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빠르게 연락되지만
마음은 더디게 열리는 시대
핸드폰이 없던 그때
생각할 시간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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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핀 꽃에는 가시가 너무 많아
아픔을 느껴 그럼에도 아름다워
품속에 꼭 안아뒀던 게
흉터는 커져
지도를 그렸는데 그게 너의 집 앞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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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외롭게 만들까
주변 사람들은 결국 날 버리지 않을까
이대로 죽음을 안으면 자격 없는 놈도
위로받을 수 있을까
두렵지 않을까
지금과는 다를까
행여 상처 줬던 사람들을
보며 계속 아플까
돈 버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알고서
뛰쳐나온 지금의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열심히 좀 해, 담에 보기로 해
돈 없는 백수 새끼는 이젠 불필요해
오늘도 네가 날 벗겨
그래 날 감싸줄 건 아무것도 없어
이리 와서 날 안아줘
떨리는 두 손잡아 줘
유난히 오늘 밤 내가 외로워서
귀찮더라도 내게 전화를 걸어줘
온종일 불안에 잠겨서
숨이 막혀
이상해져가는 머리를 감기다
거울을 봤어
비친 두 눈에 습기를
닦아줬어
그런데 자꾸만 지워지지 않아 그냥 뒀어
이건 나를 위한 거짓말도
이건 서로를 위한 거짓말도
아닌데
혼자 있는 방, 혼자 있는 밤
혼자 있는 밤에 혼자 있는 달
혼자 있는 달이 만드는 그림자
만든 그림자는 혼자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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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가려고
난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아질 거야 이젠 익숙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기 망설여질 뿐이야
또 다른 아픔의 시작 일수 있기에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속여지는 거지
난 항상 속여지는 거지
'이번에 그 애는 좀 달라'
날 사랑한다고 말했어
근데 왜 또
마지막에 사랑하는 건 서로가 아닌 나 하나인지
내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
나에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서
오늘도 혼자 밖으로 나왔어
어느새 날이 또 밝았어
이제 집에 가려고
그래 나 혼자 있는 곳
이제 집에 가려고
넌 이제 관심도 없는 거
이제 집에 가려고
그래 나 혼자 있는 곳
이제 집에 가려고
넌 이제 관심도 없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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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지구
어느 날 달이 지구에게 말했다.
너의 어두운 곳까지 사랑한다면
너는 항상 푸르게 빛날까?
그리고 지구는 말했다.
“나의 어두움은 너를 빛나게 하기에 의미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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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안개
난 아무것도 없어서
얼어붙은 그 자리에 쓰러져가며 안개 사이사이로 널 그리다
점차 사라져가는 너의 형상을 기억하려 애쓴다.
처음에는 너의 미소를,
그다음은 너의 목소리를,
그리고 마지막은 향을 잃어간다.
그렇게 다시 겨울이 오면
남은 건 구름이 체에 걸러져 눈이 내리듯
조각조각 빛이 나서 네가 생각날 때면
곱고 하얗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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