .
163_290
드디어 왔구나 .
나란히 선 삼남매 의 표정 이다르면
서도 같았다 .
중앙 에 선 아델 이 무심한 기대감 을
내 비친 다면 케이 든 은 대놓고 이글 거
리 는 적의 를 드러냈다 .
그리고 오른편 의 노엘 라는 ....
“ ...여기로군요 .”
인간 의 감정 을 초월 해버린 듯한 담
담한 눈빛 이 언뜻 신성 해 보이기 까
지 했다 .
가벼운 분노 나 슬픔 따위 는 찾아 볼
수 없었다 .
163_291
산 피델리오 에서 신상 을바라 보던
그 눈빛 그대로 평원 의 별장 을 물끄
러미 내려다 보았다 .
“ 언젠가 여기 에꼭 와볼 일 이 있을
거라 믿었 지요 .”
· 레이디.”
꿈 을 꾸는 듯한 노 엘라 의 음성 에
한 발짝 떨어져 서 있던 아론 의 목
덜미 가 붉게 번졌다 .
주인공 이라 그런지 진도 한번 참
남다르 네 .
감탄 인지 탄식 인지 모를 말과 함께
아델 이 케이 든 의팔 을 잡았다 .
163_292
하지만 케이 는 역시 큰 누님 만을 향
하던 눈 이 처음 으로 다른 여자 에게
고정 되어 있었다 .
“ 믿었답니다 . 위대 하신 에네스 신
께서는 이렇게 기도 하는 자 에게 응
답 을 주시는 법 이니까요 .”
66 큰 누님,저거 .”
" 놔둬.”
저런 거 보는 거 아니야 .
아델 은 제발 무시 하라며 케이 든 의
옷자락 을 잡아 당겼다 . 두 손 을 맞잡
은 채 기도하는 노 엘라 의 모습 이 꿈
을 꾸듯 경건 했다 .
163_293
' 도대체뭘 어떻게 했길래 .”
새삼 레베카 에 대한 존경심 을 품은
채 아델 은 그렇게 한참 이나 별장 을
내려다 보았다 .
여기 까지 쉬지 않고 왔 으니 피곤할
법도 한데 셋 모두 그러한 기색 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 . 도리어 내륙 의
찬바람 에 제일 먼저 기침 을 터트린
아론 이 그들을 우려 했다.
" 춥지않으 십니까 ? 이곳 은 남부 와
는 달라 밤 은 유독 쌀쌀 할 텐데
99
“ 덥 네요.”
163_294
“ 딱 좋아요.”
“ 땀 나는데.”
" 아 ....”
삼남매 의 동시 다발 적인 대답 에 아
론 이 제 옷깃 을 여미 려던 손을 멈추
었다.
각자 서로 를 이상 하다 여기 겠지만
일반인 인 아론 의 눈 에는 세 사람 모
두 가 이세상 기운 이아니었다 .
그래도 아리따운 노엘라 를 의식 해
서 그는 먼저 상황 을 정리 해보려 아
래 를 가리켰다 .
“ 보아하니 공녀 는 아직 도착 하지
163_295
않은 모양 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가
빨리 온 듯 하군요 .”
“ 제가 요양 을 갔다 는 소식 을 듣고
난 후 움직 였다면 한발 늦을 수밖에
요. ”
“ 그럼 이참에 먼저 들어가 뒤져 보
는 것이 어떻 겠습니까 .그전에 심장
을 찾아 내면 ..........”
... 저 넓은 곳에 서요 ?”
아델 이 저길 좀 보라 며 별장 을 고
갯짓 으로 가리켰다 . 커다란 분수 부
터 증축 에 증축 을 거듭 한 건물 의 규
모가 어지간한 귀족 의 본가 와 다름
없었다.
163_296
“ 설마하니 예쁘게 보물 상자 에 넣
어 두었을 리 없을 테고 당장 에 숨겨
둘 만한 곳만 해도 수천 곳 은 넘겠
군요. 그러다 마주 치기 라도 하면 제
게 넘기기 싫어서 라도 혀 깨물고 죽
어 버릴 여자 라고요.”
“ 그래도 여기서 계속 기다릴 수 는
없지 않습니까 .”
“ 원하든, 원치 않는 제국 의 황태자
비인 제가 무단 침입 을 한다면 되겠
어요? 어디까지나 우리 노엘라 의 친
구 집을 방문 하는 거 라면 모를까 .”
그렇지 않니 ?
아델 이 동의 를 구하듯 바라 보자 노
163_297
엘라 가 맞잡은 두 손 을 풀 었다 .그
냥 푼 것이 아니라 털어 내듯 손목 을
돌리 면서도 음성 은 여전히 세상사 를
초월한 듯 고아 했다 .
“ 물론 이에요, 언니 . "
“ .......”
“ 산 피델리오 의 가르침 을 받은 제
희 가 그런 무도 한 짓 을 할 수 는 없
잖아요. ” 99 .
“ 아아, 레이다 .이렇게 마음 이 깊으
셔서 야 . ”
“ 227 ......."
아론 이 어떻게 든 한 마디 라도 더
163_298
붙여 보려 애를 쓰자 케이 든 이 기어
이 욕설 을 내뱉었다 .
XX . 살다 살다 ...로 시작 되는
초입 에서 끊어 냈지만 역시나 조합 이
좋지 않다는 것에 는 아델 도 동의 했
다.
“ 큰 누님,대체 저걸 언제 까지 봐야
하는... 아 .”
“ 쉬잇.”
케이 든 이 뒤쪽 의 기척 을 느끼기 도
전에 아델 이 입술 을 모아 그를 진정
시켰다. 어둠 속에 그림자 처럼 스며
든 이들 의 무리 가 순식간 에 별장 의
입구 에 닿아 있었다 .
163_299
기척 을 깨달은 노엘라 와 아론 또한
숨소리 를 죽이고 다가 서자 네 사람
모두 아래 의움직임 에 주목 했다.
..... ”
자세히 보니 로브 를 눌러 쓴 이들이
한둘 이 아니었다 .
언제 또 용병 까지 사들 이셨대.
코웃음 을 치다 말고 아델 의 눈동자
가 흔들렸다 .커다란 남자들 사이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클로에 의
모습 이 드러났다 .
비록 온몸 을 꽁꽁 둘러싸 봤자 어찌
몰라 볼 수가 있을까 .
163_300
“ ...언니 .”
“ 참아.”
아델 은 자신 이상 으로 동요 하기 시
작한 노 엘라 에게 팔 을 내밀 었다 .
여기서 섣불리 들이 닥치면 모든 것
이 수포 로 돌아 간다 .
“ 클로에 가 혼자 사라질 때 까지 기
다려. ”
“ 형수님 , 용병 들의 움직임 이 심상
치 않습니다 .여기서 기다리 시면 제
가 처리 하지요 .”
... 황자님 이요?”
“ 세 분 으론 무리 입니다 . 회임 하신
163_301
형수님 이나 연약한 영애 는 뒤로 물
러나 계시는 편이 .......”
“ 지금 저희 보고 물러나 있으라고
요? ”
“ ......
내가 또 뭘 잘못한 건가 .
벌써 부터 검을 빼 들고 있던 아론 이
아델 의 떨떠름 한 눈을 마주 하고 머
뭇 거렸다 .
케이 든 은 모르겠지만 두 레이디 들
은 쓰러지지 나 않으면 다행 이다 싶
을 만큼 가냘 프기 만 했다 .
“ 형수님 ,저는 단지 ..........”
163_302
“ 이참에 확실히 해둬 야겠네요 .”
“ 네 ? ”
아델 이 자신 만을 한쪽 으로 끌어 당
기자 아론 은 힘 한번 주지 못하고
끌려 갔다 . 케이 든 이죽일 듯 쏘아 봐
봤자 결국 누님 의 뜻 을 꺾지 는 못했
다.
대체 왜 그러냐 물어 보려 던 아론 은
다음 순간 , 온몸 이 간지럽 도록 속삭
이는 음성 에 쭈뼛 했다 .
“ 황자님, 혹시 제 동생 좋아 하세
요? ”
" 네 ......네에?”
163_303
“ 역시 그러시 군요 .”
이래서 주인공 들 콩깍지 가 무서운
거지.
아델 이 그럴 줄 알았다 는 듯 웃으
며 아론 의 귓가 에서 떨어 졌다 .케이
든 의 뒤쪽 에서 일렁이는 분노 를 보
아 하니 빨리 떨쳐 내지 않으면 제대
로 싸우기 도 전에 내분 이 먼저 일게
생겼다.
“ ......그럼황자님께서는 이곳 에서
망 을 보고 계시는 게 좋겠네요 .”
