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fruitsmilk · 1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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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개인적인 항공사 경험 평가
누군가 세계여행 했으니까 비행기도 엄청 탔겠다며 어느 항공사가 좋았냐고 묻길래...
당연히 한쿡사람에게는 한쿡비행기가 제일 좋다능..하는 당연한 답변을 내놓았다가 스스로도 어떤 항공사를 이용해봤는지 궁금해져서 정리해보는! 진짜 개인적인 항공사 리스트
[일반 항공사]
대한항공 : 인천-도쿄, 인천-방콕, 인천-홍콩, 인천-카이로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우선 승무원들이 친절왕. 스튜어디스 or 스튜어드는 다 친절한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아니다. 승무원이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보는 곳도 있다. 그리고 고추장, 김치 주는 것은 큰 장점. 장기 노선에서는 심지어 컵라면도 준다. 비행기도 비교적 새 것이고. 게다가 어쨌든 한국 시간에 맞춘 스케쥴이 이용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국적기는 비싸다능 
아시아나 : 인천-광저우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여기도 승무원 친절왕. 밥도 괜춘하나 대한항공이 좀 더 나은 듯 하다. 장거리 비행 뒤 내리기 전에 승무원들이 스트레칭 체조하는데 TV유치원 풍의 짤랑짤랑 체조라 그게 좀 많이 웃기다. 지금은 바뀌었으려나
JAL : 인천-도쿄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그냥 인상적인 게 하나도 없었다. 워낙 짧은 비행이기도 해서 기억이 희미할 정도. 모든 것이 매뉴얼대로 움직이므로 안심하고 탈 수 있다
ANA : 인천-도쿄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JAL보다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탔을 때는 한 20분쯤 지연이 되었었고 적절한 안내를 해주지 않았던 기억.
유나이티드 : 인천-도쿄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미제가 다 좋은 게 아니라능. 승무원들이 좀 많이 지친듯한 표정으로 사람을 응대해서 뻘쭘. 무엇보다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기내식을 여기서 먹었다. 심지어 일등석이었는데도! 냉면이라고 줬는데 얘들이 나에게 떡을 줬어!
타이항공 : 인천-방콕, 인천-홍콩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간혹 낡은 비행기가 있긴 하나 그것만 아니면 기분 좋은 비행을 만들어주는 항공사 중 하나. 승무원들이 매우 친절하며, 음식이나 서비스도 좋은 편. 하지만 낡은 비행기를 탔을 때는 개인 모니터가 없어 매우 심심할 경우가 있다. 기종 확인이 필요함
싱가폴 에어라인 : 인천-자카르타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비행기 좋고, 승무원 친절하고 여러모로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나 세계여행 떠날 때 남친(현 신랑)이랑 빠이빠이하고 눈물짓고 있으니 와서 어디 아프냐고 막 물어보고 신경써줬다능. 와인 맛있는 거 구비하고 있음.
중국남방항공 : 방콕-쿤밍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모든 것이 그저그랬지만.....착륙할 때 무서웠엉! 게다가 안내방송을 도무지 해석할 수 없는 영어와 중국어로밖에 안해서 더 불안했다능.
에미리트 에어라인 : 인천-이스탄불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역시 오일머니가 최고라능. 비행기 좋음. 승무원들이 다국적이라 왠만한 의사소통은 다 된다. 특히 한국인 승무원이 많아 왠만하면 한국말이 통함(중동 항공사에 국적기에 취업못한 한국 승무원 많음) 하지만 메뉴가 양고기와 생선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양고기 못먹는 사람은 불만있을지도. (그래서 내겐 별 다섯이지만 하나 뺐음) 두바이 경유 노선일 경우 두바이 공항에서 다양한 시내투어가 있으니 두바이 구경하고 1석 2조. 두바이 공항도 엄청 화려함(그러나 비~싸)
카타르 에어라인 : 조벅-베를린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역시 오일머니가 최고라능2. 역시 승무원 다국적. 채식메뉴 없는 것이 단점임. 그리고 조벅에서 베를린 노선이라 그런지 몰라도 비행기 들어갈 때 엄청 까다롭게 굴었던 기억이. 하지만 비행은 매우 안정적이고 편했다.
