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90apt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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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vering-Text의 원고 ‘(비)고정적 시청환경을 위한 화면조정’ 의 부록
본 부록은 ‘Hovering-Text’에 수록된 NNK(윤태웅)의 원고 ‘(비)고정적 시청환경을 위한 화면조정’의 323p, 324p에 삽입된 각주의 내용입니다. 
행사 기획자와의 질의응답: 스크리닝 샷-
1. 신체성이 부재한 영상을 위해 무대를 가설하고, 제한된 시간을 부여하는 것은 마치 연극의 무대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것은 영상의 불연속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몸을 빌어 화면을 확장하여 현실과의 교집합을 상상해보는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크리닝 샷-’은 단순한 스크리닝 행사가 아닌 다원예술 행사-퍼포먼스 행사-같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행사를 기획하기 전부터 퍼포먼스에 관심이 있었는지 혹은 프레임 속 영상과 현실과의 교집합을 상상하다가 결합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봉완선: 전자와 후자 둘 다 복합적으로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퍼포먼스 기반의 영상 작업을 만드는데, 영상을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실제로 있던 것들이 데이터 속으로 납작하게 편입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영상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신체와 정형화되지 않은 스크린, 빛 바깥으로 질감과 무게감이 섞이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기도 했고요. ‘스크리닝 샷-’ 의 첫 출발점은 공동기획자 정휘윤과의 작업을 원하는 형태로 보여 줄 수 있는 자리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관심과 고민이 많이 반영되었던 것 같습니다.영상이 실재하는 신체를 보조하며 배경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여러 장르의 공연에서 많이 시도되고 있지만, 신체와 영상이 한 덩어리로 보이도록 의도하여 작동하는 작업들은 적절하게 선보여질 자리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영상의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걸 30분으로 제한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 궁금했습니다. 게임 퀘스트를 진행하듯, 영상 작업의 러닝타임이 1분이건 10분이건 23분45초이건, 영상을 포함한 30분짜리 작업을 새롭게, 그리고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한다는 미션을 작가들에게 제안하면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발생할 것 같았습니다. 그 결과물을 관객과 공유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스크리닝 샷-’ 의 기본 구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스크리닝 행사에 가게 되면 종종 억지로 버텨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했고 그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괴롭지 않으면서 재밌을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정휘윤: 저는 후자에 가까울 거 같습니다. 대개 물질적 무게가 영상 데이터의 무게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더 드러나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떤 방식으로든 영상 데이터만 있으면 충분히 훌륭한 환경에서 볼 수 있는 매체를 보기 위해 관객은 저마다의 경로로 전시장을 방문합니다. ‘스크리닝 샷-’ 은 물질성이 없는 영상을 보기 위해 왜 실제 장소로 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보통 전시장에서 영상이 반복 재생되며 전시되는 것과 달리 스크리닝은 특정 시간과 공간에서만 상영되며, 재생되는 영상은 앞으로 나아가는 현재의 시간과 맞물리게 됩니다. 스크리닝이라는 일시적 행사의 형식을 빌려 영상이 실시간으로 실제 공간과 연결되며 공간 자체가 작업의 연장 선상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했습니다. 또한 ‘스크리닝 샷-’ 에서 작가는 30분 동안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고 그 작업에는 영상 매체를 포함해야 합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저희는 작가에게 영상 상영이 끝나면 관객 앞에서 자신의 영상을 소개하거나 작업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하려 했습니다. 단순히 보는 것으로 관람을 끝맺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개입을 통해 스크린 밖으로 작업을 확장하여 관객에게 조금 더 입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납작한 영상의 프레임을 벗어나 현실의 무게가 더해지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스크리닝 샷-’이라는 이름으로 작가에게 형식의 제 한 대신 정해진 시간 내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적 조건을 제시하여 이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2. 이번(2018년8월) 행사의 장소는 상영하기에 쉽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도로의 차 소리와 더위, 모기, 가로등 불빛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봉완선: 정휘윤과 저는 학부생 때 각자 야외 스크리닝을 한 차례씩 기획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관객들이 담배를 피우러 삼삼오오 뒤쪽으로 나가거나, 둘러앉아 관람 중인 작업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 행사 자체를 즐거워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관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 처음 ‘스크리닝 샷-’의 틀을 만들기 시작할 때에도 각자의 야외 스크리닝 기획 경험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8월에 진행된 ‘스크리닝 샷-’에서는 관객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도로의 차 소리와 더위,모기, 가로등 불빛 등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감수하고 진행해보기로 했던 것이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야외와 실내는 대조적인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실내 행사는 작업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반면 관객들의 자유도는 의도치 않게 제한되었고, 야외 행사는-날씨가 좋다는 가정하에-관객들이 자유롭게 행동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작업이 주변 환경에 의해 흡수되거나 흩어질 수도 있고 심각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 또한 안고 있어야 했습니다.
‘스크리닝 샷-’ 1회는 좁은 지하 공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작업 중에는 영상이 상영됨과 동시에 30분 동안만 열리는 작업도 있었고, 몸을 움직여 벽에 붙은 무언가를 찾도록 의도된 것도 있었습니다. 그에 따른 관객들의 자유로운 동선을 상상했으나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공간은 적막했으며, 관객들은 자리가 협소하고 주변 사람의 시야를 가리는 등의 문제 때문에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저희는 관객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영상을 경험해주길 바랐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1회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야외로 나가는 것으로 판단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습니다. 준비 과정의 어려움이야 어떻게든 될 거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견디기 힘든 폭염과 리허설 날 갑작스러운 폭우, 모기, 장비, 가로등 불빛을 끈 탓에 빗발치는 민원까지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야외를 선택했기 때문에 저희가 의도한 형태의 행사를 어느 정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느낍니다. 다만, 그날 여러 요인으로 인해 고생하신 모든 관객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다음‘스크리닝 샷-’은 조금 더 관객분들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기획해보려고 합니다.
정휘윤: ‘스크리닝 샷-’은 시간과 공간의 변주를 통해 다양한 환경을 작가와 관객에게 선보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상영회는 작업실을 빌려 스크린 앞에 무대가 있고 계단식 객석을 배치해 극장 같은 형태에서 진행하였고, 관객이 자유로운 동선을 가지며 선택적으로 관람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좁은 공간에서 쉽게 움직일 수 없었고 한 곳에 앉아 스크린만 보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관객의 집중도는 분산될지라도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관객이 좀 더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크리닝 행사에 갔을 때 사진도 함부로 못 찍겠고, 잠시 쉬고 싶지만, 상영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니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릴 것 같아 꾹 참기를 반복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저에게 강요한 적은 없지만 그래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객석이 없어지면 개인 공간이 넓어져서 조금 흐트러진 자세로 감상해도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고, 상영되는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배경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관객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했습니다. 탁 트인 넓은 공간에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공간을 생각하다가 난지한강공원을 떠올렸고, 푸른 잔디와 한강의 풍경이 영상작업과 함께 또 다른 레이어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했습니다. 작년 8월 중순쯤에 한강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 갔었는데, 밤에는 선선한 바람도 꽤 불고 하늘도 맑아 공연을 보는 내내 큰 불편함이 없었고 음악 소리와 분위기에 취해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도 하고 맥주도 마시면서 그 행사를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에 더위를 피해 강이나 바다로 놀러 가는 것처럼 이번 ‘스크리닝 샷-’에 오는 관객들도 편안하게 즐기며 관람할 수 있는 상영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행사 컨셉를 공간에 맞춰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참여자들에게 지하철역에서 접근성이 낮은 행사 장소까지 오고 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종이 리플렛을 나눠주는 대신 조명이 따로 없는 야외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볼 수 있는 웹리플렛, 여름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아이스 안대를 드렸습니다.
이번 ‘스크리닝 샷-’을 진행하면서 고무적이었던 것은 1회에 비해 관객들의 움직임이 비교적 자연스러웠다는 점입니다. 관객들은 근처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사 오거나, 관람 중간에 위치를 옮기기도 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스크리닝 샷-’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변수에 대비���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더운 날씨와 모기 탓에 모든 참여자의 관람 자체가 불편했던 점은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 질의응답
1. 스크리닝 행사를 해야 하나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형태의 행사를 상상하시나요?
2. 완성한 영상을 공간에 설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주로 발생하는 난점은 무엇이며, 설치할 때 까다로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이다
1
행사는 의무도 필수도 아닙니다. 스크리닝 자체는 너무 간단한 일이라고 봐요. 웹에 영상을 올리고 링크만 뿌려도 스크리닝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작업에 대한 피드백이야 직접적인 만남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SNS 홍보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는데 무엇 하러 사람들을 집에서 불러내나요? 영상을 접하는 경험을 희소하게 하고자 오프라인 스크리닝을 여는 것이라면 애초부터 영상 상영에 최적화된 상영관을 빌리면 일이 간단해집니다. 그런데도 저는 다른 형태의 행사를 그려볼 텐데, 영상은 순수하게 비물질적이지도 않고 영상을 보는 사람은 공중에 떠다니는 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영상도 상영 조건과 볼 때의 몸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의 경험을 줍니다.날씨부터 다른 관객의 존재까지 여러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개입한다는 게 스크리닝 행사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겠네요. 종종 경험의 격차에 대해 고민하다가, 아마도 바람직한 스크리닝은 보통 영상을 방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깔끔하게 영상에 집중되는 환경은 적어도 불필요한 질문이 생기지 않는 것 같아요. 아니면 스크리닝이 이루어지는 온/오프라인 시공간을 아예 다른 작업처럼 접근하여 영상과 시너지를 일으킬만한 방식으로 가공하면 재미있는 행사를 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찌 되었건 온갖 수고와 품을 들여 굳이 상영 행사를 여는 마음은 그냥 놀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파티 준비는 몹시 짜증 나고 귀찮은 일이지만 어쨌든 놀 때 신이 납니다.) 스크리닝이 점점 더 쉬워진다는 말은 곧 스크리닝의 방법이 다양해지며 접근 장벽도 낮아진다는 뜻이겠죠. 기본적인 규칙에 익숙해지고 기존의 게임에 익숙해졌을 때 다른 버전의 게임이 등장하는 것처럼 스크리닝 행사도 영상의 갈래만큼 복잡하고 다양해지면 좋겠습니다.
2
영상이 잘 나오는 거요. ‘그냥 틀면 되지.' 하고 공간에 갔다가 매번 뒤통수 맞고 옵니다. 밝은지 어두운지, 영상이 올려지는 화면은 부드러운지 반사가 많은지 이것저것 고려할 게 많아요. 물리적 조건이 역으로 영상을 바꿔놓을 때도 있습니다. 가령 영상에 글자가 들어갈 경우 상영되는 화면의 크기에 따라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합니다. 음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다 소리가 지나치게 울리면 영상 속 중요한 정보가 공중분해 될 때도 있고, 헤드폰을 연결할 경우엔 어떻게 헤드폰을 설치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정말 섬세한 영상을 다룰 때는 영상까지 접근하는 경로(공간을 찾아오는 길이나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방법)까지 고려합니다.
그동안의 설치와 스크리닝을 돌이켜보니 좀 씁쓸한 결론이 나오네요. 매번 이 모든 어려움의 해결사이자, 그보다 자주 원인이 되는 것이 돈과 시간 같습니다. 좋은 장비를 빌릴 자본과 설치가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제 게으름이 또 다른 난점으로 등장하겠군요.
김효재
1
영상의 큰 장점은 공간과 공간 사이를 쉽게 로그인, 아웃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화이트 큐브의 하얀 벽보다 핸들링 가능한 액정화면의 투명함에 더 매료되는 시점에서, 스크리닝 행사는‘반드시 필요하다’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공간상에서 영상이 독자적으로 가질 수 있는 힘은 ‘유튜브’라는 가상플랫폼의 저렴한 영상보다 적습니다. 본 영상 배포 전 일종의 프리뷰 형식의 영상이라면(스크리닝이 아닌)행사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최근 저의 작업 동향이 ‘영상 > 공간’ 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즉, 일전에는 공간과의 관계를 고려하며 영상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영상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조금 과거형으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 하고 싶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영상에 가장 먼저 담지만, 완성을 바라보고 작업하지 않습니다. 나머지의 부분은 공간상의 설치와 씨름하며 완성에 가까워지고자 합니다. 이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 주변 환경에서 수집한 영상을 소비하는 공간이 얼마나 전시공간에서 드러나느냐입니다. 예로, <다큐멘터리 난 마돌(상, 하)> 의 경우“물리적으로 개인 공간을 점유하기 힘든 대중교통 속에서 각자 자신들의 손바닥만 한 액정화면을 통해 가상에서 개인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라는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상’ 의 경우1인 상영회를 진행했고, ‘하’의 경우 전자사전, mp3 등 개별 지지체(기계)마다 이어폰을 연결하여 관람의 경험치를 달리하도록 의도했습니다. 난점과 설치할 때 까다로운 부분은 겹치는데, 공간상에서의 문제보다는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가 더 컸습니다. 아무래도 사용했던 다양한 지지체가 현재 중고물품으로 지칭되는 과거의 것들이기에 영상 제작 방식을 현재 지지체에 접근하는 방식과 달리해야 했습니다.
송민정
1
제 작업은 모니터 자체를 재료 삼기 때문에 스크리닝 환경을 특별히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제 작업과는 별개로 ‘비디오 릴레이 탄산’,  ‘스크리닝 샷-’ 등의 행사를 지나오며 한 작가의 작업 전반을 들여다보는 경험은 꽤 유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스크리닝이라는 시각 환경을 기반 삼더라도 작가마다 작업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환경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작업에 적합한 환경을 섬세하게 접근하는 행사가 마련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2
디스플레이 환경과 영상이 잘 달라붙도록 작업을 구상합니다. 때문에 영상 장비와 커버하는 재료가 매번 달라지는데 그 부분에서 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최 윤
1
필요로 합니다. 스크리닝 행사라는 환경이 주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때에 따라 작품과 작가를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여러 현실적인 제한과 조건을 가지고도 작업과 관람객 모두를 충실히 고려한 스크리닝, 행사를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정성과 에너지가 전달되는 스크리닝을 상상합니다. 스크리닝 행사가 정확히 어떤 욕구를 가졌는지, 어떤 지점에 문제를 느껴서 행사를 여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기획과 구성이 있는 스크리닝을 상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장비의 종류에 따른 특정한 장치와 상영 조건으로 이루어진 스크리닝 행사가 있으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2
제일 먼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영상과 음향 출력의 최적 요건을 해당 공간에서 구현하고 있는지 살피고,그 다음으로는 각각의 영상 작업에 맞물리는 태도로 상영 환경이 구성되었는지를 중요하게 따집니다. 주로 발생하는 난점은, 기술적인 문제들입니다. 특정 장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여 발생하는 문제, 기계의 갑작스러운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문제, 테크니션 기사님과의 소통 오해로 발생하는 문제 등입니다. 설치할 때 까다로웠던 부분은 저의 몇몇 작업에서 사운드가 비교적 듣기 좋지 않은 소리로 만들어진 경우가 있는데, 주변의 작품이나 사람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만족할 만한 음량으로 플레이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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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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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가 오픈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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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는 2017년 4월 10일에 오픈했습니다. 