“ 말도 안 됩니다 . 제가 어찌 .........
그럴 수 는 없습니다 ! 형님 을 보아서
라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
163_304
“ 제가 그 마음 이 고마워서 드리는
말씀 이에요 .”
...... 네 ? ”
“ 부디 황자 님 의 환상 을 곱게 지켜
드리고 싶어 드리는 말씀 이랍니다 .”
자고로 착한 주인공 에게는 상 을 내
려 드려야지 .
비록 아론 이 그리 생각 이 깊은 주
인공 은 아니라 지만 적어도 도리 는
아는 남자 였다 .
거기 에 보답 하고자 아델 은그를 억
지로 떨어 트려 놓기 로했다 .
“ 이제 저희 는 들어가 봐야 겠군요 .
163_305
소리 를 내서 는 곤란 하니 인원 은 적
을수록 좋지요 .”
“ 정말 이대로 세 분만 가신 단 말입
니까? ”
“ 황자님께서는 후방 에 계시다 저희
가 놓친 인간들 을 맡아 주셔야 지요.”
아델 은 더 늦기 전에 안쪽 으로 사
라지 는 클로에 의 뒤를 따르기 시작
했다.
용병 들이 하나 둘씩 별장 주위 에 자
리 를 잡는 것을 보아하니 저쪽 도 사
정이 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 이었
다.
163_306
소리 를 내서 는 곤란 하니 인원 은 적
을수록 좋지요 .”
“ 정말 이대로 세 분만 가신 단 말입
니까? ”
“ 황자님께서는 후방 에 계시다 저희
가 놓친 인간들 을 맡아 주셔야 지요.”
아델 은 더 늦기 전에 안쪽 으로 사
라지 는 클로에 의 뒤를 따르기 시작
했다.
용병 들이 하나 둘씩 별장 주위 에 자
리 를 잡는 것을 보아하니 저쪽 도 사
정이 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 이었
다.
163_307
문 장갑 한쪽 을 마저 끼었다 .
“ ......흥분하는바람 에 다른 데까지
소리 가 새어 나가게 해선 절대 안
돼. ”
" .....
두 동생 들의 고개 가 일사불란 하게
끄덕 끄덕 움직 였다 . 모든 준비 를마
쳤다 면 , 이제는 성찬 을 즐길 시간 이
었다.
“ 가자. 먼저 찾는 사람 이 주인 이니
까. ”
0 notes
goldenspoonentering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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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62_259
수도 제일 의 상단 주 라면 당연히 제
딸 을 살릴 유일한 방도 에 발 벗고
나섰을 것이다 . 실제로 그럴 만한
재력 도 , 수단도갖추고 있었다 .
“ 한 가지 문제 라면 황제 께서도 같
은 것을 찾는다 는점 이니 더욱 비밀
스러웠을 수밖에 요. 공작 의 입장 에
서야 저주 에 걸린 황태자 보다는 하
나뿐 인 공녀 가더욱 소중 하지 않았
겠습니까. 그러니 상단 의 온갖 힘 과
재력 을 동원해 그것을 구하려고 혈
162_260
안이 됐을 겁니다 .”
“ 그렇지만 오렌 공녀 는 결국 죽었
지 않습니까 .드래곤 의 심장 을 가졌
다면 죽었 을 리가 .......”
“ 그게 클로에 의 손에 먼저 들어갔
다면요? ”
" 아 .......”
“ 고양이 에게 생선 을 맡긴 격 이겠지
요. 제 딸 을 살릴 물건 을 구 하겠다 .
면서 그런 하이에나 에게 열쇠 를 넘
기 다니 .”
더 이상 은 설명 할 것도 없었다 .
여기 까지 말 했는데도 못 알아 먹으
162_261
면 제 심장 을 내놓아 야지.
다행히 아론 은 심란한 듯 마른 침을
삼키면 서도 알아듣는 데는 문제 가
없어 보였다 .
“ 하지만 어차피 건강한 사람 에겐
필요 없는 물건 아닙니까 . 보석 도
아닌데 클로에 가 그것을 가지고 뭘
어쩌 려고.”
“ 자칫 제게 공녀 자리 를 넘겨 줘야
할 에밀리 가살아남 으면 큰일 이었겠
죠. 절대로 손해 보는 짓은 안 하는
철저한 여자 예요 .제 남편 에게 거래
를 제안 했던 것도 그가 황위 를 원하
지 않는다는 것을 계산 했으니 가능
162_262
한 행동 이었을 겁니다 .”
“ 그 ,그렇게까지 .”
" 네에.바로 그런 여자 랍니다 .”
노 엘라 ,그렇게 힘주면 이 깨질 걸.
아델 은 반사적 으로 부들 거리는 노
엘라 의 뺨 을 지적 하며 모두 의 흥분
을 가라 앉혔다 .
“ 지금이야말로 궁지 에 몰릴 만큼
몰렸 겠죠 . 돈도 모두 떨어 졌 겠다, 그
사고 를 쳐 놓고 도망 을 쳤겠다 ,그러
니 제가 가진 가장 귀한 것에 매달
릴 수밖에 요 .”
99
162_263
이제는 정말 마무리 를 지을 때가
왔다.
아델 은 지도 의 동그라미 를 하나 하
나 가리키며 설명 을 다시 계속 했다 .
" 여긴 오렌 공작가 의 별장 들이지
요. 지난번 제가 차압 한 곳 들을 제
외한 공작 부인 의 사유 재산 이에요.
귀한 물건 이니 섣불리 밖으로 내돌
리지 도 못했을 테고 다른 연고지 도
없으니 분명 이중 한곳에 숨겨 놓았
을 테죠 .”
“ 하지만 한두 군데 도 아닌데 언제
여길 다 뒤져서 찾아 낼지 ......바보
도 아니고 쫓기고 있으니 들키면 잡
162_264
히는몸이라는것을알텐데설마하 니 그리쉽게모습을드러내겠습니 까.” “잊으셨나요? 그 여자가 누구한테 물렸는지.” “ ......아앗! ” 아론의 탄성에 아델이 의미심장하 게 제 배 를 쓰다듬었다. 어디 계산에 철저한 게 그 여자 하나뿐 이기만할까. 유리온실에서클로에가 이죽거리 던그순간에발록에게물어버리라 시킨것은그저분을 못 이겨서는
162_265
아니었다.
“ 추 ,충격 이 크셨을 텐데 언제 또
그런 걸 생각 하셔서 .......”
“ 황자님 , 제가 완전히 눈 이 뒤집혀
버리는 건 오직 당신 형님 에 대한
문제 하나 뿐이랍니다 .”
“ .......99
“ 충격은 충격 이고 심장 은 심장 이
죠. 기록 에 따르면 드래곤 에게 물린
이는 열흘 안에 몸 이 썩어 들어간다 .
니......그것을 고칠 방도 역시 하나
뿐이 겠죠 .”
팔아 먹는 제가 먹든 ,이제 곧 숨겨
162_266
둔 심장 을 찾아 나설 것이다 .
그러한 이유로 아버지 의 권유 에도
불구 하고 클로에 를 일부러 뒤쫓 지
않았다.
...... 어차피기다리면 알아서 나타
날 테니 .
괜히 먼저 잡아 버렸다 심장 을 두고
거래 를 하려 든다 거나 입을 다물고
죽어 버리면 곤란 했다 .
누구 좋으 라고 .
그 여자 때문에 사라진 발록 의 심
장 을 생각 해서라도 꼭 한 번 에 잡아
족 쳐야 했다 .
162_267
“ 아마 지금 까지는 제가 쫓아 올까
두려워 어딘가 숨어 있었 겠지만 이
제 는 그럴 필요 가 없겠죠. 제가 그
요란 스러운 행렬 을 이끌고 서 요양 을
떠났으 니까요 .”
...... 그럼백작께서 그리 준비 하도
록 그냥 두신 것도 .”
" 어디엔가 쥐 처럼 숨어서 내 동태
만 지켜 봤을 여자 예요 . 내가 다른
데로 떠났다 는 걸 확실히 알아야만
마음 이 놓 이겠죠.”
“ 그래도 정확히 어느 별장 에 숨겨
두 었는지 는 모르지 않습니까 .다들
위치 가 제각각 이라 하나 하나 무작정
162_268
들이 닥칠 수도 없는 노릇 이고, 그러
다 눈치 라도 채면 .......”
아론 이 갈수록 애가 탄다 는 듯 머
리 를 쓸어 넘겼다 . 그 모습 이야말로
고뇌하는 남자 주인공 이라 할 법 했지
만 그런 걸로 따지면 엄연 한 진짜
여 주인공 도 존재 하는 법 이었다 .
... 잠시만요.”
