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중국식
awesomedavidkang · 2 years
Text
변화된 국제 정세 속에서의 한미관계: 문제는 신뢰다
손 학 규
2021. 5. 9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중의 대결구도가 예민하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5월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름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 4월 30일에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되어 정책기조가 발표되었고,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5월 21일로 잡혔다. 6월 11일에는 영국에서 서방 중요국의 G7정상회의가 열리고 문재인 대통령도 여기 참석한다.
미중 대결 체제에서 미국이 집중할 중국 견제는 군사 안보 차원에서 뿐 아니라 반도체 등 경제 전쟁에서 코로나 백신 전쟁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중국과의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한국은 지금까지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즉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양다리 전략으로 버텨왔다. 그러나 이번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자칫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전략적 모호성의 포기를 강요받을 염려조차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대북 평화프로세스를 펼쳐오던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 이후 한·미, 한·중, 한·일, 남북 관계 등 모든 국제관계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권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고 대선을 생각하면 국제관계를 대응할 실효적 기간이 몇 달 안 된다. 앞으로 이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설 주자들이나 정당들도 나라의 미래와 안보, 경제,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해 깊이 있는 대응책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전개 과정>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세계 전략의 중심 과제에서 중국 견제를 제1의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취임 후 준비기간을 거쳐 3월 12일 쿼드(Quad: 미국, 일본, 호주, 인도)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5-18일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일본과 한국 방문, 18-19일 알래스카에서의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으로 국제정세 관리를 시작했다.
쿼드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확인한 미국은 알래스카 고위급 외교회담에서 대 중국 압박을 노골화했다. 미국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신장 위구르족 인권문제를 비롯해 홍콩과 대만 문제를 꺼내는 등 처음부터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의 양제츠 정치국원도 2분으로 예정되어 있던 모두 발언을 15분이나 하면서 미국의 내정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에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있고 중국에는 중국식 민주주의가 있다’고 하며 미국이 말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해 정식으로 반기를 들었다. 미국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하여는 미국 내 흑인 인권문제를 제기하며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과 일본을 견인하기 위한 양국의 경쟁도 불꽃을 튀겼다. 4월 2일에는 미국 매릴랜드주 소재 해군사관학교에서 한·미·일 3국의 안보실장회의가 열렸고, 중국은 다음날인 3일에 한국 외교부장관을 중국에 초청해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회담 장소도 대만을 바로 앞에 둔 푸젠성 샤먼으로 미국을 상대로 신경전을 펼친 것이다.
군사적 대결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3월 26일에는 중국 군용기 총 20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벌렸다. 4월 10일에는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주축으로 하는 항모전단이 남중국해로 들어왔다. 미국이 전날 핵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함을 앞세워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전개한 데 대한 대응으로, 양국 간 군사적 대결의 일면을 보여준다.
4월 16일에 열린 바이든-스가 정상회담에서 미·일은 대중국 공세 수위를 높였다. 양국은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장한다.”고 발표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을 거론한 것은 1969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의 회담 이후 52년 만이다.
4월 28일에 행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승리로 이끌어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미·중 대결은 군사 안보적인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 패권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공장이 휴업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4월 12일 백악관에서 19개 대기업 CEO를 화상으로 초청해 회의를 개최하면서 중국과 반도체 전쟁을 선언한 것이다. 이 회의에는 미국의 IT회사와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회사도 초청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이었다. 또한 미국은 백신전쟁에까지 나서고 있다. 코로나 백신이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월 5일 백신 지적재산권 면제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의 위치 찾기>
이렇게 미·중간 패권 경쟁으로 동아시아가 새로운 분쟁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그 한가운데에서 미국과 중국 양국으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정확히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롭게 전개되는 환경에서 우리가 처해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이 첫째로 할 일이다.
배의 선장을 지냈던 친구 한사람이 언젠가 나에게 물었다. “학규야, 선장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 무언지 아니?” 나는 잘 몰라서 “선원들을 잘 지휘하는 건가?” 하며 어물거렸다. 그는 “선장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망망대해에서 내 배의 위치가 어디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거야. 그래야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하고, 그에 따라 항해 준비를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바로 그거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 대한민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우리가 나아갈 길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 동맹국의 중심에 있는가? 미국이 한국을 핵심적인 동맹국으로 인정하고 있는가? 혹시 핵심동맹에서 이탈했는가?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에서 한국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미국과 중국의 한 가운데 있는가? 그럴 수는 있는가? 전략적 모호성은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아직도 동북아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인가? 인도·태평양 세력의 중심에 들어갈 수 있는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친중을 표방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일부에서 말하고 있는 중립화론은 한국에게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여러 가지 위치 설정의 예(例)다.
분명한 것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한국의 위치는 과거와 많이 달라져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과거에 일본의 주춧돌(Cornerstone), 한국의 핵심축(Linchpin)에 기초해 있었다면, 이제는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연결하는 쿼드가 주도하는 구도로 세력전이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 안보와 국가 이익에서 한국은 그만큼 옆으로 비껴서고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대국적으로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미·중 대결구도로의 변환으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그만큼 축소된 때문이고, 현실적으로는 한·미 안보동맹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 그 이유다.
미·중 대결구도가 첨예화됨에 따라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더 이상 동아시아의 유일한 전초기지가 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은 일대일로 계획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 지중해를 석권하려하고 있고, 그 전초전으로 중국 앞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하고 있다. 앞으로 항공모함을 4척으로 증가시켜 미국이 독점하고 있던 해양권을 나누어 가지려하고 있고, 대만, 센가꾸 열도 등을 끼고 있는 인근 해역부터 장악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제일국가를 꿈꾸는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할 미국으로서는 오직 한국의 휴전선에서 중국을 방어하고 압박한다는 것은 이미 구시대의 세계전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코앞인 한국에서 대적하기 보다는 보다 크게 포위, 압박하는 것이 미국의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미국이 새로운 전략개념으로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이고, 그 기초가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엮는 쿼드 전략인 것이다.
미국은 쿼드에 인근 국가를 더 참여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소위 쿼드 플러스다. 한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이 그런 나라들이고, 유럽의 동맹 국가로 범위를 확대하는 생각도 하고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민주주의 국가들로 구성된 D-10이 그러한 구상 중의 하나일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향한 정상회담(Summit for Democracy)'을 계획하고 있으며, 민주주의라는 가치와 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다자주의로 중국을 포위하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신뢰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 속에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미국이 한국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한미동맹의 가장 큰 축인 군사적 동맹에 관한 사항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국 정부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연기를 요구했고, 지난 3년간 한미연합훈련은 야외기동훈련 없이 지휘소 훈련만 실시했다.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3대 연합훈련을 폐지하고 병사와 장비가 실제로 투입되는 야외기동훈련이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지휘소 훈련으로 대체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전투준비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훈련 참가 규모를 축소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한미군 철수론 등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전략 재검토 과정에서 미국 측이 한미연합훈련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군사훈련 축소를 요구하는 한국 정부의 요구가 주된 요인이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2021)도 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이 3월 8일부터 18일까지 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실시되었다. 비록 도상훈련이기는 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이 열리는 기간에 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는 훈련소에 들르지도 않았다. 평상시 군대는 훈련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의식하면 야외기동훈련이 3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한미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울 리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2020년 10~11월 실시된 미·일 양국군 4만 6천명이 참가하고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동원된 미·일의 ‘킨 소드 (Keen Sword) 21’이나 21년 2월 미·일·호주 연합공중 훈련으로 미군의 B-52H, 일본 항공 자위대의 F-15J 등이 참가한 ‘콥 노스 (Cope North) 21’ 그리고 4월 6일 전개된 미·일간 스텔스기 연합훈련 등의 실제 군사훈련과 대비된다.
미국의 동맹과 신뢰 면에서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고 있으며, 한반도가 미국의 동북아 안보의 핵심 축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축소가 북한의 요청을 한국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정부가 한미동맹을 진정으로 원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둘째,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문제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요구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이를 연기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조기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군사주권을 앞세워 전작권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조건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021년 3월 18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충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 전환 과정을 통해 동맹이 강화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핵심은 한국군이 현재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 이 상태를 해소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오스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수개월 전 트럼프 행정부의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2020년 10월14일 미국 워싱턴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을 전환하기 위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려면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발언한 것과 똑같다. 그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사령관도 전작권 전환이 시기상조라고 누차 말해왔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전작권 전환에 부정적인 점을 인식하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 ‘임기내 전작권 전환’에서 ‘전작권 전환의 시기를 도출’하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국은 전작권 전환을 요구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편한 기운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중국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저자세도 미국으로서는 불만의 요소다. 박근혜 대통령의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관은 당시 중국으로부터는 커다란 환영을 받았지만 미국으로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그 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군의 사드 배치를 발표했고 사드가 일부 배치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진행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서 보복조치를 이어왔고,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응해서 ‘사드 추가 배치 계획이 없고, 한국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불 정책’을 내세웠는데, 사드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조치가 미국으로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는 조용히 문재인 정부의 대 중국 자세를 주시해 왔을 것이다. 당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2월 4일로 일본 수상보다 1주일이나 늦게 이뤄졌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1월 26일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먼저 통화를 한 것이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없었지만, 설사 시진핑 주석 측에서 통화 요청이 왔더라도, 지금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부터 하는 것이 미국 신임 대통령에 대한 예의라고 하며 양해를 구했어야 했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이러한 외교적 역량이 없는데 대해 의구심을 가질 것은 당연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이 하필 중국이며, 미국에서 한·미·일 고위급 외교회담이 열리는 같은 시각에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만 하다. 물론 미 국무장관의 한국 방문으로 한·미간에 장관회의가 열린 후이긴 하지만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처사에 한국 정부가 쉽게 응낙하는 것을 보는 미국의 눈이 고울 리는 없을 것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의 장소가 하필이면 샤먼인 것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로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넷째, 일본과의 불편한 관계는 미국 정부를 난처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큰 요인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때 중재해서 성사시켰던 위안부 문제 합의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사실상 무효화된 것이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유쾌했을 리가 없다.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과 관련한 대통령의 반일적 자세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서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변화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세부 지침을 내놓지 못하고 시일만 끌고 있는 것도 미국으로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일로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에 부임한지 석 달이 넘었는데도 일본 외교부장관 면담도 못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한국정부에 불만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미·일 안보동맹의 중요한 기제의 하나인 지소미아는 미국의 특별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징용·위안부 배상 판결’ 문제가 한·일 양국간의 갈등으로 비화하자 청와대는 2019년 8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지소미아는 폐기 직전까지 갔다. 다행히 종료 통보 효력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2019년 11월22일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를 내걸어서 효력이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일 안보 공조 체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 의심하게 만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다섯째,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이다. 문재인 정권은 북한에 대해 저자세로 임하고 북한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그램에 입각해서 북한과 대화와 협력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비판 한마디 없고,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제재 완화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종전 선언 요구도 한국에 대한 신뢰감축의 요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줄곧 한반도의 종전선언과 평화 협정 체결을 요구해 왔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원하는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과 상관없이, 미국의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자칫 주한미군의 철수론으로 연결되는 불안한 이슈다.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진 연후에 할 수 있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가 순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또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 제재는 필수적이고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 자신도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하고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조속히 재개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진전된 방책을 제시하지 않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니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국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미국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신뢰의 결여는 한·미 관계의 여러 마당에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북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다른 표현이다. 문재인 정권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하여 항상 ‘한반도 비핵화’로 표현해 왔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로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가 주한미군의 철수 내지 미군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반대하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3월 18일 한·미 2+2 외교/국방장관 회담 후 발표된 블링컨 장관의 기자회견문에는 공동발표문에 들어있지 않았던 ‘북한으로부터의 위기,’ ‘북한 비핵화 의지,’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태’에 대한 지적이 직설적으로 표현되었다. 반면에 정의용 장관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북한에 대해 유화적으로 표현했다. 한·미간에 입장 차이가 있어서 북한, 중국 문제를 공동성명에 넣지 못했고 미국은 기자회견에서 이를 언급한 것이다. 직전에 일본에서 열린 미·일 2+2 회담에서는 공동성명에서 북핵과 중국 문제가 거론된 것과 비교가 된다.
4월 2일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미국의 발표문과 한국의 서훈 안보실장의 기자 회견 내용이 달랐다. 미국은 회의 후 성명을 내고, “3국 실장이 인도·태평양 안보 문제를 포함한 공동의 우려 사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하며, “3국 안보실장들이 북한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imperative)이라는 데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인도·태평양 안보 문제’는 곧 중국 견제를 의미하는 것이고, 북핵 문제에 대한 강력한 제대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서훈 실장은 회의 후 특파원들을 만나 한·미·일 3국이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이 내용은 백악관 언론 성명에는 담기지 않았다. 백악관 성명에는 ‘핵 확산을 방지하고 한반도 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내용만 있을 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4월 16일 스가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일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고, 4월 28일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단호한 억지 전략을 공언했다. 4월 30일 백악관의 사키 대변인이 대북정책 검토를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표현했지만,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하고 북한에 대화의 창을 열어놓고 있다는 사인을 준 것에 불과하다.
5월 3일 런던에서 개최된 G7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미·일 회담의 발표문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공유‘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한·미 회담 발표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3각 협력’으로 표현되어 있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국민들에게 말하는 것과 한국정부에게 표현하는 것이 다를 때 과연 한국 정부에 대한 진정한 신뢰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본과는 공유하면서 한국에게는 억지로 숨기는 북한 핵에 대한 표현을 보면서 ‘과연 미국이 한국을 제대로 신뢰하는가? 미국은 한·일간 갈등에서 어느 편을 들어줄 것인가?’하는 의문을 숨길 수 없다.