2018년 5월 03일 현재까지 총 18명의 시각예술 작업자를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했고, 90APT의 결성과 오픈, 운영에 대해 대화했던 ’90APT Archive Vol.1’을 업로드 했습니다.
2017년 9월에는 전시공간 기고자(KIGOJA: Independent Arts Space Initiative)의 여름 프로그램 《썸머스쿨 기고자》에 김국한, 김성재, NNK윤태웅이 참여하여, 젊은 시각예술 작업자가 첫 개인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자료를 목록으로 만들어 발표한 〈첫 개인전 하는 법 알려주세요. 내공 90〉를 진행했습니다.
2017년 10월에는 전시공간 2/W로 부터 전시기획 제안을 받았고, 2018년 1월 6일에 2/W에서 전시 〈Hovering〉이 오픈했습니다. 공동기획에 NNK윤태웅이 참여했고, 디자인에 김국한, 공간 설치/디자인에 김국한, 김성재, NNK윤태웅이 참여했습니다.
90APT는 시각예술로 포괄되는 각 분야에 위치한 작업자들이 모여 결성한 플랫폼입니다. 오픈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오랜만에 함께 모여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고, 각자의 위치를  더욱 견고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90APT는 이전처럼 시각예술 작업자를 소개하는 것을 중점으로 운영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사용하던 도메인이 만료되어 텀블러로 이전하였습니다. 다만 이것은 플랫폼 운영 종료의 의미가 아닌 운영방식 변경을 알리는 것으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업로드 될 자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지난 1년 1개월 동안 90APT의 활동을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간호사 - 집들이에 놀러온 국한 씨가 ‘요즘 할 일 없냐’고 물어오던 것이 엊그제 같���데, 어찌 1년이 지나 오늘이 되었네요. 기획 회의하고 스케치하던 시간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덕분에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할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김국한 - 많은 분들 덕분에 2017년을 행복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2018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도움 주신 작가분들, 디자이너분들, 기획자분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김성재 - 부족하지만, 저의 인터뷰에 응해주신 작가분들께 감사드리며, 서로 존중해주고 이해해준 90apt 운영진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1년간 여러 작업자와 소통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같이 전시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게 많은 의미와 경험이 되었습니다.
NNK윤태웅 - 지루할 것 같은 2017년을 좀 더 재밌게 보내려고 시작했던 플랫폼이 어느새 1년이 지났네요. 함께 고민하고 운영한 운영진분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인터뷰 제의를 수락해주신 작가분들, 지난 1년간 업로드 했던 인터뷰와 진행했던 프로그램, 전시에 관심 가져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PUNTA - 지난 1년여간 저와 함께 움직이고 활동해주신 90아파트 멤버분들과 저희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작업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동시대 작업자들과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긍정적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저희 멤버들도, 인터뷰 응해주신 분들도, 저희가 미처 컨택하지 못했던 또 다른 작업자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고 꾸준히 작업하여 어디선가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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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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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vering⟩ 프로그램 일정
⟨신생공간 이후 플랫폼을 가설하기 위해선 무엇을/어떻게 해야 될까?⟩
일시 2018년 1월 26일, 오후 4시-6시
기획 권시우
참여자 와우산 타이핑 클럽, 옐로우 펜클럽, 집단오찬
집단오찬, 와우산 타이핑 클럽, 옐로우 펜 클럽, 세 비평 플랫폼들이 모여 비평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웹진 형태의 플랫폼들을 통해, 필자들 각자의 취향과 선호 혹은 비평적 관점을 반영하는 일련의 글들이 비정기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한편, 미술 비평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원론적인 물음들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러나 원론에 천착할수록, 별다른 공론이나 교차 지점을 형성하지 못한 채 논의는 계속 공회전할 뿐이다. 동시대 미술비평은 이미 단일한 화두, 주제, 초점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계기로부터 비롯한 개별적인 타임라인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합선된 타임라인들은 어떤 플랫폼을 형성하고, 이는 일련의 필자들에게 글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과 그 결과들을 유통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한다.
그러므로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검토해야할 문제는 비평 자체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비평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 그러한 비평의 경제를 매개하고 있는 ‘플랫폼’이라는 단위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비평 플랫폼들은 어떤 방식으로 플랫폼이라는 단위를 소화하고 있을까?
입장료 5000원
장소 2/W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23-2, 4층, 404호)
장비지원 raw-fi studio c10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이후의 디자이너⟩
일시 2018년 2월 9일, 오후 3시-5시
기획 김국한, NNK (윤태웅)
참여자 서울로, 오래오 스튜디오, JANE DOE (도연경)
모더레이터 김국한, NNK (윤태웅)
2016년 3월, 일민미술관에서 열렸던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전시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그2서〉 이후에 활동을 시작한 디자이너는 누가 있을까? 그리고 무얼 하고 있을까? 대학교 그래픽 디자인 소모임, 소규모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활동과 작업을 만나보고 〈그2서〉 이후 어떤 것을 느끼며 생각하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입장료 5000원
장소 2/W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23-2, 4층, 404호)
장비지원 raw-fi studio c100
⟨스크리닝⟩
일시 2018년 2월 24일과 25일, 오후 4시-6시
기획 김효재, NNK (윤태웅)
24일 참여자 두루미와 날치, 업체eobchae
25일 참여자 김효재, 이서영, NNK (윤태웅)
대담자 권시우
영상 작가 5명의 영상을 상영합니다. 상영 후에는 대담자와 함께 토크를 진행합니다.
입장료 5000원
장소 2/W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23-2, 4층, 404호)
장비지원 raw-fi studio c100
⟨떼토크⟩
일시 2018년 3월 18일, 오후 3시-5시
기획 김효재
참여자 권시우, 김동용, 김효재, 류수연, 서민우, 오연진, 전예진, 정완호, 지호인, NNK (윤태웅)
모더레이터 김효재
플레이(play)를 모색하는 유령들
유령 서버 속 유령들은 플레이할 대상을 잃었으나, 자의든 타의든 간에 서버에서 로그아웃할 수 없는,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들은 한때 플레이어로서 이 유령 서버라 지칭되는 ‘해상도 높은 근과거’를 통해 일시적으로 플레이 모색 가능한 타임라인을 체득할 수 있었고, 이 주변을 떠돌며 종종 타임라인에 자기 자신을 비춰보곤 했다. 서버를 구축하는 사용자(user)들에 의해 능동적으로 체득된 타임라인은 플레이어 각자의 근과거에 ‘모색(searching)’이라는 구두점을 찍을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붕괴한 타임라인은 다시 빠르게 업데이트되어 새로운 타임라인을 구축하였으나 서버는 만료된 사용자들에 의해 공허한 시간성을 가진 채 근과거에서 공회전하게 되었다. 이 거칠게 뜯겨나간 폐허의 근과거와 맞물려 끊임없이 모색을 시도하던 플레이어들은 이 늘어질 대로 늘어진 서버에 대한 경험치만을 축적했을 뿐 휴면계정 화 된 ‘유령’으로 탈바꿈되었다.
그러므로 지금, 오래되어 남루한 사물을 포착한 고화질의 사진처럼, 근과거는 방치된 채 휘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이때 서버 속의 유령들은 근과거 이후의 타임라인을 다시 한번 가로지르기를 시도할 것인가? 혹은 휘발되는 근과거를 멀리서 조망해볼 것인가? ⟨호버링⟩ 서문에도 언급했듯, 폐허의 공간을 다시 한번 가로지르기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의미가 아닌, 플랫폼 이전 상태를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가로지르는 상황에서 유령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수직적 구조로 겹겹이 레이어 쌓기보다는 수평적 구조로 서로의 작업이 공회전하다가 충돌하는 상황을 목격하는데, 이는 이전의 서버에 머물면서 각기 달리 체득한 경험치들이 맞물리는 순간으로도 비친다.
그리드 (grid)
플레이어들은, 사용자들은 떠난 채 껍데기로만 존재하는 서버 속에서 발견한 그 잔해들을 그리딩하며 폐허 이후의 ‘서버’라는 타임라인을 재차 업데이트해보려는 시점에 서 있다. 각각의 작업이 모두 각자의 시간을 달리한다. 신작을 선보이는 작가도 있지만, 이전 전시 혹은 더 이전의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의 작업은 이 가상의 공간 좌표 그리드에 소환되기 전까지 타임라인을 각자 다르게 가진다. 그리딩(griding) 내 공간상에서의 충돌뿐만 아니라 이전의 개별 작업이 가지고 있는 시간끼리도 충돌하는데, 이 또한 수평적 구조 속에서 이루어지며 타임라인의 잔재들이 이 그리딩 밑으로 호출되는 듯하다. 근과거나 혹은 미래일 수 있는 이 그리딩 밑으로 충돌한 타임라인의 잔재들은 유령으로 지칭되었던 플레이어들에게 ‘무엇’보다는 ‘어떻게’,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어들만의 ‘그리드’로 탈바꿈되며, 각자의 그리드의 형태 또한 달라진다.
[떼토크]는 ⟨호버링Hovering⟩ 이라는 전시를 위해 존재했던, 존재하는 타임라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1부에서는 해상도 높은 근과거 라는 유령 서버 속에서 유령임을 자처했던 플레이어들이 '호버링' 에 소환되어 이 호버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2부에서는 플레이어들이 '그리드'를 모색하면서 공회전하는 타임라인 속에서 서로의 작업을 조우하는 양상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장소 2/W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23-2, 4층, 404호)
장비지원 raw-fi studio c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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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vering⟩ 참여 작가 소개
김동용
김동용은 공간의 히스토리를 의식한 채, 현재 공간을 사용하는 관점에서 전시의 그리딩을 조작한다. 트랩사운드를 설치하여 ⟨Hovering⟩을 문자그대로 번역함과 동시에, 2/W의 물리적 공간을 일시적으로 점유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환영을 들려준다.
김효재
김효재는 고해상도 근과거와 휘발하는 미래 속 오역된 자막을 이용해 저작권이 만료된 이미지들을 탐색한다. 이를 통해 액정 스크린을 위한 스팸을 만들고, 동시에 타임라인의 서사를 재정립한다. 여기서의 스팸은 근과거의 위기 이후 2년만에 등장한 ‘난 마돌'로 발현된다. 난 마돌 다큐멘터리 상, 하(Nan madol Season1, 2 2017-2018)에서 난 마돌은 근과거에서 온 공회전하는, 정체된 현재를 뜻한다. ‘난 마돌은 과연 물리적 형태가 있는 것인가?ʼ 라는 물음에서 출발하는 이 다큐멘터리에는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이 서로 조우하는 순간조차 충돌과 교차를 하며 혼재된 양상을 보인다.
류수연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기본적인 도형으로 단순하게 표현한다. 그 이야기들은 곧 나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며 변화하는 상황과 시선을 보여준다. 특정한 인물이 아닌 원이나 선과 같은 도형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자신을 대입 할 수 있다. 따라서 보는 이는 각자가 처한 개인적 상황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하여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작업은 드로잉, 페인팅, 리소인쇄, 실크스크린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 작업들은 호버링을 통해 공간마다 파편적으로 상기시킨다. 또한 각각의 공간에 있는 작업들은 끊어진 듯 보이지만 흐름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다음 작업으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서민우
서민우는 실험-노이즈 음악을 했었다. 소리를 물리적으로 변주하며 재생해왔다. 노이즈 음악들 사이의 변별력이 없다고 느낀 이후로 노이즈 음악이 가진 특정성을 기반으로 작업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노이즈 음악은 전시장에 유입될 때 미술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고, 그탓에 꾸준히 난항을 겪어왔다. 그 상황을 우회하기 위해 음악을 시간순으로 배치된다고 상정한 후 공간을 단위로 소리를 배치하는 것으로 (노이즈)음악과 소리작업간의 거리를 둔다. 음악 뿐만 아닌 청취문화가 변화해온 역사의 궤적을 추적하고, 악보와 연주���식 그리고 청취의 방식 등의 관습들을 재료로 삼는다.
오연진
오연진은 주로 사진, 프린팅, 회화, 그래픽 등의 매체를 다루며, 횡적으로 나열된 것과 종적으로 중첩된 것을 조합하거나 분해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매개변수를 조율하며 암실에서 인화한 ⟨Trade-Off⟩, ⟨Tilt(Waves)⟩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예진
지나쳐 가는 수많은 이야기, 이미지들을 어떤 식으로 소비해야할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것들을 최대한 내가, 내가 할 수 있는 한 내 작업 안에서 그것들이 다른 것들과 만나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 그것이 그저 지나쳐가는 것이 아닌 어떤 변수가 되고 어떤 식으로 작용하게 되는지 보고 싶다. 모든 것들이 변수가 되길 희망한다, 그것들이 변수가 되어 어떤 다른 반응을 보길 원한다. 나의 작업은 그러한 이미지와 이야기가 마주하거나 엇갈린다. 그것들이 서로 어떤 얼개를 만들어간다.
본 전시에서는 이미지와 이야기가 교차하는 영상과 영상이 중심이 되어 펴져 나온 이미지들이 물리적으로 시각화된 파편들이 함께 나열된다.
