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miinji1000 · 6 years
Text
그래도 기자일까
정말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사실 여긴 내 비밀 공간이나 다름 없기에 진짜 생각의 흐름 그대로 내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서 좋다. 그 3개월이라는 짧으면 짧고도 긴 시간동안 여전히 나는 고민해왔다. 기자가 맞는 길인지, 아니면 본전공의 직종으로 돌아가야하는지. 처음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였고, 지금은 이 짓으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기획기사를 쓰면서 이렇게 재미없는 걸 왜 하나 싶고, 그는 왜 나를 잡아놨나 싶다. 그냥 내보내면 그만인 것을, 제대로 혼낸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도무지 왜 혼내지 않는 그가 이해가 안되기도 한다. 나같으면 흔히 말하는 ‘까고도’ 남았을 텐데, 정말 여자를 다루기 어렵다는 그 선배의 말이 맞는지.
정말 나는 글을 못쓴다. 그 어느누구보다도 못 쓴다. 사실 이 정도로도 쓰게 된 것은 그나마 남아있던 스터디의 잔재일 뿐이며, 그나마 짜집기에 걸맞은 기사거리일 뿐이다. 그는 그나마 내가 글을 잘 쓴다는 선배의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헌데 또 어떤 날은 술에 취한 채 가로수에 심어져 있는 나무를 보며 이 나무가 뽑힐 때까지 회사를 다니라고 한다. 그는 나를 좋아서 하는 말인지, 회사가 어려우니 하는 말인지 이해가 안간다. 그리고는 그보다 몇년 선배가 “그런 애일 수록 열심히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착취하기 위함인지.
사실 편하고 잘 대해주는 건 그의 선배다. 나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그 고래다. 그래서 으례 칭찬을 받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서 열심히 하곤 한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진실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나를 잡아두려는 거구나. 잡아두려는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거구나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저번주 금요일 나는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지 않고 기자를 관두겠다는 마음을 굳게 다졌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로 돈을 버는 것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또 머리를 스쳤다. 그 생각은 사실 얼마전도 아니고 그들이 퇴사하고 난 후 얼마되지 않은 날에 신문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었다.
그래서 내가 또다시 내린 결론은 천천히 다니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그리고 천천히 누군가와 상담을 하면서. 내 얘기를 꺼내놓으면서 결정을 하려한다. 적어도 70여년을 남은 삶을 결정지을 직업인데 함부로 결정해서는 안되지 않은가.
2 notes · View notes
miinji1000 · 7 years
Text
이제 5월이다
저번주 나는 격주로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 같다고 한다. 이런 내가 메이저에 들어갈 수 있을 까. 서장훈은 냉장과 열정 사이를 적절히 조절하라고 했다. 신문에서는 자신이 정한 목표를 두면 그 힘든 과정도 견디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난 그 목표에 목마르지 않나보다. 스물일곱이면 그럴 때도 됐는데.. 저번주는 알바에 자소서에 겹쳐서 하나도 하지 못했다. 공부를. 그런 핑계는 옳지 못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자가 돼야한다는 저널리스트가 돼야한다는 그 목표를 잃지 않고, 항상 글을 읽고, 항상 책을 읽고, 항상 시간을 아끼려는 노력을 하자. 이제 5월이다.
0 notes
miinji1000 · 7 years
Text
시간 낭비
불필요한 시간은 항상 존재해왔다. 단지 사람들과 카톡하고 만남을 가지는 것을 넘어서, 스터디가 끝나고 집에 들르는 것도 시간낭비의 하나였다. 피곤하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한시간을 머물러 그제야 어기적어기적 도서관을 향한다. 메이저에 들어간 어떤 누군가는 한 시간이 아깝고 하루에 열시간도 해본 적이 있다고 하는 데 나는 최대시간이 고작 9시간을 넘었다. 그것도 밤을 샌다는 전제하에. 최소한의 시간을 줄여야 한다.
0 notes
miinji1000 · 7 years
Text
내가 더 이상 신앙을 가지지 않기로 다짐했던 건, 사람들의 가식적인 모습 때문이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같았다. 모든 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줬다. 그 상처에 대해서도 어느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만, 상처를 내고 도망갔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오늘은 어떤 누군가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봤다. 성경구절을 해석하는 책의 사진이었다. 순간 구역질이 나왔다. 가장 친하고, 나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마저도 가식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는 200명이 넘는 카톡 친구 목록을 보면서, 대부분 신앙을 가지고, 그 신앙을 고백하는 문구들로 가득한 상태메시지를 보면서 더 이상 그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 전에는 신앙을 버려버린 내가 옳지 못한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순간 깨달은 사실은 나는 옳은 것도, 옳지 못한 것도 아닌 그저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뿐이이라는 것이었다. 
