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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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장 비우기.
요즘 새롭게 길들이는 습관이 있다 스스로를 길들이는 것을 넘어서 거의 집착에 가까운 생활 습관화하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수납장 비우기!
그러니까 욕실이나 다용도실에서 쓰는 것들을 쟁여놓지 않고 정말 밑바닥이 보이면, 더 이상 분노의 펌핑도 먹히지 않을 때 그제서야 주문을 한다 최근에는 그렇게 린스를 주문했다 자주 쓰는 샴푸나 바디워시, 페이셜 토너, 폼클렌저 같은 것은 금방 다 쓰기 때문에 두세개 정도 사두는 것이 평소 습관이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어느날 문득 들었다 언젠가 필요할 것이니 미리 사두는 것이, 언젠가 할 소비를 미리 하는 나쁜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차이가 아닐수도 있지만 필요 이상의 구매 혹은 중복 구매를 하게 되는 것 같아서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화장품을 비롯해서 생활용품을 '이것만 써!' 이런 특별한 기호가 없어서 그때그때 할인행사 하는 것 중 써보고 싶었던 것을 골라서 구매한다 아직까지 특별하게 돈이 아껴진다는 느낌은 없는데 그래도 공간의 대한 이득과 스스로 새로운 습관을 들여가는 것이 꽤 보람차다.
요즘처럼 연말 세일을 팡팡 할때는 '50% 할인 행사는 잘 안하던데' 식의 혹함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참아본다 매일 토너 바르면서 '12월까지는 쓸 수 있겠네, 그러니까 이번 세일은 그냥 넘어가자'는 다짐을 한다 그 다짐하는 정성도 대단하다 싶은데, 그래도 일단은 킵킵킵.
별것도 아닌 것에 재미를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아직은 딱 그냥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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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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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겨울, 오랜만 데이트.
첫겨울, 오랜만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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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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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ㅎ결혼 명동수다
명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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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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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마치.
당신은 마치 날 위해 먼저 태어나 기다려준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나보다 더 먼저 세상에 태어나서 나를 기다려준 당신인만큼, 지금 이 순간은 내가 더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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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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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눈을 감으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지금은 초겨울 다음 겨울에는 2,3년쯤 지난 첫눈 오는 날에는 100년만의 무서운 추위위에는 우리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을지 궁금해져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동원해서 하나의 생각을 열어봤다, 또 다른 생각을 열었다가 또 닫아보고 몇가지 생각을 열었다 닫았다 해보지만, 뚜렷한 답이 없다. 청춘남녀의 연애가 다 그렇겠지만 유난히 더 모르겠다 싶은 우리의 지금.
그래도 그 곳이 어디든지, 당신이 꼭 내 옆에 있어줬음 좋겠어 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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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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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주부.
일이 막 바쁘고 정신 없을 때는 맞벌이고 나발이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어떤 날은 그 반대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일도 크게 바쁘지 않았고, 오늘의 할일을 내일로 미루어 놓으니 마음도 편한 날이라 칼퇴하고 집에 일-찍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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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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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care
헤어진 연인은 참 어려운 존재이다 옛 남자친구는 죽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다시 만날 생각이나 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자의반 타의반 그의 안부를 궁금해 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지난해 늦겨울이던가 초봄이던가 그때 헤어진 이가 속한 회사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이 뉴스 속보로 떴다 아이폰 뉴스 어플리케이션 팝업에도 뜨고 포털 사이트 메인에도 기사가 계속 노출될 정도로 꽤 큰 사고였나보다 먼저 기사를 클릭하지 않았지만 뉴스 속보는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사상자와 부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알려줬다 이제 남이라고, 나의 기준에서는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어 뉴스를 검색해보고 명단에 그와 비슷한 이름이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나의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젊은 사람이니 평범한 운명의 길이와 무게로 살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싶은 마음에? 어쨌든 다행이다.