정완호
1991년 서울 출생. 현재 중앙대학교 BFA과정에 재학중이며, 조소를 전공하고 있다. 2017 First ART-UNI-ON Artist (서울대학교, 현대자동차 설립)에 선정되었으며, 2017 Best ARTUNI-ON Artist Awards를 수상했다. 2017년도 중앙대학교와 HGB Leipzig 교류 워크샵 ⟨PERFICTION⟩ (Bernd Halbherr, Joachim Blank, Fabian Bechtle 기획)에 참여했고, 개인전 ⟨Electric Blue⟩ (기고자, 서울, 2017)를 열었다. 본 전시에서 그는 ⟨Hovering⟩의 조건과 적절히 충돌, 타협하여 ⟨Sound Sculpture Practice⟩를 변주한다. 세개의 소리 조각과 한 개의 몸 조각은, 서민우가 작업에 포함된 퍼포먼스 비디오의 소스로 리믹스한 사운드와 함께 전시된다. 이것은 그가 ⟨Hovering⟩의 상황에 대응하는 태도로써 드러나게 된다.
지호인
지호인은 회화의 형식에 대해 탐구하고 실험한다. 본 전시에서는 작업을 모든 그리드와 충돌시켜 회화가 공간에 대해 취할 수 있는 태도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2/W에 부여된 시간성에 관한 실험을 그간의 레이어 회화 연작과 함께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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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v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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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의 제약들을 재고해보자. 이를테면 주어진 공간과 임의의 조합 같은 것들. 주어진 공간('2/W')은 결국 폐허인 셈인데, 이때의 폐허는 남루하고 거칠게 뜯겨 나간 물리적인 외관으로부터 비롯하는 한편, 굳이 그러한 공간상에서 운용됐던 어떤 미술이 가로지른 시간과 복잡하게 얽혀있다(‘커먼센터’). 지금 시점에서 주어진 공간은 그러한 시간의 레이어의 얄팍한 무게를 애매한 자세로 견디고 있을 뿐, 온전히 중첩된 채 자신을 근과거의 잔존물로 재현하지도 않고 시침 떼고 근과거를 이면에 파묻은 채 오로지 폐허의 텍스처만을 노출하고 있지도 않다. 즉 주어진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선 ‘이곳’이 기약 없이 지속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2015년에 주어진 폐허는 유달리 지나간 시간과의 씨름에서 자유로웠다. 다수의 플레이어-관객들은 자신이 맞닥뜨린 특정한 경험을 유통시키기 위해 휘발성이 강한 시간을 지펴댔고, 신생공간이 점유한 임대 및 유휴 공간은 설사 낡은 폐허로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틈입해있더라도 애초에 그 장소가 무엇이었는지 굳이 캐묻지 않았다. 앞선 ‘플레이어’라는 표현이 암시하듯, 신생공간을 계기로 폐허는 더더욱 납작해졌고, 자신의 부서진 잔해들을 과거의 영역으로부터 해금시켰으며, 그러므로 공간이 부과하는 일련의 제약들은 현재와 견주며 독해해야 하는 과거형의 텍스트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고안해낸 게임의 전제들이 수록된 룰북으로, 폐허는 그것이 납작해진 만큼 앞선 게임을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플레이보드로 귀결됐다.
그러므로 ⟨호버링Hovering⟩에게 주어진 공간은 물리적인 폐허인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자취를 감춘, 유예된 시간의 껍데기만이 남아있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금 ‘이곳’에서는 한때 활성화됐던 게임의 규칙과 이를 매개로 플레이어들 간에 형성됐던 모종의 관계, (반드시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켜지 않더라도) 금세 파편적인 이미지 정보들로 유통되며 도처에서 상연됐던 일련의 전시와 이벤트들, 무엇보다 그것들이 폐허의 텍스처와 호환되는 과정 등이 남긴 관성이 일종의 잔여 전류처럼 미세하게 흐르고 있을 뿐이다. 신생공간이라는 근과거보다 한참 떨어져 있는 어떤 과거의 구간에서 부서지고 망가진, 그럼으로써 폐허가 된 공간. 그 위에 실제로는 휘발됐으나 한때 플레이어였던 누군가의 관점에서는 일종의 잔해들로 남은 지나간 시간들로 구성된 또 다른 의미에서의 폐허가 레이어링Layering된 셈이다.
유령 서버, 기한이 만료된 플랫폼, 폐허 위의 폐허와 같은 수사들은 주어진 공간의 기이한 성격을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호버링Hovering⟩의 참여 작가들(김동용, 김효재, 류수연, 전예진, 정완호, 서민우, 오연진, 지호인)은 ‘이곳’에서 공회전하고 있는 잔여 전류들만을 활용해 공간을 일시적으로 점유하고 서로 간의 관계를 모색한다. 이를테면 각자 점지해둔 서로 다른 좌표에서 출발해, 개별 작업들을 탐침 삼아 두서없이 흩어진 잔여 전류들을 훑어나가면서 불현듯 신호가 울리는 구간을 표기한 뒤, 표기한 지점들을 느슨하게 잇는 식으로 나름의 동선과 얼개를 짠다. 그것들은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 중첩하기도 하고 때로 반목하기도 한다. 달리 말해 이들은 초기화된 맵Map의 면면을 작업을 매개로 탐색하고 그 와중에 작업들 간의 접경지대를 파생시키는 식으로 공간 내의 그리드를 새롭게 구획하거나 허물어 나간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여전히 납작한, 그러나 신생공간이라는 근과거가 기입된 애매한 위상의 폐허를 다시 플레이보드로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이는 잔해들을 주워섬겨 다시금 공동의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주지하듯 한 번 유예된 시간은 지속할 수 없다. 그와 별개로 ⟨호버링Hovering⟩이 가늠하고자 하는 것은, 유령 서버에 재접속했거나 미처 로그아웃하지 못한 채 남아있는 유령 플레이어들의 존재다. 이미 무효화된 공간을 다시금 가로지르며 레이어링된 폐허와 폐허 사이의 미세한 간극을 체감하고, 이 공간은 도대체 어떻게 기능했던 것인지, 공간이 노출하고 있는 텍스처와 제한된 범위와 번번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코너들을 어떻게 작업을 위한 한시적인 지지대로 삼았는지 등을 재확인하면서, ‘이전’의 플레이어 정체성으로부터 벗어난 채 아직 정주할 만한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령 시점의 자유도를 점차 확보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앞선 접경지대는 잔여 전류와 동시다발적으로 합선함으로써 특정 구간들에 남은 유령의 자국이기도 하다. 본 전시에는 그러한 자국이 산개해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플레이할 수 있을까. 과연 일련의 접경지대와 자국들은 이미 닫힌 서버를 효과적으로 해킹하고, 그럼으로써 유령 플레이어들의 자유도를 확장시킬 수 있을까. 그런 질문들이 ⟨호버링Hovering⟩을 통해 던지고자 하는 화두인 셈이다.
글 : 권시우
⟨Hovering⟩
2018.01.06 - 2018.03.18
참여작가
김동용, 김효재, 류수연, 서민우, 오연진, 전예진, 정완호, 지호인
전시시간
목 - 일요일
13:00 - 18:00
장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23-2, 2/W
오프닝
2018년 1월 6일, 오후 5시
기획
권시우, NNK(윤태웅)
권시우
공간
김국한, 김성재, NNK(윤태웅)
음향 테크니션
김기성
디자인
김국한
주최 및 주관
90APT, 2/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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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1
2017 / 07 /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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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7년 6월 4일
장소 서촌카페
참여 간호사, 김성재, 푼타, 핑비드, NNK
안녕하세요, 저희는 구공아파트랍니다.
N
와!
와!
(박수)
N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N
다들 잘 지냈나요?
잘 지내고 있어요. (웃음)
목소리가 잘 지낸 목소리가 아니잖아.
(웃음)
N
첫 번째는 우리가 구공아파트로 무엇을 했는지, 두 번째는 우리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세 번째는 작업자를 소개하는 과정이고,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면 될 것 같아요.
관심사는 어떤 것을 말하나요?
N
작업자나 회사도 괜찮고 현재 각자 관심가지고 있는 것 전부요.
-
지금까지 뭐했는지 되돌아봅시다. 일단 구공아파트를 열었죠. 다 같이 웹을 개발했고.
N
우리가 언제 처음 모였었죠?
3월 아닌가요?
3월이에요?
2월 아니에요?
N
2월, 2월. 맞아 2월.
2월이야?
N
맞아. 저희가 아마 2월 초중순 쯤에, 둘째 주? 이때쯤 봤을 거예요.
처음 만났을 때 아무런 형태도 없었는데. (웃음)
N
그때는 원래 이런 기획이 아니었었죠.
사실 뭘 할지 뭐가 구체적인 방향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N
처음에는 작년 겨울부터 저랑 비드랑 맨날 술마시면서 미술 욕하고 이러다가.
(웃음)
N
‘뭔가를 만들자’ 해서 처음엔 우리 같이 작업해서 결과물을 보여주는 플랫폼을 만드려했는데, 아니다 싶어서 누군가를 소개하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기획을 바꿨죠. 그럼 필요한게 웹페이지였고, 매주 만났죠. 처음엔 작업자를 찾는 것보다 웹페이지 구성부터 회의를 했었죠.
앞에서 말했듯이 저랑 안낙희씨가 ‘우리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제 우리 차례인데’ 같은 얘기를 계속 했어요. 작업 얘기를 하려고 모여도 끝이 항상 같은거죠. 그래서 ‘아 90년대생 소개하는 모임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긁어모았고, 다섯 명이 됐죠.
그러다 동시대 작업자를 소개하는 웹 플랫폼으로 결론을 내렸죠. 그러면 웹을 어떻게 만들거냐 해서 다같이 웹도 만들고.
-
저는 핑비드가 제안을 했고, 핑비드랑 같이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시작하게 됐거든요. 핑비드가 내용도 안 알려줬어요. 예술어쩌구 한다는 것만 알려줬지.
N
안 알려줬어요?
알려줬죠!
저는 당시에 2017년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 올해 뭐라도 해봐야겠다 호호’ 해서 하게 됐죠.
저는 안낙희씨가 어느 날 전화로 같이 해보자고 해서 ‘그래 뭐 재밌겠다 해보자’ 그때 당시 말하는 게 재밌어 보여서 하게 됐어요. 근데 이거 하면서 작가들을 많이 만나게 되니까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엔 우리가 인터뷰를 할 줄은 몰랐잖아요. 작업을 할 줄 알았으니까.
N
그건 제 잘못이에요. 맨 처음 핑비드랑 기획했던 건 이게 아니었는데 이걸 제가 혼자 기획하고, 핑비드한테도 말 안 해주고 그때 처음 얘기한 거였거든요.
처음엔 그냥 몇 명이서 모여서 자기 작업을 꾸준히 하고 서로 크리틱 해주는 비슷한 기획이였는데 갑자기 ‘인터뷰?! 뭔 인터뷰??’
(웃음)
그땐 이름도 없었어요.
(웃음)
이름을 뭐로 할 것인가.
N
맞아, 이름.
근데 이름이 그렇게 정해지고 나서 오히려 되게 정체성이 뚜렷해진 것 같아요.
근데 ‘아파트’라는 것도 사실 가제였잖아요.
N,푼
맞아요. (웃음)
그렇게 돼버렸어, 그냥.
N
‘두루치기’ 도 있었고. ‘철판 두루치기’, ‘철판볶음’, ‘핑비드와 아이들’, ‘예술은 못 말려’ 이런 거 하려고 했었죠.
(웃음)
약간.. 서울시립미술관 같은 거.
N
맞아. (웃음) 그런 느낌 하려고 했었죠.
(웃음)
‘예술은 못 말려’ 했으면 웃겼겠다.
N
그리고 웹페이지를 처음엔 텀블러로 하려고 했었죠.
맞아요. 근데 텀블러보다는 홈페이지를 만드는게 효율적이라서 바꿨죠..
맞아요. 텀블러를 사용하면 플랫폼에 기대게 되는 부분도 있는데 그것들을 이용해먹으면 모를까 우리가 그렇게 쓸 것 같진 않아서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었죠.
N
처음에 다들 걱정 되게 많이 하지 않았어요? 다들 무슨 걱정이 있었나요?
저는 금방 지쳐서 흐지부지 될까봐 걱정했는데, 여름이 된 지금까지도 하고있어서 다행이에요.
저도 그걸 제일 걱정했어요. 예전에 핑비드랑 저랑 뭔가 해보자고 했는데, 그때 다들 바빠서 흐지부지 됐어서 구공아파트도 그렇게 될까봐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인원이 5명 정도 있으니까 잘 되는 것 같아요. 에너지가 모이고.
저도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으니까 인터뷰 중에 말실수를 하거나 아니면 글을 많이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부담도 있고요.
저는 이게 사람들한테 어느 정도의 호응을 얻을지 되게 걱정을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저희가 아직 유명한건 아니지만 꾸준히 하면 뭐라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N
아무튼 걱정이 많았지만, 우리가 한 번도 싸운 일 없이 쭉 잘하고 있어서 너무 다행인 것 같아요.
-
N
우리 처음에 어떻게 작업자를 찾았었죠?
첫번째는 주위에 있는 사람 중에 인터뷰를 하면 좋을 분들을 먼저 선정을 하고 자료를 모아서 가져왔죠.
제가 기억하는 기준은 90년대생이고, 데뷔하지 않았고, 유명하지 않은 동시대 작업자를 데려오자고 했었죠.
N
저는 좀 막막했어요. 제가 사람들을 소개시키자고 했으면서도 아는 사람이 너무 없는거에요. 일단 소개를 해야하는 건데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렇다고 막 트위터에 있는 네임드 아무나 데려와서 하자고 할 수도 없는거고. 그래서 처음엔 예종 졸전이나 서울대 졸전이나 도록 뒤지고 그랬죠.
그런데 저는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트위터 사람들이라서 트위터 사람들 중에서 골라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제가 아는 트위터 사람들은 대부분이 유명한 사람들이고 그중에서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을 찾기가너무 힘들었어요. 왜냐면 다들 뭔가 플랫폼에든 소개가 됐었고, 전시도 한 번 정도는 한 사람들이고.. 그러다가 제가 작년에 즐겨읽었던 ‘PR’이라는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소모임이 생각나서 그 구성원 중 한 분인 하형원씨를 소개 했었죠.
N
우리 PR을 너무 소개해주는 거 아니야? (웃음)
그러고나서는 인스타그램을 뒤졌기도 했고. 물론 그렇게 큰 소득은 없었지만.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션 #예술
근데 거기서도 마음에 드는 작업이 몇 개 있긴 했는데, 보면 그 작업만 좋거나, 그 작업만 있거나, 꾸준히 작업을 안 하는 사람이거나, 그런 경우가 있어서.. 하형원씨께 부탁을 했어요. 주위에 소개 할만한 디자이너분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해서 몇 명 받아서 지금 하고 있구요.