<미국과의 신뢰관계의 중요성>
우리가 미국의 신뢰를 잃고 동맹이 약화되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미국, 중국과 등거리 외교를 하면서 미·중의 중간에 서있다고 했을 때 우리에게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 우리는 국익을 지키고 남북관계는 호전될까?
미국은 분명히 쇠퇴하고 있으며 미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은 분명히 감소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형성된 미국의 패권적 권위는 이제 현저히 약화되고 있고 미국 중심의 세계 문명은 변화를 바라보고 있다. 2001년 9.11사태로 미국은 아랍 국가들과 격심한 분쟁상태에 진입하였고, 2008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이래 미국의 경제적 위상 또한 크게 추락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국제 정치상의 리더십도 크게 상실되었고, 최근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인종 차별 총기사건 등으로 미국의 도덕적 위상도 심하게 훼손되었다.
중국은 경제력이 급부상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군사력도 강화되고 국제정치적인 위상도 높아져서 미국과 더불어 양대 패권국가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가장 인접해 있는 국가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의 1/4 이상이 중국에 의존되어 있는 현실에서 중국은 우리나라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해 있으면 우리나라의 국익은 여러 면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고, 따라서 미·중간 등거리 외교는 필수적이며 미국과 일정 수준 거리를 두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정말로 진실일까?
미국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아직도 국제사회의 수장으로 민주주의 국가, 특히 시장경제 사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은 압도적인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고 있어서 IT산업뿐 아니라 새로이 전개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 경제의 리더다.
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을 주도하고 있어서 미국이 금융제재에 나서면 어느 나라도 경제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UN의 대북 경제제재도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2005년 북한에 대한 금융 제재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에 있는 중국계 은행인 BDA에 대해서 북한이 이 은행을 통하여 돈세탁을 해 왔다는 이유로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직간접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해당 은행의 불법 금융 활동에 유의하도록 통보함으로서 북한에 대한 금융 제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이는 금융 거래에 관한 미국의 통제력을 보여준 사건으로, 지금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도 미국의 금융통제권으로 실효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버리라는 게 아니다. 우리의 기본 노선은 미국과는 한미동맹을,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면서 국익을 지켜나가는 것이���. 미국과 거리를 두어 중국의 호의를 얻으려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발전시켜 중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어렵게 여기고 중시하도록 하여야 한다. 중국도 미국 시장과 미국의 기술, 미국의 금융에 의존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한국의 기술 산업에 대한 의존도와 한국 시장의 효용성 등을 생각하면 중국은 우리가 미국과 친분을 유지하더라도 한국을 바로 내치치는 못할 것이다.
중국이 북한과 혈맹관계에 있으면서도 북한에 대한 UN제재를 전면적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이다. 대만이 미국과 안보상 긴밀한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도 중국이 대만을 배척하지 못하는 것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대만의 총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58%나 되지만 대만의 반도체 없이는 중국의 제조업이 가동되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대만이 미국과 안보 군사 면에서 더욱 밀착하면서 다른 한 편 중국과 안심하고 경제적인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가치다. 바로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다. 민주주의는 공정성, 다양성과 개방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확장성을 보장한다. 시장 경제는 시민사회의 자유와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는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미국과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문화적 동맹을 이루어 왔다.
중국은 우리와 오래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이 갖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가치를 공유할 수는 없다. 중국 공산당을 지배하는 폐쇄적 가치는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와는 상충된다. 동북 공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공정’ 작업에서도 나타나듯이 중국이 오랫동안 지녀왔던 한반도에 대한 지배 정서는 쉽게 씻어지지 않는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앞으로 추구해야 할 통일에서 중국은 중요하다. 독일 통일에 소련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듯이 중국의 협조는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필수적 요소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서독이 소련의 협조 하에 독일 통일을 이루었지만 당시 서독은 나토의 일원으로 미국과 끊을 수 없는 맹방이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의 특별한 신뢰 관계 속에서 소련과 협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 고르바초프라고 하는 소련의 지도자가 개방성에 입각해서 독일 통일을 지지한 점을 생각하면 오늘의 폐쇄적인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는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은 한미관계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을 내심 반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한일관계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지난 몇 년간 일본이 한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한 것도 한·미간의 균열을 목도한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이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조성하고 미국이 한국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것을 본 일본은 마음 놓고 한국을 압박하고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자 배상 문제에 오직 자신들만의 주장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IAEA도 방류에 문제없다고 입장을 표명하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방한 중인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에게 한국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미국 측의 중재를 요청했지만 케리 특사는 ‘개입 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 정부가 매우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는 IAEA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확신한다”며 “일본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영향이 투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의 악화 속에서 미·일관계의 친밀도를 보여주며, 미국이 한국을 경시하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위해서 한·미간의 돈독한 관계는 더할 나위 없는 필수 요소다. 북한의 첫째 관심은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다.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의 국제적 정당성을 인정받고 서방세계의 지원을 받아 북한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이 북한의 목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에 원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북·미관계 정상화에 가교 역할을 해주는 일일 뿐이다. 그 때문에 김정은은 2018년 3월 정의용과 서훈 대북 특사를 만난 직후 사흘 만에 미국에 보내 트럼프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겼고, 2018년 6월 싱가포르 한·미 정상회담은 그렇게 해서 열렸던 것이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의 결렬 이후 김정은은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파악했고, 북한은 미국의 신뢰를 받지도 못하고 중재자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을 헌신짝 걷어차듯 버렸다. 그 이후 북한은 김여정 등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난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이 미국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북한 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으로 저해요소가 된다. 미국과 돈독한 신뢰관계가 형성될 때라야 중국, 일본, 북한으로부터 좋은 대접을 받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과의 신뢰회복을 위해서 해야 할 일>
한미동맹을 복원, 강화시키는 데는 우선 군사동맹의 강화, 특히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과거 수준으로 복원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하고 항의하는 북한의 입맛에 맞추기보다는 미군과의 합동훈련으로 우리의 방위력을 증강시켜야 한다. 북한이 저항하고 분쟁을 일으키더라도 북한에게 우리의 방위태세를 이해시켜야 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지휘소 훈련이 아니라 군사력을 동원한 실제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한미연합훈련에서 항공모함이나 폭격기, 정찰기와 같은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를 더욱 강화하여 북한에 대해 한미 연합군의 전쟁억지력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 전작권의 조기 반환 요구는 중단되어야 한다.
둘째, 중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불신을 사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중국과 갈등을 빚을 발언이나 행동을 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친중·반미의 뉴앙스를 풍기는 발언이나 행동은 삼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신임 대통령과의 첫 통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과 먼저 통화한다든지, 외교부 장관이 샤먼이라고 하는 미·중 대결의 상징성이 있는 장소에서 한·중 외교장관회의를 연다든지해서 미국이 한국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20일 보아오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개도국에 대한 백신 기부와 같은 다양한 코로나 지원 활동을 펼치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을 치하했는데, 4월 2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미국을 겨냥해서 “백신 개발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대국들의 백신 사재기”를 비판했다. 미국 정부로서 편했을 리가 없다.
셋째,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필수적인 요소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보여준 반일 정책은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실책중의 하나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나 특히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과 관련하여 일본 정부와 타협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나는 2019년 8월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폭풍인 일본의 경제 보복 사태에 대해서 “우리는 물질 배상 요구를 포기하고 정신적인 역사 청산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도덕적 우위에 선 대일 외교를 하자”고 제의했다. 또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되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다. 해결책은 대통령과 국가가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법률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의 수반으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해결책을 내 놔야 한다는 말이다. 한일 관계는 이해당사자나 지지자, 특히 국민감정이 개입되어 있는 만큼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몫인 것이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일본 대사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대일 외교의 미숙함을 다시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 ‘죽창가’ 논란을 일으킨다든지 하는 것도 문재인 대통령의 반일 속성을 보여준 것으로 일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을 쉽게 해소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인을 비롯한 일본과의 이해관계에 익숙한 인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일본과 실질적인 조율을 시도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전에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시켜 놓아야 한다.
넷째, 북한에 대해서도 원칙있는 자세로 대해야 한다. 햇볕정책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대북정책의 기본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햇볕 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으로 독일 브란트의 ‘접촉을 통한 변화’를 추구한 대북 정책이다. 나 자신도 김대중 대통령 당시 소속 정당은 달랐지만 공개적으로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경기도 지사 시절 이를 실천했다. 북한에 벼농사지원사업을 통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길을 제시했고, 2005년에는 평화축전을 개최하며 임진각에 ‘평화누리’를 건설하는 등 남북 평화와 협력에 기여했다.
그러나 북한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3번의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하노이 회담이 파탄으로 끝난 뒤에는 남한과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갖은 욕설로 비난과 조롱을 일삼으며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드디어 2020년 6월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공개리에 폭파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대한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북한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엄정하게 원칙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가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엄정하게 지키는 것을 알면 북한은 그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일이다. 경기도의 농업관계 기술자가 평양에 상주하면서 벼농사 지원사업을 했는데, 2005년 가을에 수확을 기념하는 행사가 계획되고 우리는 비행기를 대절하여 방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 측이 우리에게 아리랑 축제를 참관하라고 요구하였고 우리는 그 요구를 거부하면서 결국 북한 방문을 취소하였다. 다음해 봄에 모내기 행사에 참석을 준비하는데 북측이 우리가 방문하기 어려운 곳을 방문(참배)할 것을 요구하였다. 경기도 교섭단이 북측에게 ‘그러면 우리 지사님이 또 안 오실텐데요’ 하니까 북측이 자기들의 요구를 취하하였다.
2007년에는 평양에서 동아시아미래재단이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동 학술대회를 가졌다. 나와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이종혁 부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한 행사였다. 우리는 TV 카메라와 기자를 대동하겠다고 했으나 북측에서는 자기네가 촬영과 보도를 맡겠다고 하며 언론 대동을 거부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우리는 우리 측 언론이 없이는 북한에 가지 않겠다고 우겨서 결국 우리 요구대로 언론이 동행했다. 남북이 북한에서 공동으로 학술 대회를 갖는 것도 처음이지만 우리 측 TV 카메라가 동행한 것은 정상회담 말고는 없는 일이었다. 북한에 대해서도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원칙을 세우면 그들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줄 것은 주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무한정의 혜택을 요구하면서 계속 한국을 비난하고 업수이여기는 것은 우리 정부의 원칙없는 태도 때문이다. 북한에게 한미동맹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한·미 연합훈련의 불가피성을 설득해야 하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북한도 우리가 진정을 갖고 현실을 인정하라고 요구할 때 그들도 원칙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신뢰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신뢰 회복이야말로 북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첩경이다.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동맹관계의 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강화시키는 것이 동북아에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중요하다.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의 김준형 원장은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표현하고 ‘동맹중독’이란 말까지 써가며 한국이 미국의 예속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한미동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라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신뢰는 깨질 수밖에 없다.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을 중시해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숨소리까지 미국에 알려주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미관계가 두터워야 북한이 한국을 어렵게 대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가 깨달아야 한다.
<대책>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취임과 함께 미·중 대결의 꼭지점에 놓이게 되었다. 그동안 중국 견제를 위한 포석을 해온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대중, 대북 정책과 관련한 외교적 시험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운명이 걸린 이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경제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미국이 우리를 중시하고 소홀히 대하지 못하는 것도 세계 10위의 경제력이고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의 기술력이다. 한국이 G7 정상회의에 초청받고 앞으로 개최될 D-10 회의에 초청받을 것도 모두 우리 경제력이 그 기초다.
