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잘 있지 말아요
melody-lines · 10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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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Live Who - 혼자 있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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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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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elievemightyjes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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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요 하나님
샤워? 도 했고 바나나도 한개 먹었고 좋아하는 사람 얼굴도 보고 아... 아직 잠이 안와요.
오늘 아침에 저 2번을 위해 기도했지요.
2번 잡소리 때려치우고 차라리 시사만화를 그리게 해달라고... 뭐 그렇게 불만이 많으신지...
잘 하겠죠?
7번이 노크도 없이 들낙날락 하는바람에 더 깼어요.
7번이 저한테 뭐 혼인에 관한 성경말씀을 읽어줬어요.
그리고 성경을 내 침대에 놓고 나갔어요.
아. 저게 내 동생이라고 내가 하다니...
저 너무 화가 났어요.
밖에 나가서 소리 쳤어요.
야! 내가 2번한테 이 똑같은거 읽어줬거든
그리고 2번은 두번 다시 내곁으로 돌아오지 않았어.
알아!!!
아.... 저.... 또..... 딥빡........................... 울어 말어.....
하나님 저 울어요 말아요?
펑펑 울고 싶어요. 정말 펑펑 울고 싶은데 눈물이 하나도 안 나와요.
차라리 저를 울리세요. 편안히 자고 싶어요.
다음날 눈 퉁퉁 불겠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눈물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그시절 노래를 좀 찾아볼까?
이수영노래는 너무 슬퍼서 못 듣겠다...
아... 그거 있지
.잘가 가지마 행복해 떠나지마.. 미친..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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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8eh761-blog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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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큰
키큰
마찰하다."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권하지 않고 스푼을 집어들었다. 역시 거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거의 굶다시피 했던 배가 오랜만에 음식들이 들어��자 무척이나 즐거워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음식을 먹어치운 나는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먹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얌전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에 식당 내에 있던 사람들이 황당하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깨끗이 무시했다. 자기들이 사준 것도 아니면서 내가 어떻게 먹든 무슨 상관이란 다.
목이 긴 구두내자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붉은 색의 깨알같은 글씨로 써진 것은 '바보. 이건 저주가 걸린 병이 아니야.' 라는 글귀였다. 한번은 실수이거나 긴장해서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째는? 홀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양켄센에게 보내는 눈길이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손에 든 유리병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저주란 건 말이죠 그 느낌이 아주 모호해서 흑마법사라도 잘 느끼지 못해요. 아주 강한 흑마법사나 저주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말이에요. 그리고 저주는 마법으로 탐색할 수 없어요. 그저 느낌으로 느낄 뿐이랍니다. 다음부터는 좀 알고 연기를 해요. 알았어요?" 내가 말을 마치자 양켄센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해 바닥에 주저앉다.
대중의 살려두면 언제 어디서 다시 노리고 달려들지 모를 일이다. 언젠가 싸워야 한다면 내 쪽에서 먼저 선수를 치는 편이 나았다. 설마 내가 직접 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겠지. 마족이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말리라. 그 후에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해보았지만 구체적인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피드라들의 본거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일단 어떤 놈들인지 알아야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다 나는 수제노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기대는 가지 않지만 브러버드라는 것도 인터넷바카라 카지노사이트 바카라사이트 , 지독? 여기 계시는 로튼 님은 저주 해제의 달인이십니다. 나미르 백작의 말에 대해 로튼 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라디폰 백작은 매우 흥미롭다는 듯이 말했고, 지적을 받은 로튼은 웃기지도 않는다는 식으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작은 악동'이 지독한 저주?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군. 여기 계시는 마리엔 공주께서는 흑마법을 6서클 후반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실력자야. 흑마법은 분야가 여러 가지라 같은 흑마법사라도 내가 아는 마법을 공주가 모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마법을 공주가 알 수도 있지. 하지만 분명한 건 6서클 정도면 다른 저주 두세 개 정도는 알고 있었을 거라는 거야." 어느새 사람들은 로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위로 몰려들어 조금이라도 그의 말을 자세히 들으려고 할 정도였다. 로튼은 이 상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지 콧대를 세우며 계속 말했다. "아무리 못
절제하는지만 인간에게 얕잡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내 모습에 픽, 힘없는 웃음을 터트리자 수제노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게 있는 다고 죽은 사람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야. 너라면 알텐데?" "알고 있어." 내가 작게 중얼거리자 수제노의 딱딱한 얼굴에서 약간의 변화가 일어났다. 동정도 연민도 경멸도 아닌, 같은 것을 느껴본 자만이 보일 수 있는 잔잔한 애상이 떠올랐다. 잠시 후 수제노는 물기에 촉촉이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처음에 동료가 죽었을 때 그랬다. 그래서 너보고 모든 걸 잊어버리라거나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힘을 내라는 소리는 하지 않겠다. 그런 소리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놈들의 입에 발린 소리일 뿐이지. 며칠 전만 해도 같이 있던 사람들의 존재가 사라져버다.
이익
조각 조각하다안달이 났으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충격 받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겨우 그 정도 이야기 가지고 뭘 시간을 끌고 그러냐는 시선을 보내면서 말했다. "그래요?" 내 목소리가 잔잔한 호수처럼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담고 있지 않자 응접실에 있던 사람들이 일순간 당황했다. 로튼과 수제노를 빼고 말이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도 무엇을 떠올린 것인지 이내 조용해졌다. 다만 그들의 눈이 나를 안쓰럽게 보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솔직히 아무리 플로라 공주와 친해봐야 제 4기사단 소속의 기사들만 하겠는가? 나를 지키려 퍼스트카지노 샌즈카지노 코인카지노 것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있으려고 제자리에서 계속 뛰어오르는 고집 센 아이와 같이 햇살에 지지 않으려고 눈싸움을 벌였다. 왠지 해답은 그 안에 있을 것 같았다. 그 사이 로튼은 창문 앞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더니 유리창에 손을 댔다. 로튼이 애무하는 듯한 부드러운 손길로 유리창을 더듬는 가운데 달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펠리우스 왕비가 찻잔을 받침대 위에 내려놓으면서 생긴 소리였다. 평소에는 아주 조용히 내려놓던 왕비가 이번에는 두 개를 맞부딪쳐 깨버릴 정도로 세게 내려놓았다. 그러나 본인의 의도라기보다는 손이 제멋대로 흔들려서 그런 것 같았다. 재빨리 탁자 아래로 손을 내려서 알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비님, 괜찮으신가요?" 아리란드 전하는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손이 미끄러졌군요. 별 일 아니랍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또 하나있었을 브러버드를 쉽게 찾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때때로 초조해졌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오는 기묘한 초조함. 애가 타지만 흥분과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그럴 때면 크게 심호흡을 하며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이제 멀지 않았다. 조금만 참자'라고.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사방이 어수선하고 용병들이 넘쳐 나는 덕에 수색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었다. 오늘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우리는 한밤중에 숙소로 모였다. "이대로는 일년이 지나도 못 찾겠어!" "그렇게 안달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무나. 가끔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란다." 로튼의 느긋한 말에 부아가 치밀었다. 나와 수제노는 하루 종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그는 하루의 절반을 먹는데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제노도 같은 생각인지 양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지금 내가 편하게 생겼어요? 누가 허구 한날 먹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으니 나라도 다.
요리하다 요리사빈 기분이었다. 지금 이 것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수정을 통해 다른 곳의 영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저 몸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기억하고 내가 뭔가 느끼기도 전에 고개를 떨군 것이다. 기사들의 안타까운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일단 수제노가 능숙한 솜씨로 상처를 봉했지만 그런 보람도 없이 피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미나는 자신의 상처를 한 번 보고 새파랗게 질렸지만 두렵다거나 겁난다는 소리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다만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고 수제노가 말했지만 우리들은 그럴 수 없었다. 숲 저편에서 환한 빛이 이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이보다 덜 다친 기사들도 버려 두고 왔는데 마르크가 미나를 업은 것이다. 나 때문일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죽었을 기사가 서운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이상의 생각다.