꾸준히 작업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이들 궁금해 하는 것 같아요. 소개되는 기준이 뭔지.
N
우리가 처음에 확고한 기준이 있었으면 좀 더 괜찮았을텐데.
그래서 처음에 우왕좌왕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저같은 경우는 예고 나오고 예대 다녔으니까 주변에 작업하는 90년대생 친구들이 되게 많고 잘하는 애들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꾸준히 작업하고 그것을 하나로 정리해놓는걸 안 하는 것 같아요. 홈페이지가 아니더라도 SNS에 정리해놓으면 한눈에 볼 수 있고 좋잖아요. 주변에 소개 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군데 소개 할만한 뭔가가 없어서 소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더라구요
N
맞아요 그런 경우가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걸 꾸준히 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게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꾸준히 작업을 해오고 완성된 맥락이 있으면 좋은데.
그게 있어야 보기라도 하지.
그게 없으면 인터뷰 자체가 안돼죠.
그게 소개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큰 기준이 된 것 같아요.
N
잘하는 사람들이 모두 SNS에 작업을 업로드 하고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어디 막 학교 앞에 피켓들고 있을수도 없고.
“작업 많이 하시는 분”
“찾습니다”
SNS를 관리하는 방법을 잘 모르거나 SNS를 안 하는 사람이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물이 좋고 그런 아카이빙이 잘 돼있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가 그 사람들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건 좀 다른 주젠데 우리가 연말에 워크숍을 하면 작업자들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그것을 어떻게 웹에 올리면 좋을 지에 대해서.
N
간단히 말하면 체계화나 도식화가 안돼있으니까 자기자신을 피알하는 것을 도식화하고 체계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워크샵을 열면 어떻겠냐는 거죠?
간, 푼
좋다.
N
괜찮긴한데 약간 위험하지 않나?
저희가 하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모아서 각자 어떻게 인터넷에서 자기를 잘 피알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거죠.
N
아, 그런건 괜찮은 것 같아요.
저희가 이전세대들이랑 구분되는게 SNS사용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도 실제로 인터뷰 할 작가를 찾아볼 때 SNS를 통해서 더 많이 찾잖아요? 도록 같은 거나 졸업전시 어쩌구를 볼 수도 있지만. 그래서 그것도 좋은것 같아요.
다같이 공유하는 느낌으로 워크샵을 끌고가면 반응이 좋을 것 같아요.
N
괜찮은 것 같아요.
N
우리 피드백이 생각보다 별로 없었죠?
맞아요. 두 개?
N
제가 트위터에 하루에 네 다섯번을 매일 검색해요.근데 사실 이렇다 할 피드백은 딱히 없어요. 정확하게 어떻네 저떻네 하는 그게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고민했던 게 어떻게 피드백이 올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찾아보자 아카이빙이었던거고. 그래서 지금 이것도 그걸 위해서 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는 잘 모르겠지만.
(웃음)
근데 뭐 핑비드씨가 강의 했을때도 많이들 알고 궁금해한다고.
뭔지 모르겠는 애들이 구공아파트라는 걸 만들어서 지금 열심히 90년대생을 끌어올리고 있다는걸 사람들이 알고는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강연 끝나고 질문을 받았어요. 후원을 받는 창구가 있는지. 왜냐면 저희가 사비로 돌아가는 거니까.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작업자분께 저희 사비를 들여서 인터뷰하는 거잖아요. 어쨌든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고 그래서 뭔가 커피값 정도를 후원받는 그런 거? 받으면 어떨까? 얘기해봐요.
누구한테 받아야 하나요?
아무 사람한테나 받아야죠. 후원 해주고 싶으면 해달라고. 그럼 저희가 커피를 잘 사 마시겠다고.
N
****이 그런 식으로 하기는 하죠.
아, 그래요?
N
네. ****이 운영할 때 사람들이 후원해주면 그 돈으로 도메인값을 댄다거나 그런 식으로 했죠. 그런데 그거 아마 후원이 엄청나게 안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천 원, 이천 원은..
N
너무 안돼서 다 자기 돈으로 했잖아.
그래요?
-
N
요즘 뭐 관심 갖고 있으세요?
저 그럼 얘기할게요.
저 할 얘기 있는데.. 일단 먼저 하세요.
(웃음)
아니 먼저 해도 돼요.
N
먼저 얘기해요. (웃음)
저는 얼마전에 안낙희씨한테도 얘기를 했었는데 제가 계속 여성 디자이너만 소개를 하고싶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예전에 미술계 내에서 여성혐오 성폭행 사건들이 공론화 됐을 때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 “WOO”에서도 여성 디자이너, 남성 디자이너 성비 5:5비율로 진행했고,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진행했었던 “100필름 100포스터” 라는 프로젝트도 성비가 50:50 이였거든요. 그래서 구공아파트에서 소개할 때도 성비를 염두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어느정도는 염두하는 건 괜찮은 것 같아요. 우리가 아예 50:50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 염두하고 ‘너무 남성 작업자로 편중되고 있진 않나’에 대해서는 경계 해볼 만한 것 같아요. 물론 지금 그렇진 않아서 괜찮지만.
여성국제영화제 하고 있더라구요. 거기에도 관심 있고, 일러스트 그리는 거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요즘 핑비드가 계속 트위터에 올리는 것 같아요.
��
저는 두 개 걸친 것 같은데.. 사람들 찾는 과정이랑 관심사랑. 푼타님 말씀 듣고 걸쳐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저는 너무 시각 작업자 위주로 소개를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작업자라고 했을 때 굳이시각 작업자만 있는게 아니고 다른 작업자도 많은데, 왜 굳이.
N
***?
왜 굳이. 그러.. 그렇거든요. 약간 그 명성이라는 것도 얼마 정도까지의 ‘명성을 왜 거부하지?’ 이런 생각도있고. ‘(유명하지 않은 기준이)어디까지?’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자꾸 시각 작업자 외로 눈을 돌리는 것 같아요. 음악이라거나 게임개발자라거나.
저희 처음에 *** 얘기 했던 것처럼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그룹 같은 걸 해도 맥락이 맞고 좋다고 생각해요.
N
근데 저는 간호사님이 하는 방향성이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 간호사님 제외하면 소개하는 작업자가 다루는 매체의 특성이 거의 비슷하단 말이에요. 근데 간호사님 혼자서 다른 쪽을 소개하잖아요. 그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이거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던게 ‘미술’ 작업자가 제일 있어 보이는 뭔가를 가지고 있고, 그 밑으로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 하는 사람… 단계적으로 구분지어지는게 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저는 주변에 있는 만화나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디자인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방향성을 일러스트나 만화 그리는 사람들 쪽으로 돌려보려고요.
N
하다보니까 다들 각자 방향성이 잡히네요.
저는 디자이너만 할겁니다!
(웃음)
N
뼛속까지 디자이너네.
N
저는 돈이죠, 돈. 지원금이라든가…. 저는 아마 연말에 ******에서 공연을 할 것 같은데 끝나면 빚쟁이가 될 것 같아요. 100만원 아니면 200만원 정도 빚이 생길 것 같아요. 아직 졸업도 안 한 학생인데 시작부터 빚지고 시작하구요. 내년에 전시하고 마이너스만 안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데 일이 잘 풀려서 회사랑 얘기가 돼서.
네? 회사요?
엄청 큰 회사는 아니구요, ******라고 어떤 회사가 있는데 상품 시안을 만들어서 공장에 보내면 상품이 돼서 나올 거에요. 작업자들을 위한 공구롤인데 앞치마에 부착을 할 수 있어요. 분리도 할 수 있고. 그래서 다다음달까진 브랜드로 나올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로 수익구조를 만들고 그 돈으로 행복하게 하고싶은 걸 할 생각입니다. 샘플이 나오면 여러분한테도 나눠드릴게요.
N
구공아파트의 비즈니스맨..
한 번 훑어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다음 번 결산때까지 우리가 한 달 반 정도 뒤에 또 할 것 같은데.
그땐 어디 시원한데서 해야 돼. 은행 같은데서.
(웃음)
N
이거 꼭 넣자. (웃음)
그때까지.
N
건강하고.
(웃음)
한 달 반 뒤면 퀴퍼네?
그죠. 저는 그때쯤 되면 풍성한 모임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N
저는 구공아파트를 하면서 느끼는게, 하면서 다음이 점점 더 뚜렷하게 잡힌다고 해야하나? 올해가 끝났을 때 어느정도 채워져있을지 궁금해져요.
N
암튼.. 다음 결산 때까지 다들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즐거운 결산, 끝!
아니죠. 다른 분들 얘기도 들어봐야죠. 자기 얘기 끝냈다고 지금.
(웃음)
N
마음이 급해서.
다음 결산을 기대하면서.
네?
(웃음)
N
정신차려. (웃음)
다음 결산을 기대하면서 얘기하시라고요. (웃음)
(웃음)
다른 세계로 갔어. (웃음)
N
다음 결산때까지 뭐 할 거냐고. (웃음)
아아 (웃음) 저요? 다음 결산 때까지 계속 작업하고.. ***** 나가게 됐어요. 그래서 그걸 준비하고. 그리고 텀블벅에서 하는 성소수자 기획전에 참가를 할 것 같고. 그리고 뭐 돈에 쪼들려서 알바를 할 것 같아요.
(웃음)
저도 결산은 이런 식으로 하면 재밌는 것 같고. 저는 아직 서로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가면서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딱히 할 얘기가 없는 것 같은데.
N
끝낼까요, 그럼? (웃음)
네, 끝내요. (웃음)
N
다음 결산때 만나요! 다들 잘 지내고!
와!
안녕!
짠.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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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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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호 간호사 - 이미미
2018 / 1 / 28
- 안녕하세요. 이번 호에는 간호사의 소개로 이미미님이 입주했습니다. 이미미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93년생. 이미미. 지금 그림그리고 있구요. 현재는 사회복무 요원입니다.
- 인터뷰 전에 꼭 이야기하고싶은 작업이 있으신지 미리 연락을 드렸는데요. 혹시 가져오셨나요? 그 얘기부터 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첫번째로 소개하고싶은 작업이라면, 제 졸전이에요. 16년에 졸업전시를 했고, 졸업전시 총선거 라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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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졸업전시 총선거 포스터 / 디지털 이미지 / 161.8 * 229.2 cm / 2015
- 졸업전시 총선거는 어떤 작업인가요?
졸업을 앞두고, 다른 학교 애들은 어떤 작업을 하지? 다른 애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있을까? 그리고 그걸 어떻게 보여주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일본아이돌 AKB48를 아시나요? 총선거 하는걸 인상 깊게 봤는데 아이돌 총선거 시스템 참조해서 졸업전시와 합쳐본 거에요. 졸업전시에서 가장 많이 겹친 재료와 소재를 찾아서 순위표로 작성했어요. 그리고 제가 정리를 한 학교의 졸전을 표시한 달력하고 학교의 졸전 포스터들을 모두 합친 포스터들을 만들었어요. 제가 16년에 졸전을 했으니까, 15년도 졸업전시를 정리한 셈이네요.
- 전시를 직접 다 둘러보신건가요?
네. 한 500몇명은 넘게 본 것같아요. 제 전공이 미술교육과인데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조소, 디자인, 동양화, 서양화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어요. 그게 다 필수기도하고. 졸전에서는 그 중 두 파트를 선정할 수 있는데, 저는 서양화 두 파트를 선정했고, 그래서 페인팅만 모아보자! 했는데 500작품이 넘게 모였어요. 전부 다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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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ionelect / 트위터 / 2015
- 정말 많이 보셨네요. 분석적인 작업인데, 보내주신 포트폴리오는 페인팅이었고, 성격이 너무 달라서 조금 놀랐어요.
다른 작업과는 잘 안 묶이죠. 저도 작업 하면서 느낀 게, 데이터를 모아서  정리하는 작업들이 저랑은 잘 맞지 않았어요.  되게 이성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을 하는 친구가 말하기를, “미미야 너는 이런 작업보다 페인팅이 더 좋다”. 그러기도 했구요. 그리고 막상 제가 졸업전시를 하니까, 아, 졸업전시라는게 되게 허술하구나. 다른학교도 다 허술할까? 이게 뭘까? 라는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확인을 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구요.  그래도 당시 저에게는 그런 묘한 상황,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했던 거 같아요.
- 나름대로의 졸업이었겠네요.
그렇죠.
- 페인팅은 어떻게 하시게 된건가요?
입시 때부터 항상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어요. 그때는 다 같은 입시 그림을 그리니까,  싫었고 (웃음) 다른 작가나 전시를 보면서 ‘나도 입시그림이 아닌 다른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죠. 2학년 학부때  서양화 강사 선생님이 학기가 끝날 때  제 그림을 사주시면서 페인팅 계속 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힘이됐고. 본격적으로 페인팅을 하기 시작한 건 대학교 3학년때에요. 학부 3학년 끝나고 휴학하고 공익가는데 까지 시간이 비어서 그때부터 집에서 계속 그림 그리기 시작했어요.
- 어떤 것을 그리시나요?
풍경하고 소리를 그리는데  먼저 소리는 제가 훈련소를 가서  총을 쐈는데, 총을 쏘고 쓰러졌어요. 소리 때문에 공황이 왔거든요.  소리가 아프게 들렸어요. 총 쏜 이후로 소리에 되게 예민해 져서 훈련소 때도 귀마개를 끼고 다니고 그랬어요. 아파서 훈련이 어려우니까 치료를 받아야 돼서 군인들은 국군병원을 다녔는데 병원 안에서는 진료 대기시간이 되게 길어요. 같은 지역군인들이 모두 같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니까요. 기다려도 진료를 받을 수가 없는 날도 자주 있기도 해서 진료 기다리면서 병원에 소리들을 그렸어요. 진료실 문 닫는소리,  tv소리, 잡음같은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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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소리 / 종이 위에 볼펜 / 21 * 29.7 cm / 2017
- 와. 너무 좋아요. 최근에 본 드로잉이 음파같다고 생각해서, 여쭤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연결이 되네요.
훈련소에서 4주훈련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소리 드로잉을 했어요. 제가 학교공익이라 행정실에 있거든요. 사무실소리,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 키보드 소리 같은걸 그리는 거죠. 계속 그리는 걸 보니 그래서 또, ‘나는 페인팅을 해야겠구나.’ 싶기도 하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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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소리 1 / 종이 위에 볼펜 / 21 * 29.7 cm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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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소리 2 / 종이 위에 볼펜 / 21 * 29.7 cm / 2017
- 종이에 관한 선택기준도 있나요?