우리는 경제력을 강화해야 하고 특히 기술력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 사드 사태에 롯데가 중국의 탄압을 못 이기고 결국 중국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중국이 삼성전자에 보복을 가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가 탁월한 기술 분야가 아니면 승부처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산업에서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거나 배제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살 길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반도체 위상이나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초격차’는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대만의 TSMC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생산력과 기술력 모두 압도적으로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고, 투자도 앞으로 3년간 1천억달러(112조원)가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에 짓는 파운드리 공장도 1개에서 최대 6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의 반도체 투자 정책으로 인텔 등 미국 기업도 반도체 투자를 선언했다. 중국도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첨단 기술산업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이며 첨단 기술 산업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전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지금 세계가 맞이하고 있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새로운 도약 계기로 삼아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며 다각도의 지원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재정지원이나 세제 지원 등보다 기업이 자신있고 활력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회적인 친기업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의 총수를 미국 대통령이 초청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도록 구속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기업지원을 말할 수 있는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4월 12일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화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2016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애플, 아마존, 테슬러 등 미국 최고의 기업 CEO 14명과 트럼프 타워에서 테크 서밋(Tech Summit)을 하는 자리에도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지 못했다. 외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은 자리였는데 특검의 출국 금지 조치로 가지 못해 트럼프 정권과의 효과적인 소통의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이러한 기업환경을 바꾸어주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나는 이재용 부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하고 형이 확정된 1월 25일 그의 사면을 요구했다. 최근 경제단체장들이나 종교단체협의회 등에서 사면건의를 했고, 언론과 여당 국회의원들도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치열한 반도체 전쟁에 우리나라가 뒤지지 않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 시간적으로 촉박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을 사면하고, 뿐만 아니라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참여할 기업인 대표단에 그를 포함시켜 한국 정부의 친기업 분위기와 경제활력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둘째, 대한민국은 강력한 국방력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의 자주적 군사력 확대와 한미동맹의 강화야 말로 새로이 전개되는 신 냉전체제에서 우리가 살 길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항모 구축 계획을 확실히 시행하고, 오히려 경항모가 아니라 항공모함의 수준을 높여 한국 해군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 물론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항공모함 사업을 당장 쉽게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해군과 군사 능력의 강화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021년 4월 9일 시제기를 공개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프로젝트와 같이 최신예 전투기를 자체 개발 기술로 생산하는 항공산업의 발전은 국력의 향상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군사력의 향상은 미국 등과 동맹의 수준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군사력 강화는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인구 절벽과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군의 구조를 AI 기반 무인·로봇 체계로 전환하는 체제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의 인구 추세로는 2026년이 되면 병력 50만, 2036년에는 40만을 유지하기 힘들다. 미국, 중국 등은 4차산업혁명과 연계해 군 체계를 전환시키고 있다. 첨단기술과 AI가 결합해 첨단과학기술강군으로 군대를 재설계, 개조해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강력한 군사력의 확보야말로 미국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셋째, 북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유화적인 자세를 버리고 확고한 원칙에 따라 대해야 할 것이다. 2019년 1월 트럼프와 김정은의 판문점 회담만 하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의 참여 없이는 북미 정상간의 회동을 만들어 줄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으면 그때와 같은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비핵화의 의지가 없다. 핵무기를 폐기할 의도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핵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무장해서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번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설득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명확한 프로그램을 내 놓으라고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 문제, 북한 핵문제의 제3자가 아니라 당사자다. 북한이 주장하는 바를 단순히 미국에 전달하는 것은 중재자의 역할이 아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수하면서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고난의 행군’을 선포했다. 북한 인민의 삶은 같은 동포로서 우리가 같이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이다. 이를 위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길을 함께 찾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완화되어야 한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 공단 등 우선적으로 열 수 있는 길은 열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비핵화를 위한 납득할 만한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북한을 설득해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먼저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이다. 북한은 반발하겠지만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책임인 것이다.
넷째, 한국 외교를 이끌 적절한 인사의 등용은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정실인사, 캠프인사, 포퓰리즘으로 한국 외교를 어지럽혀 놓았다. 전문적인 직업외교관을 홀대하고 해서 외교관의 사기와 자존심을 무참하게 꺾어놓았다. 국제관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원로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이분들을 간혹 청와대에 초청해서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면피용으로만 이용했다. 그분들의 조언을 제대로 정책에 반영한 일이 없다.
개인을 말하는 것은 조심스러우나, 안보실장에 서훈 씨를 임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계다. 서훈 씨는 대한민국의 외교안보를 총괄하기보다는 대북관계를 다루는 실무적인 인물이다. 대북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할 인물로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인물이지, 대한민국의 국제관계를 총괄하고, 특히 미국과 교류하면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적임자는 아니다. 그가 한·미·일 고위 외교회담에 나가 어떤 역할을 했을지는 상상하고도 남는다.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외교부에서 통상전문가로 오랜 외교관 경력을 가진 능력있는 직업외교관이다. 문제는 그가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안보실장을 하면서 대북 관계를 주로 관리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정 장관과 같이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데 익숙해진 사람이 지금과 같이 새로운 미국 외교를 추진하는 바이든 정부와 제대로 코드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전임 김영삼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이홍구 총리를 주미대사에 임명했다. 이홍구 총리가 사양했음에도 불구하고, 격에 맞지는 않지만 나라를 생각해서 미국 대사를 맡아달라고 간청한 것이다. 미국의 중요성을 설득해서 이홍구 대사의 응락을 받아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바이든 정부의 출범에 맞춰 외교 진영을 미국과 조율을 잘 할 수 있는 외교안보팀으로 바꿔야 한다. 미국의 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이고 그것은 인사의 변화에서 보여주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미국과의 신뢰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미국이 납득하고,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일례를 들면, 현 정부와 갈등을 빚긴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 안보실장 및 외교부 장관을 하면서 그에게 ‘반미하면 우리나라가 망합니다’라고 설득한 송민순 장관 같은 인물이다. 꼭 송민순을 쓰라는 얘기가 아니다. 찾아보면 사람은 많다. 내 사람, 내 편만을 고르다 보니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다. 선거 때 나를 도왔다고, 이념적으로 나와 같다고, 내 진영에 속한 사람이라고 자질과 관계없이, 국익에 상관없이 사람을 써서는 안 된다. 열린 자세로 사람을 찾아야 한다. 미국이 신뢰하면서도 대하기 어려워 존중하는 사람들이 한미관계 등 우리 외교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이번에 국무총리를 임명하면서 대통령은 통합을 강조했다. 바로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이 통합의 정신이다. 대통령은 국익에 우선해야지 이데올로기나 진영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제관계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해야지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국민을 설득해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퍼주기’논란에 휩싸여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다룰 사안은 아니지만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제도의 개혁은 항상 우리 앞에 놓여있는 숙제다. 대통령제가 갖는 지나친 권력집중이 국민통합에 저해요소가 된다는 점은 이제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독일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같이 권력 분산을 통해서 국민을 진정으로 통합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개헌을 준비하는 일은 우리 국민 모두의 과제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7공화국이다. 우리도 이제는 대통령 한사람에 모든 것을 거는 권위주의가 아닌, 권력이 분산되어 국민이 주인되는 진정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에필로그>
나는 대학 시절에 이런 노래를 불렀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태평양에서 불어온다
미국대사관에 불이 붙었다
잘탄다 신난다
양키들은 카메라만 돌린다
불은 붙어도 물이 없어 못끈다
라라랄라 랄랄라 라라랄라 랄랄라
소방대들은 구경만 한다
잘탄다 신난다
양키들은 카메라만 돌린다
한일회담 반대 운동이 대학가를 휩쓸 때 “일본대사관에 불이 붙어도 ‘쪽바리’는 카메라만 돌린다”는 반일운동가를 ‘미국대사관’과 ‘양키’로 바꿔 부른 노래였다. 그만큼 당시 운동권에는 반미 정서가 강했고 나는 그 바람 속에 대학생활을 했던 것이다.
나는 대학생활을 반일운동으로 시작해서 박정희의 유신 반대 운동으로 젊음을 보낸 사람이다. 삼성재벌 소속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 반대 운동을 주도해 처음 무기정학을 받았고, 모택동에 심취해서 ‘모순론’ ‘실천론’을 읽다가 감옥에도 갔다.
그런 내가 오늘 중국보다 미국을 중시해야 하고, 삼성과 이재용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진보에서 보수로 바뀐 것인가? 그건 아니다. 세상이 변한 것이다. 세상이 바뀐 것을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 운동의 시대에서 민주화의 시대로, 이제는 세계화를 넘어 첨단 기술 산업의 4차산업혁명 시대로 넘어가면서 우리가 가야할 생존과 번영의 시대를 보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의 유신이 끝나고 영국에 유학을 갔다. 바깥세상에서 세계를 보고 나의 생각에 변화가 왔다. 김우중의 말대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우리들만의 좁은 우리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세계를 보고 역사를 읽어야 한다.
미국은 쇠퇴하고 있다. 중국은 강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샌드위치 신세같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한반도는 새로운 문명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다시 속국이 ��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미래를 보고 지금 준비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 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신뢰’는 한·미관계의 핵심적인 요소다. 미국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힘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경제력과 군사력, 지금 전개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걸 맞는 기술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통합의 리더십이 우리 국력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위대하고 영원하다.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그 원칙에 충실한 것이 우리의 살 길이다.  
7 notes · View notes
welovethemood · 2 years
Text
Tumblr media
백종원 레시피 중국식 계란 볶음밥 만들어 봤습니다. 누구나 따라하기 쉽더라구요. 할머니도 맛있다 그러고 저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Tumblr media Tumblr media
술 안 마시면 못 살겠습니다... 한 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 라고 스토리에 올렸더니 인친님의 말에 안심이 됐습니다.
Tumblr media
담배를 못 펴서 베란다로 나왔습니다. 하늘이 예쁘네요.
14 notes · View notes
cafetemper43 · 2 years
Text
한국의 4대 점, 사주 길잡이
한국사주에 대해 들어보셨을 텐데요, 과연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이 관습을 이름과 무속적인 점과 연관시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재미로 사주 분석가에게 가고, 다른 사람들은 학문적 질문이나 건전한 불신으로 그렇게합니다. saju Korea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면 계속 읽으십시오. 다음은 명심해야 할 사항입니다. 사주는 인간의 네 기둥인 나이, 시간, 일, 태어난 해를 기술하는 점술 방법입니다. 수세기 동안 한국에서 시행되었습니다. 일부 예측은 사실이지만 다른 예측은 그렇지 않습니다. 핵심은 이러한 예측의 타이밍에 있습니다. 좋은 사주를 읽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리고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려줍니다. 사주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년월일을 정해야 한다. 이것은 중국 연감의 도움을 받거나 식탁에 따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태어난 달은 태양 운동의 시간과 24절기의 시간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12월에 태어난 사람은 2월에 태어난다. 마찬가지로 12월 중순에 태어난 사람은 2월에 태어난다. 사람들이 편리한 장소에서 사주 점쟁이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사주 가게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저렴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대부분의 점쟁이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홍대에 있는 영어 펀사주 카페나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에 있는 에로스 카페에 가보세요. 사주의 기본 원리는 중국의 족술가와 비슷하다. 또한 생일의 계절이 운을 결정한다는 이론을 따릅니다. 좋은 계절에 태어나면 한동안 좋은 삶을 살게 됩니다. 유리한 계절은 행운을 증가시킬 것이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식 4기둥 방식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한국의 사주 체계는 중국 점성술에 기초하고 있으며 점쟁이들이 사용하는 방식을 사주라고 합니다. 시스템은 물, 불, 흙, 금속을 포함한 8가지 요소를 나타내는 8개의 문자를 포함합니다. 인간은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팔자에 이 모든 요소를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사주팔자 대신, 그들은 일생 동안 기복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중국 점성술 기록을 계산하려면 먼저 그들이 태어난 달을 확인해야 합니다. 중국 달력을 사용하여 이 숫자는 해당 월의 1일에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음력 달에 태어났다면 그 달의 1일까지의 일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중국 점성술 기록을 계산하려면 하늘과 인간의 관점에서 출생 시간을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12궁도에는 12개의 별자리가 있습니다. 이 기록에 따르면 한국의 황도대는 열두 동물의 별자리를 반영합니다. 그들은 또한 특정한 날에 취해야 할 특정한 행동에 관한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의식 뒤에 숨겨진 의도는 행운을 가져오고 악을 물리치는 것입니다. 사주코리아도 비슷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수천 년 전의 중국 점성술 기록을 기반으로 합니다. 사주 데이터를 사용하여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는 것은 개인은 물론 커플에게도 유익합니다. 부부는 사주를 사용하여 결혼 생활이 화목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결혼이 성공적인 관계의 전제 조건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서로의 결혼은 중요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주 독자는 파트너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여전히 매우 유용합니다. 사주는 한국어로 "운명의 네 기둥"으로 번역됩니다. 이 기둥은 사람의 큰 원인, 부, 명성 및 이익을 결정합니다. 네 기둥은 태어난 날짜와 시간에 따라 장수할 것인지 아닌지도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이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점쟁이에게로 향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주 의미 체계는 이진법과 한자어의 조합으로 작동합니다. 사주를 읽으려면 먼저 그 사람의 이름, 생년월일, 위치를 알아야 합니다. 거기에서 그들은 그 사람의 미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완전한 독서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주는 그 사람의 경력을 예측하는 것 외에도 관계 및 가능한 결혼을 나타냅니다. 운명의 네 기둥은 중국과 일본의 점성술 체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시스템은 60갑자(고대 중국 12궁도)를 지침으로 사용하여 미래의 사건을 예측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예측하는 데 여전히 유용합니다. 그들은 타로 카드 및 점성술 텍스트와 같은 다른 점술 관행과 함께 사용됩니다. 그러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둘 다 음과 양이라는 동일한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사주에는 오행(五行) 중 하나를 나타내는 여덟 글자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팔자에서 모든 것을 나타낼 수는 없기 때문에 중국인은 사주를 이진법으로 사용합니다. 사주와 더불어 사술사는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사주의 구조와 역동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사주는 사람의 삶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구성 요소입니다. 사주 한국은 고대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운세의 한 형태입니다. 개업의는 당신의 생년월일을 사용하여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그들은 또한 양과 음의 세력을 나타내는 올해의 기둥의 하늘 줄기를 사용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24 태양 용어로 생일까지의 일 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들은 당신의 미래가 어떨지 알게 될 것입니다. 서울에는 수십 개의 운세 업소가 있습니다. 일부는 얼굴 읽기와 손바닥 읽기를 제공하고 다른 일부는 취임식에서 버락 오바마의 든 손을 전문으로 제공합니다. 그러나 사주의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고대 관습의 다른 분야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사주는 태어날 즈음의 우주 에너지를 분석하는 점의 일종으로 중국 고대 문헌과 점성술 기록을 바탕으로 한다. 카페를 방문하면 사주 명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에 있는 Fun Saju Cafe와 Eros Cafe를 방문하세요. 그러나 이러한 카페를 방문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사주의 기본은 간단합니다. 앞의 두 기둥은 사람의 이름, 생년월일, 생년월일입니다. 각 기둥은 두 개의 문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하늘의 줄기를 나타내고 다른 하나는 땅의 가지를 나타냅니다. 그런 다음 독자는 "육갑"이라는 풀에서 60자를 뽑아 네 가지 주요 구성 요소(첫 번째 두 기둥, 두 번째 기둥, 세 번째 기둥)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유엔이 지난주 설립한 조사위원회가 한국사주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결의안은 또한 2004년에 신설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특별 보고관의 연장을 승인했습니다. 현재 다루만 씨가 그 직위를 맡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사주 인권침해의 역사를 폭로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그러나 조사 위원회는 영어로 된 정보가 필요합니다.