집행의 맞고 서있었다.가슴에 차 올랐던 슬픔은 갑작스런 상황에 잠시 얼어버렸다. 부담스러운 시선이 계속 전해졌다. 그래도 나는 고집스럽게 세린과 시선을 맞추지 않고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눈이 바람에 날려 시야를 어지럽혀주면 좋을 텐데 어느새 바람은 잠들어있었다. 아무튼 나는 되는 일이 없어.이제야 마음놓고 울 참이었는데. 속으로 마구 투덜거리던 나는 머리에서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지자 나도 모르게 고개다.
마찬가지로
주요한 모습이 너무도 진지했다. 정말로 내가 공주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단 말인가? 내가 그렇게 품위가 없단 말인가? 방금 까지만 해도 레이만 왕자에게 공주 대접을 잔뜩 받고 왔다가 동료라는 여자에게 이런 말을 듣자 다.
수위의 초등의상을 당해서 처음과는 많이 물갈이 됐던 것이다. 그걸 제하더라도 들키지 않게 숨어서 모든 준비를하는것도 상당히 고역이었다. 매일 이런 일을 했을 수제노에게 그 인내심 하나만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행여나 습격 장소를 들켰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우리가 습격하는 장소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었다. 피드라에게 습격 장소를 알리기 위해 규칙을 가지고 움직이고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 단순하면 황실 측에서 알고 일망타진 당할 가능성이 있고, 너무 배배 꼬이면 피드라가 눈치채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너무 직선적이지는 않지만 단순한 규칙을 전제로 습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것을 황실 측에서 다.
재정 지붕밖에 없었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도통 알 수 없었다. 다만 무언가 한바탕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화려한 귀족들의 행렬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페드인 왕국을 손에 쥐고 뒤흔드는 모든 사람들이 궁 내에 있는 신전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웅장한 문을 지나면 정면으로 보이는 벽의 위쪽에는 주신 제르마와 5대 신의 부조가 새겨져있었다. 금방이라도 벽에서 튀어나와 살아 움직일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이 부조의 아래쪽에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선단과 왕족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 곳에는 페드인 왕국의 최고 지배자인 레프스터 국왕과 오펠리우스 왕비, 라이언 왕자, 르미엘 왕자, 데미나 공주, 플로라 공주까지 모 샌즈카지노 XO카지노 더킹카지노 넌 하루 종일 오지 않지. 우리가 한 일이 완전히 들킨 줄 알았다니까." 로튼이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는 식으로 퉁퉁한 손을 가슴에 대고 말했다. 나는 조금만 더 충격적인 소문이 나돌았다면 로튼은 심장 마비로 세상 하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정을 설명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이래봬도 내가 공주 아녜요? 그래서 레이만 왕자와 안면이 있었거든요. 날 알아보고 데려간 거지 우리가 붉은 뱀이라는 것은 몰라요." "참, 너 공주였지. 깜박했다." 내 말에 수제노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이손뼉을치면서 말했다. 농담인가 하고 봤지만 그 모습이 너무도 진지했다. 정말로 내가 공주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단 말인가? 내가 그렇게 품위가 없단 말인가? 방금 까지만 해도 레이만 왕자에게 공주 대접을 잔뜩 받고 왔다가 동료라는 여자에게 이런 말을 듣자 절로 자괴감이
생기있는는 예의상 물었다. "수제노도 같이 먹지 않겠어?" "됐다. 나는 조금 전에 먹었다."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권하지 않고 스푼을 집어들었다. 역시 거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거의 굶다시피 했던 배가 오랜만에 음식들이 들어가자 무척이나 즐거워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음식을 먹어치운 나는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먹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얌전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에 식당 내에 있던 사람들이 황당하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깨끗이 무시했다. 자기들이 사준 것도 아니면서 내가 어떻게 먹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게다가 여기는 굳이 예의를 차리고 먹을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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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zj7e2u-blog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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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
비서
억제하다모습을 본 사람들의 눈은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33- 브러버드 2 처음 와보는 하이덴 제국의 황궁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암석처럼 묵직하고 웅장했다. 페드인 왕국의 궁전이 밝고 화려한 꽃이라면 제국의 궁전은 어떤 비바람에도 그 곳을 지키고 서있는 회색의 돌이었다. 그러나 그 돌은 볼품없이이리저리 채이는 자갈이 아니라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였다. 보는 사람을 절로 압박하는 절도 있는 위용이 풍겨 나오는 곳이었다. 레이만 왕자의 궁도 그런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유난히 높은 천장에는 전장을 누비는 기사의 천장화가 그려져 있었고, 이를 여러 개의기둥들이떠받치고 있었다. 이 기둥들은 천장과 닿아있는 부분이 활짝 핀 꽃잎들이 겹쳐있는 것처럼 생긴 것을 제외하면 다른 장식은 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세로로 여러 개의 홈이 파여 있었는데 그 것으로 인해 단조롭지 않으면서도 탄력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습들은반들거리는다.
선물 적의를 드러냈지만 지금은 나와 오펠리우스 왕비 모두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겉으로는 그런 기색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이리도 눈치가 없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하긴 아리란드 전하의 경우는 눈치가 없기보다는 심성이 곱고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는 성격 때문일 것이다. 지금 왕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왜냐면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절정의 연기자답게 금세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다. "호호호, 아리란드가 나와 마리엔 사이를 질투를 하시나 보네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제 거리감 같은 건 없답니다." 그렇다. 거리감이 너무 없어 탈이다. 뒤엉켜서 싸우는 판에 거리감이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잠시 잡담을 나누던 나는 옆에서 묵묵히 다과를 들고 있는 로튼에게 남모르게 눈짓을 보냈다. 그다.
외치다뿌리며 텅 빈 숲을 비치는 별들이 보였다. 해가 떠오르려면 얼마나 남은 것일까? 악몽 같은 밤이 지나고 있었다. #31- 이별 아페다의 이라는 여관. 평범한 곳. 어느 여관처럼 많은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만나고 헤어지는 곳. 1층의 식당을 꽉 채운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고 있는데 난 이 여관이 왜 이렇게 텅 비어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있어야 할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머리도 몸도 가슴도 모든 것을 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15명의 빈 공간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나는 기계적으로 수프를 떠먹으면서 자꾸 문 쪽을 쳐다보았다. 이 곳에서 모두 만나기로 했는데 어째서 나만 혼자 있는 것일까? 하다 못해 한 사람이라도 저 문을 열고 와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웃으면서 '이거 혼났습니다'라고 나타나는 사람은 없었다. 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질없는 미련이 계속 남아 끊임 카지노게임 카지노 인터넷카지노 어. 난 울지 않았어." 그 것은 내 자존심이었다. 남 앞에서는 울지 않는다는 자존심, 인간에게 약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는 고집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리듯 말하던 나는 갑자기 따뜻함을 느꼈다. "뭐야?" 나는 버둥거리며세린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세린이 더욱 더 강하게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강한 척 할 필요는 없어. 혼자서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네 주위에는 널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잖아. 그들에게 조금씩 짐을 나누어줘도 돼.혼자서모든 걸 짊어지려고 하지마." "......" 나는 여전히 벗어나려고 했지만 조금 전에 비하면 미약한 행동이었다. 혼자서 모든 걸 짚어지려고 하지 말라는 말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어깨와 허리를 감싼 세린의
신부간 나는 머리를 엄청 굴려쓸만한 변명거리를 찾았다. 그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아마 레이만 왕자는 내가 사헤트로 가는 도중에 사라졌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남모르게 찾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하자 아예 까발리고 수색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니 아무리 내전으로 정신이 없어도소문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게......" 나는 쩔쩔매며 말을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페드인 왕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릴 생각이 없었기에 이런 곳에서 시선집중을 받는 것은 사절이었다. 그런데 레이만 왕자가 계속 나를 잡고 있자 주위에서 시체를 수습하던 병사들이나 부상자를 치료하던 마법사들의 눈이 이 곳으로 모이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전부터 창으로 바깥을 쳐다보던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도 느껴졌다.
