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으러니까ㅏㅏㅏ, 내가 내 눈치를 본다구요. 아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 하찮은 몸뚱이님 불편하실까봐 내가 막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니까요. 생각을 하면 계속 생각을 해서 자꾸자꾸 생각들을 만들어 내는데 그게 또 그럴듯 해. 그러면 그냥 넘어가는거야. 이왕지사 태어난 몸뚱이 좀 인간구실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건 아는데 자꾸 내 눈치를 보는거라구요. 아이구 노을님 이렇게 해도 오늘 하루 가정내 평안하시겠습니까? 아니 귀찮다 때려쳐라. 와 시발 이러면서 내가 삼십년을 이렇게 그냥 막 살았다구요. 그니까 이제 가겠다는거예요 날 내던져둘 수 있는 곳으로 간다구여. 그러니까 아무도 날 말리지 마.
태풍 카눈의 영향이 오늘까지 있단다. 엄마 기차역에 태워다 주고 차안에서 비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는 비오는 날 극호. 땡볕에서 땀나는것 보다야 옷소매가 좀 젖고 바지 밑단 좀 젖고 축축한 발바닥으로 챱챱챱 걸어다니는게 백만배 낫다고 생각한다. 챱챱챱…가끔 나뭇가지나 흙이 샌들 안으로 들어오면 물웅덩이에 훌훌 씻어내고 다시 챱챱 챠박챠박.
어릴땐 비오는 날을 싫어했는대 비를 싫어했다기 보다 양말과 신발이 물을 먹어 발에 뭉탱이가 달려있는 느낌과 발을 디딜때마다 발에서 즙을 짜내는것 같은 꿉꿉함을 싫어했던 것 같다. 그게 비오는 날 아니냐, 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여하튼 십대때 나는 눈이오나 비가오나 폭염이 오나 신발이라곤 낡은 운동화 하나로 버텼는데, 지금 생각해도 왜그랬나 모르겠다. 어쨋든 지금은 슬리퍼도 있고 샌들도 있고 또 요즘 애정하는 크록스도 있으니 비가와도 반팔, 반바지, 우산, 슬리퍼면 어디든 갈 수 있지.
너무도 전형적인 한국 소도시의 모습. 가만히 보고있으면 예쁜것 같기도하다. 왜 일본이나 홍콩 처럼 그 도시 특유의 분위기가 있지 않은가. 여행자들은 그 분위기를 좋아한다. 여행자 특유의 긍정과 여유. 치열한 삶 밖의 관전자의 시선으로. 도시의 매연을 들이마시면서도, 척박한 빌딩숲 사이에서 분위기와 낭만을 찾아낸다. 내고야 만다.
현지인이 내가 낭만을 만난 풍경을 마주한다면, 그냥 이 사진을 내가 보는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그러니까 그런 관점에서, 내가 외국인이 되었다 생각하고, 찬찬히 들여다 보면, 우리 동네도. 이뻐.
1권 1습득 이라는 원리를 나에게 어떻게 체득시킬 수 있을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아주 고약한 습관이 이번에도 내 발목을 잡고 늘어질지가 관건이다.
내 노동력으로만 돈을 버는 수동적인 구조가 이제 날 초조하게 만들고 벼랑으로 내몰아가는 것만 같다. 숨이 막힌다. 그동안은 그럼 왜 아무것도 안하고 순응한체로 살았어? 하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생각 없이 기계처럼 일만 하는 삶에 익숙해져서 그냥 편한것만 찾았던것 같다.
그런 삶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런 삶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노동이란 자체는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인간의 어떤, 어찌보면 숭고할 수도 있는 고행아닌가.
하지만 솔직해져보자. 당신은 매일 출퇴근만을 반복하는 삶이 아 정말로 진짜 뭐같지 않냔 말이다.
금요일밤에 치킨? 맛있지. 일끝나고 맥주한캔 시원하지! 그런데 치킨과 맥주를 위해서 우리는 또다시 지옥철에 몸을 실어 죽은눈을 하고 덜컹덜컹 흔들리며 서울, 서울로 간다.
이제는 인정하자. 편한것만 찾다보면 평생이 불편하고, 불편하게 살다보면 평생이 풍성해진다.(편해진다곤 못하겠다.) 그러니까 정신차리자 제발 나 자신.
요즘 나의 온 마음과 정신은 (하긴, 언제는 안그랬냐 싶다만) 오로지 돈과 성공에 있다. 물질적 부만을 쫓는것이 건설적인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일까 싶지만, 그렇다고 가난하게 살고싶지 않은건 어쩔수 없는 인간의 본능 아닐까.
내가 막 억만장자가 되고 싶은것은 아니고 (사실 될 수만 있다면 되고싶지) 적당히 맛있는거 먹고 맘에든 옷 집어들었을 때 가격 택 보고 다시 내려놓지 않는, 딱 그정도의 여유로움을 갖고싶은 거다.
그래서 일은 시작 했는데,……자꾸만 초초해지는 이 기분이 뭔가….
어제 읽은 책에서 인간의 행복은 조건이 아닌 삶을 대하는 자세라고 하더라. 나의 자세는 책에서 말하는 ���상적인 그것이 아니라는건 알겠다. 하지만 저자분은 본인의 분야에서 권위있고 이미 부를 쌓아올린 분이시니 설득력이 아주 살짝 아아주 살짝 강낭콩 한알정도는 떨어진다 이말. 유명한 말 있지 않는가. 여유는 돈에서 나온다. 아ㅏ누구말이 맞는가…누구말이 맞는건데. 결국은 그 자세라는게 중요한게 맞다는 것으로 귀결되는건가. 여유는 돈에서 나온다는것도 돈에대한 태도니까…?
하지만 역시 일단 부자가 되고 봐야겠다. 부자가 된 후에 행복한 삶의 자세를 갖으면 되잖아? 맞지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