" 노 엘라?"
이번 만큼은 척척 답 을 내놓지 못하
고 머리 를 굴려 보던 아델 이 순식간
에 파고 드는 노 엘라 에게 자리 를 내
어 주었다 .
162_269
아니, 비켜 주지 않으려 해도 두 팔
을 벌려 지도 를 단번에 낚아 채는 노
엘라 의 모습 은 결연 하기 그지 없었
다.
“ ......일단여긴아니 겠군요 .”
“ 뭐라고? 너 뭐 짚 이는 게 있어 ?"
“ ...강이 없잖아요 . 강 이."
뚫어져 라 지도 를 하나 하나 살피는
노 엘라 의 얼굴 이 예사롭지 않았다 .
당최 심장 을 쫓는 건지 사람 을 쫓는
건지 는 모르겠지만 꼭 찾고 야 말겠
다는 의지 가 고요한 두 눈 을 밝혔
다.
162_270
“ ...앞에는 별빛 같은 강물 이 흐
르고 상수리 나무가 우거진 숲을 낀
곳 이랍니다 . 중심가 에서는 제법 먼
편 이지만 마차 로한나절 이면 도착 을
하니 별장 으로 삼기 에는 딱 좋지요 .
아버지 나 어머니 께선 죽은 에밀리 가
생각 난다고 절대 오지 않으 시니 여
기 야말로 유일한 제 공간 이에요 ."
“ 노 엘라?너 지금 뭐라 는 거야?"
얘 가 드디어 미친 건가 .
중얼 중얼 ,정말 이지 무언가 가 빙의
한 듯 줄줄 읊어 대는 노 엘라 를보다
말고 아델 이 그 어깨 를 흔들 었다 .
하지만 그사이 강인한 노동 으로 단
162_271
련된 단단한 어깨 는 그 어떤 시련 에
도 꿋꿋 했다 .
레이디 께서 훗날 수도 로 오시
게 되면 꼭 이곳 에 머 무르 셨으면 하
네요. 사실 제가 가장 아끼는 것들
도 모두 이곳 에 모아 두었 답니다 . 물
론 그건 노 엘라 님 의 것도 되겠네
요. ”
“ ......너,너설마!""
“ 왜냐면 우린 둘도 없는 친구 니까
요. ”
그 썅년 .
화 르륵 ,노 엘라 의 불타는 눈동자 와
162_272
함께 한 맺힌 읊조림 도 끝 이 났다 .
비록 클로에 에게서 직접 듣지 는 못
했지만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을 거
라는 데 세르지오 가의 전 재산 을
걸 수도 있었다 .
“ ...노엘라, 너 정말 ..........”
“ 저 역시 세르지오 가의 일원 이니
까요. ”
나도 살길 은 찾아 야지 않겠 어요 .
이 정도 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아델 의 손 을 걷어 내는 몸짓 이 대수
롭지 않았다 .노 엘라 의 바짝 깎인
손톱 이 지도 속 또 하나 의 별장 을
그어 나갔다 .
162_273
“ 그러니 여기도 아니 겠네요 .”
“ 우웃 .......”
어둠 속에 선 클로에 가 이를 악물
고 팔 에 붕대 를 동여 맸다 .
하지만 하얀 새 붕대 를 매기 가 무
섭게 거무 죽죽 한 피 가 배어 나오는
바람 에 절로 신음 이 솟구쳤다 .
" 괘 ,괜찮으 십니까 ! ”
“ 그걸 말이라고 물어 !”
162_274
그녀 가 겁을 집어 먹은 피렐 을 한쪽
으로 밀 쳤다 .
이 꼴 을 보고 도 모르나 !
눈알 을 후벼 내고 싶었지만 그나마
이런 인간 이라도 있어야 운신 이 가
능했다.
“ 송구하지만 이제 더 데려 올의원
도 없습니다 .수도 라면 모를까 ,밤 에
만 몰래 진료 를 보는 이들 만 찾다
보니... 자꾸 사람 을 데려 와봤자
의심 만 살 겁니다 .”
“ 으윽.”
" 아무래도 이대로는 못 쓸 것 같은
162_275
데. ”
하루 가 다르게 검게 변해가는 상처
를 보며 피렐 이혀 를 찼다. 이것은
아무리 보아도 일반적인 상처 가 아
니 었다.
정말 저주 라도 걸린 게 아닐
까.
피렐 은 차마 꺼내지 못하는 말 을
꿀꺽 삼키며 그녀 를 피해 섰다.
설마 제게 옮을까 봐 저러 는지 얕
은 생각 이빤히 보이는 지라 클로에
는 눈 을 부릅 떴다 .
“ 도망갈 생각 은 안 하는 게 좋을
162_276
거야. 그랬다 간 네가 창고 를 뒤져
도망 가려 했다는 것도 전부 아버님
께 고해 바칠 테니 .”
" 아 ,아가씨,그럼요 .제가 어찌 도
망갈 생각 을 하겠습니까 .”
재수 옴 붙었 구나 .
이러지도 저러지 도 못 하는 피렐 이
그녀 몰래 오만상 을 썼다 .
공작가 가 폭삭 망할 기미 라 더 늦
기 전에 부랴 부랴 올라와 몰래 퇴직
금 이라도 챙기 려 했건만 ,하필 이면
창고 안에 숨어 있던 그녀 와 떡 마
주 치고 말았다 .
162_277
「 말 한 마디 없이 어딜 갔나 했
더니, 쥐새끼 처럼 잘도 파고 드는 구
나. 」
「 허억! 아가씨!」
언제 부터 거기 있었 는지 는 모르겠
지만 제가 알던 화사 하고 우아한 모
습 은 찾아볼 수 없었다 .
피 가 뚝뚝 흐르는 팔 을 움켜 잡은
클로에 는 제대로 독기 가 올라 있었
다.
162_278
「 조용히 해. 지금 부터 걸리면 나
하나만 죽는 게 아닐 테니까 .」
하지만 그래 봤자 빈털터리 에 쫓기
는 신세 였다 .
정확히 누구 에게 어떤 연유 로 쫓긴
다는 말 은 없었지만 ,천하 의 위세 를
부리 던 공녀 가 낮에는 고개 도 못 내
미는 것을 보면 또 무언가 단단히
사고 를 친 모양 이었다.
“ ...아가씨, 팔 을 빨리 어찌 하지
않으면 자칫 잘라 내야 할 수도
..... ”
162_279
“ 닥쳐!잘라내 긴 누가 !”
캄캄한 어둠 속 초록빛 안광 이야 말
로 섬뜩 하기 짝 이 없었다 .다시 만
난 첫날 만 해도 저 정도 는 아니 었는
데 하루 가 다르게 그 정도 가심해지
고 있었다 .
“ 얼른 하던 이야기 나 계속 해 ! 진
짜 그 여자 가 떠난 거 맞아 ?"
" 아 ......네.알아보니 세르지오 가
에서 어젯밤 에 출발 했답니다 . 어찌
나 성대 한지 어지간한 혼인 행렬 처
럼 떠났다 더군요 .”
“ 천박하긴 !”
162_280
고통 속에서도 그녀 의 비웃음 은 어
딜 가지 않았다 .클로에 의 비틀린
웃음 에 놀란 피렐 이 흠칫 눈을 피하
며 주절 주절 이야기 를계속 했다 .
“ 어쨌든 남부 에서 떠나는 걸 본 이
가 한둘 도아니고 확실 하답니다 . 백
작 이 용병단 까지 사서 붙였다 니 호
위도 철저 할 겁니다 .”
“ 별장 이어디 랬지 ?”
“ 레녹스 지방 이요. 여기서 멀어도
한참 멀지 요 .”
“ ......드디어.”
처음 으로 웃음 짓는 클로에 의 숨 이
162_281
격 해졌다. 그 여자 가충격 으로 앓아
누웠다 는 소문 은 아무래도 정말 인
듯 했다 .
제발 이대로 죽어 버렸으면 .
제 손 으로 직접 그 목 을 조르지
못하는 것이 한이 될 정도 다.하지
만 그 목을 조르 려면 일단은 팔부터
멀쩡 해지는 것이 우선 이다.
“ 황태자 가 황궁 에간 것도 확실 하
고? ”
“ 그럼요. 알게 모르게 소문 이자자
합니다. 황제 폐하 께서 붙들어 놓으
셨다고 는 하는데 어쨌든 아직 황궁
안에 있다는 것은 분명 합니다 .”
162_282
“ 좋아.”