밤늦게 퇴근하는 동생도 그 뉴스를 봤는지 그는 괜찮냐고 내게 안부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그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 언젠가 몇번 마주치고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어서 그냥 안부가 궁금했을 것 같다 얼마만큼의 걱정이든 동생에게 검색해봤더니 그는 화를 입지 않았더라는 소식을 전해줬다 동생은 뜻밖에 그의 성씨가 김씨, 이씨가 아닌 드문 성씨라서 다행이라며 명단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그래, 그것도 다행이네.
나는 잘 지낸다 지금의 연인과 넘치게 행복하고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느끼는 지금의 '좋음'은 그때의 누구보다 더 좋다거나, 몇퍼센트 증가한 것이 아닌 절대적인 좋음이다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좋은 상태 모두모두 잘 지내면 좋겠다 이미 나를 지나간 인연의 화살은 빠르게 돌고 돌아 인연의 궤도를 벗어났지만 그래도 '잘' 지내길 바란다.
take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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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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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부족함에 대한 꾸지람.
"공무를 보느라 여가가 적기야 하겠지만, 읽고자 한다면 그것은 어렵지 않을것이다. 모래나 자갈로 된 땅이라도 가난한 백성들은 농사지어 먹기위해 갖은 노력을 다 기울이곤 하는데, 하물며 좋은 밭임에랴 말해 무엇하겠는가. 헌데 밭가는 것보다 한결 수월한 책읽기를 멀리하고 일없이 한가로이 노는 그대들을 보면 애석한 마음을 가눌길이 없다. 그대들은 젊고 재주도 그리 둔하지 않으니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무슨일일든 하지 못하겠는가? 너희들이 배우지 않는 것은 농사꾼이 좋은 밭을 버려두는 것과 다를바없다. 좋은 밭을 버려두고 있으면서 염치없이 수확되길 바라는가?"
정조의 언행을 기록한 '일득록'에 나와있는 독서에 대한 정조의 말이다 자신의 눈으로 미처 살피지 못한 것을 신하들의 눈으로 살펴서 반성하려 했다는 정조이지만, 그들의 독서의 부족함을 꾸짖고 타이르는 것을 보니 큰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겨울, 뜨개질하기 좋은 계절 겨울겨울겨울 뜨개질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늘 아쉽고 반성도 하는둥 마는둥이지만 그래도 마음먹고 열심히 읽어야겠다 가치가 있는 일은 뭐든 품이 드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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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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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말.
만화책, 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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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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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오빠의 말씀
연애에서 밀고 당기기란? 저는 밀고 당기기를 아예 애초부터 하지 말자고 얘기해요. 내가 잘 할 테니까 시간 낭비 하지 말자고... 그렇게 얘기를 해요.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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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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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부모님의 말씀.
아빠의 조언 1. 결혼전에 10명은 만나봐라, 그래야 평생 함께할 남자를 알아볼 안목이 생긴다. 2. 돈이 많건 적건, 얼굴이 잘났건 못났건, 말과 행동이 한결같은 사람을 만나라. 3.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서로 알아가는 단계일 뿐이다. 호의는 베풀되 헌신은 하지마라.
엄마의 조언 1. 남자든 여자든, 부자든 가난하든 바람필 놈은 다 핀다. 그 중에 돈 많은 놈을 만나라. 2. 잘버는 놈은 쉽게 돈을 없애는 경향이 있으니 애초에 많은 놈을 만나라. 3. 아빠나 오빠를 남자보는 기준을 두지마라. 4. 세상은 니가 스스로에게 주는만큼 너에게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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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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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고마움 혹은 뿌듯함.