강조
경쟁자 경쟁하는 경쟁하다와준다는 말에 구미가 당겼다. "암살 길드에서 도와준다고?" "당연하잖아. 브러버드 입장에서는 내가 연락했을지도 모르니 길드 전체를 노릴 거야. 그들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아. 그러니 길드에서도 좋든 싫든 나를 도울 수밖에 없어. 사람을 보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나 그 외의 조사는 그 쪽에서 맡기로 했지. 솔직히 지원하러 와줄 정도로 간 큰 사람도 없고." "그래? 그럼 내가 한가지 의뢰해도 될까? 지금부터 라디폰 공작을 포함해서 내가 일러주는 사람들을 철저히 감시하라고 전해 줘. 금액은 나중에 원하는 대로 지불할게." 내가 암살이 아닌 감시를 의뢰하자 수제노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정보길드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은 아쉬운 바카라사이트 카지노게임 카지노사이트 들어오는 바람의 소리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번져갔다. 그러나 그 소리는 우리 주위만 맴돌아 다른 사람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이 곳까지 깔렸던 안개는 바람에 휘말려 깨끗이 사라졌다. 손을 타고 무엇인가가움직이는 느낌이 전해졌다. 팔을 감싸듯이 휘감은 그 것은 손으로 모여 검은 구로 형성되었다. 그 구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자기들끼리 충돌하기도 하고 빙그르르 원을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아래로 보이는 음식점을 가리키자 검은 구들은 분주히 오가는 것을 멈췄다.그리고 해파리처럼 후물거리며 안개를 타고 움직였다. 검은 구들은 어둠에 동화되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지 못하겠지만 처음부터 그 것들을 따라 눈을 움직인 우리들은 알 수 있었다. 검은 구들은 건물의 벽에 닿자 마치 연기처럼 아주 작은 틈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창틀이나문틈과같은 아주 작은 사이로도 충분했다. 검은 구들은 인간의 냄새를 맡으며
선언이 있으니 최대한 늦게 죽여줄게." 말을 마친 나는 창을 든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으아아악!" 아직 찌르지도 않았건만 비명이 복도를 쩌렁쩌렁 울렸다. 시끄럽다는생각을하며 팔을 내리려던 나는 멈칫했다. 어디선가 날아온 단검이 그 자의 정수리에 가서 박힌 것이다. 그나마 팔로 상체를 세우고 있던 브러버드가 축 늘어져서 뒤로 넘어갔다. 나는 도끼눈을 하고 단검이 날아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짓이야?" "너야말로 뭐 하는 짓이냐?" 수제노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뭘 하긴? 토막내고 있잖아. 내 먹이를 중간에서 가로채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죽이려면 그냥 죽이면 되잖아. 굳이 가지고 놀지 않아도 됐을 텐데." "흥, 암살자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내가 비꼬자 수제노는 이 이상 말을꺼내지않았지만 얼굴이 잔뜩 다.
폭동간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감흥도 불러일으키지못한다. 단순히 무료함을 달래주는 장난감들이다. 하지만 그 중에도 드물게 인간이 인간을 넘어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나는 벌써 그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 어쩌면 지금 내가 인간의 몸을 사용하고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렇게 믿고싶었다. 나는 얼음 주머니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을 나오자 캐롤과 많은 시녀들이 근심 어린 얼굴로 서 있었다. 어제 내 행동이 온통 이상한 것 투성이라 걱정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녀들이 생각하기에도 미나와 기사들의 죽음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을 테니까. 나는 전처럼억지로 웃지 않았다.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아니지만 감추려고도 하지 않았다. "미안, 모두들 걱정했지?" 내 말에 캐롤이 다가와 다다.
짐승었다. 양켄센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만 있었으니까. 기사들이 끌고 가려하자 양켄센은 그때야 정신을 차리고 보기 추하게 버둥거리며 외쳤다. "폐,폐하! 전 결백합니다! 살려주십시오! 저는 죄가 없습니다!" 그러나 레프스터 국왕은 더 이상 꼴도 보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자 양켄센은 나에게 손을 뻗으며 애걸복걸했다. "마리엔 공주님, 살려주십시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를 공주님의 부하로 삼아주십시오. 아니, 시종으로 삼아주십시오. 목숨다.
목동
겨루다였다. 그러자 레이만 왕자가 천장을 보고 긴 숨을 토해낸 후 씁쓸하게 말했다. "난 당신을 말릴 수 없는 겁니까?" "네. 하지만 레이만 왕자님이 아니라도 누구도 절 말릴 수 없습니다." "그거 약간은 위안이 되는 말이군요." 그 말을 하고 레이만 왕자는 입을다물었다. 나는 조용히 레이만 왕자를 보다가 창문 쪽으로 눈을 돌렸다. 서쪽 하늘에서 따뜻한 주황색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태양이라는 밝은 오렌지색의 빛이 대기라는 유리를 통과하면서 만들어진 하나의 장엄한 그림이었다. 노을은 서서히 저물어 가는 해의 몰락을 나타내는 쓸쓸한색이었다. 하지만 어둠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색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일 떠오를 해를 위한 준비의 색이기도 했다. 나는 그 노을을 보며 상념에 젖어들었다. 서서히 기울어 가는 해는 피드라, 다가오는 어둠은 나다. 그럼 내일 다시 떠오를 해는다.
굉음로튼이 끝까지 피드라를 쫓아가지 못했다면 브러버드의 본거지가 어디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는 말이다. 괜히 브러버드 전체를 물 먹이려 했다가 피드라마저 놓친 꼴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다시 군대를 습격할 수도 없었다. 설령 다시 습격한다고 해도 피드라가 또 걸려들지는 장담할수 없었다. 나는 원망 어린 시선을 로튼에게 보냈다. 그러자 로튼이 킥킥대기 시작했다. 수제노도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피식피식 댔다. "뭐가 그렇게 좋아요?" 내가 성을 내며 말하자 로튼이 여전히 만면에 웃음기를 띤 채 입을 열었다. "아니, 금방 네 표정이 귀여워서. 너도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었군. 아, 그렇게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지 말라고. 나는 끝까지 쫓아가지 못했다는 말만 했지 놓쳤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 로튼의 말에 나는 화를 내는 것도 잊은 채 어리둥절해져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마법사의 친구! 마법사의 부하!마법사의 분신!" 로튼은 마치 연설이다.