2 notes · View notes
Text
중국마사지 어플 추천 후기 8만원
중국마사지 어플 추천 후기 좋습니다. 중국마사지 종류 시스템 특징은 8만원 9만원 10만원 6만원 15만원 7만원 5만원 등 다양한 금액대가 있습니다. 중국황실마사지, 중국전통마사지, 타이마사지보다 더 좋은 차이가 있고 신개념 중국전통마사지 소개 해드릴게요.
중국마사지 어플 사이트 <
단속 걱정없이 합법적인 중국마사지샾만 모여있고 미모 수준 뛰어나서 강추 합니다.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중국마사지 어플 추천 후기 8만원 중국 마사지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건강 유지 및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사지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마사지는 다양한 기법과 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중국마사지 어플 추천 후기 8만원 역사와 전통 중국 마사지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중국의 고대 문화에서는 마사지가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졌습니다. 중국의 전통 의학에 따르면, 인체의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마사지는 이러한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고대 중국의 한의학에서는 마사지가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이완시켜서 체내의 에너지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중국 마사지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중국 마사지의 종류 중국 마사지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 전통 마사지 (중국 전통 요법) 중국 전통 마사지는 오래된 중국 의학의 원리에 따라 신체의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마사지는 약재나 특정한 기술을 사용하여 특정 부위의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혈액 순환을 촉진합니다. 이는 전체적인 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 마사지 (중국식 타이 마사지) 타이 마사지는 중국과 태국의 전통 마사지 기법을 결합한 것으로,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체의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마사지는 몸의 각 부분을 스트레칭하고 마사지하여 균형을 맞추고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침 마사지 (침 경락 마사지) 침 마사지는 중국의 전통적인 침 경락 요법과 마사지를 결합한 것입니다. 이 마사지는 특정한 지점에 약간의 압력을 가하여 신체의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침 마사지는 통증 완화와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적입니다.
중국 마사지의 이점 중국 마사지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그 중 주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통증 완화 중국 마사지는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완화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만성적인 통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감소 중국 마사지는 신체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진정시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마사지 과정에서 축적된 스트레스와 긴장이 완화되면 전반적인 신체적 및 정신적 웰빙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유연성 향상 중국 마사지는 근육을 이완시켜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정기적인 마사지는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향상시켜 다양한 운동 및 활동에서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면역력 강화 중국마사지 어플 추천 후기 8만원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체내의 독소를 제거하여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는 감염병에 대한 ver특별히 예방적인 역할을 합니다.
결론 중국마사지 어플 추천 후기 8만원 오랜 전통을 가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양한 기법과 이점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건강 이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국 마사지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신뢰받고 있는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마사지를 받기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마사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note · View note
lja1918 · 2 months
Video
youtube
삼성역 면요리 신왕우육면 강남 가성비 맛집
Tumblr media
진한 갈비 육수에 홍사오뉴갈비면 입니다 삼성역 중국식 면요리 고급지죠
Tumblr media
갈비가 두 덩이 들어 있고요, 고급 면요리로
갈비가 들어가 몸보신 보양식으로
드셔 보실 수 있고 기본 면요리보다 가격대는
있지만 홍사오뉴갈비면도 추천합니다
Tumblr media
신왕우육면 꿔바로우 입니다
꿔바로우는 술과 함께 세트 구성으로
할인 합니다, 저녁 퇴근 이후
가성비로 꿔바로우 추천드리고요
Tumblr media
새우교자 입니다
감자 앙금으로 만든 새우교자이구요
맛있어요, 또 먹고 싶구요
0 notes
you-just-said-that · 5 months
Text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일찍 일 보고 먹은 훠궈. 네이버에서 찾은 곳. 이른 시간에 오픈 한 혜화역 맛집 가운데 뭔가 메뉴가 맛있어 보여서 왔는데 훠궈였다. 생전 처음 먹은 훠궈. '중국식 샤브샤브'라고 하시던데 맛있었다. 위생도 좋았고 음식도 깔끔하게 나오고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머리 푸르고 오니까 머리끈도 주셨다. 그리고 "1인으로 오시는 분께는 이 인형을 앉히는데 그렇게 해드릴까요?"라고 해서 맞은편에 있는 인형 보면서 밥 먹었다. 하나도 외롭지 않게 잘 먹었는데. 역시 혼밥 체질. 졸린 눈 비비며 나간 보람이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연말 분위기나 느껴볼까, 했는데 겁나 추워서 그냥 점심만 먹었다.
Tumblr media
화장한 게 아까워서 한 번 나온 김에 바로 집 안 들어가고 오랜만에 동네 사는 가르쳤던 제자도 만나고 왔다.
Tumblr media Tumblr media
이웃을 돕는 마음으로 산 디퓨저. 모금도 하고. 스스로 훈훈한 하루였다. '아카시아 허니' 향이라는데 베이비 파우더 느낌 나고 은은하게 좋다. 평소엔 실용성 있는 것 위주로 물건을 사지만! 이번엔 좋은 마음으로 산 것도 있고, 실용성은 없지만 그래도 가지면 기분 좋은 걸 오랜만에 사고 싶었다. 날 위한 선물. 비디오는 어릴 때부터 집에 있던 '티거 무비' 비디오. 본 적은 없다. 사랑스러운 푸와 친구들.
Tumblr media
2023/12/16
0 notes
lemon2sang · 6 months
Text
Tumblr media
(사진출처 : https://x.com/LithiumResearch/status/1425856308511653897?s=20 )
우리는 재생 가능 자원으로 만든 에너지를 저장해 놓고 자동차와 휴대용 전자 기기들을 작동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다. 언젠가는 이런 녹색 에너지가 당신이 매일 사용하는 소비재를 운반하는 화물선의 연료가 될 것이고, 휴가철이면 탄소발자국 걱정 없이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떠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아직은 현실이 되지 않은 일이지만,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 기술의 영향력을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p12)
중국 자동차 산업은 중국식 자본주의의 전형이라 할 만한 경로를 따라 발전해 왔다. 먼저 공산당이 거시경제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특정산업 분야를 발전시켜야 할 전략적 필요성을 인식한다. 지식 이전이 필요하다면 강제성과 인센티브를 섞은 법률을 마련한다. 노하우를 확보하게 되면 보조금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시장의 주요 참가자 중 너무 많은 수가 국가 소유거나, 경영자들의 정치적 관계, 또는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공산당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특정기업을 국가가 장려하는 산업에 참여시키는 결정은 단순히 경제적 계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계 어디에서든 거대 기업들은 내부 수익률뿐 아니라 기회비용과 기회이익까지 따져서 새 프로젝트를 평가한다. 하지만 아메리칸드림과 달리 중국몽은 시진핑이 지적했듯이 공동의 것이고, 국유기업의 경영자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자국의 꿈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 정부의 비전에 맞춰 빠르게 움직이며 국가경제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 경제 발전에 대한 이런 하향식 접근법은 자연스레 과잉 설비와 시장의 거품으로 이어지고 종종 상품 품질 저하를 부르기도 한다. 중국의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리튬 산업도 이런 문제들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p38)
44 52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인접 영역, 또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방향을 과감히 트는 능력은 중국 기업가들의 특징이다. 서구의 경영대학원에서는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전문화와 핵심 역량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다. 중국식 접근법은 더 실용적이다. 모든 것을 아예 바닥부터 새로 배워야 하고 초기 생산품의 품질이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수요가 있는 시장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로,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배터리 물질 생산 업체 중 하나인 넝파삼삼이 있다. 2006년만 해도 이 회사의 매출 중 93퍼센트가 의류 판매에서 나왔다. 녕파삼삼이 처음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자본을 축적한 분야는 남성복, 특히 신사복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녕파삼삼은 매출의 75퍼센트를 배터리 물질에서 만들어냈다. (p53-54)
55 61-62
1954년 신장성 당서기였던 왕언마오포가 남긴 말이 그곳의 자연을 가장 잘 요약해 줄 것이다. "신장의 땅 위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다. 많은 지역은 그저 불모지다. 하지만 그 아래는 무한히 공급되는 보물이 매장되어 있다." 실제로 신장에는 석유가 풍부할 뿐 아니라 비철금속과 각종 귀금속이 묻혀 있고 리튬도 있다. (p62)
중국은 화석연료로 돌아가는 세계에서 이미 확고히 자리 잡은 강국들과 패권을 다투기에는 너무 늦게 무대에 등장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이로써 전기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데서 중국은 엄청난 기회를 포착했다. 바로 중국인들이 '신에너지 경제New Energy Economy'라 부르는 새로운 영역이다. 중국은 줄곧 익숙하게 여겨온 높은 GDP 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특히 중국처럼 거대한 개발도상국은 피하기 어려운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신에너지 경제의 기회를 잡는다면,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성장에 목마른 나라에 절박하게 필요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또 다른 이점도 있다. 시민들이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계속 만족하게 하려면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경오염에도 대처해 공해를 없애야 한다. 중국처럼 고도로 산업화한 나라에서는 모순되는 목표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생산부터 배터리 물질 거래까지,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신에너지 경제에 집중하면 두 가지 목표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p75)
93
알루미늄 산업의 '좋은 시절'은 대부분 자원에 대한 중국의 갈망과 알루미늄 수입에서 비롯되었다. 중국 밖의 알루미늄 생산 업체들은 중국이 만들어 내는 수요가 종국에는 설비 과잉을 없애주리라 헛되이 기대하며 오랜 기간 손해를 감수했다. 하지만 희망이 사라지자 생산량을 줄여야만 했다. 그렇지만 중국은 알루미늄 가격이나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려갔다.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중국의 공급망 독립 그리고 중국 자동차 산업을 위한 핵심 자원의 비용 절감이었기 때문이다. 주주 가치의 최대화는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p95)
오늘날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투자자이자 극우 세력에 악몽과도 같은 존재인 조지 소로스는 시장에 관한 재귀성 이론reflexity theory을 주장했다. 즉 개인은 시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기에 항상 자신의 시각이 편향되고 완전하지 않다고 추정해야 하며, 이러한 편향은 부정적이든 낙관적이든 시장에 영향을 미쳐 자기충족적 예언이 된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인지'와 '조작'이 상호 작용한 결과라는 이론이다. 이때 인지는 대상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고, 조작은 마음대로 대상을 해석하고 바꾸는 행위다. 이를 주식시장에 적용해 보면,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기업의 실적 같은 인지의 요소뿐 아니라, 투자자의 편견 같은 조작의 요소가 함께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때 인지와 조작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다가, 어느 극한에 이르러서야 균형을 이룬다.) (p96)
97
전기자동차 구매에 작용하는 변수로는 화석연료 가격 대비 전기가격,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충전소에 대한 접근성, 배터리의 안정성과 충전 시간 등이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전문가들은 자주 빠뜨리곤 하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장을 완전히 바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려면, 전기자동차를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지 못하면 일반 대중이 널리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되기 직전에 틈새시장 상품으로 그칠 위험이 있다. (p98)
오스트레일리아가 중국의 변화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적절한 위상을 찾아가면서 중국이 의도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자원들을 제공해온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2018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체 수출액 중 철광석이 차지한 비율은 무려 15퍼센트에 달했다. 리튬이 이른 시일 안에 비슷한 규모로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그림에서는 수익의 규모뿐 아니라 전략적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가까운 미래에 중국은 내연기관의 단계적 퇴출을 이어가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산 리튬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과의 협상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점하게 된다. (p100)
일본을 겨냥한 중국의 희토류 금수 조치는 법률적 관점에서도 복잡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가장 큰 희토류 생산 업체인 찰코Chalco와 베이팡희토, 샤먼텅스텐, 민메탈스는 모두 국유기업으로, 일반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희토류의 생산과 수출에 관해 할당량을 규제받는다. 오스트레일리아가 계속해서 리튬 채굴량을 늘리고 중국은 그 반대로 한다면, 오스트레일리아가 미래의 무역 분쟁에서 흥미로운 영향력을 발휘하리라는 전망도 일리가 있다. (p102)