회심 의 미소 를지은 클로에 가 코트
안쪽 에서 작은 주머니 를 꺼내 던졌
다. 챙그랑 , 바닥 을 울리는 금속성
소리 에 피렐 이눈 을 번쩍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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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61
161_234
산 피델리오 어귀 에 도착한 아론 은
입가 를 가린 복면 을 벗었다 . 한참 이
나 휘두르던 검 이 허리춤 에서 흔들
렸다.
「 황자님께서는 케이 든 이 저 를 데
려갈 수 있도록 적당히 소동 을 일으
켜 주세요 .」
「 소 ,소동 이라뇨 . 어떻게 그런
걸 ....」
161_235
「 설마 제가 그런 것까지 알려 드려
야 하나요 ?」
차린 밥상 에 밥까지 떠 먹여 드려야
되나.
지금 생각해 도 형수님 의 차디 찬 눈
빛 에 제법 내상 을 입었다 .
고귀한 황가 의 혈통 으로 누군가 에
게 모습 을 드러내고 추앙 받는 것에
익숙 하던 아론 에겐 이런 복면 으로
얼굴 을 덮어 쓰는 것 자체 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
161_236
그럼에도 이것을 참는 이유 라면 역
시나 두 가지 였다 . 첫째 는 형수님 의
배 속에 있는 고귀한 황가 의후계자
때문 이고 둘째 는 ..........
“ 제 시간에 도착 하셨군요 ,황자 님."
“ 아 ......오셨습니까.”
아론 은 산 피델리오 에서 나오는 아
델 에게 목례 를 했다 . 그리고 다음
순간, 고개 를 들었을 때에는 그 뒤
에 있는 청순 가련한 미녀 에게 온통
마음 을 빼앗겼다 .
“ 도 ,동생분 께서도 함께 오 셨군요 .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반갑 습니
다. ”
161_237
“ ......에네스신의뜻 이겠지요.”
" 흐흠.”
노 엘라 의 차분한 음성 에 아론 은 괜
히 회색 빛 머리칼 을 쓸어 넘겼다 .
오랜만에 보아도 여전히 아리따운
그녀 에게 몇 마디 를 더 건네 보고 싶
었지만 형수님 을 의식 해 겨우 체면
을 차렸다 .
특히나 사돈 이자 버르장머리 없기
로는 비할 데 없는 케이 든의 눈초리
가 거의 경멸 에 가까운 것도 체면 을
차리는 데 한몫 했다 .
“ 아 ,일단레베카 님 일행 은 다시
161_238
잘 출발 했습니다 .”
“ 황자님께서 잘 해주신 모양 이지
요. ”
“ 그 ,그정도 야 아무것도 아닙니
다. ”
뜻하지 않은 아델 의칭찬 에 아론 의
뺨 이 간질 거렸다.
따지고 보면 별말도 아닌데 ,이상
하게 이들 자매 에게는 마음 을 들뜨
게 하는 힘 이 있었다 . 아론 은 그제
야 제 형 이 왜 형수님 의 마음 에 그
토록 들고 자 필사적 인지 살짝 이나마
이해 를 할 수 있었다 .
161_239
“ 어쨌든 별 사고 없이 마차 가 별장
에 도착할 테니 다행 이군요 .”
“ 네 ,그러긴 할 텐데 ......꼭이럴
필요 가 있나 싶긴 합니다 .백작 의
눈 을 피해야 한다고 는 하지만 처음
부터 일 이너무 커지는 건 아닌지 .”
“ 겨우 아버지 의 눈을 피하는 것이
전부 라고 생각 하세요 ?”
" 네 ?그럼 다른 이유 가 있다는 말
씀 이신지 .”
영 이해 가 안 가는 아론 이 미간 을
좁 히자 아델 은어깨 를 으쓱 했다 .
그것을 신호 로 케이 든 이 품 안에서
161_240
둘둘 만 종이 를꺼내 펼쳤다 .
달빛 으로 는 구분 을 하기 힘들어 눈
살 을 찌푸 리자 이내 케이 든 이 허리
춤 의 마검 을꺼내 들었다 .
스 르릉 .
검 에서 뿜어 나오는 붉은 색 빛 이
살아 있는 듯 꿈틀 거렸다 . 가까이
가기 만 해도 타 들어갈 것 같은 마검
으로 종이 를 다 비추어 보다 니 ,오
늘 처럼 듣도 보도 못 한 경험 은 또
처음 이었다 .
하지만 이 자리 에서 인상 을 쓰는
건 오로지 혼자 라는 사실 에 뒤늦게
머쓱 해졌고 , 그제야 아론 은 종이 위
161_241
로 시선 을 기울 였다 .
“ 아 ,이건 .......”
“ 제국의 지도 이니 아마 황궁 곳곳
에도 걸려 있을 테 지요 .”
아델 이 새삼 스럽지 않은 얼굴 로 지
도 를 쓱 훑어 보았다 .이미 머릿속 으
로는 외우고 도 남았지 만 아직은 확
실히 해둘 것이 남아 있었다 .
“ 이것을 왜 ......황궁으로 가는 길
이라면 제가 가장 잘 알고 있 습니
다. ”
“ 그 길이 라면 저도 잘 알고 있답니
다. 제 남편 이 태어난 곳 을 몰라서
161_242
야 되 겠어요 .”
“ 그런데 어찌 하시어 굳이 지금 지
도 를 보시는 건지 .......”
“ 확인할 것이 있어서요 .”
턱 을 쓸어 올린 아델 이곰곰이 생
각 하듯 실눈 을 떴다 .군데 군데 수도
근방 에 쳐 놓은 동그라미 를 보며 중
얼거리 는 그 모습 에 아론 만 더욱 안
달 이 났다 .
“ 형님을 만나러 가시는 것 아닙니
까. 폐하와 무슨 일 이 있기 전에 어
서 출발 하시는 것이 어떻 겠습니까 .
형님 성미 에 제대로 하시고 자 들면
돌이킬 수가 없을 겁니다 .
161_243
“ 제 성미 역시 마찬가지 랍니다 . 그
러니 더욱 신중 해야 지요 .”
“ .......”
“ 황자님께서는 단순히 제가 간다고
해서 폐하 께서 였다 하고 제 남편 을
돌려 주실 거라 생각 하시나요 ?”
설마, 그렇게 까지 순진 하실 리가 .
아델 의 빤한 시선 에 아론 이 할 말
을 잃고 낯빛 을 붉혔다 .
그 모습 이 마음 에 들지 않은 케이
든 이 으르렁 대며 마검 을 아론 쪽으
로 기울이자 아델 이 그러지 말라며
케이 든 의 손등 을 쳤다 .
161_244
“ 제국의 지존 이십니다 . 황태자 인
아들 마저 꽉 잡고 놓아 주시지 않는
분이 제 의견 에 귀를 기울여 주실 리
없겠지요. 심지어 수도 에는 저희 가
문의 이야기 가 흘러 들지 않게 조심
해왔 으니 제 존재감 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
CG 그럼 어찌 하자는 말씀 이신
지. ”
“ 저는상인 이랍니다 . 공정한 거래
를 하려면 제 남편 과 바꿀 만한 것
을 들고 가야 도리 겠지요 .”
아델 이 지도 위로 손가락 을 둥글게
굴리며 이곳 저곳 을 짚어 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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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냥 본다고 알 리가 있나 .
기껏 알 만한 것이 라곤 하나 같이
수도 근교 의 별장 들이 모인 지역 이
라는 것이 전부 였다 .
아론 은 결국 답답함 을 감추지 못하
고 그녀 를 말려 보기 로했다 .
“ 세상에 형님 과 바꿀 만한 것이 어
찌 존재 하겠습니까 . 세르지오 가문
이 대단하다 는 것은 알지만 황궁 에
도 온갖 귀물 은 넘쳐 납니다 . 어지간
한 보물 로는 폐하 께서도 눈 도 깜짝
않으실 겁니다 .”
드래곤 의 심장 앞에서 도요 ?”
161_246
“ ......혀,형수님.”
깊은 숲 속에 잠시 정적 이 감 돌았
다.
어찌 그런 농담 을 하십니까 .
그 말 을 꺼내야 하는데 입 이 남의
것처럼 쉽사리 떨어 지질 않았다 .
아니, 이번에도 놀라 는 이는 오로
지 저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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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의 양쪽 에 선 두 동생 들은 그
저 일상 인 양, 뚱 하니 놀라 는 시늉
조차 없다 .
세 쌍 의 무심 하기 짝 이 없는 눈동
자 들이 일제히 저 를 향하자 아론 은
따가운 목덜미 를 쓸 었다.
그래. 정신 을 차려야 한다 .자고로
황족 으로서 교육 을 받았다 면 이런
압박감 속에서도 중심 을 잡아야 만
했다.
" 드래곤의 심장 이라니요 . 아시다 시
피 그것은 이미 .......”