곤충도 한 것이지만 가슴 아픈 것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 미나. 처음 만났을 때 잔뜩 겁에 질려있더니 어느새 친구 비슷하게 돼버린 시녀. 아인과 마르크, 씨스. 내가 대련하자고 하면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어있던 기사 같지 않은 기사들. 우드랜과 기사들. 제대로 이야기해본 적도 없는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 이 곳까지 오기 전에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도 생각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잘 해줄 걸 하는 후회가 물밀 듯이 몰려왔다. 왜 이렇게 돼버린 걸까? 흐느끼던 것은 큰 울음소리로 변해갔다. "으...으아앙!" 밖에서 들릴 지도 모르지만 실컷 울고 싶었다. 어느새 목놓아 우는 것은 창피하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없었다. 죽어간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 말이라 먹튀폴리스 먹튀폴리스꽁머니 먹튀검증사이트 드인 왕국에 없다. 그 기간이라면 충분히 자신들의 세력 기반을 다져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라디폰 공작이라는 막강한 전력이 내 편에 있는 만큼 한 치의 방심도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플로라 공주나 아리란드 전하와 관련된 사람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비교적 가벼운 처벌(그들의 입장에서)만 받고 끝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니 모든 사람에게 의심이 갔다. 의심이 많이 가든 조금 가든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라디폰 공작마저 믿을 수 없었다. 평소 그의 행동으로 보아 내가 불리해졌다고 등을 돌릴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오펠리우스 왕비가 라디폰 공작에게 왕자들이 차기 국왕이 되면 절대적인 권력을 줄 테니 협력하고 했을지. 그동안 붕 떠있던 마음을 다잡자 누구에게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 인간은 자신의 입으로 내뱉었던 말을 뒤돌아서면 바꾸
세계 그러나 나는 그런 두 사람에게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내가 레이만 왕자에게 부탁한 부분이 바로 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라면 염려하지 말아요. 내가 레이만 왕자에게 부탁했거든요. 내가 연락한 날에 일어나는 모든 소동은 눈감아주기로 했거든요. 덤으로 병사들도 원하는 만큼 빌려준다고 했어요. 우리가 먼저 습격한 다음에 병사들이 출동하면 다른 사람들도 브러버드들을 붉은 뱀 정도로 생각할 걸요." "설마 레이만 왕자에게 그 자들이 브러버드란 말을 한 거야?" "아니. 그냥 날 습격한 자들이라고만 했어." "그럼 그 말만 했는데 도와주겠다고 했단 말이야? 보통은 말리거나 하지 않나?" 로튼의 말에 나는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다 내 능력이죠. 처음에는 말렸지만 내가 설득시켰어요." "우리야 좋긴 하지만 그 왕자도 좀 불쌍하군. 너한테 얽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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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rinkim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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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세 개 가운데 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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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야기에 항상 매료되고 말아요. 어쩌면 나는 정체모를, 언제가 되더라도 알 수 없을 이야기들 속에서만 있기 위해 사는 것일지도 몰라요.
2. 말줄임표가 주는 여운을 좋아해서 텍스트 대치에 말줄임표 추가한 사람······.
3. 김세린 유령 같은 김세린 살아있는 시체 김세린 떠돌이 김세린 숨죽이며 사는 김세린 살아있는 김세린 내가 나를 그렇게 부르다보면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쓸쓸하기 싫어서 그렇게 부르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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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실 그 말이 얼마나 의미 없는 말인지도 잘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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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하던 소리여도 왜 늘 저장하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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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akesmargin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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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사물, 바람, 시간, 듣기
    제 시가 서사적인 충동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하셨는데, 그동안 삶에 대해 절실하게 묻고 나름대로 해답을 얻은 것들에 대해 이전의 시들에서보다 좀 더 저의 직접적인 목소리로 발언해보고 싶었습니다. 언어를 통해 내 운명을 정면으로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할까요. 우리의 영혼 속에는 인간의 영혼에 존재한 적이 있는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예를 들면 이 세계와 나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사물이나 풍경의 핵에 닿아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나 장면들을 만나게 되는 때가 있는데 그런 풍경들과 대면하게 되어 충분히 함께 놀거나 스며들게 되면 그 풍경이 가지고 있는 혹은 그 풍경이 겪어냈던 모든 시간의 결 같은 것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전에 존재한 적 이 있었던 영혼의 흔적을 만나게 되는 것이겠지요. 사물의 실상이나 핵심을 꿰뚫어 보고자 하는 욕망이 강렬할수록 무엇을 바라본다는 것은 바로 그 사 물이 가지고 있는 시간성을 읽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물이 가진 시간성을 읽어내는 것, 그것이 사물의 본질과 직접 맞닿는 것, 핵심을 들여다 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사물의 실상을 꿰뚫어 본다는 것은 사물의 시간성을 읽어내는 일과도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 몇 년 동안 제 화두가 바람이었습니다. 시를 읽어도, 그림을 보아도, 음악을 들어도, 길을 걸어도, 바람과의 관계 속에서 내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바람보다 더한 여래는 없다고 합니다. 바람이 늘 무일물(無一物)의 진상 그대로 오고 가듯이 변화를 빼고 무상을 버리고 나면 바람엔 남는 것이 없겠죠. 어쩌면 제가 이런 화두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람의 이런 불교적 속성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바람에 들락거 리다보니 생과 사가 다 한통속이라는 걸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요하기도 하고 광포하기도 한 바람 속에서 인간의 존재란 필멸의 육체 에 갇혀 있는 불멸의 정신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화가가 화폭에 바람을 그려넣듯 저도 제 시 안에 바람을 붙들어두고 싶다는 엄청난 욕심도 품어 보았고 무엇보다 여태껏 다른 사람이 보아내지 못한 바람을 내 눈과 마음으로 만나보고 그것에 대해 말해보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충분하지 못합니다. 바람 속에 자주 드나들기는 했는데 아직 바람을 손에 잡지는 못 했습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나는 바람 연구소의 소장이다, 이렇게 말하곤 했는데요. 
                  ..
    바람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제가 바람을 쫓아다닐 때는 이럴 때입니다. 제가 몸이 좀 늘 아픈 편인데, 몸은 폐허와도 같은데 어떤 정신적인 에너지가 과도하게 자신을 괴롭힐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견디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바람을 찾아 나섭니다. 태풍이 몰려올 때마다 거의 바람을 찾아다녔거든요. 태풍 루사가 몰려올 때도 내내 바람의 길을 따라 다녔습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던 그 속에서 많은 풍경들을 목도했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풍경들이 하나같이 다 내 머리채와 함께 영혼까지 뒤흔들었던 것 같습니다. 실은 바람을 찾아 나선 것이 아니라 과도한 정신적인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그것과 대결할, 뜨거워서 폭발할 것 같은 머리를 식혀줄 어떤 대상을 찾아 떠돈 것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  바람은 항상 지나가고 난 뒤엔 자신의 흔적을 보여주죠?  )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 폭우를 동반하는 바람은 자신이 지나간 흔적을 사물에 남기지 않나요? )    흔적, 그렇죠. 흔적은 바람이 지나가고 나서야 드러납니다.
   ( 선생님은 시간의 두께가 곧 사물의 본질이라고 말하셨는데, 그와 맞물려 얘기하자면 선생님의 시는 모순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말한 모순은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모순 즉 무언가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미처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탁월한 상상력을 추동시키는 방법론적인 측면의 의미입니다. 예컨대 선생님은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혹은 없는 이런저런 조건들에 대해 말하 면서도 그 안에서 짐승스러움과 광기를 언급하거든요 [..]전 이 점이 무척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에서도 비를“직립의 짐승” 이라고 표현하셨는데, 비 또한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부드러운 여성적 이미지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텐데 선생님은 강렬한 짐승의 이미지로 전치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쭙겠는데 이런 시들을 쓰시게 된 계기라든가 배경이 있다면, 앞서 잠시 언급하시긴 했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서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이 대답을 제대로 하게 된다면 좀 우습게 되어버리고 말아요. 이런 시를 쓸 수밖에 없도록 그들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내가 늘 그들에게 귀를 쫑긋 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상태에 늘 놓여 있었고 그리고 마음이 항상 어떤 이중적인 것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 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는데 ..