매주 수요일, 목요일은 인터넷으로 장을 보는 날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먹거리와 생활��품을 할인하고 있어 평소 필요한 식재료나 기타 잡다한 것을 살 수 있다 요래요래 잘 비교해보면 꽤 괜찮은 가격에 인터넷 장보기를 할 수 있어 애용하는 편이다 1,2주에 한번은 고기반찬을 해두려고 하는데(고기반찬이 있으면 다른 저장식 반찬과 곁들여 끼니를 좀 더 잘 챙겨먹게 되는 것 같아 동거인을 위해 고기반찬을 부지런히 해두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주재료인 고기를 이 기회에 사는 경우가 많다 집에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 멸균우유, 두유, 생수도 수요일을 기다렸다 사고, 욕실에서 사용하는 용품도 종종 구매한다 사실 몇천원 혹은 몇백원 차이일지도 모르는데, 이 날을 기다렸다 구매하는 그 자체가 재미나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오전에 바쁜 업무를 끝내고 초코칩이 팍팍 박힌 과자 네장자를 두번 구매했다 하나는 두유에게, 하나는 엄마에게 예전에 두유랑 마트였나 편의점에 들렀을 때 칙촉을 좋아한다는 말을 얼핏 들은적이 있는데, 오늘 무료배송으로 저렴하게 나왔길래 구매했다 연구실로 슝- 달다구리를 별로 안좋아하는 당신이 좋아하는 달다구리 과자를 슈슝 과자가 가게 대부분을 차지하던 구멍가게 막내딸로 자라 과자회사 부인으로 자란 우리 엄마는 과자를 참 좋아한다 가끔 엄마가 좋아하는 치킨강정맛 과자를 보내곤 했는데 이번에 두유에게 보내면서 같이 보냈다 천원 한 푼 허투루 쓰는 법이 없어 늘 안쓰러운 엄마니까, 흥청이 망청이 딸이 과자라도 허투루 사줘야지.
두개 합쳐 2만원이 안되는 돈, 굳이 따지자면 커피 서너잔 값으로 괜히 더 행복해진다 겨울동안 타먹을 코코아를 살까 했지만, 그 돈을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달다구리로 사주면 나는 괜한 소비를 막을 수 있고, 심지어 지방을 돈주고 사는 또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새삼 다행'이다.
지난주는 주말에 두유가 마트에 들러 탄산수를 좋아한다며 저녁거리와 같이 탄산수를 사길래 기억해뒀다 지난주에 탄산수 20페트를 주문했다 별말 않고 두유 연구실로 바로 보냈더니 어느날 '근데 나한테 택배가 왔어'라고 뜬금없이 말해서 잘 받았음을 확인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한병에 1,200원 하는 탄산수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쿠폰 썼더니 배송료 포함해서 480원에 샀다! 20병을 한방에 보냈더니 괜히 다 뿌듯뿌듯 나는 딱히 알뜰한 사람이 아닌데 인터넷에서 쿠폰 신공 발휘하면 괜히 뿌듯한 기분이 푱푱 샘솟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기억했다 선물해주는 것 사소한 것일수록 선물하는 이의 마음이 더 재미나고 설렌다 가볍게 먹을 수 있으니까 '사줬는데 안쓰면 어쩌나' 식의 마음졸임이 없다는 것도 꽤 좋은 장점이다! 보내는 나도 부담 없고, 받는 이도 부담 없이 맛나게 먹을 수 있고 꽤 괜찮은 것 같다.
가끔은 밥벌이가 고단하고 지겹기도 하지만 이렇게 나의 밥벌이로 편하게 돈을 쓸 수 있고, 또 그 소비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 마냥 지치는 일만은 아니라고 위로해본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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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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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꾸벅 올림픽대로.