" 네 .제게로 왔 지요.”
161_248
" 다시 알로 돌아 갔으니 다음엔 언
제 깨어날 지 모릅니다 .수십 년, 아
니, 수백 년 후 가 될지도 모르는데 .”
“ 우리 발록 이 언제 깨어나 는 다시
는 누구 에게도 심장 을 주지 않을 겁
니다. 그것이 설령 저는 제 남편 이
든, 그럴 수 는 없지요 .”
“ ......형수님.”
아델 이 절대로 허용 할 수 없다는
단호한 눈빛 으로 응시 하자 아론 의
입 이 말라 들었다 . 자신 이 무슨 대단
한 잘못 이라도 저지른 듯한 기세 였
지만 이 일은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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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 은알겠지만 드래곤 은 한 시대
에 한 마리 도 드물 겁니다 .지금 으
로선 백작가 에 있는 레드 드래곤 이
전부 라 봐야지 않겠 습니까 .”
“ 살아 있는 개체 중엔 그렇 겠지
요. ”
" 네 ?그럼 .......”
“ 누가 살아 있는 드래곤 등에 타고
황궁 까지 날아가 겠다 던가요 .어차피
폐하 가 원하시는 것은 드래곤 이 아
니라 그것 의 심장 일 테니까요 .”
“ 그야 그렇지만 ......대체드래곤 의
심장 을 어디서 구한다 는 말씀 이신
지. ”
161_250
아론 이 답답함 을 억눌러 가며 몸 을
당겨 앉았다 .말이 간단 하지 드래곤
의 심장 이야말로 살아 있는 개체 이
상 으로 귀중 했다 .
오죽 하면 제국 의 황제 가수십 년간
그토록 애 를 썼는데 도 구경 조차 못
하지 않았던가 .
“ 차라리 살아 있다면 심장 을 얻을
가능성 이라도 있겠지만 드래곤 의 심
장 이라니요 .자그마치 죽은 이도 살
린다 는 강력한 마력 이 담긴 것입니
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 목숨 을 바
친 이가 한둘 이아닌데 ,설령 존재
한다 해도 남아 있을 리가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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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자님께서는 드래곤 의 심장 에 대
해 상당히 자세히 알고 계시는 군
요. ”
“ 그야 폐하 께서 전국 방방곡곡 에
드래곤 을 찾으러 사람 을 보내셨 으
4 .......”
“ 그럼 그것이 어찌 생겼는지 도 설
명 하실 수 있나요 ?”
“ ......4?”
" 드래곤 이나 그 심장 을 본다 해서
첫눈 에 알아 보실 수 있냐 는 말 입니
다. ”
“ 그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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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이 쉽사리 대답 을 하지 못하자
아델 은 그럴 줄 알��다 는 얼굴 로 쓰
고 있던 로브 를 벗어 냈다. 달빛 을
그대로 받은 그녀 의 붉은 눈동자 가
보다 선명 해졌다 .
“ 물론 모르시 겠지요 . 보통 의 이들
이 각성 하기 전의 드래곤 따위 가 어
찌 생겼는지 알 게 뭐랍니까 .”
" 그거야 워낙 에 희귀 한 것이니
“ 그럼에도 한눈 에 알아 본 자가 있
었답니다. ”
...... ”
161_253
“ 온갖 귀물 은 모두 접해 온 저 조차
도 몰랐던 것을 ,오직 그 사람 하나
만 첫눈 에 알아 보았 지요 .”
아델 의 음성 이갈수록 차게 내리 깔
렸다. 이제는 케이 든 과 노 엘라 조차
도 아델 의 한 마디 한 마디 에 집중
했다.
“ 언니, 혹시 .......”
“ 클로에 오렌 .”
" .......”
아델 이 벌써 부터 그 이름 에 반응 해
움찔 하는 노 엘라 의 손 을 잡아 내렸
다. 하지만 아델 의 손길 이라 해서
161_254
분노 가 가라 앉은 것은 아니었다 .
“ 그 여자야말로 겨우 발록 의조각
상 하나 에도 그 존재 를 대번에 알아
차 렸지. 실제로 온실 에서도 발록 을
보자 마자 그 존재 를 알아 보았 단 말
이다. ”
그 순간 을 되짚는 아델 의 눈 이 갈
수록 형형 해졌다 .이제는 굳이 지도
를 비추어 볼 마검 의 빛 이 필요 없
을 정도 였다 .
“ 그 여자가 내 남편 에게 제안 을 한
적도 있었다 지 .본인 과 거래 를 하자
고. ”
161_255
“ 혀 ,형수님 . 그건 거짓말 일 겁니
다. 제가 이런 말을 하기 는 그렇지
만 그 여자 라면 그러고도 남을 겁니
다. ”
“ 황자님께서는 그걸 알면서 그리
가까이 두셨 던가요 ?”
66 면목 이 없습니다 .”
“ 뭐어쨌든 , 오히려 그래서 더 믿
음 이 가지 않나요 .”
아델 은 풀 죽을 것 없다며 아론 을
격려 했다 .
어차피 주인공 이야 멍청 하든 말든
알아서 살아 남기 마련 이다 .제게 중
161_256
요한 건 누구도 관심 을 주지 않는
조연 중의 조연 인 제 남편 뿐이었다 .
“ 클로에 가 아무리 간이 크다 지만
감히 그분 을 속이기 는 힘들었 겠지
요. 그것도 저주 에 걸린 황태자 라는
소문 까지 자자한 분 인데 ,목숨 이 어
찌 될 줄 알고 허튼 수를 썼을 까
요. ”
... 그래도영애 가 진짜 그것을
가지고 있을지 는 미지수 아닙니까 .
황제 조차 찾지 못한 물건 을 일개 공
녀 가 어찌 구한 단 말인지 .”
“ 일개공녀 가 아니 지요 .수년간 수
도 에서 가장 큰 상단 의 대리인 이었
161_257
답니다. ”
" ......."
“ 거기다 마침 공작 의 딸 이 죽을 병
에 걸렸 었다 지요 .”
마치 그 사정 을 들여다 보는 양 ,아
델 은 의미심장 하게 목소리 를 낮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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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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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_209
먼저 말 에 탄 케이 든 이 손을 내밀
자 아델 이훌쩍 말 위로 올랐다 . 경
악한 레베카 가 기어이 그녀 의 로브
자락 을 붙 들었다 .
“ 안 됩니다 !대체 어딜 가시 려고
그러 십니까 ! 제가 여기 있는 것도
모두 다 아그네스 님 의 아기 를 위해
서 인데 !”
“ 네 ,모두 제 아이 를 위해서 지요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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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와제 아이 에게 진정한 구원 은
이 순간 에 꼭 필요한 사람 과 함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께서 바쁘
신 듯 하니 제가 직접 찾아가 구원 을
받을 수밖에 요 .”
가만히 앉아 신의 구원 을 기다리기
엔 그리 순순히 살아 오지 못했다 .
아델 의 비장 한 얼굴 을 보고 맥 이
풀려 버린 레베카 가 부랴 부랴 고개 를
저 었다.
“ 아 ,안됩니다 . 정 그러면 같이
가시 지요 . 백작 께도 약속 을 드렸지
만 제게 는 신력 이 있으니 분명히 쓸
모가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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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요 . 바로 그래서 안 된답 니
다. "
“ 네 ?그게 무슨 .......”
“ 성스러운 신력 으로 누구든 고쳐 주
고 마실 거 잖아요 . 사실 저희 같은
사탄 들 에겐 보다 비열 하고 인정 사정
없는 인물 이 더욱 어울리 겠지요 .”
“ 아니, 지금 무슨 말 을 하시는 건
지.......”
“ 당연히 고귀한 신녀 님 께서는 이
아이 를 위해 최대한 숨어 지내시 면
된다는 말이지요 .”
레베카 의 손 을 떨쳐 낸 아델 이 싱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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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운 미소 를 지으며 말등 위에 완전
히 자리 를 잡았다 .
뒤에서 그녀 를 단단히 부축 한 케이
든 이 말고삐 를 부여 잡자 아델 이 비
장한 얼굴 로 자신 의 배를 감쌌다 .
“ ......가자,네아빠 찾으러 .”
철야 기도 를 하는 산 피델리오 의
신녀 들의 이마 에 송골 송골 땀 이 맺
혔다.
벌써 몇 시간 째인지 .
160_213
자발적 으로 하는 것 인 만큼 스스로
를 시험 하는 의미 가 더 컸다 .
벌써 중간 중간 자리 가 빈 가운데
몇몇 이 더 일어나 조용히 숙소 로 돌
아 갔다.