ㅡ 계간 <시작> 통권 9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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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angji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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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지 말아요, 3월의 마른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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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qwir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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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편 지 - 이성복 H 백작약 ㅠ
백작약 분포 한국(전국의 산지), 일본 특징 잎 잎은 3-4개가 어긋나기하며 엽병이 길며 3개씩 2회 갈라진다. 소엽은 긴 타원형이거나 거꿀달걀모양이고 양끝이 좁으며 길이 5-12cm, 폭 3-8cm로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앞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흰빛이 돌며 털이 없다. 꽃 꽃은 6월에 피고 지름 4-5cm로서 백색이며 원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리고 꽃받침조각은 3개이며 달걀모양이고 크기가 서로 다르다. 꽃잎은 5-7개로서 거꿀달걀모양이고 길이 2.5-4cm이다. 수술은 많으며 꽃밥은 길이 5-7mm이고 씨방은 3-4개이며 암술대는 뒤로 젖혀진다. 열매 골돌은 길이 2-3cm이며, 2-4개가 긴 타원형이고, 벌어지면 안쪽이 붉어지고 가장자리에 자라지 못한 적색종자와 익은 흑색종자가 달린다. 줄기 높이 40-50cm이고 밑부분이 비늘같은 잎으로 싸여 있다. 뿌리 덩이뿌리를 형성하는데, 굵고 육질이며 외근이 분지하고, 분지된 뿌리에서 잔뿌리가 내린다. 생육��경 • 숲 속 나무그늘, 부식질이 많은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노지에서 월동하고 생육한다. 번식방법 실생은 가을에 채종하여 3월에 산모래의 묘상에 뿌린다. 채종은 9-10월, 씨방이 스스로 벌어져서 그 속이 새빨간 씨와 흑청색 씨가 들여다 보인다. 이 중에서 빨간 것을 버리고 흑청색의 씨만을 채취하여 냉장고 등에 보존해 둔다. 재배특성 개화기까지는 충분한 광을 요하며, 개화후에는 반그늘 내지는 그늘을 요한다. 보통으로 관수 관리한다. 환경내성, 이식성은 보통이다. 이용방안 • 화단에 심어 관상한다.• 백작약, 산작약, 천작약의 根(근)을 白灼藥(백작약)이라 하며 약용한다.① 가을에 캐내 根莖(근경),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泥土(이토))를 깨끗이 씻어 말린다.② 성분: 뿌리에는 paeoniflorin이 함유되어 있고 精油(정유), 脂肪油(지방유), 樹脂(수지), tannin, 糖(당), 전분, 粘液質(점액질), 단백질이 들어 있고 그 외에 安息香酸(안식향산)이 0.92% 들어 있다. 작약과에 속하는 식물에는 거의 모두 paeoniflorin이 함유되어 있는데 根(근) 중의 함유량은 1.8-7.3%가 根皮(근피)중에 있고 잎에는 1-1.1% 함유되어 있다.③ 약효: 柔肝止痛(유간지통), 養血斂陰(양혈염음), 平抑肝陽(평억간양)의 효능이 있다. 월경불순, 腹中硬結(복중경결), 胸腹疼痛(흉복동통), 脇痛(협통), 表虛自汗(표허자한), 血痢(혈리), 眩暈(현운)을 치료한다.④ 용법/용량: 4.5-9g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丸劑(환제), 散劑(산제)로 복용한다. 보호방안 잘 보존된 숲 속에 자라며, 전국적으로 20곳 이상의 자생지가 있으나 개체수는 빈약한 편이다. 자생지 확인 및 유전자원의 현지내외 보전. 유사종 • 털백작약 : 잎 뒷면에 털이 있다. • 산작약 : 잎 뒷면에 털이 있고 암술대가 길게 자라서 뒤로 말리며 꽃이 적색이다.• 민산작약 : 잎 뒷면에 털이 없다. 편 지 - 이성복 ​ 1 그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 구겨 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길 가다 보면 남의 집 담벼락에 붙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끼여 있다 아이들이 비행기를 접어 날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가져갈 때도 있다 한잔 먹다가 꺼내서 낭독한다 그리운 당신......빌어먹을, 오늘 나는 결정적으로 편지를 쓴다 2 안녕 오늘 안으로 나는 記憶을 버릴 거요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왜 그런지 알아요?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요 나는 선생이 될 거요 될 거라고 믿어요 사실, 나는 아무것도 가르칠 게 없소 내가 가르치면 세상이 속아요 창피하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하오 결혼할 수 없소 결혼할 거라고 믿어요 안녕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편지 전해 줄 방법이 없소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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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9일 오전 12:35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요.
오늘의 풀린 날씨처럼 따뜻했지만 한편으론 오늘 늦은 오후에 흐린 하늘처럼 속상한 하루다. 오래 전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어야겠다. 읽은지 오래 되었단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1학년때 배웠던 동양고대미술사의 내용이 기억 안나는건 뭐 그렇다치자. 정말 싫었으니까. 근데 4년전 읽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썩 탐탁치 않았지만 어쨌든 좋은 작품으로 인정했던 그 책의 어떤 부분이, 왜 싫었냐는 질문에 쉽사리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디서 주워 들은 ‘좋은 데는 이유가 없지만 싫은 데는 이유가 있다’는 말을 비틀어 싫은 데는 이유가 없지만 좋은 데는 이유가 있다는 구린 농담을 뱉으며 질문을 떠넘겼다.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해내려 시간을 벌고자 했다. 근데..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과의 연관성, 궁극적으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단 한번 뿐인 삶과, 단 하나 뿐인 존재, 영원성과 일회성,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한 질문들을 담았던 것 정도로까지는 기억하겠는데, 여주인공이 키우던 강아지의 관한 마지막 장은 말할 것도 없고, 중반부 이후 내용 자체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또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을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였을까. 그러니까, 시간을 거슬러 가 보자. 와닿지 않아서 혹은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이해하지 못했어서, 헤매며 읽어서 기억을 못하는 걸까. 정반대로, 읽던 중 너무 와닿아서 너무 공감되어서 특정 인물에 내가 너무 겹쳐 보이고 혹은 특정 누군가가 너무 겹쳐 보여 읽는 것을 자주 멈춰서였던 걸까. 역겨워서? 혹은 치부를 들킨 것 같아서? 그게 내가 이 작품을 좋은 작품으로는 인정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품이라고 말하는 치졸한 심리 기제였나? 제목처럼 참을 수가 없었던 걸까. 아님, 군복무 중 만성적으로 느끼던 불안한 무료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시 일상을 버텨가는 나 자신 스스로 대한 의무감에, 잘 잡히지 않던 서사를 급하게 억지로 따라가며 마지막 장까지 읽고선 책장을 덮지는 않았나? 지적 허영심과 텅빈 허세감을 충족시키고자 '나 이것도 읽었어'라고 말하기 위해, 머리가 아닌 눈으로만 읽었던 책이진 않은가? 강아지의 이름은 둘째치고, ‘토마시’의 이름도 기억해내지 못한 자괴감과 창피함에, 흔들리는 공항철도 안에서 줄거리를 검색하고 나서야 부유하던 기억의 파편들이 어느 정도 퍼즐 조각 맞춰지 듯 결합되었다. 책뿐만이 아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요즘따라 결말이 기억이 안나는 영화들이 너무 많다. 작년 이 시점 쯤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사실, 방금 제목도 다시 검색해 보았다.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로 기억하고 있었다.)의 결말을 기억하냐는 질문을 받았던 그 때 그 이후로, 지난 1년 동안 모호한 시어들로 가득한 시들만 너무 많이 읽은 걸까. 서사를 따라갈 필요가 없는, 그 안에서라면 정처없이 헤매도 될 것만 같던 희뿌연 안개 속 같은 시들 안에 내 자신을 숨기는데 너무 익숙해져 버린걸까. 내겐 정말 큰 고민이다. 단순 암기식의 단답형, 서술형 시험을 치루는 과목의 학점과 논술형 시험을 치루는 과목의 학점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인가. 왜 망각하는가. 기억할 수 없어 망각하는가. 기억하기 싫어 망각하는가. 망각에 담긴 내 의지의 무게는 가벼운가, 무거운가. 고심 끝에 작은 결심을 했다. 올 겨울방학 끝까지 당분간 새 책 읽기를 중단할 것이다. 소설과 달리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곱씹고 또 곱씹으며 읽는 시집도 당분간은 금지다. 자신있게 저 이 작가 좋아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작가들의 책부터 다시 읽어야겠다. 무라카미 하루키, 프란츠 카프카, 다자이 오사무, 헤르만 헤세, 프랑수아즈 사강, 알베르 카뮈, 밀란 쿤데라 정도까진. ..안그래도 어제부터,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읽기 시작한 우스운 사랑들로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름 하나하나, 사건 하나하나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논리정연하게, 나의 감상을 듣는 이가 왜곡해서 듣지 않게끔 딱 부러지게 말하여 전달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세상에 틀린 것은 없다며 그저 다른 것뿐이라며 어제도, 오늘도 말했던 나지만 이건 다른게 아니라 틀린 것이다. 감상법의 다름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말자. 부끄럽다. 