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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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주한 너에게 또 한번 내 욕심을 내비쳐서 미안하네. 근데 그게 잘 안되네, 나는 여전히 너무 멋없고 투박하여 그저 온몸으로 너를 욕심내려고만 해 어쩌겠어, 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너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지. 자꾸 네게 물어. 전과 다르지 않게, 너의 감정이 무엇이냐고, 나는 네게서 무엇이냐고, 어쩌면 너의 마음은 내가 너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보다 훨씬 더 무거운 어떤 걸까. 나는 너보다 조금은 덜 복잡해서 희정아! 나는 네가 좋다. 나는 이걸 사랑이라 부른다! 이렇게 나에게만 쉬운 표현들로 너를 더 어렵게 만드나. 네가 먹다 남긴 갈색으로 변해버린 사과를 먹다가, 우리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사람들이려나 씁쓸해진다. 그래도 우리 계속 반복하다보면 나 욕심내지 않아도, 나는 너가 오지 않을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려나 너를 그리 두고 오고서 나는 전보다 더 많은 것들에 힘들어 했네. 너무 어려워서 많은 것들에 자주 벌벌 떨었네 내가 자주 떼를 써도, 지금처럼 웃으며 나를 밀어내어 너의 공간을 잘 지켜.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라 하여도 나는 이걸 행간처럼 읽을게 그 안에서 숨 쉬는 법을 배워볼게 가끔은 나를 봐줘 같은 질문을 매번 해도 못이기는 척 계속 대답해줘 그러곤 나를 안아주었으면 해 잘 다녀와 치료 잘 받고 건강해져서 에너지 넘치는 나를 조금 받아주었으면 해 파리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면 그땐 내가 용기내어 만나러 갈게 우리 또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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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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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omme n’est qu’un roseau, le plus faible de la nature ; mais c’est un roseau pensant. Il ne faut pas que l’univers entier s’arme pour l’écraser : une vapeur, une goutte d’eau, suffit pour le tuer. Mais, quand l’univers l’écraserait, l’homme serait encore plus noble que ce qui le tue, parce qu’il sait qu’il meurt, et l’avantage que l’univers a sur lui, l’univers n’en sait rien. Toute notre dignité consiste donc en la pensée. C’est de là qu’il faut nous relever et non de l’espace et de la durée, que nous ne saurions remplir. Travaillons donc à bien penser : voilà le principe de la morale. »
Blaise Pascal, Pensées, fragment 347
« 인간은 한 줄기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 중에서도 가장 나약한 갈대 ; 허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부수기 위해서 온 우주는 무장하지 않아도 된다 : 한 줄기 수증기, 물 한 방울도 그를 죽이는 데 충분하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부순다 해도, 인간은 자기를 죽이는 것보다 더욱 존귀할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알고, 우주가 자신보다 강하단 것을 알지만, 우주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존엄성은 그러므로 사유에 있다. 우리가 채울 수 없는 공간과 시간으로 부터가 아니라, 바로 그 사유로부터 우리를 높여야 한다. 그러므로 힘써 사유하자 : 이것이 도덕의 근본이다. »
블레즈 파스칼, <사유 (팡세)>, 34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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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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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게 쌓인 눈 사이를 검은색 기차가 가로지르네요. 그 길의 끝에서 내린 당신은 말을 더듬고 있어서 사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어요. 이내 당신은 그 두껍고 뽀얀 눈밭 위에 두손을 포개어 눕네요. 당신의 꺼져가는 숨소리 가만히 듣다가 당신 곁에 꽃다발 하나를 두고 나옵니다. 여기는 이제 고요하네요. 바보같이 울고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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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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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게 쌓인 눈 사이를 검은색 기차가 가로지르네요. 그 길의 끝에서 내린 당신은 말을 더듬고 있어서 사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어요. 이내 당신은 그 두껍고 뽀얀 눈밭 위에 두손을 포개어 눕네요. 당신의 꺼져가는 숨소리 가만히 듣다가 당신 곁에 꽃다발 하나를 두고 옵니다. 그 길의 끝자락에서 나는 이제 멀어집니다. 여기는 이제 고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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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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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요, 나는 그 사람을 만나는 시간들 동안 좋았던 날들보다 견디지 못했던 날이 훨씬 많아요. 뛰는 심장을 어찌하지 못해서 가슴 부여잡고 베갯잎을 적셨던 밤들이 얼만지. 나 도저히 못하겠어 억울했던 감정들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정말 견디다 견디다 도저히 못견디겠어서 쥐고 있는 칼로 그녀를 베어냈어요. 불 붙은 다리 나 잘라내면 너무 후련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나는 왜 지금 나는 왜 더 견디지 못했을까, 조금만 더 견뎌볼 걸 하는 후회를 하는 거죠? 앓던 이가 이제야 빠졌는데 그 구멍으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나는 눈시울이 붉어져요. 다들 이 쓸쓸함과 외로움을 어떻게 견뎌가면서 헤어지는 거죠? 나는 이리도 아쉬워서 발을 떼지 못해서 이렇게나 주춤하는데 다들 이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온 거죠? 