“ 무리하실 것 없습니다 .에네스 신
께서는 고행 을 원하지 않으 시니 언
제 라도 돌아가 쉬십시오 .”
“ .......”
타이르는 대신 녀 의 말 에 몇 명이
더 돌아갔다 .
결국 하나 둘씩 빠진 자리 에 마지막
까지 남은 이는 정식 신녀 가아닌
160_214
가장 구석 외진 자리 에서 무릎 을 꿇
고 있던 봉사자 였다 .
“ 율리아나 님 .”
“ ........99
" 이런,정말 기도 에심취 하신 모양
이군요. 눈 을 떠 보십시오 .”
비록 일개 봉사자 라지만 기도 를 하
는 자세 나 숭고함 은 그 누구도 따를
수가 없었다 .
자리 에도 앉지 않고 기어이 바닥 에
무릎 을 꿇고 있던 노엘 라는 대신 녀
가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서야 서서히
눈꺼풀 을 들어 올렸다 .
160_215
“ ......송구합니다,대신 녀님 .시간 이
이렇게나 된 줄도 모르고 .”
“ 오호,에네스 신의 말씀 에진실로
감명 을 받으 셨나 보군요 .”
대신 녀 가 그녀 의 앞에 놓인 기도서
를 보며 흐뭇한 미소 를 지었다 .
레베카 신녀 가백작가 로 내려간 후
기껏 잡은 기강 이 흐트러 지지 않을
까 우려 했던 것과 달리 지금 산 피
델리오 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 늦게
잠드는 이가 바로 여기 있는 노엘
라, 아니,율리아나 였다 .
기도, 오직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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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을 뜨고 감는 모든 순간 마다 그
녀 는 고행 을 자처 했다 .
마치 그래야만 하루 를 견딜 수 있
는 사람 처럼 감자 를 깎고 설거지 를
하면서도 입술 로 는 늘 기도문 을 되
뇌 었다 . 오죽하면 저 정도 면 없던
신력 이 다 생기지 않겠 냐며 그녀 에
게 경의 를 표하는 사제 들까지 있었
다.
“ ... .
마침 천사 같은 외모 까지.
보이는 것으로 판단 을 해서는 안
된다 지만 살아 있는 기도 상이라 해
도 믿을 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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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녀 의 칭찬 에 살짝 얼굴 을 붉힌
노 엘라가 조용히 성호 를 그었다 .
“ 특별히 마음 에와 닿은 구절 이 있
는 모양 이시지요 , 율리아나 님 .”
“ 아 ,아닙니다 .”
" 어떤 구절 이 그리 마음 에드셨는
지 허심탄회 하게 말씀 을 해보 십시
오. 제축복 이분명 도움 이될 겁니
다. ”
노 엘라 의 이마 에 닿은 대신 녀의 손
끝에 황금빛 구 가 맺혔다 .거기 에
감응 한 듯 두 손을 맞잡은 노 엘라 가
고요히 입을 열었다 .
160_218
“ 신들의 전투 1장 4절 , 네 치욕 과
원수 를 갚기 위한 고난 은 기쁨 을 줄
뿐이니, 육체 의 고통 이여, 소멸 하거
라. ”
“ 바로 이 말씀 이 뼛속 깊이 닿았 습
니다, 대신 녀님.”
기도실 앞 신상 쪽으로 두 손 을
내미는 그녀 의 눈 에는 더 높은 곳 을
향한 갈망 이 뚜렷 했다 .따로 족보 를
캐 보지 않아도 누구 의 동생 인지 한
눈 에 알아볼 법한 모습 이었다 .
... ’
.....
160_219
대체 난 무엇 을 바라고 물어 봤던
가.
차마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는 대
신녀 가 빈 입맛 을 다 셨지만 이미 손
끝에 맺힌 축복 은 노엘라 의 이마 에
서부터 은은히 빛나 그녀 의 목 에 걸
린 봉사자 의 표식 안으로 사라 졌다.
명색 이 대신 녀 의 체면 에 줬던 축복
을 뺏을 수도 없는 일 이었다 .
그리고 무엇 보다도 ,노 엘라 가이곳
에 잘 적응 하고 있다는 것만 은 사실
이었다.
“ 어쨌든 오늘 하루 도 수고 가많았
군요, 율리아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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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태양 의 빛을 땅에 내려 주
시 는 에네스 신의 은혜 덕분 입니
다. "
나긋 나긋한 말 조차 청산 유수.
흠 을 잡을 생각 도 없었지만 이 정
도면 어느 신녀 의 신앙심 에 비해 도
못지 않았다 .비록 그 근원 이 조금은
다른 것 같기 는 했지만 대신 녀인 자
신이 고작 그런 것으로 사람 의 진심
을 가릴 수 는 없었다 .
대신 녀 는 격려 하듯 노 엘라 의 어깨
에 손 을 얹었다.
160_221
“ 오늘은 달 이 참 밝 군요 . 짐작 해보
건대 율리아나 님 의 앞길 에도 조만
간 기다리던 빛 이 비치지 않을까 싶
습니다. ”
“ 아 ....”
“ 이만 들어가 쉬시 지요 .”
대신 녀 의 말이 라면 지나가는 한 마
디도 놓칠 수가 없었다 . 예언 에 가
까운 그녀 의 인자한 음성 에 노 엘라
는 이미 눈물 까지 글썽 였다 .
“ 아아,위대 하신 신의 은혜 에 탄복
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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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버 하는 경향 이 있기 는 했지만
푸른 눈 에 글썽 이는 눈물 의 진실됨
만큼은 의심 할 수가 없었다 .
간곡히, 또한 간절히 바라는 그녀
의 기도 에 대신 녀가 응답 하듯 인자
하게 웃었다 .
기도실 을 나서는 걸음 걸이 까지 어
찌나 우아한 지 앞에서 대신 녀를 기
다리 던 주임 신녀 조차 멍하니 눈 을
떼지 못했다 .
“ ......대신녀님,이런말씀 은 좀 그
렇지 만 어째 저분 의 적응력 은 언니
인 아그네스 님 보다 더하신 것 같기
도 합니다 .”
160_223
" 흐음,어떤 면에서 말입니까 ?"
주임 신녀 가 조심 스레 입을 떼자
대신 녀 는 회한 어린 눈가 를 접었다 .
세속 을 초월한 듯한 그녀 의 모습 이
야말로 자애 의 상징 이라 할 법 했다 .
“ 글쎄요. 아그네스 님 이야 활발 하
고 생기 가 넘치 셨 거니와 워낙 목표
자체 가 뚜렷 하셔서 .”
“ 목표가 뚜렷한 것으로 치면 어디
율리아나 님 만 하겠습니까 .”
" 네 ?하지만 사람들 과 교류 도 없는
데다 워낙 에 조용 하셔서 속내 를 모
르 겠습니다 . 혹여 대신 녀님 께서 축
복 을 그리 자주 내려 주시는 것이 문
160_224
제가 될까 걱정 스러운 마음 에 .......”
주임 신녀 가 은근 슬쩍 마음 에 담아
둔 우려 를 드러냈다 .말이 대신 녀 의
축복 이지 한 번의 축복 에도 목숨 을
걸 만한 가치 가있었다 .
구원 의 신녀 인 레베카 의 치료 능력
이 외상 을 고친 다면 대신 녀의 축복
은 거기 에 더해 인간 의 내면 까지 파
고 들었다 .
“ 주임 신녀 님 ,우리 의 사명 이 무엇
입니까. ”
" 아 ...그야 당연히 에네스 신의
말씀 을 널리 전하고 한 명 이라도 더
교화 를 시키는 것이지요 .”
160_225
“ 바로그것 입니다 . 구원 의 서 3장
10 절 ,열명의 선한 이가 신을 믿는
것 보다 한 마리 의 사탄 이참회 하는
것이 야말로 사명 이라고 하지 않았 습
니까. ”
그리고 짐작 컨대 , 이 정도 면 열 명
이 아니었다 . 느껴지는 기운 에 비하
면 가히 제국 을 구한다 해도 과언 이
아니다.
달리 교화 의 개미 지옥 이라 불 리겠
는가.
대신 녀 의 예언 과 같은 말 에 주임
신녀 가 무릎 을 굽혔다 .
160_226
“ 아아,대신 녀 님.제 생각 이짧았 습
니다. ”
" 뭘요.부디 제 미약 한 힘으로 앞
날 을 알 수 없지만 , 제가 내린 축복
이 언젠가 는 그 가치 를발할 거라는
생각 이 드는 군요 .”
66
천천히 발길 을 돌린 대신 녀가 저기
창밖 을 좀 보라 며 주임 신녀 를 이끌
었다.