106 120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은 서구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중국과 경쟁할 뜻이 있는지다. 그들은 이미 각자 구축해 온 개발 모델을 고수할까, 아니면 중국의 방식을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모방하려 할까. 혹시 두 가지 접근법을 어떻게든 혼합하지 않을까. 배터리 공급망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공급망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계 전체를 들여다보며 던지는 질문이다. 무역 전쟁은 서구가 중국의 독주라는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의 무역 고문을 맡았던 피터 나바로 Peter Navarro는 보조금을 중국의 '7대 죄악' 중 하나로 꼽았고, 두 나라의 무역 관계를 정상화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위해 매우 애썼던 WTO도 압박수단으로 활용되었다. WTO에 속한 미국, EU, 일본의 통상 부처 장관들은 중국 정부가 더 투명하게 경제를 관리하도록 여러 차례 설득하려 했다. 보조금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국 기업들을 위해 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 한편 한국은 압력을 행사하는 무리 에 끼지 않았다. 기적에 가까운 한국의 경제성장은 대부분 정부가 선택하고 지원한 특정 시장에서 수출 중심 산업을 키운 결과였다. 즉 최소한 과거에는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p121-122)
사람들은 보통 배터리 공급망의 맥락에서 테슬라를 생각한다. 테슬라는 혁신적 기업이고 애플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해온 일을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상품은 멋지고 고급스러우며 몹시 미국적이라 여겨진다. 테슬라는 흔히 생각하는 바와 달리 배터리를 만들지 않는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는 테슬라의 상품이 아니다. 미국 네바다에 있는 기가팩토리gigafactory에서는 사실 일본 기업인 파나소닉이 셀을 생산한다. 그리고 셀의 핵심 요소로 배터리 기능을 크게 좌우하고 리튬이 들어가는 양극재는 또 다른 일본 기업인 스미토모금속광산에서 만든다. 양극재의 핵심은 생산 과정에서 리튬 화합물이 주입되는 결정구조다. 충전하는 동안 리튬 이온은 결정구조를 벗어나고, 완전히 방전되면 결정구조로 돌아온다. 셀이 충전되고 방전될 때마다 이 과정이 되풀이된다. 양극재의 결정구조는 나노 수준에서 리튬 이온의 탈출과 복귀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해야 한다. 셀과 배터리의 차이를 이해하고 두 용어를 올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가 동력을 얻는 원천인 배터리는 모듈로 연결된 개별 셀들로 구성된다. 이 셀들은 원통형이어서 텔레비전 리모컨에 넣는 건전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기화학적 특성이 월등하다. 약 7000개의 셀이 모듈로 연결되어 이들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한다. (p123-124)
EU는 배터리에 특이한 관점을 취해왔다. EU의 정책 결정자들은 배터리가 곧 수많은 상품 중 하나로 확인될 것이며, 따라서 유럽의 오래된 가치 지향적 선진 경제가 관심을 둘 만한 지점은 없을 거로 생각했다. 또한 EU는 서서히 진행되는 설비 과잉을 우려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아마 타당한 걱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영토 내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쪽으로 무게를 기울였을지 모를 몇 가지 중요한 반론을 듣지 않았다. 먼저 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핵심 부품을 적기에 조달받는 방식을 장려해 왔고, 공급망을 수요지와 가까운 지역에 구축하는 것을 선호해 관련 업체들을 모아두고 일하는 데 익숙했다. 실제로 스위스, 헝가리, 체코에는 독일의 대형 자동차 생산 업체, 즉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에 납품할 부품을 만드는 전문 업체가 수없이 들어섰고,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처음부터 배터리 공장을 원하지 않은 EU였지만, 여전히 혁신을 선도하고 싶어 했다. 산업계와 학계의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연구 시설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생산 시설을 두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한 교내 연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을 만드는 학교들은 지역 산업계에서 고객을 찾아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p125)
127 130-1
이 지역은 말 그대로 바위투성이고 황량하지만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아름다움이 있다. 해가 지기 직전에는 땅과 하늘이 강렬한 색채로 가득차 다른 행성의 표면에 서 있는 듯하다. 이 불친절한 땅은 소금 평원에서 번성하는 법을 배운, 역시 익숙지 않은 색채를 자랑하는 새의 고향이기도 하다. 분홍색 홍학은 카로티노이드carotenoid'가 풍부한 조류와 동물플랑크톤을 수면 아래서 능숙하게 찾아내 먹는다. 이 장의 주인공은 홍학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사람이다. 논쟁적인 동시에 숨은 실력자이며 한때는 사망한 칠레 독재자의 사위였으나 자신을 이 나라의 기득권층 중 한 명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는 인물이다. 주가조작으로 시작해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에 등장하는 조직들을 떠올리게 하는 복잡한 역외 체계를 만들고 선거운동에 자금을 지원해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치는 등 온갖 스캔들과 혐의로 얼룩진 그는 칠레가 리튬 산업에서 거둔 성공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폰세 레로우의 날렵한 체형과 감정을 숨기지 않는 생생한 표정은 그가 오랫동안 칠레 재계와 정계에서 맡아온 노련한 수완가 역할과 잘 어울린다. 그는 수십 년간 칠레 리튬 산업에 영향력을 발휘해 왔고 그의 인생은 이 나라의 정지적, 경제적 역사와 긴밀히 얽혀 있다. (p144)
폰세 레로우는 리튬 업계에서 가장 큰 생산 업체 중 하나인 SQM의 경영에 오랫동안 관여했을 뿐 아니라 민영화 후에는 이 기업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1980년대 후반 칠레는 민영화의 파도에 휩쓸렸다. 국유기업을 소수의 주주, 주로 회사의 노동자들이나 직원 연금 기금이 소유하는 민간기업으로 바꾼다는 구상이었다.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러시아에서 진행된 과정과 유사했고, 동부 유럽 국가들이 겪은 일과도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었다. 기업의 소유권을 탈취하려는 개인이나 조직이 지분을 가진 노동자들에게 적정가격보다 저렴하게 주식을 팔도록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판매를 강요했다. 소련이 붕괴할 때 러시아에서는 주요 국유기업의 주식과 바꿀 수 있는 교환권을 포기한 노동자들에게 보드카 몇 병을 안기거나,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 곧 휴지조각이 될 현금 몇 푼을 쥐여주는 사례가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더 많이 노출된 상태였던 칠레인들은 주식의 진정한 가치를 러시아인들보다는 더 잘 알고 있었지만, 민영화를 통해 선택된 일부가 막대한 부를 획득하는 메커니즘만큼은 유사하게 작동했다. 폰세 레로우는 역외에 구축한 조직의 네트워크를 통해 SQM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했다. 가령 그가 조세 회피처에 등록한 기업들은 폭포처럼 이어진다. 정확한 소유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게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소유하고, 대출과 외부 투자자들을 활용해 적은 자본으로도 광범위한 통제권을 휘두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일련의 회사들을 최종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지목되는 실체는 보통 신탁이다. (p154)
158
숫자가 너무 커지면 비교 대상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다. 리튬 생산 업체인 웰스미네랄스 Wealth Minerals의 CEO 팀 맥커천Tim McCutcheon이 "칠레는 본질적으로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했을 때 모든 투자자가 흥분했을 것이다. 숫자는 종종 잘 만든 캐치프레이즈가 주는 흥분을 빼앗아가지만, 보통 객관적 경제 상황을 더 잘 전달한다. 칠레 땅에 있는 리튬을 모두 파내 판매한다 해도 사우디아라비아가 3년간 수출한 석유의 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칠레가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일지는 모르지만, 이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수는 없다. 비슷하게 리튬이 칠레를 더 부유한 국가로 만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리튬만으로 이 나라가 부유해질 수는 없다. (p159)
160
특히 마지막 조건을 주목할 만하다. 리튬 추출을 중심으로 일련의 산업들을 구축하면서 가치 사슬의 위쪽으로 올라가려는 칠레의 야심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야심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핵심 논쟁은 천연자원에 관한 악명 높은 저주와 관련이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천연자원이 희귀한 나라들과 비교해 경제성장이 뒤처지고 민주주의 발전이 더디며 개발의 성과도 좋지 못하다는 역설이다. 콩고나 앙골라 같은 나라가 자주 예로 언급된다. 칠레와 비교하기에는 석유자원이 풍부해 경제적으로는 앞의 두 나라보다 훨씬 부유하지만, 역시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나이지리아가 더 적절할 수 있겠다. 나이지리아는 꾸준히 세계 10대 석유 수출국으로 꼽히지만, 정작 자국민은 자동차에 수입산 휘발유를 넣는다. 나이지리아 안에 단순히 석유를 추출하는 것 이상의 기술적으로 발전된 산업이 없기 때문이다. 연료 가격이 저렴할수록 시민들의 생활비와 자국 내 각종 산업의 운영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경제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가가치를 더해 더 비싼 상품을 수출할 기회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p166)
167 169 180
리튬 삼각지대에 속한 또 다른 나라인 아르헨티나는 리튬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묻혀 있는데, 그 양이 17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칠레보다 두 배가량 많은 것인데, 2019년 기준 리튬 생산량은 칠레의 약 3분의 1 정도였고 중국 내 생산량보다도 적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칠레와 유사하게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시설 두 곳만 운영 중이다. 리튬 생산 업체 리벤트 Livent와 오로코브레orocobre가 각각 관리하는 옴브레무에르토 Hombre Muerto 염원과 올라로스Olaroz염원의 시설들이다. (USG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칠레의 리튬 생산량은 2만6000톤, 아르헨티나의 리튬 생산량은 6200톤으로, 차이가 더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p185)
189
이런 상황이 아르헨티나 리튬 산업에는 딱히 나쁘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페르난데스는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리튬 기업들을 만나 그들을 변함없이 지원하겠다고 안심시켰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리튬 수출은 이 나라의 부채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현금, 특히 달러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통화통제는 중요한 문제다. 기업들이 달러로 대금을 받으면 아르헨티나 법에 따라 바로 페소로 교환해야 한다. 이때는 암시장환율보다 훨씬 낮은 공식 환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리튬 기업들이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계약한 납품 업체들과 고용인들은 제품과 서비스 비용에 실시간으로 바뀌는 암시장 환율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한다. 시약이나 기계 같은 물품을 외국에서 들여오려면 페소를 달러로 바꿔야 하는데, 공식 환율을 따르면 페소를 사는 가격과 페소를 파는 가격의 차이가 크다. 따라서 기업은 수출할 때는 달러를 페소로 바꾸면서, 수입할 때는 페소를 달러로 바꾸면서 손해를 본다. 달러를 그냥 은행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이상적 상황과는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이렇게 개별 기업에는 불리한 상황이 아르헨티나 화폐에는 유리하게 작용해서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p193)
몇 주가 지나 거리의 긴장감이 가라앉았을 즈음 모랄레스가 망명 후 처음으로 응한 인터뷰가 공개되었다. 그는 리튬 때문에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전적으로 확신했다. 모랄레스는 "국가적이고 국제적인 쿠데타였다. 산업화된 국가들은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대신 중국의 지원을 받아 리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한 이후 워싱턴의 용서를 받지 못했고, 그 와중에 볼리비아는 자원의 규모를 앞세워 리튬 가격을 주도하는 국가로 성장 중이었다고 설명을 이어 갔다. (p205)
하지만 볼리비아만큼 '리튬은 새로운 석유'라는 발상이 국민감정이나 국가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나라는 찾기 어렵다. 리튬을 이용해 볼리비아를 풍요롭게 한다는 꿈은 모랄레스가 대통령에 취임한 2006년부터 시작되어 이 정권을 정의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볼리비아인들에게 리튬은 자국의 GDP를 끌어올리는 수단 이상이었다. 볼리비아는 천연자원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고 모랄레스는 이를 극복하려 했다. 랭커스터대학교 명예교수인 리처드 M. 오티Richard M. Auty는 1993년 발표한 중요한 저서 《광물 경제의 지속적 발전Sustaining Development in Mineral Economies》에서 천연자원에서 비롯된 단점이 장점보다 많은 나라들을 묘사하기 위해 '자원의 저주 resource curse'라는 용어를 만들어냈고, 대표적인 예로 볼리비아를 들었다. (p206)
214 217-8
Battery 리튬은 분쟁 광물 conflict mineral이 아니다. 세계 어디에도 리튬 채굴에서 나온 수익으로 무장 단체를 지원하는 곳은 없다. 재래식 채굴이나 아동노동이 이뤄지지도 않는다. 매장층의 위치와 복잡한 채굴 방식 때문에 이런 상황이 변할 것 같지도 않다. 다만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중 두 번째로 중요한 코발트는 좀 다르다. 시장에 공급되는 코발트의 약 60퍼센트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중앙아프리카 국가 콩고에서 나온다. 콩고는 삶의 질, 사업 환경, 문해력, 1인당 GDP 등에 관한 국제 지표에서 보통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가장 부패한 나라 순위에서는 정상을 차지한다. 이 나라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겪었던 내전은 연루된 국가와 비국가 세력의 수, 피해자의 수 때문에 '아프리카대전 Great African War'으로 불리곤 한다. 이 내전은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게릴라 세력이 활동하는 등 콩고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콩고의 면적은 대략 서유럽 크기지만 인구는 독일과 비슷하다. 오랫동안 계속된 갈등과 질병으로 콩고인의 중위 연령은 18세 전후를 오간다. 이 나라의 수도인 킨샤사Kinshasa는 완전히 서쪽에 치우쳐 있고 중부는 빽빽한 숲으로 덮여 있다. 르완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부는 몇십년간 치열함의 차이만 있었을 뿐 계속 게릴라전의 무대가 되어왔다. 콩고에는 사용할 수 있는 도로가 거의 없어 인구 대부분이 배나 비행기로 이동한다. 밀림, 늪, 강과 같은 자연적 장애물이 존재할 뿐 아니라 기반시설도 부족해 나라를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고 동부 전역에서는 수도에 접근하기조차 어렵다. 이러한 환경은 콩고 정치계에 팽배한 지역 배타주의 regional particularism로 이어졌다. 연장선에서 현재 콩고 대통령인 펠릭스 치세케디Félix Tshisekedi의 권위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콩고의 26개 주 중 그를 지지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보편적이다. 콩고 정치계의 거물들과 전임 대통령들은 보통 지방에 굳건한 권력 기반을 확보하고 있었다. (p233-234)