걸프 에어라인 : 카트만두-테헤란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역시 오일머니가 최고라능3. 무려 이 노선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4명이나 있었는데 이 노선에 한국인 승객이 탄 게 처음이라며 내게 온갖 친절을 베풀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별 하나 추가. 매우 친절하고 기분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인천에는 취항하지 않으므로 별로 다시 탈 일이 있을까는 모르겠음)
케세이퍼시픽 : 인천-홍콩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긴 하지만 노후된 비행기가 많아 잘못 걸리면 매우 불편할 수 있다. 그리고 비행기나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그리 착하지만은 않다는 점. 홍콩을 짧게 갈 경우 케세이퍼시픽에서 제공하는 호텔팩은 가격대비 괜찮았는데 요즘에는 여행사가 너무 많이 생겨 그것마저 메리트가 별로 없는 듯.
에어 캐나다 : 멕시코시티-인천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멕시코시티-토론토-벤쿠버-인천 노선으로 매우 힘들게 공항에서 노숙하고 갈아타고 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나지만 비행 자체는 그냥 SoSo. 음식은 별로였으나 유나이티드에 비하면 승무원들이 매우 친절했다는 기억.
코파 에어라인 : 칸쿤-아바나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음식은 이게 뭔가 싶고, 시간도 잘 못맞추고 서비스도 별 거 없으나 중남미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있다. 특히 그 때가 신종플루가 막 번질 때라 다들 마스크 쓰고 열 재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았음
브리티쉬 에어 : 잠비아 리빙스톤 - 케이프타운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잠비아 에어라인이 예고도 없이 비행을 중단하여 급하게 잡아타게 된 브리티쉬 에어. 기장이 매우 쾌활하고 승무원들도 친절함을 보여주었으나 음식 맛없어. 으엑
란페루 : 리마-멕시코시티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리마의 하늘처럼 무섭고 우울했다. 음식은 이상한 냄새가 나서 못먹는 게 없는 내가 반을 남겼을 정도. 승무원을 아무리 호출해도 잘 오지 않고 좌석도 불편하여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요
에어 유로파 : 마드리드-브라질 살바도르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비행이었다. 대부분 승객이 스패니쉬 아니면 브라질리안이었는데 다들 일어나서 여기저기서 돌아다니고 춤추고 떠들고 -_- 게다가 이륙하니까 휘파람에 박수에 노래에 멈추기 전에 일어나서 다들 짐 챙기고. 네, 이건 비행기가 아니라 승객의 문제입니다
에어 프랑스 : 인천-파리, 인천-마드리드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비행기는 그럭저럭.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승무원도 적당한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파리를 거치는 경유 노선이라면 좀 힘든 게 드골 공항이 좀 복잡하고 넓은가. 근데 트랜스퍼 시간이 너무 짧아서 조금이라도 연착하면 무한질주를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모리셔스 에어라인 : 홍콩-모리셔스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신혼여행이라 모든 게 다 좋아보였음을 감안해 주시길. 기내식이 의외로 맛있어서 깜짝 놀랐음. 승무원들 매우 친절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줌. 하지만 모리셔스 공항은 참 뭐랄까, 버스 터미널스러움.
 베트남 에어라인 : 인천-호치민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우선 스케쥴이 너무 별로임. 시간대가 참 애매하다. 그리고 비행기가 좀 낡은 편. 나머지는 다 그럭저럭.