공부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던, 얕고 어설픈 공부는 오히려 안한 것보다 더 위험하다 말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틀린 건 없다는 내 말이 틀렸다. 틀린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해야 할 시험공부는 하지 않고 이런 글을 남김으로써 어쩌면, 적어도 내 자신 스스로 문제점을 인지하고는 있지 않냐며 위안을 삼고자 하는, 한편으론 자존심 때문에 내 자신 스스로에게마저 지지 않으려 하는 것만 같아 우습긴 하다만.. 그렇게 우스워하는 내 자신마저 너무 우습지만... 우스워하는 내 자신마저 너무 우스워하는 그 자신마저 너무 우습지만..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이렇게 남기는 데에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 ‘잊지 않기 위함’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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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kyoungan-blog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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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바른 판사(우배석), 박차오름 판사(좌배석) , 한세상 부장판사 제44부 소속 판사들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는 인간적이였다. 드라마를 먼저 봐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책을 먼저 읽기를 꼭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드라마를 정말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성동일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 - "판사의 일상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람들은 법대 위에 엄숙하게 앉아 있는 판사의 모습만 생각한다. 호수위를 우아하게 노니는 백조의 다리는 물밑에서 우악스럽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책속) - - 판사의 이야기는 잘 모른다. 알 수도 없었고 드라마, 영화 속 판사 모습은 잠깐잠깐 멋진 모습만 보여주니 그들의 진짜 모습은 알 수 없었는데 알 수 있어서 신선했다. 우리는 그들의 겉 모습만 보며 멋있겠다 라는 생각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알게 모르게 열심히 노를 젖고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월화수목금금금을 보내고 퇴근은 .., 언제인지 모르는 그들의 이야기, 한 손엔 골무 엉덩이는 의자와 강력본드로 붙여놓았는지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겉모습을 보며 우린 말한다. 너무나 권위적이라고 그들이 권위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린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 -"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은 언론에 나오는 거창한 사건들, 튀는 일들 뿐이다. 하지만 어느 분야든 대다수의 일하는 이들의 화려하지 않고 튀지도 않는 일들을 묵묵히 반복하고있다. 그러기에 세상은 호들갑스러운 탄식과 절망에더 불구하고 오늘도 묵묵히 굴러간다."(책속) - - "사람 사은 세상은 정답만 있는 건 아니니 조급해하지 말아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지요. 조금 억울해도 그 또한 다 지나갑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들 하잖아요?"(책속) - -유일하게 정답이 없는 세상 사람사는 이야기 세상엔 정답은 없다. 이 책에는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빠져 아쉬웠다. (드라마 속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고 인간적이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좋았다.) 솔직히 책 보다는 드라마를 추천해 주고 싶지만 드라마를 보기전 책을 꼭 먼저 보기를 추천해 주고 싶다. 책속 중간중간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있어 드라마나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p/B5RgnPpFfUU/?igshid=16bt401qu9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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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spot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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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받고싶으면서도 나까짓게 무슨 사랑이냐 싶을때가 많아요. 너무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낮아요. 날 좋아해주는 사람은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또한 날 좋아해주던적이 없어요. 남들은 다들 잘만 만나고 잘 헤어지고 보통이고 평범한 사랑을 하는데 저는 왜 보통이지도 평범하지도 못한걸까요. 근데 또 이런 문제를 제 탓으로 돌리는 제 스스로도 너무 짜증나고 힘이들고 지쳐요. 그리고 무슨 꼭 연애못해서 안달난 사람같아서 스스로 유치혐오스럽기도 하구요. 근데 이것저것 다 따져봤을때 결국은 자기부터 사랑하는게 답인것같은데 그건 답이 있을까요. 저에겐 늘 답이 없어요.
우선 남과의 비교를 통해 본인의 행복을 찾으려는 익명님을 꼭 안고 보듬어주고 싶어요. 남들은 다 보통이고 평범해보인다고 하셨죠. 절대 그렇지 않아요. 보통과 평범의 기준이 무엇이고, 그 기준은 누가 세우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들 괜찮아보여도 괜찮지 않은 구석들이 있을 거예요. 저 역시 여기 모두 나열하기 힘들지만 정말 부끄럽고 남에게 보이기 싫은 구석이 참 많이 있어요. 그러니 저 역시 평범하지 않고, 보통의 존재가 되지 못해요. 정말이에요. 그리고 저를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할 거예요.  익명님께서 남기신 글을 봤을 때, 스스로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답이다.’ 자기를 사랑하면 남과 비교도 하지 않을 수 있고, 남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 온전히 존재하니 그 모습에 매력적으로 이끌려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말로는 참 쉬운 일이에요. 그래도 우리 조금의 노력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밑에 남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시면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조금씩 사랑하게 된다고 했는데요. 어쩌면 노력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 정답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저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으로는 스스로 생각을 변화시키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행동으로나마 변화시켜 나가면 익명님을 힘들게 하는 낮은 자존감이 조금은 높아지면서 다른 부수적인 문제들도 해결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답을 남겨 보아요. 그 다음에 우리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하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연애도 사람의 일이다 보니 서로 홀로서기가 잘 되어 있는 사람들이 만났을 때, 더 배려하며 만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너무 두서없이 글을 썼는데요. 익명님! 연애 못해서 안달난 사람 같아 보이지 않구요. 연애하고 싶은 것이 유치혐오스러운 일도 아니에요. 저도 언제나 늘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주고 싶고 사랑을 받고 싶어요. 인간이란 언제나 정을 그리워 하는 존재잖아요. 그 모습도 자기의 것이니 스스로 밀쳐내지 말아요. 본인을 밀쳐내면 그 외로운 마음은 어디가서 울겠어요. 남은 아무도 봐주지 않아요. 그리고 익명님. 익명님에게 답이 있어요. 언제나 익명님 안에 답이 있어요. 본인 스스로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외면했던 '나’, 사랑받고 싶은 '나'를 남에게 넘기려 하지 마시고 돌봐주자구요 우리. 익명님 덕분에 이렇게 글을 쓰며 저 스스로도 많이 깨닫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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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땐 숲이었던. . 마음을 솔직하게 잘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어. 털어놓은 이야기를 약점으로 삼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친구들에게 즐거운 이야기만 하고 싶어서 그냥 묻어두었던 것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힘들 때가 있거든. 오히려 속에서 더 커진 걸까 싶기도 하고. . * 그림의 이름 '한 땐 숲이었던'은 가을방학의 노래 <잘 있지 말아요>의 가사에서 가져왔습니다. . #illustrstion #illust #drawing #draw #sketch #pencile #art #artwork #painting #일러스트 #드로잉 #그림 #イラスト#감성 #솔직함 #솔직함에대한거니 #글도올리지만 #여전히 #그림속이야길하는건민망해 #껄껄 https://www.instagram.com/p/BsuTKZin-0z/?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e1u7ehn36q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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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nieforu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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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시작과 짧은 글들
곧 이사를 한다. 독립을 외친지 약 6년만의 실행이다. 그런데도 외로울까, 겁이 난다.