아. 드로잉마다 종이가 달라서 그런건가요?  종이는 제가 주로 학교에  있으니까 학생들이 새 색종이 같은걸 버리곤 해요. 그걸 주워서 책상 위에 두었다가  사용한 거고, 소리는 빠르게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그때그때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종이나 집어서 (웃음) 할 수 있는 한, 직감적으로 그린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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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소리 1 / 종이 위에 볼펜 / 15 * 15 cm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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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소리 3 / 종이 위에 볼펜 / 21 * 29.7 cm / 2017
- 공익가시기 전에는 거의 쏟아내듯 그림을 그리셨네요. 풍경은 어떻게 그리게 되셨나요?
주로 밤 풍경을 그리는데요. 평소에 밤 산책을 자주하기도 하고, 밤의 풍경을 유독 그리는 것도 전 밤을 볼 때 코러스가 많은 것 처럼 보여요. 전 음악을 들을 때 연주하는 악기들의 소리, 목소리, 이게 따로따로 들려서,  한 소리만 집중 적으로 듣기도 하고, 코러스가 많음 음악을 좋아해서 코러스만 따로 듣기도 하거든요. 전 밤이라는 것도 청각적인 이미지를 보는 것 같아요. 밤의 이미지들이 코러스의 레이어가 많고 겹쳐져 보여요. 시각적인 이미지가 들리진 않겠지만, 그런 풍경들을 보았을 때 저는 시청각적으로 받아들이고 되게 멍해지거든요. 그런 멍함을 페인팅으로 옮기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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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달이고 형광등은 형광등이다 / 캔버스 위에 유화 / 50 * 50 cm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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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2 / 캔버스 위에 아크릴 / 50 * 50 cm / 2017
- 그래서 제목이 풍경과 코러스군요.
저는 풍경에도 청각적으로 풍경을 보고,  사람의 감각대로 그리는게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 시각과 청각, 각각의 감각마다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다른가요?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해요. 다르다?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연결해서 그리는 것 같아요. 섞일 수 있고.  코러스가 많은 풍경을 그린다는 게 저에게는 의미있는  일이기도 하고, 좀 웃기�� 한데 내가 그리면서도 이게맞다 라는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렇게 그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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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1 / 캔버스 위에 아크릴  / 30 * 30 cm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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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4 / 캔버스 위에 아크릴 / 45.5 * 45.5 cm / 2016
- 디지털 페인팅도 하시는걸로 알고있어요. 페인팅 하시는 방식이 다양한데, 이유가 있을까요?
디지털 페인팅 은 제가 행정실에 있어서 물감을 쓸 수가 없어서에요. 사무실  환경에서는A4용지랑 낡은 컴퓨터의 그림판 밖에 없는 거죠. 한정된 공간에서도 상황�� 맞게 그림을 그리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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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앙클렛 / 디지털 이미지 / 1726 * 1496 pixel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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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세곡 / 디지털 이미지 / 1726 * 1496 pixel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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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르스카 / 디지털 이미지 / 2720 * 2608 pixel / 2017
또, 소리는 빨리 순식간에 사라지니까. 소리를 잡아 내려면, 색깔을 빨리  바꿔서 빨리 화면에 그려내야 하는데  그림판 만큼 편한 게 없잖아요. 몇번 클릭만 하면 되니까. 소리를 그리는데는 잘 맞다고 생각해요. 색도 빨리 바꿀 수 있고, 브러시도 여러가지고. 디지털로 그리는 선은 유독 머리카락 같이 강약도 없고. 포토샵이나 그리기 유리한 프로그램보다 낡은 컴퓨터로 그림판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상황이랑 잘 맞는것 같아요. 어쨌든 저는 지금 사회복무 요원이니까요. (웃음)
- 이건 안 여쭐수가 없네요. 춤도 추시고 퍼포먼스도 하셨던것으로 알고있어요.
대부도에서 경기창작센터에서 안은미 선생님이 일반인들을 섭외해서 각자 1분 59초동안 춤을추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참여한거에요. 그 프로젝트를 세번이나 했어요. 지금은 선생님이 그 프로젝트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이제 기회도 없고, 훈련소 이후에 이런 큰 무대에 서고 싶어도 큰 소리를 못 들어서 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도 하면서 이제 내 것이 맞나 라고 잘 감이 안 오기도 했고, 찰떡같이 안붙는다 그래야 되나. 답답해서 춤추러 간 거에요.
- 다른 매체로도 작업을 계속 할 의향은 없는건가요?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건 이제 소리 때문에 큰 무대는 설수도 없고, 큰 의향도 없고, 기회가 있으면 하겠는데 기회도 없는 것 같고…잘하는걸 해야겠다. 그 생각 밖에 없네요.
- 굉장한 패션이시잖아요. 얼핏 들은것도 같은데, 브이로그나 로리타 패션 취향도 퍼포먼스의 일환인지 궁금해요.
퍼포먼스적이죠.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많이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원래 눈썹도 탈색하고 핑크색을 하고 다니는데 지금 어둡게 했어요. 간호사님이 시기를 놓치셨네요. 어렸을 때부터 단순히 분홍이 좋았어요. 어렸을 때 내복 입잖아요.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 근데 저는 분홍색입었어요. 여아용도 다 같은 어린이라서 사이즈는 맞으니까요. (웃음) 어릴적부터 ‘엄마, 나 핑크색깔! 엄마 나 원피스입고 싶어!’ 그러면 입혀주셨어요. 그게 기본이 된 거 같아요. 여기에 부모님도 크게 생각은 없으신 거 같고. 지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댓글에 어떤분들은 욕같은것도 쓰더라고요. 인스타에 ‘이놈 잡겠다’ 라고 올렸었는데,
- 이놈 잡겠다의 대상이 되신 건가요?
아뇨. 저한테 욕한 사람을 ‘이놈 잡겠다’ 라고 올렸어요. 이런 정체성들을 숨기고 살았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일반사람들처럼 보이려고 정말 조용하게 혼자 있었어요. 안은미 선생님 만나고 나서부터 아 굳이 내가 이렇게 다닐필요가 없구나 하고 바꾸기 시작했어요. 저는 이게 예쁘다고 생각하고. 친구가  제 유튜브에 로리타 치마를 산 영상을 보고선 자기가 본 네 모습 중에 제일 웃고 있더라고, 행복해 보이더래요. 어떻게 보면 큰 의미는 없지만 고정적인 성역할에 그냥 엿 먹이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 있구요. 고정적인 성역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지만 모르는 척 하면서 슉하고 고정관념을 넘어 달려가고 싶어요. 그리고  색이라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자유가 없는 것 같아요. 옷을 골라도 그렇고. 유니클로가면 남자 옷 다 저채도에요. 여자 옷은 또 너무 파스텔쪽이고 색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저 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웃음) 이게 당연하기도 한건데. 왜 이상하게 볼까.
- 페인팅작업들은 이런 퍼포먼스와는 전혀 분위기가 달라요.
둘은 달라요. 출발하는 지점이나 기반하는 정서 같은 것 들이. 연결점은, 저도 섞으려고 되게 노력을 했는데 (웃음) 안됐어요.  회화는 회화고 퍼포먼스는 퍼포먼스에요. 섞으면 보는사람은 편할 것 같은데, 현재까지는 안 섞여요. 그것을 강요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캐릭터가 있으니, 섞어보아라.하면서.  쉽게 지금은 공주님이 밤에  산책 나와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 두 부분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출발하나요?
저는 스스로 공주님이 되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는데, 이게 퍼포먼스의  출발이구요. 공주가 된 아이가 보는 관점이 페인팅인 것 같아요. 생각보다 둘의 거리가 멀어요.
- 말씀해주신 이야기로는 굉장히 가깝게 들려요.
제가 찾은 합의점이 그거에요.
-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세대의 작업자들 사이에서 구분되는, 작가님과 주변의 커뮤니티가 가지는 특징을 느끼시나요?
생각보다 내가 참 특이하네 싶어요. 일단 겉모습이 너무 다르구요. (웃음) 저 같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드문 것 같고. 저도 그렇고 90년대의 다른 작업자들도 그렇지만 큰 자본에 대해 대항하지는 못해도. 한번은 쓱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힘 같은게 있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특이하고 쓱 돌아보게 만드는.
- 90APT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플랫폼을 누군가는 만들겠지 했는데 이렇게 빨리 시작하나? 란 생각을 먼저 했었고,  미술계가 사람 신체라면  엄지발가락 뼈 같은 느낌이에요. 아래엔 있지만 중요한. 그리고 색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아요. 90년대생만 소개할 것 같은 이름인데, 아니잖아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전시에 관해서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원래 그림은 계속 그리는거고, 다음 작업은 영화의 소리를 유화로 그릴 계획이에요. 끝 계획은 제 장례식에는 모두 블랙 말고 핑크를 입고 오는 정도? (찡긋)
- 이것으로 인터뷰는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
간호사
이미미
instagram@mimigongjunim
Youtube@미미챤네루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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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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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호 푼타 - 박윤수
2017 / 10 / 29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마포구 상수동 주민 박윤수입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다녔고 졸업한지 3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최근에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2년간 학교에서 시각디자인과 조교로서 일하다가 올해 3월부터 자유의 몸이 되었어요. 일하는 동안엔 작업을 많이 하지 못해서 이제 막 시작한다고 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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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Day
-개인 작업을 하는거에요?
네. 개인 작업을 위주로 하고 있고 외주를 받기도 해요. 캐릭터 일러스트 쪽으로 많이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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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뽀이 Captain Poopyboy_series2 market
-그럼 다른 일을 같이 병행하시나요?
그건 아니에요. 졸업 직후에 조교 일을 고려하게 된 이유가, 1-2년 간의 생활비 정도는 모아두고 난 이후에 부담 없이 그리고 싶은 그림 그려보자는 생각 때문이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새로운 작업들을 보고 자극받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지금은 프리랜서로서의 생활을 막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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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ead piece
-일러스트 작업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시는 것 같은데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래픽적인 것이 의도하는 것은 아니고 전공이 시디과다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가끔은 보기 좋으려고 넣는 요소들이 디자인적으로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주로 사용하는 소재, 주제, 컬러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소재는 항상 인물이고 제가 인격을 심어 넣은 캐릭터가 많이 등장해요. 사람들의 차림새, 주변 소품, 지나다니는 길거리에 관심이 많아요.
-인격을 심어 넣은 캐릭터가 어떤 건지 부가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소품이든 건물이든 어떤 것에라도 눈만 붙여 넣으면 인격이 생긴다고 인지해요. 단순하죠.
-작업을 하는데 영향을 받은 매체, 작가, 소재 등이 있나요?
좋아하는 작가는 너무나 많죠. 졸업 전시를 준비할 때 제일 영향받았던 사람은 Henning Wagenbreth라는 독일 작가였고 요즘은 영국의 Kyle Platts의 작업을 재밌게 보고 있어요. 매체로는 미국 TV 애니메이션과 유럽의 그래픽 노블, 코믹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여전히 푹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작가와 매체들의 어떤 점이 영향을 줬나요?
표현 방법과 색감이요. 투시를 신경쓰지 않고 사물이나 인물을 비정상적으로 과장하거나 축소하기도 하고 원색에 가까운 색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갇혀있던 틀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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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uildings_ter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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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uildings_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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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uildings_halloween
-작업의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주로 어떤 툴을 사용하시는지도요.
평소에 습관적으로 자료를 많이 모아둬요. 그림과 사진을 많이 보고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작업할 땐 항상 영화를 틀어두는데 쓸만한 장면을 캡쳐해두고요. 그 자료들을 기반으로 이번엔 이런 주제와 소재를 가져와야지, 하고 작업을 시작해요. 처음엔 주제와 관련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어들을 계속 적어요. 거칠게 스케치를 하고 나서 컴퓨터 작업으로 들어가요. 툴은 작년까지만 해도 포토샵을 위주로 썼었는데 일을 받으려다 보니 한계가 느껴져서 불가피하게 일러스트를 써보고 적응하는 중이에요.
-본인의 작업이 어떤 식으로 읽히기를 바라나요?
저는 상업적/비상업적인 작업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생각해요.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풀어놓고 싶어요. 제 그림이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해 제가 무언가를 주장할 일은 없을 것 같고, 단지 분위기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어요. 유쾌하다던가, 재미있다던가. 그렇게.
-행사, 전시 등에 참여하신 적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2년도였는데, 학교에서 여름/겨울 방학 때 주최하는 세미나/워크숍이 있어요. XD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활동하는 Sam Weber 작가님이 오셨었어요. 그림 그리는 것을 두려워하던 슬럼프를 겪고 있던 상황에 그분을 만났는데 그림을 평가하는 잣대를 드러내는 일 없이 다양한 스타일을 이해하고 북돋아주셔서 좋았어요. 그때 한 번 무언가 떨쳐낸 것 같아요. 굉장히 인상이 깊은 일이에요. 여전히 작업을 시작할 때는 어렵지만, 그래도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전시 같은 경우, 작년에 처음 동기들끼리 한 전시를 올해도 기획 중이에요. ‘별개의 별것’이라는 이름인데 회사를 다니든 프리랜서로 일을 하든 잠시 쉬고 있든 시간 쪼개서 개인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끼리 모였어요. 작년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토대로 올해는 일반 전시장 말고 사무실이나 창고를 임대해서 설치 시간을 충분히 가져볼 계획이에요. 전시장을 구하려다 보면 인적이 드물거나 혹은 너무 비싸거나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에 다른 일러스트레이터 두 분과 함께 DDP에서 전시를 했었어요. 내부 공간은 정말 좋았지만 본관과 꽤 떨어져 있어서 결국 지인들만 오는 전시가 되어버렸죠. 아쉬웠어요. 지인들에게 홍보하고 소통하는 작업도 물론 좋지만, 제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국내에선 아직 전시장을 잘 찾아가지 않는 느낌이긴 하죠.
맞아요. 보여도 잘 안 들어가죠. 마케팅을 잘 하지 않는 이상. 전 오프라인으로 전시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실물로 출력해서 만지고 테스트하는 과정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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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uildings (별개의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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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uildings character (별개의별것)
-했던 작업들 중에 특히 애착이 있거나 의미 있는 작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감정이 쌓였을 때 해소해야 하는 시점에서 풀어냈던 작업이 마음에 남지만, 애착이 있긴 해도 굳이 사람들에게 이런 감정, 이런 의도로 작품을 했다고 소개하고 싶진 않아요.