[저가 항공사]
제주항공 : 인천-방콕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저가항공임에도 기본 간식을 준다! (이건 한국인 정서상 비행기 탔는데 아무것도 안주면 항의가 들끓어 그런다고 함) 게다가 승무원도 왕 친절해! 하지만 큰 비행기만 타 본 사람에게는 비행기가 작아 불안하고 불편할 수 있음. 게다가 저가지만 또 그렇게 싼 편도 아님
에어아시아 : 방콕-하노이 노선, 발리-쿠알라룸푸르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저가항공사 중에 가장 추천하는 항공사. 안에서 먹을 것이고 뭐고 다 비싸게 팔지만! 이건 다 공항에서 내가 미리 챙겨가면 되므로 상관없다. 무엇보다 매우 싼 가격(특히 프로모션 걸려있는 건 놀라울 정도의 가격)에 안정적인 비행을 제공하며 태국, 말레이 기본으로 움직이는 아시아 여행에서 이만한 스케쥴과 노선을 제공하는 건 여행자에게 축복이다. 무엇보다 승무원 유니폼 매우 섹쉬하고 맘에 든다. (빨간 집업 자켓!)
방콕 에어라인 : 방콕-시엠립 노선, 방콕-루앙프라방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비행기에 귀여운 그림 그려놓는 프로모션을 자주 해서 탈 때 기분이 매우 귀염귀염.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다 좋으나 씨엠립 노선에서 손잡이를 땀이 나도록 잡고 있어야 했던 불안한 경험을 했다
에어 아라비아 : 알렉산드리아-나이로비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에어아시아를 벤치마킹한 게 분명한 중동 저가항공. 기본적으로 괜츈한 서비스를 제공하나 스케쥴이 좀 안좋다. 경유일 경우 샤르자 공항에서 좀 오래 대기해야 하는데 공항 의자가 매우 불편
이지젯 : 베를린-마드리드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짐 무게 제한이 너무 깐깐한 걸 빼면 가격 매우 착하여 감동적이기까지 함
망고 : 조벅-케이프타운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남아공 내에는 세 개의 저가 항공사가 경쟁을 하고 있는 터라 다들 서비스가 매우 좋음. 왠만한 육로보다 싸게 다닐 수 있다. 친절하고 유쾌한 비행을 제공함
쿠룰라 : 포트 엘리자베스-더반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망고와 비슷한 평가
드래곤 에어 : 쿤밍-뉴델리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케세이퍼시픽에서 만든 저가 항공사. 아시아마일즈라고 케세이 등의 마일과 통합 이용이 가능하다. 프로모션 가격으로 잡으면 매우 훌륭한 가격에 비행이 가능하다. 여기도 기본적인 음료 등은 제공
라데항공 : 부에노스아이레스-우수아이아 노선 이용 / 추천지수 ★★ / 아르헨티나 공군 항공임. 우수아이아를 가는데 있어 이거보다 싼 교통수단은 없음. 허나 유일한 장점은 싸��는 것. 비행기에서 막 바람이 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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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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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ZORRO
뮤지컬 조로, 2011년 12월 7일, 캐스팅 조로 조승우 / 루이사 조정은 / 이네즈 김선영 / 라몬 최재웅
그러니까 이 뮤지컬을 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선 블루스퀘어홀은 새로 오픈한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공연장보다 짜증을 유발할 것이란 사실이다. 우선 1층 중앙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시야장애석이며(세상에 좌석이 지그재그로 설치되지 않았어!) 의자는 '불편'을 위해 만든 듯 딱딱하고 그야말로 불편하다. 공연은 무려 3시간인데! 음향은 배우들의 대사가 뭉개져 잘 들리지 않을만큼 엉망이고, 커피 한잔 사먹을라치면 20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한다.