나는 왜 이 공허함을 못이겨서 바보같이 울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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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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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늘 귀하죠. 더군다나 우리가 선택한 사람들이라면요. 그래서 제게 귀합니다.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서로에게 익숙해져 온 사람들 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 대화는 늘 즐겁구요. 날이 점점 따뜻해져가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따뜻한 추억 함께 그릴 생각에 여기서의 삶이 조금도 외롭지가 않네요. 쓸쓸하지 않네요. 앞으로도 같이 기울이는 술잔에 노래를 안주삼아 취해갑시다. 노래하고 시 읊으며 삽시다. 이 서양 땅에서 제게 구수함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겨울이 춥지 않았습니다. 다가오는 봄은 더 따뜻하게 여름은 더 뜨겁게 가을은 더 쓸쓸하게 보내봅시다.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게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지켜봐줘서 고맙구요 선물할 수 있음에 아주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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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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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장의 사진으로 남은 나의 연인이여 우리는 분명 추운 어느 겨울 날 볕 좋은 오후에 서로를 알았지요 운명적이다 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조금도 과하지 않을 우리의 첫만남에서 우리는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될 것을 알았을까요 언제 물들었는지도 모른 채 여기 저기 묻어있는 물들은 아마 빠지지 않을 것 같아요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감정이 동이 나서 그때까지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주고 싶었어요 내가 떠나게 되는 이유가 더는 사랑하지 않아서이길 바랐지 더는 사랑할 수 없음이길 바라진 않았으니까요 어찌 이리도 아쉬울 수가 있을까요 당신을 떠나는 발걸음이 어찌 이리도 떼기가 힘들 수가 있을까요 어쩌다 우리는 더이상 쓰여질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을까요 이 편지는 아마 부치지 못한 편지로 남겠지요 당신과의 추억을 담은 상자 맨 위에 마지막 페이지로 남겠지요 이 마지막 페이지가 우리를 추억하는 첫 페이지로 쓰이겠지요 푸르렀던 나의 연인이여 나는 이제 당신을 등지고 떠납니다 부족함이 많았지요 어렸고 서툴었고 덕분에 나의 모남이 많이 무뎌질 수 있었어요 고마웠습니다 정말 많이 사랑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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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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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우리는 키스를 했습니다. 물론 꿈이었지만요. 당신은 초콜릿을 꿈 속에서도 먹고 있더군요. 나는 참을 수 없어 이내 입을 맞추고 맙니다. 붉은 빛 아래, 우리의 혀를 타고 초콜릿이 오갑니다. 당신의 풀어헤친 머리. 당신의 옷을 벗기는 순간 나는 되돌리기 버튼을 누르죠. 나는 사실 구분이 잘 가지 않습니다. 이것이 꿈결이 맞는지 실제였는지. 내 혀엔 아직도 초콜릿 맛이 남아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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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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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이것이 과연 개념으로서 존재하는 것인지, 실체로서 내게 무게를 주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몇 계절을 끙끙 앓았다. 경계에 놓이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머리와 가슴이 싸우는 것을 지켜만 본다. 나의 붉은 새벽이 이제는 저물어 가니 나는 머리가 이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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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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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이것이 과연 개념으로서 존재하는 것인지, 실체로서 내게 무게를 주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몇 계절을 끙끙 앓았다. 경계에 놓이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머리와 가슴이 싸우는 것을 지켜만 본다. 나는 머리가 이기길 바란다. 그게 아니라면 기억 같은 건 없어도 좋겠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더 고요하지 않겠냐고 되뇌이며. 재고 따지지 않는 삶을 살 수만 있다면 내 가진 전부를 주고 사겠다고 빈 지 너무 오래되었음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당간당한 줄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내가 가여우니까. 나는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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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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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퍼센트와 51퍼센트. 고작 이 2퍼센트의 차이가 내 남은 날들을 꼭 좌지우지할 것만 같아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가 많지.
여기는 춥고 어두운 계절. 가끔 이 시커멓고 차디 찬 것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춘광사설이라 하던가. 그것을 더 귀히 여길줄 알라고 우리는 우리를 이리 차가운 곳으로 내모나.
우리가 배워가는 문장들이냐고는 어쩔 수 없다 라든가,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진다 따위의 무책임한 위로의 말들일까. 약아지기엔 우린 여전히 하얀 도화지를 가슴에 품고 살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인 그런 백색을.