그런 작업들보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했던 작업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작년 별개의 별것 전시 때 했던 [Between buildings]는 일을 하느라 작업을 거의 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손과 머리를 풀어내고 애쓰면서 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요. 홍대에서 7년쯤 살면서 본 사람들, 소품, 건물에 대한 이미지를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미화해서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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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S_OFF THE WALL
-본인이 느끼기에 디지털 작업과 수작업 사이에 차이점과 장단점이 있을까요?
우선 디지털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지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지 도면이나 도안 따위를 그리고 있는 건지 괴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직관적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툴을 주로 사용하니 쉽게 지울 수도 있잖아요. 가끔 혼자서 아이고 약았다, 하고 자책할 때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수작업을 본질적인 그림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케치를 통해서 그림을 그리는 기분을 충분히 느끼고 툴에서 정리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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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S_OFF THE WALL
-본인의 작업이 상업적/비상업적 사이의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분명 정도는 있겠죠. 상업적이다/비상업적이다 다가오는 느낌은 있어도 저는 규정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요. 상업적이라는 게, 굳이 기준이 있다면 대중들이 받아들이느냐 그것이 쉽지 않느냐 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도 좋은 기준은 아닌 것 같아요. 소수라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그것도 상업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학교에서 배우면서도 이 질문이 많이 오고 갔었는데, 생각해보면 한 번도 뚜렷한 답을 들은 적은 없었어요. 모호하지요.
-요즘 관심 있는/작업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을까요?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예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과제로 끌어안고만 있어요. 어려워요.
-90년대생 작업자로서 한국에서 작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딱히 90년대생 작업자로서는 아니고,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일을 받았을 때는 투정부리지 말고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웃음). 마감을 잘 지키는 것이 첫 과제고, 원하는 것은 맞춰주고. 외주와 개인작업을 함께 진행하다 보면 차차 내 스타일을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주변에서 사례를 보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하자. 그 생각밖에 안드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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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 the duck
-외주작업의 임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업의 크기에 따라 지급하는 규모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대부분은 받아야 할 만큼 못 받는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만 기회가 있을 땐 얼마큼 받든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타협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네요..
-90년대생 작업자들의 특징은 어떤 게 있으며, 장단점이 무엇일지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자기 홍보를 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게 특징인 것 같아요. 사람들의 성향이 그렇다기보다는 다들 필요를 느끼니 어떤 방법으로든 애써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조교를 하면서 학생들을 계속 보아왔는데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어요. SNS를 통해 나를 판단하고 평가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가꿔야 할 능력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누구든 편하게 연락해주시고, 인스타그램 팔로우 해주세요(웃음).
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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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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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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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호 푼타 - Dahee ZOE
2017 / 10 / 29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파리에서 사진을 하고 있는 다히작가입니다. 프랑스에서는 Dahee ZOE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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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속 프랑스에 계신 것으로 아는데,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방금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왔어요. 파리 날씨가 꾸릿해서 기분이 상쾌하진 않지만 족제비가 반겨주는(반려동물) 집에 돌아오니 기분은 좋네요.
-최근엔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요즘엔 작품 구상을 하고 있어요. 픽토리얼리즘(회화주의)을 바탕으로 한 간다라 미술의 재해석을 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구상하는 것은 제 예술관과 테크닉의 최고점을 요하는데 어릴 때부터 항상 시도해왔고 초등학생 때부터 이어져온 제 세계관의 정점이거든요. 집착이라고 할까요? 항상 시도를 해왔기에 제 나이, 환경, 기술, 정신 상태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물론 망한 게 많아서 잘 숨겨놓고는 있지만 나중에 제가 죽으면 가장 가치 있는 연작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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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작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뭐라고 정의 내리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직 작품 수도 많지 않고 패션/상업/순수를 너무 오락가락해서 정의 내리기는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확실한 건, 전 동양의 미를 바탕으로 서양의 터치를 넣는 걸 좋아해요. 아라베스크의 조화라던가 유라시아의 아름다움 이런 거?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다히작가 생각하면 동서양의 조화를 재해석한 작가로 인식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계기로 패션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그냥 예쁜 옷이 좋아서요.
화려한 모습만을 보고 사랑에 빠졌는데 알면 알수록 더 헤어 나올 수 없는 것 같아요. 옷에 달린 비즈는 어디서 만들어졌고, 바느질은 어느 나라의 어느 기술이고 옷감은 이태리의 어느 회사 것인데 이 기술은 언제부터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사용되는 이런 거? 지금은 오뜨 쿠튜르를 너무 사랑해서 나중엔 패션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제 오뜨 꾸튜르 브랜드도 차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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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는데 영향을 받은 매체, 작가, 소재 등이 있나요?
저는 한국의 모든 고급 전통의상 (불어로는 오뜨 꾸튜르=높은 기술로 만들어진 의복)을 다 좋아해요.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에요. 어릴때는 항상 눈을 감으면 기생들이 샤랄라 장구를 치고 있고 후에는 모던 걸들의 센스 있는 한복 매칭과… 지금은 궁중한복에 열광해요. 뿌리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것만큼 아름답고 기쁜 일이 어딨겠어요?
작가로서는 팀 워커, 저도 팀 워커와 비슷한 길을 갈 것 같아요. 외면의 아름다움에 정신이 팔려있다가 점점 내면의 공허를 외면의 폭발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할 수 있는…! 허황된 꿈일지도요. 하하.
또 엘리 삽. 엘리 삽은 제 종교에요. 파리 레바논계 오뜨 쿠튜르 디자이너들이 사람 잡을 정도로 잘 만드는데 엘리삽은 참 깔끔하면서도 폭발적이에요. 이 사람이 맘먹고 폭발을 시킬 때에는 정말 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그냥 한번 유튜브에서 Elie Saab 검색해서 보세요. 할 말이 없어요.
여담으로 제 친구들이 엘리 삽 브랜드와 엘리 삽씨와 함께 일했는데 사람도 드물 정도로 좋으시다고 들었어요. 저는 오늘도 엘리 삽 적금 통장에 입금을 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신경 쓰는 디테일이라거나, 주로 사용하는 주제/소재가 있나요?
저는 패션 포토그래퍼다 보니까 맘을 놓고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요. 더욱이 나이 있으시고 엄격한 교수님 밑에서 1:1 도제 형식으로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머리카락 한올, 메이크업 브러시 자국 하나, 의상 주름, 배경지의 높이와 펴는 법, 정리하는 법, 조명의 1cm 차이까지 다 일일이 예민하게 반응해요. 근데 제가 인턴을 하는 동안 하도 남들한테 당하고 살아서 남한테 시키는 거는 정말 싫어해요. 가능하면 제 작품이니까 제가 더 노력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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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던 작업들 중에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왜 그런지 이유와 함께요.
모든 작품을 할 때 그것이 저 스스로를 쥐어짜서 나오는 에센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사실 다들 하나하나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워요. 제 영혼이나 몸의 일부가 담긴 느낌?
굳이 재미있는(사실은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자면, 2년 전이었을 거예요. IMG 신인 모델과 죽음이라는 주제로 특별한 촬영을 구상했어요. 내용은 멀쩡해 보이던 소녀(모델)가 알고 보니 죽은 사람이었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이었어요. 위치를 찾다가 샤를 드 골 공항의 소음으로 인해 공항 측이 마을을 매입해 주민들이 떠나 60년 동안 방치된 파리 외곽의 마을을 찾아서 촬영을 했어요. 온 마을이 60년 동안 버려져있었으니 정말 대낮에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음산했고 폐가들에 의미심장한 낙서들도 소름 끼쳤어요.
상상해보세요, 폐가 한 채도 무서운데 온 마을이 폐가로 가득 차고 아무도 없다면요. 촬영은 문제없이 잘 마무리 되었어요. 후에 연세가 지긋하신 멘토와 작품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데 멘토께서 사진을 보시며 깜짝 놀라셨어요. 동네 이름을 물으시길래 답을 해드렸더니, 기겁을 하시면서 말씀을 못 이으시더라고요. 사실 그곳이 소음 때문에 공항에서 매각한 게 아니라 60년대에 초대형 비행기 추락사고로 인해 초등학교와 민가를 덮쳐 심각한 수의 사망사고가 일어나자 사람들이 떠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왠지 작은 마을에 무덤이 너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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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연락을 하셨을 때도 본인의 작업이 상업적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상업적 작업과 비상업적인 작업 사이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좀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비상업적인 작업은 영혼을 쥐어짜는 것이고 상업적인 작업은 몸과 머리를 쥐어짜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프랑스에서 공부 중이신데, 어떤 계기로 나가게 되었는지, 그곳의 작업환경은 어떠한지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작업자에 대한 대우,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 등등)
한국 학교 그리고 학급 안에서 이뤄지는 권력구조와 싸움이 참 웃긴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 사진일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무작정 유럽으로 3개월간 여행 겸 어학연수를 오게 되었고요, 프랑스의 똘레랑스와 미국이나 한국에 비교되지 않는 평등정신에 충격을 받아서 다음 해 프랑스로 유학을 오게 되었어요.
예술가에 대한 대우는 사회적으로는 좋아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친구들이 주로 금융가에서 일하거나 대학에서 연구를 한다던가 법조인인 경우가 많아요. 대우가 좋다고 돈을 잘 번다는 건 아니에요. 파리는 돈이 잘 돌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로 알바라던가 프리 일을 하기는 어려워요. 그렇다고 사람이 굶어죽지는 않도록 법이 되어있어요. 알바를 해도 1시간 최저임금이 10유로 정도이고 (13000원 정도), 작가로 활동하면서 최저임금도 못 번다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학생같은 경우에는 정부에서 주택 보조금도 15-30만원씩 나오고요, 파리를 제외하고는 물가나 집값도 많이 안 비싸고요, 사실 여타 대도시와 다르게 파리는 작고 물가가 높은 편이 아니기에 돈이 없으면 3-40분 정도 떨어진 외곽에서 살면 한국보다 저��하게 살 수도 있을 거예요.
미술가 협회도 잘 발달해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순수회화가 아니라 미술가 협회가 아니라 수공인 협회 (저도 제가 무슨 근거로 수공인 인��� 모르겠지만요)에 등록되어있는데 무료 회계사, 무료 금융 컨설팅, 무료 변호사 등의 도움이 되어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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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 프랑스에서 작업을 이어나갈 생각이신가요?
우선 5-6년간은 파리에 있을 예정이에요. 후엔 뉴욕을 생각하고 있어요.
-90년대생으로서 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남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렵죠, 그래서 저는 “예술”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서 저 스스로를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비즈니스 우먼-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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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작업자들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들끼리의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할까요? 만약 필요하다면/필요치 않다면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동시대의 작업자들은 SNS에 너무 집착하는 듯 싶어요. 키케로가 이렇게 말했죠, “나는 대중에게 칭찬을 들으면 아무리 잘 한 일을 했어도 부끄럽다.” 본인의 예술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의 화살이 개입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네트워킹도 자신의 성향이나 작품성에 따라 나뉘지 않을까요? 마리아나 아브라모비치나 낸 골딘 같이 다양한 관객이나 다양한 모델과 소통을 해야 한다면 모를까 저 같은 경우에는 혼자 조용히 지내도 잘 작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한번 사는 인생 막 삽시다!
푼타
blog.naver.com/atnup_
Dahee ZOE
https://www.daheez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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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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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호 NNK - 류한솔
2017 / 10 /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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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 싱글채널 비디오, 00'06'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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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투-두 튝뜥, 싱글채널 비디오, 00'12'5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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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드로잉(13/21), 종이 위에 펜, 75 x 100 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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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어의태어 드로잉, 종이 위에 연필, 28 x 35 cm, 2017
NNK(이하 N)
안녕하세요.
류한솔(이하 류)
안녕하세요.
N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촉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특히 신체기관과 연관되어 상상되는 촉각에 집중해서 상상을 많이 합니다. 천장에 검정 테이프가 삐죽 나와서 덜렁거린다면 ‘어 탈장된 것 같다’ 하기도 하고, 전기선이 막 감겨있으면 ‘내장이 감긴 것 같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것에서 출발한 상상을 영상이나 드로잉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N
예로 들은 게 자잘한 사물인데, 그럼...아 근데 실제 신체가 훼손된 걸 볼 수는 없겠군요...
류 아! 네 그렇죠. ‘퐁퐁’을 예로 들자면 외할머니댁에 갔는데, 외할머니가 말씀하시는데 눈이 ‘짤박-짤박’거리는 거에요.
N '짤박-짤박’이요?
류 (웃음)할머니라서 눈에 수분이 적어서 눈알이랑 눈꺼풀 사이에 공간이 있더라고요. 약간 마음이 아픈데(웃음).
N
아! 뭔지 알 것 같아요. 바로 이해가 됐어요.
류 거리는 그런 의성어, 의태어가 생각이 나요. 그럼 ‘아 저 눈알을 관통해보고 싶다’라는 상상을 하게 돼요. 그럼 '눈알을 한 번 적출해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웃음) 그럼 어떻게 느끼고 볼 수 있을까..?'(웃음) 이런 식으로 상상하다 보니까 나온 작업이에요.
N
작업의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어떤 장소에 가서 일부러 보는 건 아니고, 일상에서 본 것이 누적되어 작업으로 드러나는 건데, 혹시 그럴 때도 있나요? 작업하긴 해야 하는데 뭘 봐서 뭔가 와야 할 수 있잖아요. 그럼 막 억지로 찾아가면서 일부러 더 상상하고 그러나요?
류 근데 잘 안돼요. 자극을 얻으려고, 유심히 본다고 해서 상상이 잘 되진 않아요. 이게 그런 상상들을 평소에 하고 있고, 예전에 봤던 영상의 특정 이미지가 구석에 있다가 어떤 사물을 봤을 때 ‘링크'되는 경우가 있어요.