“ 정말이지 손님 을 맞이 하기 에 딱
좋은 날 아닙니까 .”
160_227
사락.
숙소 로 돌아온 노엘 라는 봉사자 의
베일 을 천천히 벗기 시작 했다.
처음 이곳 에왔을 때 화 를 이기지
못하고 마구잡이 로 내팽개 쳤던 것에
비하면 세상에 둘도 없는 성물 을 모
시듯 조심 스러운 몸가짐 이었다 .
물론 이렇게 되기 까지는 수 없는 구
속구 의 시간 이함께 했지만 지금 생
각 하면 그저 일개 고난 이자 추억 일
뿐이었다.
160_228
. '
" .......99
윗옷 을 벗은 그녀 가 목 에 걸린 목
걸이 를 빼려다 말고 두 손 으로 감싸
듯 잡았다 . 역시나 조심 스러운 손짓
이었지만 이번엔 표정 부터 가 경건 했
다.
중얼 중얼 , 뭐라 기도 를 하는지 는
모르겠지만 미처 다 끝내지 못했던
기도실 의 미련 이 가득 했다.
...... 신 이시여.
오직 한 마디 알아들을 수 있는
부름 이 아리따운 입가 에서 흩어 졌
다.
160_229
참고 또 참고 , 그렇게 견뎌내 며 오
직 수련 에만 매진 했다.
그 덕 에 멀리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 조차 놓치지 않을 만큼 정신력
과 청력 이맑아 졌다 .
" 아 .......”
기도 에 매진 하던 노엘라 의 입술 이
멈추었다. 부엌 에 딸린 작은 곁방 을
따라 자박 자박 발걸음 소리 가 더욱
가까워 졌다 .
누구 세요 .
비명 이라도 지를 법했지만 노 엘라
는 침착 하게 벗어 둔 외투 를 집어 들
160_230
뿐이었다.
“ .......”
삐걱, 문 이 열리는 소리 에도 눈썹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
어째서 단단히 잠 가둔 문 이열렸는
지에 대한 의문 조차 없었다 .
계단 만 있었다면 그대로 하늘 에 도
달할 것 같은 사뿐 한 걸음 걸이 로 소
리가 나는 곳 으로 향했다 .
· 노 엘라,오래간만 이네 .”
“ 언니.”
드디어 신 께서 응답 하셨군요 .
160_231
노 엘라 가 벅찬 마음 으로 성호 를 긋
자 그녀 를 빤히 지켜 보던 아델 역시
습관 처럼 한 손 을 들었다 .
멋대로 문짝 을 떼어 버린 케이 든 만
이 인상 을 썼지 만 이미 두 누나 들의
시선 은 서로 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
" 준비가 된 모양 이네.”
“ 언제든지요 .”
두 자매 의 눈빛 이 처음 으로 동질감
속에 하나로 녹아 들었다 .
피식, 먼저 웃음 을 터트린 아델 이
간략한 턱짓 으로 노 엘라 를 이끌었
다.
260_232
“ . ......그럼이젠 약속 을 지킬 시간
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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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spoonentering · 3 years
Text
159
159_183
하얀 베일 을 쓴 아델 이 배 위에
손 을 얹자 적어도 그 모습 만은 숭고
하기 그지 없었다 .
사탄 주제 에 안 어울리게 왜 저런
담.
뭐라 말 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
어서 레베카 는 한참 후에야 절레 절
레 고개 를 저었다 .
“ 뭐 ,이해는 안 가지만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이 꼭 한 가지 일 필요 는
159_184
없겠지요. ”
“ 그렇죠?"
아델 이 동의 하듯 웃었 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입가 엔 씁쓸함 이 남아
있었다.
“ 그러니 그런 부모 라도 계셨다 .
면 ...그분도 조금은 덜 외로우 셨
을 텐데요 .”
“ 아그네스 님?"
“ 아니에요 . 이제 곧 숲길 로 접어 들
겠군요. ”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 를 튼 아델
이 그대로 마차 밖 을 내다 보았다 .
159_185
없겠지요. ”
“ 그렇죠?"
아델 이 동의 하듯 웃었 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입가 엔 씁쓸함 이 남아
있었다.
“ 그러니 그런 부모 라도 계셨다 .
면 ...그분도 조금은 덜 외로우 셨
을 텐데요 .”
“ 아그네스 님?"
“ 아니에요 . 이제 곧 숲길 로 접어 들
겠군요. ”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 를 튼 아델
이 그대로 마차 밖 을 내다 보았다 .
159_186
레베카 의 손 을 맞잡았다 .
말 그대로 '딸과 여행 보내기 딱
좋은 프리 패스 상’ 아닌가 .
세상에 산 피델리오 의 신녀 와 함께
요양 을 가겠다 는데 거절 할 부모 도
드물었다.
“ 레베카 신녀 님 께서 안 계 셨으면
저 역시 엄두 도 못 냈을 거예요 .정
말이지 위대 하신 신의 섭리 를 이렇
게 느끼게 될 줄이야.”
“ ........”
수상 하다 .그것도 매우 .
경험상 이 여자 가 성호 를 긋 거나
159_187
급격한 신앙심 을 보인다 는 것은 그
리 좋은 징조 가아니었다 .
레베카 가 바짝 경계 를 하며 요모조
모 뜯어 보자 아델 은 얼버무 리듯 얼
른 레베카 의두 손 을 맞 잡았다 .
“ 정말이에요 . 레베카 신녀 님이야 말
로 신 께서 제게 주신 선물 인걸요 ."
별빛 하나 없는 숲 속에 밤 이 칠
흑 처럼 어둡게 내려 앉았다.
제법 쌀쌀한 밤바람 이 마차 안까지
159_188
파고 드는 가운데 , 누군가 마차 의 창
문 을 두드렸다 .
백작 의 명 으로 마차 를 경호 하는 용
병단 의 대장 이었다 .
" 마님,밀란 고개 입니다 .이곳 만 넘
어 가면 곧 평지 가 나올 테니 잠시만
참아 주십시오 .”
" 음......그냥여기 에서 하루 를 묵
는 것도 괜찮 겠군요 ."
“ 네 ?하지만 여긴 고원 이라 기온 이
서늘 합니다 . 보시 다시피 산 피 델리
오 와 붙어 있는 곳 이다 보니."
그가 넓게 펼쳐진 갈림길 을 가리 키
159_189
자 아델 은 창밖 으로 고개 를 내밀어
멀리 산 피델리오 의 만년설 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곧 심드렁한 얼굴 로 고개 를
내저 었다 .
“ 그냥 이곳 에서 쉬어 가는 게 좋겠
네요. 마차 를 오래 탔 더니 멀미 가
나서 없던 병 도 생길 지경 이에요 .”
“ 하지만 백작님 께서는 ..........”
“ 네 .저를 최대한 편하게 모 셔야
한다 하셨지요 .”
아델 이 새삼 불편한 듯한 얼굴 로
손수건 을 꺼내 들자 그도 어쩔 수
159_190
없이 두 손을 들었다 .
날씨 가 좀 쌀쌀 하긴 하지만 이러다
정말 마님 께서 병 이라도 드신 다면
백작님 의 노여움 이 만만 찮을 것이
다.
“ 멈춰라! 모닥불 을 피우고 천막 을
쳐라! ”
그의 말이 떨어 지기 무섭게 사용 인
들의 움직임 이 분주 해졌다 . 남부 에
비하면 확실히 기후 가 서늘 하다 보
니 혹여 감기 라도 들까 이불 이 여기
저기 옮겨 다녔다 .
159_191
깜빡 잠 들었던 레베카 가 마차 에서
내려 천막 으로 들어서며 투덜 거렸
다.
“ 휴우,그냥 평지 까지 내려 가서 쉬
는 게 좋았을 텐데 굳이 이 산중턱
에서 왜 .”
“ 뭐 어때요. 산 피델리오 와 도 가깝
고. ”
“ 누가보면 산 피델리오 에 보물 이
라도 묻어 둔 줄 알겠습니다 .”
신녀 인 자신 보다 더욱 대신 전에 애
정 을 보이는 아델 의 말투 도 그저 못
마땅 하기 만 했다.
159_192
저러다 감기 라도 들면 어쩌 려고 저
러나.
아무리 이제는 상태 가 말짱 해졌다.
지만 보다 주의 를 해야 하는 몸 이었
다.
그러니까, 아그네스 본인 을 위해서
가 아니라 ,어떤 후환 이있을지 모
를 다른 이들을 위해서 .
" 어서들어 가세요 ,레베카 신녀 님.”
“ 하여튼 백작 께서도 유난 하십니다 .