두유오빠��� 운전할 때는 웬만해서는 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가끔은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졸거나 대놓고 자기도 한다 대놓고 잘때는 '오빠 나 너무 졸려요 잠깐만 잘게요' 하고 잠들었다 일어나는데 그 날은 내가 갑작스런 야근으로 늦게 마쳐서 두유오빠가 나를 데릴러 온 날이었다 후다닥 정리하고 내려갔더니 춥고 어두운 차 안에서 차 내 보조등을 밝히고 논문이랑 이것저것을 보고 있더라 아, 공부하는 남자는 어쩜 그렇게 멋져 보이는지! 내 남자의 공부하는 모습은 정말 짱짱 멋지더라!! 후다닥 내려가서 만나서 인사를 하고, 너무 늦었으니 빨리 집에 데려다준다며 남산터널과 한남대교를 지나 우리 동네로 동네로 동네로-
올림픽대로를 지나는데, 동호대교 쯤에선가 갑자기 졸려서 졸아버렸다 나도 모르게 졸다가 놀라서 깼더니 올림픽대교 쯤이길래 '아 오빠 미안해요' 급사과하고 쳐다봤다 두유오빠는 괜찮다고 피곤할텐데 더 자라고 타이르면서 내가 자는 동안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기뻐했다 세미나 준비에 한창인데 중간에 몇몇 의문이 생겨 연구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그 실마리가 갑자기 번뜩였다는 것이다 그것도 두개나! 그걸 잘 기억해뒀다 다음날 출근해서 시뮬레이션 적용해보겠다며 오히려 졸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에 고맙다고 대답해주는 그런 사람 둘이 같이 있을 때 생각지도 못한 우연으로 좋은 것이 주어졌다는 사실에 새삼 기쁘고 또 기뻤다 함께라서, 그리고 더 기쁜 일이 많아서 좋은 당신은 나의 참 좋은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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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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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위시리스트 3, 목공
회전목마
딱 맞는 수납장(렌지, 밥솥, 커피머신)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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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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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다 알아.
가지 않아도 될 결혼식을 가는 이유는
엄마에게 할말이 있기 때문
꼭 말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오빠도 엄마도 서로 서운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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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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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노랑.
당신이 가고 싶었던 단풍이 가득한 고창 선운사 내가 가고 싶었던 전나무숲길 따라 올라가는 부안 내소사 노랑노랑노랑 온통 노랑노랑노랑.
단풍이 한창이던 타이밍을 놓치고 와서 좀 아쉽다는 말이 더 반가웠어요 너무 절정일 때 왔다면 '그래, 이 정도면 됐지' 만족하고 다시 올 일이 없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을 남겨놓으니 다음번에 또 올거잖아 그때는 또 다른 풍경이 있을 것이니, 그 시간에는 또 그 때의 몫이 있을테니까요.
노랑노랑노랑, 온통 노랑노랑노랑 둘만의 가을 함께 맞이하는 첫번째 가을 더 많이 함께 하고 더 많이 걸을 수 있어서 좋았던 순간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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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ig-blog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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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에서 만난 엄마
엄마가 서울에 올라왔다 종종 이런저런 일로 올라오시는데, 이번에는 지인 결혼식이 있어 올라오셨단다 금요일 저녁 결혼식인데 알고보니 우리 회사 근처라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퇴근하고 엄마를 만나러 갔다 추운 날씨에 하객복장 갖춰입고서 아빠가 직접 잡은 갈치 셔틀하느라 가방에 갈치 몇마리를 숨겨온 것은 함ㅋ정ㅋ 우리 엄마의 극성답다.
엄마가 일년에 몇번씩 서울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 회사 근처로 온 적은 없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엄마랑 호젓호젓 걷기 좋고 구석구석 맛있는 것들과 숨은 이야기들이 빼곡한 덕수궁 돌담길을 엄마와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왔는데, 이번주 금토일 단풍여행이 잡혀서 그러질 못했다 아쉽기도 하고 엄마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쩜쩜쩜.
엄마는 어디서 알고 왔는지 청계천 등축제를 보러 가고 싶다며 남동생을 재촉해서 등축제를 보러 갔다 해가 넘어간 늦가을 저녁이라 꽤 추웠을텐데 '티비에서 보던 구경'을 향한 들뜬 마음으로 총총총 발걸음을 옮기더라 영원한 막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어른다운 태도를 보이는 남동생이 엄마랑 사이좋게 잘 다녀왔겠지 고마운 짜식!
단풍여행 다녀오니 엄마가 냉장고를 터질 정도로 채워놓고 갔더라 사흘 내내 청소만 하고 갔다는게 느껴지는 집안 곳곳도 짠하고 엄마는 왜 맨날 엄마인건지 엄마의 고단한 삶이 느껴져서 미안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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