인터뷰PDF
NNK
류한솔
https://www.youtube.com/channel/UCyj6EuOq4nSUanfvoYUWy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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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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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호 김성재 - 구샛별
2017 / 08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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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 oil on canvas_227✕181cm_2014
구샛별
1986년 출생
학력
2015.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
2107.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평면전공)전문사 재학중
전시이력
2017. 서천군 문화예술 창작공간 2인전 / 서천
2017. <blue/grey Scenery> kart플랫폼 릴레이전시 / 서울
2015. <한치의 단단한 땅>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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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97✕130cm_2014
<작업노트 중에서>
blue/grey Scenery (연작) 2014-2017
풍경이 가진 적막함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직접 체험했던 공간의 쓸쓸했던 기운들을 기억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간에서 지워져 버린 ’무엇’ 에 대한 탐색, 또한 그러한 풍경이 자아내는 낯섦음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며 작업하였다. 동물원이 생기를 잃어버린 순간 나의 판타지도 무너져 버렸다. 그 순간 마주하게 된 얇은 판타지의 레이어들은 갈라지고 벗겨져 이내 현실을 드러내 버리고 환상도 현실도 아닌 생경한 풍경을 만들어 내었다. 그림 속 물감들로 비교적 가벼운 구조의 화면을 만들고 활기를 잃어버린 건조한 풍경의 동물원을 재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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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112✕112cm_2014
안녕하세요,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페인팅으로 작업하고 있는 구샛별 입니다.
작가님 대부분의 작업이 페인팅인데, 작가님은 페인팅이라는 매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작업하는지 궁금합니다.
뻔한 얘기 일수 있지만, 페인팅은 다른 매체들에 비해 몸과 가장 밀접하고 즉각적인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근육을 쓰는 습관이 다 다르고, 각자가 가진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터치를 써도 전부 다르게 나오게 되죠.
또한, 작업에 쓰이는 붓질 하나하나가 그림 속에서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 너무 잘 드러나기 때문에 그리기 전, 그리는 도중, 계속해서 순간순간 판단하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매체들도 그런 부분들이 없지 않겠지만 페인팅은 특히 더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몸과 닿아 있는 매체라 하면 주로 조각이나 조소를 떠올리는데, 그렇게 접근할 수도 있겠군요. 작업 노트에 있는 텍스트 중 “사진을 통한 구상의 재현과 캔버스에서 일어나는 물질적 사건들의 간극에 대한 고민”이라고 하신 부분을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주로 사진을 레퍼런스로 삼아 작업하기 때문에 사진과 그것이 캔버스 위에서 물감을 통해 재현될 때의 간극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둘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미지를 재현하는 일은 그저 무의미한 일일 테니까요.
캔버스에 물감을 바르다 보면 의도치 않은 표현을 얻게 되거나 생각대로 되지 않아 뭉개져 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저는 이것을 일종의 사건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저는 사진 속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이지만 마지막엔 제 그림이 사진과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길 원합니다. 그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제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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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112✕145cm_2014
untitled_oil on canvas_130✕97cm_2014
작가님만의 회화적 방법론은 어떤 것인가요?
대상을 보고 붓이나 물감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생각하는데 동물원에서 본, 여기저기 묻어 있는 동물들의 오물이라던가 메말라서 벗겨진 페인트 자국들의 틈새, 또는 노후되어 곧 허물어질 것만 같은 철골구조물들 보고 나이프를 떠올렸습니다. 나이프에 물감을 묻혀 찍어내듯 바르면 날카롭지만 정돈되지 않은 직선들이 나오거든요. 붓으로 하는 터치보다 훨씬 효과적인 표현이 나올 때는 도구를 바꾸어 써 보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작업을 실제로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인데, 전에 작은 이미지로만 봤을 때 밀도가 두껍게 쌓여 있는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림이 얇아서 놀랐습니다.
실제로 레이어를 여러 겹 쌓아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밀도 있는 그림은 아닙니다. 제 그림은 프린터기에서 출력물이 나올 때처럼, 위에서부터 시작해 아래에서 끝이 나요. 실제로 물감의 레이어는 한 겹뿐인 셈이죠.
그렇다면 빠른 시간내에 완성이 될 것 같은데, 100호 정도의 그림을 그리면 얼마나 걸릴까요?
평균 이틀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물감이 다 마르기 전에 끝내려고 하는 편이에요. 물감이 마르기 전에 터치를 넣고, 넣으면 캔버스 위에서 자연스럽게 섞이게 되는데 이때 우연적으로 얻어지는 표현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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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112✕145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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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97✕145cm_2017
여러 매체 중, 페인팅으로 작업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페인팅을 좋아해서라기보단 여러 가지 매체를 다루어 봤는데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되거나 못 하는 것들을 하나씩 지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페인팅만 남더라고요.
그림은 오랫동안 꾸준히 그렸으니 가장 익숙했고, 무엇보다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웃풋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편하고 가장 완성도 있게 마무리할 수 있는 매체가 회화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업 대부분이 동물이 없어진 우리를 재현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처음엔 동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 동물원에 갔었는데, 실제로 가서 본 동물원의 구조는 생각했던 것과 달리 동물을 잘 볼 수 없는 구조라고 느껴졌어요. 뿌옇게 더럽혀진 유리 벽을 통해서 봐야 하거나 촘촘한 철조망 사이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만큼 동물들을 마음껏 관찰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물이 아닌 배경 환경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것들이 실제 동물보다 훨씬 더 동물 같은 기운을 뿜어대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건 꽤나 생경한 경험이었는데 이런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화면에서 동물들을 빼고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작품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나 경험에서 출발하는지 궁금합니다.
작업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업과정에서 볼 때 개인적인 이야기나 경험에서 출발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리고 싶은 느낌을 먼저 떠올리고 그것에 어울릴만한 경험을 끌어 오기도 합니다. 동물원 이전에는 개를 많이 그렸었어요. 그때 저는 너무 묘사적으로 그리고 있는 저의 그리기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미지 보단 좀 더 물감으로 다가간, 어떻게 보면 더 이미지가 뭉게지고 좀 더 감정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나에게 그런 대상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개를 그리게 되었는데, 개는 제가 굉장히 두려워하고 잘 알지 못한다고 느끼는 대상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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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91✕72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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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oil on canvas_72✕60cm_2014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공간에 대한 경험이나 기억은 전부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작가님의 작업이 어떤 느낌이나 이미지로 보여 질것을 생각하면서 작업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는 제가 경험한 기억이 우선시 되는 것 같아요. 우선은 내가 원하는 대로 작업하는 것이고 이것이 반드시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요. 오히려 의도한 바가 아닌 다른 느낌으로 봐 주길 기대하기도 합니다.
비어 있는 동물원을 현재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현실(현재)이 궁금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현재가 긍정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생기가 넘치는 듯 보이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내가 살고있는 이 도시는 무기력하고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거든요. 사실 저 자신이 그런 것 같아요. 무엇인가 되어 보겠다고 아등바등 하고 있지만 늘 확신이 없고 불안하다가 결국엔 무기력하게 머리가 아득해 짐을 느끼게 돼요. 동물원이라는 부조리한 공간 속에서 내가 느끼는 무언가도 나의 이런 상태들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작가님이 작업을 계속 이어가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최소한의 돈을 벌면서 최대한의 작업 시간을 확보하는 계획 같은 것들을 세우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데드라인을 계속해서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게으른 편이라 데드라인이 없으면 한없이 늘어지거든요… 공모 같은 것에 꾸준히 지원한다거나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상황들을 만들어 놓으면 뭐라도 하고 있게 되고 뭐라도 쌓이게 되더라고요.
학부 졸업 후 2년의 공백이 있었고 현재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작업을 좀 더 해 보기로 마음을 먹긴 했는데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일단은 일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2년 정도 시간을 흘려보냈고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간 작업하기 힘들 것 같았죠. 학교에서 벗어나니 너무 고립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본격적으로 작업을 다시 시작할 계기가 필요해서 대학원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방학 기간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주로 어떻게 지내시나요?
돈을 버는 일, 그림을 그리는 일, 기회가 되면 전시, 요가, 책 읽기 모임 등등을 하며 바쁘게 살고 있어요. 곧 개강하면 학교에도 다녀야 합니다.
그렇군요. 앞으로의 작업이나 계획이 있을까요?
11월에 동물원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전시가 하나 예정되어 있고, 이후엔 다른 소재로 작업하게 될 것 같아요. 최근에 누군가로부터 괴물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껴서 작업에 어떻게 연결해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고 있어요. 작업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현시대(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작가님의 작업이 어떻게 보여지고 생각되었으면 하나요?
아직 나의 작업이 시대적 차원에서 어떻게 놓여야 하냐는 고민까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90APT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90apt와 같은 일종의 플랫폼을 생각해 내고 스스로 만들어 꾸려나가고 있다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스무 살 초중반 즈음엔 무언가 스스로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채널들이 많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김성재
구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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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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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호 간호사 - red MinS
2017 / 08 / 23
안녕하세요, 간호사입니다. 구공아파트의 205호는 간호사의 소개로 개발자 red MinS 님이 입주했습니다. 먼저 소개를 해주세요, red MinS 님!
안녕하세요. 개발자 red MinS 입니다. :D
먼저 게임 '뮤그' 와 그 제작과정 관해 여쭤보고 싶어요.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뮤그는 어떤 게임인가요?
게임에 관해 소개를 요청받을 때 무엇을 중점으로 설명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 되네요.
룰을 가진 놀이로서의 뮤그는 2048을 변형한 퍼즐과 캐릭터 수집 요소가 있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제가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자, 게임을 해본 분들이 타 게임과 다르게 느끼는 부분은 아마 ‘여성이기에 겪은 편견과 차별’을 주제로 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어떻게 기획하시게 된건 가요? 과정이 궁금해요.
회사를 그만둔 뒤, 1인 개발을 시작하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간단한 퍼즐 게임을 하나 기획했어요. 작업할 때 항상 커피나 차를 마시는데, 마시던 머그컵을 보다 이 안의 차 찌꺼기들을 휘저어 퍼즐을 맞추면 좋겠다 싶었어요. 개발 초반엔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어보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퍼즐을 맞추며 차 찌꺼기 요정을 모으는 형태만 구현했어요.
개발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회사에선 만들 수 없는 나만의 게임을 만들려고 회사도 관뒀는데, 이게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인가? 간단한 게임이라고 해도 이미 한두 달 붙잡고 만들던 작업물인지라 욕심이 났어요.
고민하다, 게임도 하나의 매체로써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야기를 넣어보기로 한 것이지요.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떠오른 게 그간 직장을 다니며 저를 가장 괴롭히던 무심코 던져지는 편견의 말들이었어요. 레드민스씨는 여잔데 이렇네 저렇네, 원래 여자들은 이래, 원래 남자들은 이러니까 네가 이해해… 이런 말들 있잖아요.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와. 뮤그는 그런 페미니즘 컨텐츠가 돋보이는 게임이지요. 여기에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사실 요새 논의되는 수준의 여성 이슈는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바닥인 인식과 환경과 싸워야 하는 수준이라 당황스럽긴 해요. 인권, 여권에 대한 인식이 있으신 분들이 나누는 논의와 실제로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들의 인식 수준의 격차가 너무 커서, 스스로도 내가 생각하는 게 너무 당연한 소리만 하네 싶다가도 바닥인 여권 수준을 보면 내 생각이 너무 급진적인 이상론이 아닐까 고민하게도 되기도 하고…
사실 뮤그 내면서도 엄청 걱정했어요. 게임에 여성 문제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신상 캐기라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위협을 하지는 않을까 하구요. 이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남자분은 과민반응이라고 하더라구요. 뭐, 상식적으로도 여성 문제를 이야기한다고 집 주소를 캐내어 죽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걱정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죠.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저런 걸 걱정하는 게 오히려 웃긴 일이 되어버려요.
하지만 제 목숨은 하나고, 정말 저런 비상식적인 짓을 하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나와서 저를 해코지하려 든다면, 과연 일반의 상식에 기대서 아예 아무런 공포감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요새 생각하는 건, 여성들이 느끼는 이런 원초적인 공포마저도 감정적인 것, 비논리적인 것 취급을 하고 아무 것도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그들의 나이브함이에요. 방조자들의 나이브함을 지적하고, 그들도 행동하게 하고 싶어요.
개발 과정 중의 에피소드, 애로사항도 궁금해요 :)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이야기지만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려면 학문적인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페미니즘 도서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어요. 그���면서 제 주변에선 자주 마주할 일 없었던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까지 접하게 되었고, 모두 다 게임에 담고 싶은 욕심이 생겼죠. 문제는, 제가 이걸 이야기로 풀 수 있을 만큼 깊이 아는 게 아니었고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고 들은 게 아닌 책으로만 읽은 거니까요), 하나의 시나리오와 맥락 안에 녹여내기엔 역량도 부족했다는 점이에요. 이야기가 중구난방 산으로 가고 있을 때 즈음 친구가 테스트 버전을 보고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는 게 더 좋겠다는 조언을 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 가장 처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 ‘여성’ 문제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한창 개발을 하던 작년 여름에 게임업계에선 ‘메갈’을 하는 것으로 의심받은 한 성우가 게이머들의 거센 반발로 목소리를 삭제당하는 일�� 있었네요. 그때 저도 인터넷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글을 확인하며 마음 졸이고, 분노했었어요. 한편으론 뮤그를 내고 나면 나도 저런 일에 휩싸일 수 있겠구나 하는 두려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구요.
분노와 공포, 다양한 감정들이 휘몰아쳐 도저히 개발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당시 제가 활동했던 여성 전용 게임 커뮤니티에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많은 분이 의견과 응원을 주셨어요.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이 이후에 재정난으로 1인 개발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설명 감사합니다. 지금 부터는 개발자 red MinS 님과 인디게임 개발씬, 근처의 다른 작업자들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red MinS 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회사에 다닐 때, 애정을 담아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만든 게임이 팀 관리자의 독단적인 결정이나 사업부의 요구에 맞춰 마음에 들지 않는 방향으로 수정되거나, 힘들게 만든 게임이 세상에 나와보지도 못하고 프로젝트가 접히는 걸 여러 번 겪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자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거란 생각에 ‘1인 인디’라는 결정을 내렸어요.
‘redMinS(레드민스)’라는 이름은 거창한 의미를 담은 건 아니구요, 1인 개발사니까 회사 이름이 곧 내 활동명이란 생각이 들어서 이전까지 회사에서 그림을 그릴 때 쓰던 이름 MinS에 제가 좋아하는 색 빨강을 붙여 새로 지었어요.
언제부터 게임개발을 하기 시작하셨나요?