이렇게 까지 할 필요 가 있나 싶은
데. ”
마차 안도 화려 하다 싶었지만 천막
159_193
안은 더욱 웅장 했다 . 언제 다 준비
한 건지 , 크기 만 좀 작다 뿐이지 백
작 저의 방 을 그대로 옮긴 듯 모자람
이 없었다 .
" 나 참,무슨 요양 간다 제국 전체
에 소문 을 내는 것도 아니고 ,누가
보면 아그네스 님 이 중병 에 걸린 줄
알겠습니다. ”
“ 그러게요.”
아아
...
정말
.
"
천막 앞에 두 줄로 서서 지키는
용병 들을 보며 레베카 가 고개 를 절
레 절레 흔들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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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면 여왕 의 행차 라 해도 믿
을 만했다 .
평생 을 청빈 하게 살아온 레베카 로
선 다소 부담 스럽긴 했지만 적어도
안전 하다는 것만 은 확실 했으니 더
이상 가타부타 하고 싶지 는 않았다 .
“ 어쨌든 아그네스 님 이 이렇게 라도
정신 을 차리 셔서 다행 입니다 .”
“ 정신을 차리 다니요 ?”
“ 거기있어 봤자 내내 일에만 매달
려선 다시 건강 을 해치 시고 말 겁니
다. 이제는 배 속의 아이 를 생각 하
셔야 지요 .”
159_195
" ......."
" 흠 ,그러고 보니 아그네스 님 도
어머니 는 어머니 시군요 .일 중독자
가 아이 를위해 쉬 겠다는 생각 을 다
하시고. ”
“ 말씀드렸 잖아요 . 저는 뭐든 한다
고. ”
천막 속 침상 에 걸터 앉은 아델 이
베일 을 완전히 걷어 냈다. 그리고 손
수 옷 가방 을 열어 두툼한 로브 를 꺼
내서 는 레베카 에게도 건넸다 .
“ 입으세요 . 이곳 의밤 은 추울 테니
까요. ”
159_196
" 흐흠, 저야 늘 산 피델리오 에서
지내 이 정도 는 아무렇지도 않 습니
다만. ”
" 아뇨.입으 셔야 해요 .”
" 얼른요.”
또 왜 이래 .
다소 강압적 인 말 과 는 달리 아델 의
미소 는 싱그 럽기 그지 없었다 .
사탄 의 호의 를 무시 하면 신의 뜻 에
어긋날 테지 .
차마 인간 이 될 의욕 을 꺾을 수
없었던 레베카 는 주섬 주섬 아델 이
159_197
건넨 하얀 로브 를 덮어 썼다 .
“ 어쨌든 저도 아이 를 위하는 아그
네스 님 의 그 마음 때문에 따라온
것이니 끝까지 변치 않으 셨으면 하
는 군요.”
“ 그야당연히 .......”
꺄아 악 !
바람직한 담소 를 나누는 천막 밖에
서 비명 소리 가 들려 왔다. 별안간
일어난 일 이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웅성 웅성 한 발걸
음 소리 와 함께 누군가 가불쑥 고개
를 들이 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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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님!잠시 소동 이 있는 모양 인데
이곳 에서 나 오시면 안 됩니다 !”
“ 무슨 일 이죠 ? 누군가 습격 이라도
한 건가요 ?”
“ 그건 아닌 듯하고 잠시 불길 이 번
지는 듯 해서요 .상황 을 알아 보러 선
발대 를 보냈 으니 곧 돌아올 겁니
다. ”
“ 그럼 지금 무슨 일 이 벌어 졌는지
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건가요 ?”
“ .......”
아델 이 경악 한 표정 으로 질책 을 하
자 대장 이 면목 이 없다는 듯 고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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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억 거렸다 .
이래 봬 도 남부 의 지배자 가 될 몸
이니 잘못 보인다 면 자칫 백작 에게
실수 를 하는 것보다 더욱 후환 이클
터 였다 .
“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인원 이 인
원인 만큼 마님 을 보호 하는 것이 더
욱 중요 하여 .......”
“ 지금 그런 걸 따질 때 예요 ? 여기
는 괜찮으니 얼른 사태 부터 알아 보
고 진정 시키 세요 .”
“ 그래도 마님 의 처소 를 ..........”
“ 무슨 걱정 이에요 ?산 피델리오 의
159_200
신녀 님 께서 함께 계신데 !"
아델 은 이미 자신 을 보호 하듯 제
앞 을 가로막 은 레베카 를 가리켰다 .
난 또 왜 이러고 있지 .
본능적 으로 막아 섰던 레베카 가 뒤
늦게 흠칫 했지만 지금 은 그런 걸 따
질 때가 아니었다 .
“ 가보십시오 . 여긴 제가 지킬 테니
일단 아그네스 님 의 말대로 하는 것
이 좋겠습니다 .”
“ 그럼 부탁 을..........’
저 멀리서 또 한 번 지원 을 요청
하는 고함 소리 가 들려오 자 대장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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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 부랴 천막 밖으로 향했다 .함성
이나 비명 을 듣자 하니 제법 큰 난리
가 난 모양 이었다 .
단단히 인상 을쓴 레베카 는아델 을
지키기 에 여념 이 없는 와중에 도 결
국 은 버럭 성질 을 내고 말았다 .
" 아니,그러니까 제가 평지 까지 내
려 가자 하지 않았 습니까 !"
“ 그건 곤란 해요 . 여기 가 산 피 델리
오랑 가장 가까운 지점 인걸요 ."
“ 그놈의 산 피델리오 !"
... 가서대주교 님께 이를 거예
요. ”
159_202
그리고 이것 좀.
레베카 의 팔 을 치운 아델 이사뿐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
밖에서 무슨 일 이 났는지 모르는
것 치고는 여유 롭기 그지없는 말간
얼굴 에 레베카 도 서서히 손을 내렸
다.
“ 아 ,아니,그럼 설마 ......이,이게
뭡니까! ”
“ 역시 신녀 님도 저 만큼이나 감 이
좋으시 군요 .”
아델 이 손 에 든 베일 을 레베카 의
얼굴 에 씌워 주자 그녀 의 눈 이 동그
159_203
래 졌다.
당 했구나 느낄 때는 언제나 그렇지
만 늦은 뒤 였다 .
" 아그네스 님!”
“ 쉬이.”
그것도 모자라 하얀 로브 의 후드 를
끝까지 당 기자 머리칼 과 이마 까지
완전히 가려 졌다. 이젠 언뜻 보아 선
누가 누구 인지 알아볼 수 없게 생겼
다.
“ 누가구원 의 신녀 님 아니랄까 봐
저 와 몸집 과 체격 도 비슷 하시고, 새
삼 에네스 신께 감사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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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셨습니까 ! 이게 뭐하는 겁니
까! ”
“ 뭐 하긴요. 저와 제 아이 를 구원 하
시 는 중이 지요 .”
차마 성호 까지 그을 시간 이없었던
아델 은 밖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 가
나자 천막 을 걷어 냈다 .
온통 난리 가 나 뛰쳐 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 의 그림자 가 스미 듯
들이 닥쳤다 .
“ 늦었구나 ,케이 든.”
“ ...누님.”
아델 은 씩 웃으며 자신 의 로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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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눌러 썼다 . 저를 잡으려 는 레
베카 에게 괜한 짓 말라며 쭉 뻗은
손 을 다소곳 하게 내려 주었다 .
“ 부디 신녀 님께서는 세상 의 모든
근심 과 걱정 을 잊고 제 대신 푹 쉬
시기 를 빌게요 . 여기선 감히 제게
먼저 말 을 걸 사람 은 없으니 달리
알아볼 사람 도 없을 테고 ,재클린 에
게도 일러 뒀으니 별 문제 없을 거예
요. ”
“ 재클린 님 이 그렇게 하겠다 하셨
다고요? ”
“ 그야제가 시켰 으니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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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신녀 님도 그냥 포기 하세
요.
아델 이 못 이길 싸움 은말자 며 그
녀 를 격려 하듯 작게 속삭 였다 .
“ 저는,아니, 구원 의 신녀 님께선 산
피델리오 가까이 에 온 김에 향수병
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걸로 해
둘 게요 .”
“ 그게지금 말이 된다 생각 하십니
까! ”
“ 그럼그냥 제가 싫어 대판 싸우고
떠나 셨다고 하죠 . 워낙 에 저를 안
좋아 하셨으니 누구도 의심 하지 않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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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이 그 어느 때보 다 자신 있게
장담 하며 레베카 의 짐가방을 대신
챙겼다. 이 안에 든 것들 중 제법
쓸 만한 것들이 있을지 모른다 .
“ 누님,서둘러야 해.황자 가 언제 까
지 시간 을 끌어 줄지 몰라 .”
“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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