삽하나들고 광산으로 향하는 사람들 콩고가 수출하는 코발트의 25퍼센트는 재래식 채굴로 생산된다. 재래식 채굴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삽, 끌, 곡괭이 같은 가장 기본적인 도구만 이용하며 보통 건강과 안전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나라의 통계에는 속임수가 많지만, 다양한 비정부기구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코발트 채굴 지역에서만 100개 이상의 재래식 광산이 ���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재래식 광산을 방문하면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일꾼들이 50미터 길이의 폭이 좁은 지하터널로 들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콩고에서는 법적으로 16세부터 노동할 수 있으므로, 광부 대부분이 무척 젊다. 지하 깊은 곳의 열기는 견딜 수 없을 정도고, 매일 들이마시는 먼지의 양은 호흡기에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경금속 폐 질환hard metallung disease'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모든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콩고의 광산들에서 인권침해를 조사해 온 대부분의 비정부기구는 재래식 채굴의 완전 금지를 주장하지 않는다. 고정소득을 만들다른 기회가 없는 나라에서 너무 많은 이가 생계를 재래식 광산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탕가에서만 적게는 7만 명, 많게는 12만 명이 재래식 광산에 종사한다는 추정치도 있다. 물론 콩고의 다른 지역에도 같은 방식으로 주석이나 금, 콜탄collan을 생산하는 광산이 많다. (p237)
국제법은 기업이나 개인뿐 아니라 국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법과 다르다. 다만 해당 내용을 국내법에 통합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각 국가에 맡긴다는 점에서 일종의 지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OECD의 '지속 가능한 광물 공급망을 위한 기업 실사 지침Due Diligence Guidance for Responsible Mineral Supply Chains'도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비슷한 내용의 법으로, 아마 미국 정부 차원에서 분쟁 광물을 공급받은 기업에 상당한 재정적 불이익을 안길 수 있는 유일한 규제는 도드-프랭크법Dodd Frank Act 일 것이다. 이 법은 2008년 금융 위기의 여파 속에서 파생 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물론 분쟁 광물에 관한 내용은 곁가지에 가깝지만, 이 법의 전체 목적에 부합한다. 그리고 곁가지치고 무척 강력하다. 미국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기업은 콩고나 인접 국가에서 생산된 분쟁 광물을 활용할 시 자신들이 지급한 대금이 현지 무장단체의 자금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실사를 벌여 밝혀내야 한다. (p240)
다행히도 분쟁 광물을 둘러싼 쟁점이 점점 알려지고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재정적 위험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중요한 평판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애플이나 BMW 같은 기업은 무형의 브랜드 가치가 회사 전체의 가치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BMW의 브랜드 가치를 410억 달러로 평가했다. 이 자동차 생산 업체는 콩고산코발트와 거리를 두는 대신, 오스트레일리아와 모로코의 광산에서 코발트를 직접확보하려 한다. 안전한 동시에 영리한 전략으로, 이제 BMW는 "우리는 콩고에서 벌어지는 아동노동이나 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정말 도덕적으로 옳은 일일까. (p241)
249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의 몫이다. 하지만 중국의 에너지 소비욕을 자극하는 것은 세계 최대의 인구뿐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 나라의 거대한 산업 기반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중국이 더 친환경적이지만 동시에 더 산업화된 나라, 예를 들어 독일과 같은 수준에 이르려면 매우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국 내 배터리 생산량과 석탄발전량을 동시에 고려하면, 킬로미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전기자동차가 전통적인 내연기관차보다 더 환경을 오염시킨다고는 할 수 없어도 동등한 수준이라고는 주장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환경도 바뀌고 있다. 2012년 미국에서 평범한 전기자동차가 연비가 뛰어난 내연기관차보다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들어 거의 모든 지역이 그렇게 바뀌었다. 즉 당신이 선택한 전기자동차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어떻게 달라질지 결정한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이라는 기준으로 살펴보면 환멸이 느껴질 정도로 그 차이가 작을 수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의 신형 전기자동차를 탄다면 가장 연비가 좋은 내연기관차를 탈 때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0퍼센트나 줄어들 것이다. (p254)
자동차 엔진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원흉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실수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도 사람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함께 배기관을 빠져나오는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는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미세먼지는 코와 폐의 자연 방어막을 쉽사리 통과한다. 기후변화는 본질적으로 세계적 현상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온실가스의 배출 총량을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개인 건강의 차원에서는 당신 주위에 전기자동차가 많은지, 많지 않은지가 실제로 무척 중요하다. 이산화질소는 하루 이상 공기 중에 머무르지 않지만, 멀리 이동하지도 않는다. 가장 작은 입자도 처음 배출된 곳에서 겨우 몇 미터밖에 퍼지지 않는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휘발유나 디젤로 덮인 금속들을 혈액으로 운반해 암을 유발하고 천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보다 훨씬 높은 지역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폐활량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온난화를 멈추는 데 도움이 될지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고 해도 당신과 당신의 아이가 숨 쉬는 공기의 질을 높여줄 것은 분명하다. (p255-256)
광업이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본질적으로 물리력을 동원해야만 자연의 보물들을 문명의 건설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은 광업과 화학 산업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고 지니는 모든 물건은 땅에서 파낸 원소들을 재료 삼아 다양한 방식의 화학 처리 과정을 거쳐 만들어 낸 것이다. 배터리 생산과정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해도 다를 건 없다. 중요한 것은 정보와 감독이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리고 환경보호의 측면에서 해악이 덜한 쪽을 택하기 위해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또한 독립적인 관리, 감독과 그 결정에 힘을 실어줄 수단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이러한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실체가 거의 없는 친환경 구호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반대쪽 끝에서는 환경 운동가들이 대안도 없이 상업적 활동을 막아서며 전진한다. 현재의 체계는 대부분 이렇게 서로 반대쪽을 향하는 힘으로 가득하다. 이윤만을 좇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이 근본주의적 환경 운동가들과 충돌하는 와중에, 균형에 도달하지 못한 채 산업을 예의주시하게 하는 정도의 결말에 이른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중도를 찾는 괴짜나 이단아, 기업가들도 있다. 화학 처리까지는 거부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채굴만은 멈추려 한다. 다음 장에서 살펴볼 주제는 바로 지하자원 채굴을 도시 광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p263)
제인 제이컵스Jane Jacobs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s> (p267)
268
갈라파고스섬의 개척자, JX금속 일본은 다른 금속들을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반면, 리튬이나 코발트의 재활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일본은 2050년부터 자국 내 자동차 생산 업체에서 전기자동차만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의존하면서 배터리만으로 가동되는 전기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더는 확대되지 않고 있다. 일본인들은 중국이나 EU, 미국의 소비자들보다 완전한 전기자동차의 구매를 꺼리는 듯하다. 이러한 상황은 현금을 대체하는 간편 결제 시장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은 제일 먼저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나라 중 하나지만, 현재 이 나라의 간편 결제 비율은 영국이나 한국, 폴란드 보다 낮다. 도요타나 혼다 같은 일본의 주요 자동차 생산 업체는 오랫동안 리튬 이온 배터리로의 전환을 꺼렸다. 예외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2019년 생산된 일부 모델에 니켈 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사용했다. 지난 10년간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급감한 배터리다. (p271)
배터리의 내구성을 논하는 전문가들은 '주기cycle'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주기는 다소 까다로운 개념인데, 배터리를 원래 용량만큼 완전히 사용해 방전되면 한 번의 충전 주기가 끝난 것이다. 하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은 일정하지 않고 사용할수록 줄어든다. 전기자동차와 일부 고급 전자기기는 배터리가 초기 용량의 75퍼센트에서 80퍼센트는 되어야 계속 쓸 수 있다. 용량이 이보다 줄어들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주기의 개념으로 돌아가 보자. 오늘 배터리 용량의 70퍼센트를 사용하고 밤새 완전히 충전한 뒤 다음 날 저녁까지 30퍼센트를 더 사용한다면 한 번의 주기가 끝난 것이다. 중간에 충전한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바로 이렇게 계산한 '주기 수명cycle life'이 대개 배터리 성능의 핵심으 로 언급되곤 한다. (p273)
이처럼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것은 재활용 과정에 또 다른 이점을 제공한다. 재활용 과정이 자동화되고 간소화될수록 비용은 줄어든다. 그리고 비용이 줄어들수록 재활용이 보편화된다. 재활용 비용을 낮추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배터리의 형태와 크기가 각양각색이라는 사실이다. 컴퓨터나 태블릿, 스마트시계의 무수히 많은 모델에 맞춰 배터리의 형태가 달라지는 전자기기는 논외로 하더라도, 전기자동차 배터리 또한 다양한 모델이 있다. 전기자동차는 아주 커다란 물건이니 배터리의 형태와 크기만이라도 표준화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상대적으로 젊은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각축전을 벌이는 탓에, 전기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자신들의 모델에 가장 잘 맞는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제품 간 표준화는 주로 성숙한 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p276)
하지만 애플이 만든 데이지는 자사 제품만 속속들이 알고 재활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배터리가 들어가는 제품의 생산 업체에 재활용 의무를 지운 중국 법이 합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배터리에 표준화된 일련번호를 붙이는 것도 무척 유용하다. 미래의 로봇들이 자신들의 불완전한 '시각'에만 의존하는 대신 일련번호를 해독해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78)
반면 거린메이 같은 회사도 있다. 거린메이는 재활용 업계의 거물이다. 이 회사는 매년 약 400만 톤의 폐기물을 처리한다. 플라스틱부터 메인보드까지 모든 것을 재활용하는 거린메이에서 배터리 재활용은 다양한 사업 분야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총알을 위한 완벽한 금속'으로 알려진 텅스텐 같은 희소금속과 다양한 최첨단 전략산업에 활용되는 희토류도 회수한다. 거린메이의 수집망은 3000킬로미터에 걸쳐 있는 중국의 11개 성을 아우른다. 이 회사는 남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에 투자함으로써 육로와 해로를 통해 아시아를 아프리카, 유럽과 연결하고, 자국의 문화적·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도 한몫했다. 재활용 산업은 대단히 화려하게 포장되는 분야가 아니어서 거린메이 같은 회사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약 30만 톤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다. 2020년 중국에서 폐기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이 약 50만 톤인데, 하나의 기업에서 소화하기에는 상당한 양이다. 비교를 위해 예를 들면, 유럽에서 가장 큰 재활용 업체라도 폐배터리를 1만 톤도 처리하지 못한다. 게다가 관련 시설을 이미 갖췄거나,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공개한 유럽 업체들은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북아메리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업체들이 입맛을 다시며 유럽과 미국의 재활용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이유다. (p280)
282
데이터는 곧 힘이다. 전기자동차 생산 업체는 동력전달장치의 성능을 더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 목적으로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배터리 성능을 실시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이라 한다. 배터리의 뇌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적어도 양극재만큼은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성능이 극한에 달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하면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정도로 성능을 쥐어짤 수 있다. 그러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모니터링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오늘날 이론적으로 이용자의 지리상 위치와 운전 행태에 관한 데이터까지 공유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관한 논의 또한 벌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자신들이 수집한 귀중한 데이터를 중고 배터리를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정부와도 기꺼이 공유할 것이다. 어쨌든 풍부한 데이터는 빠르게 성장하는 이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자들은 자동차 업계의 로비가 입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한 일부 국가에서 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증언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재활용을 둘러싼 미래 환경은 결국 입법, 폐배터리의 확보 가능성, 국가 간 운송의 타당성, 시장 구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 확실한 것은 폐배터리를 땅속에 묻는 대신 다른 어딘가에서 다시 활용할 기술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 편익을 최대화하면서 환경까지 보호하기 위해 이 기술을 어떻게, 또 얼마나 사용할지는 온전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p289-290)