그리고 극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그래, 인정하자. 얘기 구조는 허술하고 이야기는 점프하고 있다고. 도대체 왜 이 장면이 지금 나오는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관객은 매우 노력해야 하며(그나마 대사도 잘 안들린다고!) 루이사 같은 중요 캐릭터마저 밋밋함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로를 매우 흡족하게 봤는데 그건 이렇게 앙상블이 뛰어난 뮤지컬을 실로 오랜만에 만났다는 즐거움과 120%의 매력과 역량을 발산하는 '조로' 때문이다. 라만차 이후에 처음 조승우의 무대를 봤는데 보는 내내 속으로 끼약끼약 어찌나 소리를 질러댔던지. 그래, 이래서 조승우였지. 특히 '지금 이순간' 지킬앤하이드 드립을 날리는 순간, 나는 거의 자지러지고 말았으니. 그 능청스런 연기도 발군이고 배우들과 주고받는 애드립의 리듬도 좋았다. 게다가 한없이 가벼운 디에고와 정의감 넘치는 조로를 오가는 연기 또한 훌륭. 역시 지킬과 하이드를 동시에 연기한 전력이 있어서일까, 한 사람의 두 얼굴을 연기하는 ��� 매우 능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와 깜짝 놀라게 만드는 마술 연출은 뮤지컬을 처음, 혹은 일년에 한번 볼까한 사람들 (유독 아저씨들과 회사 단관이 많았음)에게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그리고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녀 '저러다 쓰러지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게 만드는 활력이 검은 망토를 타고 객석으로 전해진다. 그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 조로다. 노래와 연기만큼은 뭐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조승우인데다가 그 색기 좔좔 흐르는 춤이라니! (디에고로 나올 때는 셔츠 탈의로 나온다구! 아잉~)
전체적인 극을 끌고 나가는 안무의 기본은 플라멩고인데, 스페인 여행할 때 플라멩고가 얼마나 강렬하고 멋진 춤인지 튀는 땀방울을 고스란이 맞으며 느껴봐서 은근 기대와 우려가 많았다. 뮤지컬 조로는 플라멩고를 안무이자 감정의 전달도구로 쓰고 있는데 그 감정의 강렬함이 딱 맞아 떨어져 효과적이고 인상적인 무대를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이 무대의 앙상블은 가히 최고다.
암튼, 조로의 초연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 낸 듯 하다. 시기도 잘 맞췄고, 무엇보다 캐스팅이 '갑'이다. 조로의 매력으로 3시간을 꽉 채우는 극인 이상, 아무리 스토리를 잘 다듬는다 해도 캐스팅에 무대의 성공이 달린 듯. 그런 의미에서 춤과 칼부림에서 매력이 뚝뚝 떨어진다는 - 섹시 지수가 천장을 뚫는다는 박건형 조로도 보러가야지 싶다. (내 통장 구멍나는 소리)
결론적으로. 의자의 불편함과 시야장애의 짜증, 음향의 어이없음에도 불구하고 조로의 매력은 그 모두를 잊게 만드니, 처자들이라면 보러가도 좋을 듯. 그리고 뮤지컬 입문용으로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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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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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주유소를 몇개 가지고 있다는 강남에서 오냐오냐 나고 자란 팀장은 나경원을 찍으라 했다. 부자가 무슨 죄냐면서. 박원순같은 좌파 때문에 부자가 못되는 거라면서. 어쩜 이렇게 계급에 충실할까. 아침에 투표소에 들어가 도장을 들면서 새삼 그 말이 생각났다. 계급에 따른 투표라는 건 말이 어려워 그렇지 내가 기댈 곳을 만드는 작은 행위 아닌가. 그렇기에 돈이라는 기댈 곳이 있는 사람들보다 아무 기댈 곳 없는 사람들에게 더 중요하다.
어제 세계테마기행을 보면서 남미에 다시 가고 싶어서, 특히 티티카카에 다시 가고싶어 손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아마 내가 다시 티티카카를 찾을 수 있을 때는 아마도 십년쯤 지나서? 영원히 다시 못 가 볼 수도 있다. 티타카카로 도망가지 못할 바에야 이 '도망가고 싶은 사회'를 똑바로 직시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어쨌든 나는 투표를 마쳤으므로 오늘의 할 일은 다 한 듯.
(여기까지 회사서 계속 땡땡이 치며 노는 것에 대한 변명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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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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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한번도 부산영화제에 가보지 못했다. 주말에 출근하는 일이 잦았고, 야근의 늪에서 빠져나와 부산까지 내달리기엔 기력이 부족했으니까. 그니까 거의 십년만에 부산영화제에 간다. 퇴사와 출근 사이가 딱 영화제 기간이랑 맞아 떨어졌던 탓이다. 충동적으로 예매했고 부산행 KTX를 끊었다.