웃어줄 수 없어, 편해질 수 없어. 그대도 잘 있지 말아요.
연말에 이은 신년회, 없다가도 금방 생기는 약속들.
머리가 아프다. 요새는 그 좋던 술이 조금, 싫어진다. 싫어진다기보다는 지친다.
뭐가 되었던지 그만 연기하고 싶다. 모든게 진심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부럽고, 내게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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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zn2-blog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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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곳에 머리를 집어 넣고
개인적인 감상문_이성복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웃을 수 있다고 해서 행복하지가 않다. 요즘은 오히려 슬플 수 있다는 게 더 행복하다. 나의 슬픔에 어떤 이유가 있고 그로인해 슬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다. 그런데 이성복 시인의 시는 슬퍼서, 정말이지 슬프다.
내가 살아온 삶으로는 이 시를 1000분의 1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의 삶 속을 그의 시선에 따라 여행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그는 때론 울기도 하고 침을 튀기며 소리 지르기도 하고 정열적으로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텅 빈 듯 고요하기도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고개만 끄덕, 끄덕, 끄덕거리며 그가 펼쳐놓은 그림 위를 하염없이 따라다닐 뿐이다.
그래서 슬프다. 슬픈 이유를 알지 못하니 슬픈가보다. 그의 시 안에는 채울 수 없어서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 마무리 되지 않은 것 같은 그림들, 정확히는 마무리 할 수 없는 것 같은 그림들이다. “소년들의 성기에는 까닭 없이 고름이 흐르고“[1959년], ”눈을 감고 쳐다보는 까마득한 별“[정든 유곽에서], ”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 ”모든 게 신비“[口話], ”안개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自然],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편지], ”어디로도 갈 수 없고 어디로 가지 않을 수도 없을 때“[사랑일기], ”내 시에는 종지부가 없다“[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텅 빈 공간들이 주는 공허함이 슬프다. 그 공허는 뒤죽박죽 정렬된 시 자체의 빈 공간으로서 더욱 부각된다. 시인의 흐릿한 단어들은 선명한 것들마저도 지우개로 지운다. 확신에 찬 시 속 목소리들마저도 불확실하게 만들고는 끝내 무력하다. 읽는 내내 회색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읽는 것 같다. 희미하게, 그 너머의 풍경은 어둡고 축축하다.
시인은 고여 있는 슬픔까지도 더 썩게 만들려고 발버둥치는 사람 같다. 어쩌면 그 일이 더 행복한 일이었을까. 슬픔을 부정할수록 비참해지는 삶을 살 바에야 그냥 한 없이 슬퍼지기를 원했을까. 그는 기어코 아버지에게 “씹새끼”라고 외친다. 억압되고 공허한 자신의 삶에 대한 답답함을 내지르기라도 하듯 아버지에게 욕을 하고 그러다가 지쳤는지 어머니에게 “무서워요”라고 한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대답은 “얘야 나는 아프단다.” 라는 한마디. 아프다는 말에서 느낄 수 있는 아득한 사건들은 저마다 캄캄한 깊이를 갖는다. 그 깊이만큼 공허하다.
“어두워가는 들판에서, 문득 뒤를 돌아본 망아지”처럼 그의 눈망울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할 것 같은데 그 말이 차올라서 눈물로 흐를 것 같은데 기어코 하지 않는다. 내가 듣지 못한 걸까. 아니면 아무도 듣지 않는 걸까. 망아지의 시선을 따라가면 지워진 모든 것들이 지워지지도, 채워지지도 않은 채 지우개똥이 되어서 굴러다니는 들판이 보인다. 그것들은 마치 뒹구는 돌처럼, 언제 잠 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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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ayohina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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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의 약속> - 밤낮 (@nightiday)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일이었다. 알람을 맞춰 두었는데도 피곤에 잠겨 듣지 못한 모양인지, 히카와 히나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을 지나고 있었다. 히나는 계속 새어 나오는 하품을 멈추지 못한 채로 엉기적거리며 방을 벗어났다.
고등학교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겨울방학이 시작된 이후로 늘어나기 시작한 스케쥴은 연말을 맞아 급격하게 증가해 파스파레 멤버들을 쉴 틈 없이 일터로 내몰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생활은 1월이 되고 개학을 앞두고 나서야 겨우 쉼표를 찍었다.
“조금 더 잘까?”
물을 마시며 중얼거리던 히나는 문득 시야 한구석에서 위화감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분명히 아무도 없던 거실 소파에 어느새 제 언니인 히카와 사요가 앉아 있었다. 아직 꿈을 꾸는 중일까? 히나는 몇 번 눈을 손등으로 문지르다가 저를 흘깃거리는 사요의 눈과 마주치고 나서야 잠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다음 행동은 재빨랐다. 히나는 방으로 들���가려던 걸음을 옮겨 눈치껏 거실로 왔다. 사요의 표정에는 대놓고 안도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히나는 정답을 고른 스스로가 대견스러웠지만 들뜨는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사요는 그런 히나를 금방 파악한 모양이었다.
“왜 그렇게 웃어?” “응? 우, 웃고 있지 않은데.”
히나는 손을 들어 볼을 만지작거리며 슬쩍 표정을 바꿨다. 사요는 그런 히나를 잠시 바라보는가 싶더니 힘없는 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이네.”
다정한 음색이었다. 말에 온도가 있다고 한다면 겨울의 추위를 녹일 정도로 무척 따스했을 것 같았다. 이 말을 건네기 위해 사요가 굳이 방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면 더 그랬다.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쉬질 않고. 요즘 많이 바빠서 힘들었잖니.” “그치만 언니랑 얘기하고 싶은걸. 이렇게 얼굴 보는 것도 오랜만이잖아.”
실은 사요가 말한 것처럼 오늘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푹 쉬어 휴식에 전념할 예정이었지만, 히나는 천연덕스럽게 둘러댔다. 걱정과 의심을 섞어 바라보는 사요의 눈빛도 능청스레 넘겼다. 결국 백기를 든 것은 사요였다. 좀 더 편히 있으라는 듯 사요가 건네는 쿠션을 받아 히나는 품에 꽉 안았다. 싱글벙글 웃으며 발을 동동 구르자 사요가 손으로 허벅지를 지그시 눌러왔다. 사요가 꾸짖기도 전에 히나는 먼저 입을 열었다.
“헤헤, 미안! 이렇게 언니랑 있으니까 너무 신나서.” “신날 게 뭐가 있니.”
사요는 한숨을 내쉬곤 도로 팔을 가져가 팔짱을 꼈다. 기분 좋은 무게감이 사라져 히나가 잠시 낙담하는 사이 사요가 검지로 팔을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바쁜 건 마무리가 된 거야? 최근엔 집에 일찍 들어오지도 못했잖아. 그러다 몸이라도 상하면….” “으응. 당분간은 계속 바쁠 것 같아.” “곧 개학하는데도?”
히나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일정을 떠올렸다.