295-6 303-4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의 하모니 전기비행기와 전기화물선의 성능 개량이 날개를 달고 전기자동차가 주행거리를 둘러싼 불안을 완전히 씻어내려면 결국 '리튬 이온의 화학 반응'이라는 틀 자체를 넘어서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리튬 이온에서 벗어나는 것이 곧 리튬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해야 더 뛰어난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까. 먼저 배터리가 폐쇄시스템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폐쇄 시스템에서 한 가지 요소를 바꿀 때는 이 변화가 다른 요소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변화가 발전을 의미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상식인 듯하지만, 배터리의 개별 요소들이 발전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때마다 놀랄 만큼 자주 잊히는 규칙이다. 더 좋은 양극재가 있다고? 훌륭해! 하지만 새로운 양극재가 기존의 전해질과 함께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크게 보면 배터리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핵심 요소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세 가지밖에 없다. 에너지 밀도, 전력, 충전 속도, 안전성 등 배터리 성능을 향상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물론 이 분야는 경쟁이 아주 치열해서 기업들은 배터리를 조금이나마 더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주변적 요소들까지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돌파구는 저 세가지 요소에서만 나올 것이다. (p307)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고등학교 수준의 기초 화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금속은 전자를 내보내려 열심이고 비금속은 전자를 받아들이려 한다는 사실 정도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디에서나 관찰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게 한 원소가 전자들을 내주고 다른 원소가 그 전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전자들이 움직인다. 그리고 전자가 움직이는 것이 곧 전기다. 이제 전기의 실체를 알았다. 더 나아가 전자를 잃고 얻는 과정을 이온화 ionization라 한다. 원자가 같은 수의 전자(-)와 양성자(+)를 가지고 있으면 전기적으로 중성인 상태다. 하지만 배터리 안에 금속과 비금속을 함께 넣으면 (전자의 이동이 발생하므로) 이온화가 일어난다. 금속은 전자들을 잃고 비금속은 전자들을 얻는다. 균형을 잃고 전자가 양성자보다 더 많아지거나 적어진 원자들을 이온이라고 한다. 그래서 리튬 이온 배터리라는 명칭이 적절한 것이다. 이온에는 음이온과 양이온이 있다. 음이온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상태보다 전자가 많은 원자고, 양이온은 중성인 상태보다 전자가 적은 원자다. 전자들은 언제나 음전하를 가지므로 전기적으로 중성인 상태인 원자에 전자를 더하면 해당 원자가 음이온으로 변한다. 따라서 강력한 배터리를 만들려면 주기율표의 어떤 원소(금속)들이 전자를 기쁘게 내주는지 그리고 어떤 원소(비금속)들이 전자를 기꺼이 받아들이는지 찾아보고, 두 종류의 원소를 어떻게 조합할 때 가장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지 고민해야 한다. 순수하게 이론적인 활동이지만 대단히 중요하다. 화학과 물리의 기본 법칙을 적용하는 것만으로 배터리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왜 리튬을 배터리에 사용하는지, 왜 미래의 배터리에 더 많은 리튬을 넣으려 하는지, 왜 기업들과 연구자들이 다른 금속 대신 황이나 소듐에 기반을 둔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지 설명해주므로, 대단히 실용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어쨌든 주기율표에는 선택 할 수 있는 금속이 상당히 많다. (p308-309)
에너지 밀도를 높여라 충전 한 번에 노트북을 며칠씩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전기자동차가 더 멀리 이동할 수 있게 하려면, 전기비행기가 런던에서 바르셀로나까지 날아갈 수 있게 하려면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것이 배터리 연구의 성배다. 에너지 밀도는 배터리의 질량이나 부피 대비 저장된 에너지의 양으로 표현된다. 에너지 밀도는 높이고 무게는 줄이려면 주기율표에서 가장 위에 있는 몇 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 원자질량이 가벼운 금속과 비금속 원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내부를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할 이온들도 필요하므로 선택이 더욱 제한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원소는 질량에너지 밀도가 높더라도 부피 에너지 밀도는 낮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세부적으로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무게보다 공간에 더 제약이 많은 자동차에 들어갈 배터리라면 부피 에너지 밀도를 살펴야 한다. 자동차에는 어느 정도 표준화된 크기가 있고, 누구나 배터리가 승객과 짐을 위한 내부 공간을 되도록 덜 차지하길 바랄 것이다. 반대로 비행기에서는 질량에너지 밀도가 부피 에너지 밀도보다 중요하다. 배터리가 가벼워야 이륙, 비행, 착륙의 모든 과정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은 질량에너지 밀도와 부피 에너지 밀도가 같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이상적인 배터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무척 어렵다. 모든 목적에 맞는 규격이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용도와 성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전기자동차나 전기비행기에 잘 맞는 배터리 물질을 개발해야만 사업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극단적으로 추운 우주에서 작동하는 인공위성에 동력을 공급 하는데 가장 탁월한 배터리 물질을 만들 수도 있다. (p309-310)
311
에너지 밀도를 다룰 때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에너지 밀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왜 '와트시'일까. 가장 쉬운 이해는 자동차에 비유하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에너지는 힘과 시간의 곱이다. 이때 '와트'는 힘의 단위고, '시'는 힘이 작용한 시간의 단위다. 자동차 한 대가 일정한 거리, 예를 들어 100킬로미터를 이동한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속력을 내는지에 따라, 바꿔 말하면 얼마나 많은 힘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100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결정된다. 배터리의 경우에는 거리를 시간으로, 속력을 힘으로 바꿔 생각하면 한다. 에너지 밀도가 킬로그램당 100와트시인 1킬로그램짜리 셀을 전력 소비량이 100와트인 냉장고와 연결하면, 셀의 에너지로 냉장고에 한 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셀의 무게가 2킬로그램이라면 냉장고를 두 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거나 더 나쁜 냉장고라면, 예를 들어 전력 소비량이 200와트인 냉장고라면 1킬로그램짜리 셀로는 전력을 30분밖에 공급할 수 없다. (p315)
두 번째는 배터리 세계에서는 항상 셀 하나나 배터리 하나 단위로 에너지 밀도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전기자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는 수천 개의 셀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에너지 밀도는 개별 셀 수준에서 단위질량당, 또는 단위부피당 에너지를 측정한 것이므로 배터리 수준에서 측정되는 것보다 항상 더 크다. 배터리는 상당한 무게와 부피를 더하는 각종 연결 장치와 전선, 감지기, 냉각 기기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전선과 감지기 같은 요소에는 에너지가 저장되지 않으므로 배터리 성능에는 이바지하지 못하고 무게와 부피만 늘릴 뿐이다. 바꿔 말해 저장하는 에너지의 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무게와 부피여서 에너지 밀도를 떨어뜨린다. 셀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배터리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비교해 볼 예로, 앞서 언급했던 테슬라의 모델 3를 살펴보자. 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구성하는 각 셀의 에너지 밀도는 킬로그램당 약 260킬로와트시고, 전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킬로그램당 약 160와트시로, 킬로그램당 100와트시의 차이가 난다. (p316)
셀에서 배터리로 가면서 에너지 밀도는 감소하지만, 킬로와트시당 달러로 측정되는 가격은 높아진다. 1킬로와트시는 1000와트시와 같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통상적인 표현대로 에너지 밀도를 와트시로 표현했다. 배터리 가격 또한 수천 와트시당 달러, 또는 킬로와트시당 달러로 이야기된다. 셀에서 배터리로 가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논리적이다. 배터리 가격을 책정할 때는 그 구성 요소들, 즉 앞서 언급했던 연결장치, 전선, 감지기 등의 가격을 반영해야 한다. 반면 셀 수준에서는 셀자체만 있을 뿐이다. 배터리 가격은 생산 업체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배터리에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했는지, 이 화학물질의 재료가 무엇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양극재에 코발트와 니켈처럼 비싼 물질을 많이 사용할수록 가격이 올라가고, 인산철처럼 저렴��� 물질을 사용할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배터리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면, 우리가 오랫동안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가격을 (배터리 수준에서) 킬로와트시당 100달러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리튬을 이용한 일부 양극재(가령 LFP)에서는 이런 목표가 달성되었으나, 니켈을 이용한 양극재의 경우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내는 배터리의 가격이 킬로와트시당 150달러 근처에 머물러 있다. 킬로와트시당 100달러라는 목표는 무척 중요하다. 이러한 가격대를 유지해야만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p317)
-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 ' 배터리 전쟁 ' 중에서
1 note · View note
dailyhongkong · 6 months
Text
홍콩 피자헛, 뱀고기·중국 소시지 신메뉴 피자 선보여
(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미국의 피자 체인 피자헛이 홍콩에서 보양 식품으로 유명한 뱀고기와 중국식 소시지를 토핑한 이색적인 피자를 신메뉴로 내놓아 화제다. 참고: “닭고기 식감과 비슷”…홍콩 피자헛 ‘뱀고기’ 피자 출시 홍콩 피자헛은 토마토 소스 대신 전복 소스를 두른 피자 도우에 중국 남부 지방에서 겨울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인 뱀고기를 잘게 썰어 목이버섯 등을 토핑한 피자를 선보였다. 홍콩 현지 뱀고기 전문점 사왕분(蛇王芬)과 합작한 피자헛의 신메뉴 피자는 한국에서도 뉴스가 될 만큼 화제가 되었다. 한편 홍콩 피자헛은 뱀고기 토핑 피자 외에도 살라미(페퍼로니) 대신 중국 전통 소시지를 토핑한 피자도 새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홍콩 피자헛 뱀고기 피자와 중국 소세지 피자…
Tumblr media
View On WordPress
0 notes
o2e549 · 8 months
Text
연인파트17화
연인파트17화 [링크] [펌] 중국식 샤브샤브로 먹을수 있는 메뉴가 뭐가 있을까요? 질문:중국식으로 할 수있는거 추천좀 부탁해요~ tjflskft / 2003-05 소송이 끝날때까지 이 일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터져서요 ᅳ_-; 답변해 주세요 * 그리고 제가 알고 싶은건 1. 중국에서 먹는다는게.. 어떤 음식이 있고 2 연인파트17화 다시보기 링크: https://bit.ly/44Qhwem 한국에서 먹던 것과 맛이 다른가? 3. 한가지 맛에 길들여져 있지 않은지? 4.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은 없는지요? 5. 마지막으로 저랑 같은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지는 않는 것인지?? 6. 끝으로 현재 중국은 어떻게 변할려나 하고 걱정이 되네요… ——————————- 답글…
View On WordPress
0 notes
agtv7004 · 9 months
Video
youtube
(Why Times 정세분석 2199] 돈키호테가 된 시진핑, 중국식 교육개혁의 말로 (2023.7.23)에서)
0 notes
ensf2l · 10 months
Text
양장피어를 먹는데도 얼굴이 항상 똑같아.
양장피에 돼지고기 편육을 올린 뒤 그 위에 부추를 얹어 만든 탕수로, 중국식 채소인 전채요리 중 하나다. 양장피 바로가기: 양장피에 대해 더 알아보기 <동아시아 음식문화사전>, 이형진 저. 서울: 학문사, 2000. 각주 분류 : 일본 제국의 조선 침공 일본이 한반도에 대해 저지른 식민지 정책은 1900년대 후반부터 1910년까지이다. 이후 일제는 러일 전쟁을 일으켰으나, 패퇴하여 항복하고 만다. 배경과 영향력 일본의 만주 침략은 메이지 시대(1868년~1911년)의 아시아에서의 세력 균형 및 동아시아 국제 정세의 변동에 따라 발생하였다.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의 개항을 승인받았으나 청나라는 이에 대한 대가로 일본에 조차지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1894년 제1차 김홍집 내각의 성립 후,…
View On WordPress
0 notes
550w-agn · 1 year
Video
youtube
【4k】Chinese Style Bikini Ep2 Bikini Gaya Cina Ep2 中国風ビキニ Ep2 중국식 비키니 Ep2...
0 notes
birthdebt4 · 1 year
Text
한국의 대중문화
Tumblr media Tumblr media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미션은 아마도 우리 안에 있는 인종주의와 싸우는 일일 것이다. 심심치 않게 터지는 여러 문화적 충돌과 인종차별적인 표현들이 한류를 사랑하는 세계 속 다양한 정체성의 팬들을 상처입히고 등 돌리게 할 수 있는 위험들이다. 이것은 또한 한국이라는 마이너스 인구증가의 국가가 미래를 위해 선택권 없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다. 한편, 한국 대중문화의 수용과 그에 따른 한국 사회 인식은 한국 사회의 초기 문화 적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수용과 인식의 변화를 분석하여 탈북청소년의 한국 문화 적응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대중문화의 정책적 활용을 제안한다. 아울러 이 연구는 타문화간 문화상품 소비의 측면을 포함하면서도 탈북자 개인의 한국 사회 적응과 같은 특수하고 실질적인 문제, 남북한 민족적 정체성의 변화와 수립과 같은 ��범위하고 미래지향적인 측면과 동시에 연관되어 있다.
NYT, 서방 문화 소비자에서 문화수출국 전환 비결 탐구
특히 문화 정책을 관료의 일방적인 지시나 '상명하달'이 아니라, 현장의 창작자와 문화를 향유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모색했던 움직임이 연달아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오세훈 2기 서울시정에서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를 폐지하고, 이와 연계되어 마을미디어 정책을 중단하는 등의 모습은 그 단면이다. 해당 사업의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사업 자체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사업 중단의 정당성을 외쳤지만, 이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지역이나 마을 언론이 발달하지 못하고 중앙 언론이나 포털로의 집중이 유난히 강한 한국의 상황을 도외시하는 발상이다. 한국의 대중문화 역시 한국의 '다이나믹'한 상황을 그대로 따라갔다.
대중문화예술 인력 역량강화 K-PAEC 프로그램
그만큼 한국의 브랜드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언론에서 주로 보도하던 한국 관련 기사는 대부분 북한 및 국방과 연관되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지목됐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제도화된 방송 프로그램 외에 유튜브의 일인 방송에서도 높다. 대만 대학생들에게 물어봤더니 많은 젊은 여성들이 한국의 화장이나 패션 일인 방송을 구독한다고 한다. 1980년대 신군부의 폭력적 통제와 과시적 이벤트는 노래운동과 영화운동 등 강력한 문화적 저항에 맞닥뜨린다. 1990년대가 신세대의 등장, 세계화, 대자본의 진입 등으로 구별지어진다면 2000년대 이후로 막강한 디지털 기술은 대중문화의 질적 변화를 추동한다.