7편의 영화를 보고, 혼자 밤바다에서 맥주를 까고, 책을 읽다 올라올 생각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 일, 오랜만이겠네.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 술을 한잔 걸치면 더 좋겠군. 영화보다는 기차와 게스트하우스와 밤바다가 목적인, 그런 이상한 영화제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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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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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잡스가 세상을 떴다.
그냥 유명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와는 좀 많이 다른,
그러니까 안타까움과 슬픔과
어제와 오늘에 줄이 그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알게 모르게 내가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어서일테다.
맥락으로 따져보면 아무런 상관도 없을 황지우 시인의 싯구도 잠시 떠올렸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나는 조금 뒤늦게 애플과 만났고, 그건 아이팟 미니였다.
미니가 없었다면 내 세계여행은 조금 더 삭막했을테지.
그 실버 미니는 페루에서 잠들었고
멕시코에 가자마자 나는 아이팟 터치를 샀었지.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생긴 지금,
그 아이팟 터치는 신랑의 까페에서 하루 온종일 음악을 틀고 있다.
어쨌든 Thanks & Goodbye-
잡스가 세상을 뜬 오늘,
나는 탄생에 관한 아주 멋진 App을 하나 다운 받았다.
ZooBorns 라는 앱인데
세계 각국의 동물원에서 매일 새로이 태어나는 아기 동물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어찌 보면 하등 쓰잘 데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한번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들어 주겠지.
잡스는 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생명은 계속 태어나며
나는 아이폰을 통해서 매일 한번은 웃는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 이런 글을 쓰고 있다.
RIP Mr.J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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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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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나는 시커먼 욕을 삼켰다. 다시는 홍상수의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 영화는 내 영화적 경험의 최악으로 기억되었다.
같이 사는 이가 하도 졸라대서 그 몇 년간의 결심을 깨고 '옥희의 영화'를 보러 갔었다. 어, 사람이 좀 변했나 싶었다. 그리고 어제 '북촌 방향'을 보았다. '그래 어디 한번' 이라는 마음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지만 결국은 킥킥대고 웃었다. 아마 다음 홍상수 영화는 누가 조르지 않아도 보러갈 수 있을 것 같다.
홍상수가 소위 지식인 남자의 허세를 그토록 잘 그려낼 수 있는 건, 아마도 그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서 자신의 영화를 좀 떨어져서 봤더니 그게 보이는거지. 암튼 그 적나라함이 민망하고 웃기는 건 사실.
그리고 좀 무서웠다. 이 남자는, 이 어른은 허세와 귀여운 위선과 비루함의 미로에 갇혀 자기도 모른 채 뱅글뱅글 돌고 있는 것이잖아. 근데 그게 비단 이 사람만 그런 것은 아닐텐데. 이 출구없는 찌질함, 킥킥대며 웃고 있지만 내 삶을 한발짝 떨어져 타인의 시선으로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아마도 똑같이 재현될텐데. 모든 이들의 찌질함을 이렇게 까발려 놓고는, 그 지점에서 영화는 멈춘다. 그래서 무섭다. 내 비루한 삶을 누군가 이렇게 들여다 볼까봐. 출구가 없을까봐. 똑같이 뱅글뱅글 돌고 있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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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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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이 되면 이 골목은 사라질 것이다. 내 유년기를 온전히 앓았던, 그 집이 있던 자리를 십여년만에 지나갈 일이 있었다. 그 곳은 이미 원룸촌이 들어섰고 내 강아지와 감나무가 서 있던 마당이 도무지 어느 쯤인지 가늠할 길은 없었다. 그 때의 기분은 마치 비가 새는 방에 가만히 누워 잠을 청하는 나그네가 된 듯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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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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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시기를 놓쳐버린 희미한 모기에게 물렸나보다.
팔뚝을 벅벅 긁다가 문득,
나이가 들면서부터 고통은 잘 참는데 가려움은 참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것에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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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milk · 1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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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좀 내려다 볼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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