봄이 오나? 봄은 오지. 다만 지난 밤 꿈처럼 꾸는 순간에만 선명하고 이내 아득히 멀어져가지.
쳇바퀴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발을 굴러. 뒷걸음 친 적은 없어. 멈춰있거나 다시 발을 구르거나.
다 돌고 돌아 제자리임을 안다. 어느 날에는 사랑은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낯설어하지. 너무 아프다 신음하며 말이야.
그렇게 우리는 계절이 돌고 돌듯 쳇바퀴 돌듯 반복한다. 더 잘 반복하는 법을 터득하길 바라면서.
여기는 춥고 어두운 계절. 그 속에서 낮은 숨소리로 견디는 너와 내가 있다.  고도를 기다리듯 그리 봄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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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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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는 시력도 잃고 많은 것을 망각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위기는 서서히 나를 잠식하고 견디지 못했던 게 어제 오늘의 밤이 아니었단 걸 잊고 있었다. 어쩌면 나의 핏속에 흐르는 어떤 유전의 것이 나를 나도 모르는 나로 데려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열일곱 살 뭣도 모르던 시절에 난 멈췄어야 했나, 아니면 스무 살 아무도 모르던 세상에 발 들였을 때 멈췄어야 했나 아니면 스물넷, 그래 감추고 감추던 걸 들켰을 때 나는 그대로 숨어버렸어야 했다. 여기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거나. 얼다 녹기를 반복하다가 나는 지겹다고 되뇌인다. 여기는 너무 춥고 비가 자주와 나도 울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전하면서. 더이상은 외면하기가 어렵다고 나의 머나먼 모든 것들에 시인하며. 나는 조금도 자라지 못했습니다 지난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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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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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위선과 모순을 남긴 채로 이제 발걸음을 돌린다. 너와 나, 어느 누가 위선과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나. 그저 요동치지 않음에 대한 변명이다. 어떤 것도 잘못일 수 없다. 그저 영원을 염원했던 순간이 내게 있었구나 기억할 뿐이겠지. 너가 모르게 일년을, 너가 알게 일년을. 무릎꿇고 기도하던 절망의 날들과 목이 빠지던 기다림에 나는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렸던가 너를 좋아한다는 명목아래. 그만 뒀어야 했다. 그저 감정 따라 흘러가는 어리석은 나를 머리채 잡아 끌어내렸어야 했다. 감정에 눈이 멀어 가감없이 솔직했던 입을 틀어 막았어야 했다. 너에게서 같은 마음을 읽어서는 안됐었다. 물고 늘어져서는 안됐었다. 잘못 끼웠던 첫 단추, 끝내 남겨진 한 구멍은 네 몫이 되어버렸는가. 맺기를 거부하는 자와 구겨넣으려 했던 자, 비집고 들어가려 했던자, 지쳐 쓰러져가는 자를 연명하게 했던 그런 한모금. 내게 오아시스로 다가왔던 너의 몇 모금들엔 독이 들어있었던가. 그저 모든 것이 모순과 위선으로 가득찬 변명으로 전달될 뿐이다. 우리가 그렇게 믿기 싫어하던, 겁내하던 미래가 지금 와있을 뿐. 어쩌면 과거에 진작 드리우고 있었던 거였으나 미루고 미뤄서 그게 지금이 되었나. 타이밍. 내가 먼저 탄 한 정거장, 네가 놓친 한 정거장. 나는 이제 단 하루도 발을 뻗고 잘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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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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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없는 맑음과 구부정한 지팡이 사이를 나는 온몸이 검어진 채로 지나간다. 웃음 뒤에 바로 따라온 뜨거워진 눈시울에 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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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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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볼 것도 보지 못하게 나는 내 눈을 가립니까. 늘어놓는 건 왜 죄다 유치한 이유들입니까. 비는 왜 피하지 못해서 추위에 벌벌 떠는 겁니까. 빨리 찾아오는 밤을 뭐 그리 못견뎌 허구한 날 밤을 지새우는 겁니까. 온기 하나 없는 이 방에서 나는 불도 다 꺼버린 채 뭘 그리 못찾아 뒤적거립니까. 무엇을 찾는 겁니까. 대체 무엇을 원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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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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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끝자락에서 못나가겠다 이내 걸터앉은 나는 아무 말도 못했네. 울고 있는 목소리를 들었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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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jukdangrisound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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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꿈에서 고양이는 샷다 내려진 내 작은 방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고양이를 데려온 지도 오래였는데 나는 너무 오래 잠들어 있었다. 잠들어 있는 나의 머리 맡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고양이가 나를 깨웠다. 배고프니, 아니 목이 말라. 목이 마른 고양이를 꿈에 두고 나오며 나는 중얼거렸다. 눈을 떴을 땐 여전히 어둠 속이었고. 물을 줬어야 했는데. 나는 물을 주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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