호서대, 한국 대표 철학자 ‘김형석 교수’ 토크콘서트
실제로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과정이나 특성 또한 서구 대중문화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다. 또 서구 대중문화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중문화가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에 기인하여 독점적으로 수용되어졌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점이다. 이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하며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문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은 한 두 마디의 구호나 부분적인 아이디어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새로운 문화 정책이 다수의 공감을 얻으면서 다양한 입장을 가진 성별, 세대별, 장르별, 지역별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일은 국가 경영의 기초를 세우는 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붉은색 상의를 입은 나경은 전 아나운서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허니제이는 13일 개인계정에 별다른 말 없이 셀카사진을 올렸다. 들고 있는 휴대폰 그립톡에 자신의 눈매와 코가 똑 닮은 딸의 얼굴이 새겨져 눈길을 끌었다. 워드프레스 규정은 홈페이지 내 환불안내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공연 중 아티스트 및 관객의 모습을 담은 공식 포토 및 영상이 촬영 될 예정이며, 촬영된 장면 일부는 추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홍보 자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공연장 내 자리 맡아 두기를 금지하며 본인의 부주의로 분실된 물건에 대하여 주최측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예매자 본인 확인이 진행 될 예정이며, 예매자 본인 외에는 티켓 및 입장팔찌의 대리 수령이 불가합니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재밌게 본 한국 드라마로는 오징어게임과 함께 SBS의 사내맞선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또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이 꼽혔습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내놓은 지난해 해외 OTT 이용행태조사 보고서를 보면요. 그러나 미디어를 통한 대중문화가 아닌 형태로 대중들에게 전달되거나 감상되는 문화적 내용들이 1980년대에 활발히 이뤄졌다. 대중문화를 통해 자유를 쟁취하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는 것은 물론, 뺏겨버린 민중의 자유(노동조합, 농민조합, 생활권의 요청, 빈민 운동 등)를 찾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 대중문화의 가능성을 찾아 나섰다.
기자가 22년째 캐나다에 살면서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
그리고 그것은 수요와 공급의 자연스러운 시장적 상호작용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식민지적 상황이라고 하는 특수한 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대중문화의 소비 자체가 모두 강압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으며, 다수의 대중문화 상품은 한국인들 스스로의 자발적인 문화소비 욕구에 부응하는 형태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 문화적 영향의 방향은 일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중문화를 제작, 유통, 소비할 수 있는 장치와 자본, 그리고 공간의 마련에 있어서 그러한 일방성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래서 지금이 한류의 지속을 위해 한류를 산업과 경제 영역이 아닌 문화로 이해하고 제대로 고민하며 정책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한류를 한국의 엘리트들조차 새로 창출하고 확장한 해외시장 정도로 여겨왔음을 자백하자. 민중문화운동을 하던 학생들은 음악을 만들어 테이프에 담았고 공연을 했다. 이들은 팝송을 부르고 영어를 사용하며 미국 문화 흡수력도 뛰어났다. 이들이 향후 방송무대에 진출하며 팝을 가미한 대중음악이 주류로 떠오르게 한다. 문화는 정적인 것이 아니기에 더욱 발전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며 스테레오 타입을 타파했다. 다음날 26일은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주제와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소수자 문화, 참여 미술, ‘스타벅스’ 같은 외래 문화의 영향,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한국의 현대 대중문화를 해석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79년에 등소평은 중국식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시장경제 도입을 시작했으며 89년에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졌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점진적으로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 정착시켜 나가기 시작했으며 그 가운데 하나가 방송국의 설립 완화이다. 90년대 무렵에 중국에는 그야말로 수백 개의 방송국이 중앙과 지방에 난립하고 있었으나 프로그램 공급 능력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여가나 취미로 즐기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게임, 가요, 춤 등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대중문화 매체들의 유통 경로가 제한적이어서 접촉의 한계가 있었지만,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대중문화의 소비 패턴은 일상 생활과 맞닿아 있는 상태다. 길을 걷거나 운동을 할 때도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는 한국 문화 전공 교수들은 아직 많지 않다.
내 주변 문화콘텐츠
탑승객들은 소반과 한식문화 콘텐츠 전시를 비롯해 다식, 호두 정과 등 다과 시식 등으로 한식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다. ‘한상차림’이라는 한식문화의 고유한 가치를 전통상 차림인 ‘소반’을 통해 한식을 마케팅한다. 개막 기념행사는 4월 18일(화), 한복 패션쇼와 한식 VIP 리셉션으로 이루어진다. 한복 패션쇼 무대에는 ‘한복 웨이브’를 주제로 단청과 화조도, 책가도, 수묵화 등 한국적 예술성을 모티브로 한 한복 총 16벌이 오른다. 한식 VIP 리셉션에서는 미슐랭 쉐프가 현지인 약 100명을 대상으로 전통한식과 음료, 퓨전한식을 제공해 한식의 매력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인디펜던트 그룹은 1950년대 영국에서 전통적 예술과 문화에 불만을 품은 예술가와 지식인들이 결성한 그룹이다. 1960년대의 트로트는 그 이전 트로트에 비해 훨씬 강해진 보컬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1960년대 트로트의 변화는 도시 사회의 심화된 갈등 구조, 복잡해진 도시 사회를 반영한 결과 나타난 현상이다. 서구문화회관 황영희 관장은“주요 기획공연마다 매진으로 화답하는 관객분들을 위해 세계적인 연주자의 내한공연을 준비하였다. 아름답게 만개하는 꽃들과 함께 새로운 기대와 설렘으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셜 미디어
“지금은 잊힌 일본 영화와 스웨덴 팝이 각각 1950~1960년대, 1970년대에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나라의 특정 문화 상품이 세계적 이목을 끌면 그 나라의 문화 예술 전체가 상당 기간 ‘글로벌 트렌드’, 세계적 유행이 되는 것이 상례라는 것이다. 한국의 드라마들이 넷플릭스 등 OTT에서 빅 히트를 치면서 표현의 자유를 누린다. 지상파 방송이 지닌 한계를 넘어 심의도 없는 상태에서 제작하게 된다. 구매한 상품과 상이한 상품을 받는 등 피해가 발생 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김병찬과 배우 김사랑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은 뮤지컬 ‘풋루즈’와 인기가수 ‘티아라’, 밸리댄스 공연으로 시상식의 화려한 막을 열었다. 최란 서울문화예술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한국 대중문화예술은 더 이상 한국의 것이 아니다. 수출경제 기반으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발전한 한국경제처럼, 한류는 한국 정부가 90년대 말에 시행한 문화산업진흥책의 결과라는 믿음이다. 이러한 믿음이 형성된 이유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대중문화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이유로 또는 효과적 외교를 위해 대중문화를 지나치게 동원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구가 지닌 식민주의적 사고의 발로이기도 하다. 한국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수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전쟁과 가난, 개도국형 독재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한 이 개발도상국 출신 신흥 강국이 문화를 수출하게 되었다는 것은 어떤 특별한 이유와 전략의 효과일 수밖에 없다는 태도이다. 과거의 식민주체, 다른 국민의 착취로 원초적 부를 축적하지 않은 나라도 문화적 역량을 지닐 수 있고, 자력으로 쟁취한 민주화를 통해 개화한 문화적 내용으로 다른 나라를 매혹할 수 있는 문화적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류가 전파가 아닌 수용 현상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한류 지속이 산업 정책으로 충분하지 않고, 한국의 콘텐츠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한국 사회 내적 요인과 관련된 것임을 알려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탈북청소년의 한국 문화 적응을 위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활용 방안을 제안하는 데 있다. 2건 이상은 제외하기 때문에 지민의 ‘핫 100’ 1위는 K팝에 대한 견제책에도 얻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숫자적인 동원에 따른 성과가 고른 팬덤의 실체를 보여준 것이다. 그간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 온 구찌는 이번 백상예술대상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랜 기간 지속해 온 영화 및 대중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을 조명하는 동시에 눈부신 성과를 이룬 영화 산업에 경의를 표한다. 강산이 바뀌는 10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싹 틔운 한류는 10년 만에 K-팝이 세계를 호령하는 3.0 시대로 접어들어 만개했다. 대중문화를 즐기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모습”이라고 놀라는 자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있어 그 모습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숨겨진” 것 일 수 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협회가 오산센터를 개소하며 2015하반기 문화센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모든 전환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충격을 불러올 것이며 우리는 전환의 시대 충격을 이겨내야 한다. 법의 가짓수가 많다 보니 관련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기관, 단체의 숫자도 그만큼 많아져야 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 각 기관 단체를 운영하는 데 따른 예산의 증가는 피할 수 없고 업무의 효율보다는 예산 확보와 집행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에 타당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사업들이 관행적으로 유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문화 정책은 2018년 12월 발표한 ‘문화비전2030-사람이 있는 문화’에 수록되어 있다. 문화부 내의 사업단 성격을 띤 새���화정책준비단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단장으로 하여 19명의 TF 위원과 8명의 TF 분과위원, 문화부 측 5명의 담당 등 모두 36명으로 구성되었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2000년대 중반 한류의 바람이 거세게 일어나게 되었다. 「겨울연가」가 NHK를 통해 일본에 처음 방영되면서 불어닥친 ‘욘사마’(배용준 님) 붐과 ‘후유소나’(「겨울연가」의 일본 제목) 열풍은 드라마가 종영된 후에도 한동안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 전 아나운서는 당시 이 프로그램에서 목소리만 등장하는 '마봉춘'으로 활약했다. 2년 여간 열애를 이어오다 2008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한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사의 김영규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스토리를 즐기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다. 그렇지만 국내 시장은 너무 좁고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로 나가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문화부와 관련된 법규는 문화예술분야의 28개를 비롯해 문화콘텐츠 관련 18개, 관광 부문 5개, 체육분야 12개, 문화재청 관련 8개 등 모두 71개에 이르고 있다. 각 분야에 대한 업무 범위를 수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필요에 따라 지나치게 세분화하거나 임기대응식으로 제정되어 각 법간의 유기적 상관성이나 연결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면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랫동안 한국의 대중문화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채 빈약하고 위축된 상태로 숨죽였다. 재고자산이 재무상태표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회사의 재무상태표에 실재하지 않는 재고자산이 표시되는 두 번째 이유는 무리하게 증빙을 수취한 경우입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소중히 여기는 스타에 대한 마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재미없거나 잘못된 활동은 포기하는 형태로 팬덤 문화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은 대표적인 팬덤 문화의 순기능”이라며 “가령 콘서트 전후에 팬들이 모은 돈으로 구호물품을 구입해 기부하고, 이런 활동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문화연대가 스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저항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운동’을 벌일 당시 조용필, 서태지와 아이들 등 여러 팬덤 공동체가 주축이 돼 큰 힘을 보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SNS의 활성화로 방송 외에 스타들의 사생활까지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지원 신청은 이달 28일까지 한국대중문화예술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지원서류와 함께 자기소개 및 자유 연기를 담은 영상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지난달 31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일본의 인기 배우 토다 에리카는 지난해 한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이틀 만에 ‘정주행’했다”며 “한국 드라마를 보면 압도적인 대본과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며 한류 팬임을 밝혔다. 대한경제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학생들은 대중문화를 어디서 어떻게 배우고 있나
1.서비스 이용시간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업무상 또는 기술상 특별한 지장이 없는 한 연중무휴, 1일 24시간을 원칙으로 합니다. 1.본 약관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한 이용규정 및 별도 약관과 함께 적용됩니다. 공연 당일 현장에서 의료보험증, 주���등록등본, 여권 등을 확인합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저작권정보 위 정보 및 게시물 내용의 진실성에 대하여 레포트마켓은 보증하지 아니하며, 해당 정보 및 게시물 저작권과 기타 법적 책임은 자료등록자에게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대중문화의 세계적인 경쟁력은 우선 철저히 디지털화한, 즉 혁신적인 전자기술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에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일제히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베니스에서는 4월 13일(목)부터 30일(일)까지 마르챠나 국립도서관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해외기관 협업 프로젝트는 도서관, 박물관 등 전통문화와 관련된 해외 주요 기관과 교류하는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마르챠나 국립도서관과 한지 관련 전시와 세미나, 업무협약을 진행한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물을 주제로 다양한 예술적 스타일로 작품을 그린 작가이다. 1960년대 수영장 시리즈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반사된 수영장을 그리며 물의 반사와 햇빛에 매료되었고 물의 성질을 연구하며, 2차원 평면 안에서 물의 유동성, 공간성, 시간성 등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다루는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1 note · View note
youtext-kr · 1 year
Text
경남 함양에 빽빽하게 깔린 것이 무려 산삼?(제2부)
위에서 잠시 산삼의 씨를 산에 뿌려 두고 자연적으로 재배하는 삼을 산양삼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이 용어를 창시한 인물이 바로 안원식 회장입니다. 중국식 표현인 장뇌삼이라는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을 보고 고려삼의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이 상한 그는 산에서 기른 산삼이라 하여 장뇌삼을 산양삼이라고 최초로 명명해 2011년부터는 공인 인증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최첨단 식물생명공학 를 선도하는 보고바이오의 창업주이기도 하죠. 산삼을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에게는 안 회장은 아주 익숙할 텐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를 재직하다 함양군에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 산삼 재배단지를 조성한 인물입니다.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산삼에 빠져 30년 이상 산삼만 연구해 오면서 세계 최초로 산삼 복제에…
Tumblr media
View On WordPress
0 notes
agtv7004 · 10 months
Video
youtube
(이춘근의 국제정치 274회] '중국식 국제질서' Chinese World Order에서)
0 notes
adshofar · 1 year
Text
Shwe Kokko 카지노 부동산 급등
[애드쇼파르] 꺼인주 Shwe Kokko 카지노 지역 부동산 시세가 투자자 유입으로 인해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부동산 업체는 부동산 시세가 10만 바트에서 100만 바트까지 급등을 하였고 월세도 2천 바트에서 1만 바트로 인상되었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샨주 출신의 화교 또는 중국어가 가능한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2010년 떼인세인 정권시절 Shwe Kokko 카지노가 개장을 하면서 이 지역은 중국식 편의점, 식당, 미용실, 마사지샵, 인테리어, 건설, 자동차 및 오토바이 대여, 중국어 번역 및 통역 서비스, 중국어 학원 등이 성황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꺼인주 미야와디 타운십과 Payathonesu 타운십, 타닌따리지역 Mawtaung 타운십…
Tumblr media
View On WordPress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