사촌 언니네에서 처음 컴퓨터란 걸 접하고 해본 도스 게임부터 학교 전산실에 몰래 깔아 즐기던 바람의 나라, 조이시티. 남동생 하라고 부모님이 사줬던 디아블로2와 당시 유행하던 쯔꾸르 게임들, 게임잡지를 사면 부록으로 따라오던 CD 게임들, 용돈을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는 현질의 맛을 알려준 온라인게임 마비노기까지 저는 게임을 하는 걸 참 좋아했고, 직접 만들며 살고 싶어 관련 학과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그토록 기대하며 들어갔던 게임학과는 신생 학문이라 이론적으로 쌓인 것도 별로 없고, 커리큘럼이며 교수진 모두 아직은 방향을 잡아나가던 단계였기에 실망이 컸죠. 잠시 휴학을 하고 다른 공부를 했고, 복학 이후엔 타 전공의 수업을 더 많이 듣기도 했어요. 그래 봤자 미술 베이스 안에서 애니메이션과나 영상과를 기웃거린 정도긴 했지만 나름 새로운 시야를 갖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를 그려볼까, 그림책 작가가 되어볼까, 실험적인 인터렉션 미디어아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방황하던 시간을 지나 졸업을 앞뒀을 때, 마침 해외에선 아트 게임이라 불리는 장르가 발전하면서 이런저런 시도들이 한국에도 소개되었고 졸업 직전엔 인디개발자로 아트 게임을 만들면서 살고 싶단 생각을 했었어요. 졸업작품으로 만든 게임이 그 일환으로 시도해본 작업이었는데, 막상 졸업하고는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회사생활의 한계를 느끼고 다시 1인 인디개발로 돌아왔지만요.
게임개발을 하며 다른 분야의 작업자들과는 어떤 관계와 지형을 이루는지 궁금합니다.
디자인을 전공했다 보니 주변에 시각적인 창작물을 만드는 친구들이 많아요. 같은 게임업계 디자이너나, 출판이나 광고 디자이너, 모션그래퍼, 일러스트레이터, 만화를 그리는 친구도 있어요. 지금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는 친구는 원래 BX 디자이너였는데, 이직준비를 하는 동안 제가 게임의 영문번역을 부탁했어요.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대화도 자주 하게 되고, 게임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서의 경험을 들으며 제 행보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어요.
인디게임과 게임개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 업계에서 이야기하는 ‘인디게임’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은 제가 예전에 꿈꿨던 그 인디게임과는 개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재미’라는 부분에 어떻게 접근했냐를 따지기보다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규모가 작으면 인디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기사들도 인디 게임의 창의성, 재미를 이야기하기보다 작은 인원으로 개발해서 얼마의 수익을 냈다! 이런 데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니까 그런 기사만 보고 뛰어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물론 꾸준히 실험하고, 도전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시장 자체가 커지고 개발 인구가 늘어난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생긴 것 같아요.
기성세대와 또래 세대의 개발씬과 1인 개발에 관련하여서도 생각 여쭙습니다 :)
이전엔 회사에 다니며 게임을 만들었어요. 게임 업계는 성비가 불균형한 곳이고, 그래서인지 남성 중심적인 분위기가 만연해있어요. 시장도 남성 플레이어가 더 많다고 흔히들 생각하기 때문에 남성을 타깃으로 한 게임 장르를 더 많이 만들구요. 그래서 회사의 결정들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결국 회사를 나왔고, 어딜 가도 비슷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1인 개발을 결심했습니다. 1인 개발은 고독한 작업이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매력도 큰 것 같아요. 개인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풀어낼 수도 있고, 다른 팀원에게 의견을 설명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없기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실험해 볼 수도 있어요.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저는 앞으로도 계속 제 이야기를 하는 게임을 내고 싶어요. 남들이 할 수 없는 이야기란 건 결국 제 이야기 밖에 없을 테니까. 출시하는 게임이 하나씩 쌓일 때마다 공통된 주제의식과 미감으로 누가 봐도 ‘이건 레드민스의 게임’이라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짱이다. 너무 멋지고 정말정말 기대가 되어요. 인터뷰는 이것으로 마무리입니다. 감사합니다! ♥︎
간호사
red MinS
https://twitter.com/redMinS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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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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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호 NNK - 김효재
2017 / 08 / 23
https://youtu.be/wWi91yZdxmI
NNK(이하 N)
안녕하세요.
김효재(이하 김)
안녕하세요.
N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효재입니다. 미술을 공부하고, 전시하는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기고자에서 <수직동기화>라는 개인전을 했었고, 지금은 <테어링>이라는 이름의 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N
도록 프로젝트요?
김 네. 도록 프로젝트인데 이름을 <테어링>이라고 지었어요. ‘테어링’이라는 것은 ‘수직 동기화’와 반대선 상에 있는 단어인데, 수직동기화가 화면의 찢김 을 방지한다면 테어링은 텔레비전 화상에서 수평동기가 적정하지 않기 때문에 수평선의 어떤 그룹이 불규칙하게 벗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N 바로 작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간단한 설명 부탁드려요.
김 소개될 작업은 영상 작업 <움짤 만드는 법 가르쳐 드립니다> 입니다. 현실 몰락 이후에 저작권이 만료된 이미지의 근원을 찾으면서 미래에 관해 얘기를 하는 데요. 강의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총 7강으로 구성되어있고, 수업을 통해서 저작권이 만료된 이미지가 미래로 편승되는 과정을 배울 수가 있고요. 강의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래’라는 GIF파일을 최종적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영상이에요. ‘미래’ 라는 것은 제가 생각했을 때 저작권이 만료된 이미지들이 아카이빙 된 웹사이트라고 생각해요. 과거는 저작권이 만료되어서 ‘미래’라는 공간에 다시 등장을 하게 되는데요, ‘미래’ 는 현재 화면에 속해있을지라도 나타남 과 사라짐을 반복하면서 타임라인의 시작과 끝을 모호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N
<움짤 만드는 법 가르쳐 드립니다> 영상이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일반적인 강의 영상은 아니잖아요. 어쨌든 작업을 위한 영상인데, 왜 강의의 형식을 차용하신건가요?
김 강의의 형식을 차용한 이유는 유튜브의 강의가 일반 영상 작업보다 접근성이 좋고, 과정을 보여주고, 관람자로 하여금 배우거나 만들게 하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맥락과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미래’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하고 싶었어요. 미래에 대해서 -이럴 것이다. 혹은 -이렇다. 라고 단정짓는 것보다는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혹은 둘러싸고 있는 시각 매체를 재정립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미래’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었어요.
N
사람들에게 ‘미래가 무엇이다’라고 단정짓는 태도를 배제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의 형태를 가늠하고 싶어서 강의의 형식을 차용하셨다고 했는데, 사실 강의라는 것은 수직적인 구조잖아요. 어떻게 보면 강의의 형식이기 때문에 더욱 단정 짓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그래서 제가 영상 작업을 유튜브에 올렸어요. 유튜브에는 굉장히 많은 영상이 있지만 이용자가 시청의 주체권 을 가지게 되는 특징이 있죠. 그래서 제 강의를 보는 사람들은 유튜브에 있기 때문에 스킵을 할 수 있고, 중간에 꺼버릴 수도 있습니다.
N 영상을 보면서 되게 궁금했던게...강의 내용에서 GIF파일이 지시하는 바가 분명하다고 느꼈어요. GIF 파일로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김 음..저는 앞서 말했듯이 강의의 형식을 차용한 이유는 GIF 파일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면서 보는 사람이 ‘아 GIF 파일의 근원이 무엇이구나’라고 생각하길 바랐어요. 그래서 뭔가를 지시한다기 보단...이 강의를 다 보고서 GIF 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결과적으로 이 GIF 파일�� ‘미래’라는 것이 수많은 미래 라고 지칭되는 것들 중에 화면에서 간단하지만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래’라는건 뭔가 거대하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고, GIF 파일 하나일 수도 있다-라는 그런 시선을 제시하고 싶었어요.
인터뷰PDF
NNK
김효재
Twitter: @_FRESH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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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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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호 핑비드 - 윤연
2017 / 08 / 23
90APT의 핑비드는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있는 윤 연 사진작가를 만났습니다. <비화 飛火>, <말, 글, 힘>, <part time-r>, <nothing . special>, <room of three>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 방법론 그리고 90년대생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시
2017년 08월 11일
장소
카페 아프리카
참여
윤 연, 핑비드
기록
핑비드
디자인
핑비드
<비화 飛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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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t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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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m of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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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PDF
핑비드
kimgukhan.tumblr.com
윤연
https://www.wander-land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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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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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호 NNK - 전나윤
2017 / 07 / 27
NNK(이하 N)
안녕하세요.
전나윤(이하 전)
안녕하세요.
N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3차원의 세계를 재현한 평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 역사 등을 소재로 삼아 회화와 입체 구조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N
바로 작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물 격자부터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전 <그물 격자>
알베르티가 고안한 그물 격자를 제 필요에 따라 변형해본 겁니다. 3차원 대상을 평면에 재현하기 위한 기능을 뒤집은 것으로, 이미지를 공간 속의 한 점에 위치시키는 도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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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격자, 2016년, 나무, 폴리 끈, 56*72*56cm
<<정물>을 위한 공간>
앞서 말한 <그물 격자>를 이용해 PNG 이미지들을 원근법적 공간에 놓인 것처럼 배치한 회화를 제작하고 있어요. <<정물>을 위한 공간>은 그 그림에 나타난 공간을 구조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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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을 위한 공간, 2016년, 나무, 경첩, 65*70*60cm
<Additional Drawing>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제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파워포인트밖에 다루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하다 보니까 앵커 포인트로 드로잉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우선, 새 슬라이드에 색이 없는 직사각형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뒤, 개체들을 정렬하고, 드래그해 보면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어요. 하나의 슬라이드는 화면 확대 비율과 버전에 따라 여섯 가지 형태로 변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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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tonal Drawing B, 2015년, 종이에 잉크젯 프린트, 25*33.3cm
<이젤>
학부 때 목조 수업을 들으면서 목재 구조물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이 <이젤>인데요. 캔버스를 이젤에 세우는 기본적인 구조는 유지한 채로, 전면에서 캔버스 프레임이 겹쳐 보이도록 만든 입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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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젤, 2015년, 나무, 55*130*63cm
N
처음부터 페인팅 작업을 시작하신건가요?
아뇨. 처음엔 그림 그리는 것에 부담이 많았어요. 저학년 때는 미대생이라면 한 번쯤 해보는 누드도 해보고, 프린트를 주로 했었고요. 점차 회화에 관심을 두면서, 전통적인 매체에 집착하게 된 것 같아요.
N 작업의 소재는 어디서 찾나요?
미술사나 시각이론 관련 책에 보면 에칭 도판이 많아요. 그런 것들을 흥미롭게 보고, 소재로 삼기도 해요.
N
그렇다면 참고하는 자료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라는 생각도 있나요?
제 작업은 대부분 기존의 것을 제 관점에서 번안하는 일이에요. 이젤이나 그물 격자도 그렇고, 지금 진행 중인 작업은 동굴의 핸드 스텐실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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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저는 작업을 할 때,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계획대로 행동하는 편이에요. 사실 이건 제가 순발력이 없는 편이어서 선택한 방식인데요. 최근에는, 결과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하나씩 추가해보고 있어요.
N
그러면 시뮬레이션과 결과물의 간극은 어떻게 메우나요?
특히, 제가 상상했던 것을 오브제로 만들어 놓으면 마음에 드는 것이 거의 없어요. 하다못해 직각 맞추기도 쉽지 않죠. 더 이상 수정할 수 없는 결과물은 스스로 타협하고 넘어갑니다.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항상 힘든 일이에요.
인터뷰PDF
NNK
전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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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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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호 NNK - 전예진
2017 / 07 / 12
N 주로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전 소개하는 작업은 판화와 드로잉이고, 요즘은 영상매체를 많이 다루고 있어요. 이번에 소개될 작업의 주제는 자연에 관련된 작업이에요.
N 바로 작업 얘기를 해볼게요. 처음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결합된 판화 드로잉’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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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으로 변형된 자연의 모습에 대해 작업을 했어요. 외래종의 침입으로 인한 환경의 변화나 개발로 인해 잘려나간 산을 보고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텍스트를 결합해서 작업했어요.
N 단편적으로 떠오른 텍스트를 드로잉에 옮기셨잖아요. 단편적으로 많은 키워드가 떠오를 텐데, 선택된 키워드는 특별한 절차를 거치나요?
전 이 작업은 파괴되고 불안정 이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런 상태를 그리려고 생각했을 때 폭발적인 감정이 발생하잖아요. 그 감정 중 가장 분명하게 느껴지는 키워드를 선별했어요.
N 그렇군요. 이제 ‘나무 밑동’ 작업도 설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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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나무 자체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어서시작한 작업이었어요. 도시에는 많은 가로수가 있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이상해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심어지고, 잘려나가는 게 많아요. 부자연스러운 곳에 존재하니 쉽게 몸이 상하니까 잘려나갈 수도 있고요. 그렇게 나무를 자른 사유는 서류상 기록되어 있거든요. 근데 그 나무 자체에대한 기록은 남겨지지 않아요.
N 그 나무 자체에 대한 기록은 어떤 것인가요?
인간으로 따지면 출생성분이나 간단한 인적사항 같은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N
주제가 식물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는데 왜 식물인가요?
전 원래 식물이라는 게 아무 말이 없잖아요. 저는 그런게 필요해요. 사람들은 말도 많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많으니까요. 그래서 관심을 가진 것일 수도 있는데, 제 작업의 주제가 배제된 대상이나 빼앗김을 당한 대상이고, 그런 부분이 도시 속 자연(나무)의 모습과 유사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인터뷰PDF
NNK
전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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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apt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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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호 핑비드 - 도연경
2017 / 07 / 06
핑비드는 1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Jane Doe 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연경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스튜디오 이름의 유래와 단국대학교 타이포그래피 동아리 “at”, 100 필름 100 포스터, <pilm>, <위대한 딱총나무 지팡이>, <결여의 도시> 그리고 페미니즘과 90년대생 작업자로써 느끼는 우리들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시
2017년 06월 05일
장소
도연경 디자이너 작업실
참여
도연경, 핑비드
기록
핑비드
디자인
핑비드
<예측 불가능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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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딱총나무 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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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잔치2016> 결여의도시, 종이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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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bound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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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m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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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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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al correc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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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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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비드
kimgukhan.tumblr.com
도연경
janedo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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