슬퍼졌다. 내 모든 대학 시절 이후 알게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게 슬펐다. 그들과 인연을 끊고 싶다는 사실보다는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더 나를 서글프게 만들었다. 
0 notes
miinji1000 · 8 years
Text
언시생
오늘은 왠지 공부가 되지 않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기상스터디를 무시하고 늦잠을 잤고, 아침에 공부를 하면서도 이건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졸렸다. 너무 평소와 달랐다. 마음가짐이 달랐나.
그래서 잠을 잤고, 책을 읽다가 잠들고 그 상황을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새 이러면 안되지... 하고 커피를 마셔야 겠다 생각했다. 휴대폰 요금으로 통장에 돈이 다 떨어져 있기에 그나마 스벅 카드에 남아있는 5,600원으로 통신사할인을 받아 그란데 사이즈의 모카를 마셨다. 그러고 오는데 뭔가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엄마가 항상 가장 이쁠 때 꾸미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공부가 더 중요하단식으로 말했었는데, 학교를 가는 사람들을보며 후줄근한 모습으로 쓰레빠를 질질 끌며 갔다오는 내 모습이... 꾸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글을 쓰기위해 다시 맘을 다잡고 자료를 찾고 있는 중이다. 
1 note · View note
miinji1000 · 8 years
Photo
Tumblr media
난 항상 집에 있으면 소외된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리 가족보다 나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서울로 올라가서 혼자서 지내는 게 외롭다고 하지만 난 광주에 집에 있을 때 더 극심한 외로움을 느낀다. 이제 괜찮을 법도 됐는데, 공부도 안되고 너무나 극심해진다. 나는 공부만 하면 공부가 안되거나 체력이 안되서 힘든줄 알았다. 자격증 준비를 하든 뭘 하든 힘든다는 건 마음이 가장 힘들다는 걸 깨닫는다. 마음이 강하지 못해 힘든 것이다. 무너지지만 말아.
0 notes
miinji1000 · 8 years
Text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고민이 해결된다. 그래서 항상 나는 동생에게 고민을 으레 털어놓곤 한다. 하지만 이번 고민은 동생이기에 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취준생인, 백수인 나는 자꾸 비교가 된다. 한마디한마디 마음에 바늘을 꽂는 것만 같다. 근데 그런 동생과 같이 살아야 하는 나에겐 너무나 벅차고 지친다. 한없이 내가 낮아진다.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
1 note · View note
miinji1000 · 8 years
Text
후회
자꾸만 후회가 된다. 작년 이맘때의 시간을 헛투루 쓴 것 같아 마음이 계속 쓰인다. 그 때부터 했더라면 훨씬 지금 수월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선택들에 후회한 적 결코 없었다 그러나 인생의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되는 이 시점에서 너무나 후회가 된다
0 notes
miinji1000 · 9 years
Text
기분이 좋지 않다. 근처에 있는 카페로 왔다. 하루종일 동생과 같이 카페에서 있었지만 그건 이유가 되지 않는다. 난 아빠가 술 드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적 엄마 아빠의 주사를 보고 난 술주사로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 다짐을 했다. 그 다짐 이후로 이 때까지 누군가에게 술주사 한번 부린 적 없다. 근데 오늘 아빠가 술을 드시고 전화를 했다. 너무 싫었다. 평소같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아빠가 무심코 던지는 서운한 말에도 듣기 좋은 말로 답했을 텐데 그게 되지 않았다.
동생은 그렇게 전화를 끊는 나를 보며 아빠에게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 하지만 난 하고 싶지 않았고, 결국 동생이 다시 전화를 했다. 아빠가 듣기 좋은 말로 아빠의 서운함을 풀어줬다. 근데 난 그 방법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엔 다시 같은 상황만 반복될 것이 아닌가. 내 행동이 옳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건 내 마음이 편치않음이 증명해준다. 
 하지만 이건 분명히 잘못됐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내가 그렇게 행동했을 때 아빠가 나를 이해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많은 데 어떻게 아빠가 내 마음을 알고 이해해 줄 수 있을까.
다음에 전화 올 때는, 아니 집에 내려가서는 잘 말씀드려야 겠다.
1 note · View note
miinji1000 · 9 years
Photo
Tumblr media
비교하지 말아야지 싶으면서도 비교하여 나를 무자비로 짓밟는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잘 살고 있는데 너무나 느린 속도 때문에 집착하지 않았던 것들에 집착하게 되고, 내려깎기에 바쁘다 힘들다고 정의 내릴 수 있을 만큼 힘들다. 사람들에게 치여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미술관 티켓을 예매해놓은지는 오래고 제대로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지도 오래다 곧 스물여섯이 되는 나에게 너무나도 춥고 쓸쓸한 스물다섯의 가을이다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