“라디오 게스트 출연, 콘서트 연습, 광고 촬영, 예능 출연, 치사토쨩 드라마에 특별 출연도 해야 하고….” “잠깐, 히나. 그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치만 지금 파스파레 멤버들도 다 이렇게 일하고 있는 걸.”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일하고 있다니, 그런 이야길 하는 게 아니잖아. 나는 네가….” “나?” “네가 걱정되어서 이러는 거잖아.”
히나는 말을 잃었다. 노골적인 사요의 관심과 걱정이 온통 히나를 어루만졌다. 왠지 목이 말라 애꿎은 침만 삼키다가 점점 더 어두워지는 사요의 얼굴을 깨닫고 히나는 다급하게 말을 덧붙였다.
“하나도 안 힘들어! 정말이야. 매일 매일 룽하고, 엄청나게 재밌어!”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만.”
사요는 불만 어린 어투로 중얼거리곤 입을 닫아버렸다. 말만 그렇게 하지 하나도 믿기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어떤 말을 더 하면 좋을지 몰라 히나가 망설이는 사이 사요가 그럼, 하고 말문을 다시 열었다.
“3월에도 많이 바쁠 예정이니?”
3월? 히나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이제 막 1월 초순을 지나기 시작했으니 3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3월 초에 졸업식이 있으니 그 뒤에 바빠질 수는 있지만….
“조정해보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니야. 괜찮아. 안 바빠!”
생각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말이 먼저 튀어나왔지만 히나는 호언장담했다. 밴드 스케쥴이 아닌 개인 스케쥴이라면 소속사 사람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할 수 있을 터였다. 사요는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히나는 할 수 있는 힘껏 신뢰감이 넘치는 미소를 내보이며 저를 믿으라는 듯 몇 번이나 가슴을 두드렸다. 과장된 행동이 다소 우스웠는지 사요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너무 무리하지는 마.” “응.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 근데 3월은 왜?”
은근한 기대감이 담긴 히나의 물음에 사요는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입을 달싹거렸다. 볼이 점점 붉어지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20일.”
3월 20일. 그 날짜가 어떤 날짜인지 히카와 히나가 모를 리 없었다.
“3월 20일에 바쁜지 알고 싶어서.”
히나는 멍하니 있다가 불안하게 떨리는 사요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나서야 허겁지겁 근처 탁자에 놓여있는 달력을 집어 들었다. 두 장을 더 넘겨 별표가 되어 있는 날짜를 확인하고 히나는 바로 대답했다.
“토, 토요일이고, 아무 일도 없을 걸?!” “그래. 너만 괜찮으면. 그날은 같이 있자.” “정말?!” “그래, 정말.” “약속하는 거야.” “응.”
3월 20일은 히카와 히나와 히카와 사요의 생일.
사랑해 마지않는 언니로부터 생일 데이트 신청을 받고, 히나는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건 아닐까 의심스러워 제 볼을 쭉 잡아당겼다. 사요는 그런 히나를 보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눈썹을 살짝 찡그리곤 웃었다.
“룽하지 않아!”
히나의 입에서 나온 건 거절의 말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치사토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아야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스태프를 바라보았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마야와 이브는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스태프는 곤란하다는 듯 웃었지만 이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히나씨, 이미 결정된 일입니다. 3월 20일에는 예정대로 콘서트를 진행할 겁니다. 분명 이전에 콘서트에 대해 말씀을 드렸었죠? 파스파레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납득해주신 걸로 알았는데요.” “그게 3월 20일이라는 말은 없었잖아.” “히나씨의 생일이어서 더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3월 20일은 나만의 생일이 아니란 말이야.”
히나는 얼굴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스태프는 히나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제 할 말을 무뚝뚝하게 이어갔다.
“스케쥴이 맞는 날이 3월 20일 밖에 없어서 그렇습니다. 공연장 대관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날 공연하기에 실력이, 연습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콘서트 연습은 쭉 해와서 공연에 무리가 가지도 않을 테니 말이죠.”
치사토는 점점 어두워지는 히나의 표정을 보고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히나가 풀이 죽은 모습은 그다지 보고 싶지가 않았다.
“우선 회사 측의 입장은 알았어요. 하지만 콘서트 날짜는 좀 더 미리 알려주셨으면, 아니, 우선 물어보기라도 하셨더라면 히나쨩도 이렇게 반발하진 않았을 거예요. 생일 같은 중요한 날이라면요.” “치사토씨. 지금이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콘서트는 진행한다고 분명 말씀드렸었고, 멤버들 모두가 동의했었어요. 갑자기 이렇게 나오시면 저희가 곤란합니다. 날짜 변경을 하게 되면 너무 많은 것들을 다시 진행해야 해요. 회사 전체가 3월 20일 파스파레 첫 단독 콘서트를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그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군요.”
스태프는 자기가 할 말만 늘어놓고는 더 들을 것도 없다는 것마냥 책상 위에 널브러진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스태프가 방을 빠져나간 뒤 멤버들의 걱정 어린 시선이 히나에게 쏟아졌다.
“히나쨩….” “공연장이 가깝지도 않은데…. 콘서트가 끝나도 당일날 집에 돌아올 수도 없고 그러면 아예 언니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거잖아.”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리는 히나의 모습에 이브가 다가서서는 손을 꼭 잡았다.
“히나씨, 포기하지 말아요! 제가 같이 가서 날짜를 바꿔달라고 말씀 드려 볼게요!” “그렇슴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히나씨! 분명 어떻게든 될 겁니다.” “그래. 다같이 가서 제대로 사정을 말하면 알아줄 거야!
이어지는 마야와 아야의 말에 고개를 치켜든 히나의 시선은 그대로 치사토에게 향했다. 곤란한 듯 잔뜩 찌푸려진 미간을 본 히나는 더욱 의기소침해져서는 힘없이 물었다.
“많이 어려울 거 같아?” “아마도.”
히나의 어깨가 축 처지는 것을 본 치사토는 재빨리 덧붙였다.
“그래도 히나쨩이 정말 원한다면, 나도 같이 가줄게.”
스태프의 강경한 태도로 미루어 보아 쉽게 꺾을 수 있을 결정이 아니라는 걸 알 텐데도 발 벗고 나서주는 멤버들이 고마웠다. 결연한 표정을 짓고 제 주변에 가까이 다가선 멤버들의 얼굴을 히나는 하나하나 마음에 담았다. 누구보다도 콘서트를 기대하고 있었던 그 면면을 새기며 짙은 괴로움을 애써 외면했다. 한참의 침묵이 사무실을 휩쓸고 난 다음에야 히나는 작게 고개를 저어 멤버들에게 답할 수 있었다.
히나는 머그잔을 꽉 쥐고 옆에 앉아 있는 사요를 흘깃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3월 20일…. 생일에 함께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을 흘린 것이 방금 전이었다. 무슨 대답이 돌아올까. 히나는 죄 없는 컵만 매만지다가 사요의 낮은 한숨에 어깨를 한껏 움츠렸다.
“어쩔 수 없잖니.”
고개를 들어 사요를 바라보자 이번에는 사요가 시선을 피했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자연스레 표정을 가렸다.
“일을 우선으로 해야지.” “괜찮아?” “괜찮지 않을 게 뭐가 있어.” “모처럼 언니가 먼저 말한 거잖아.” “세상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있어, 히나. 때로는 약속보다 일을 우선시해야 할 때도 있는 거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요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아까부터 맞지 않는 시선이 자꾸만 히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조금씩 언성이 높아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히나는 흥분한 상태로 말했다.
“언니랑 내가 한 약속이 우선이잖아.” “회사에서 날짜를 바꿀 수 없다고 했다면서. 사정은 다 알았으니까,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해.”
일방적으로 대화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요의 왼팔을 히나가 다급하게 잡았다. 그 반동으로 반대쪽 손으로 잡고 있던 머그잔의 물이 넘쳐 바닥을 적셨지만 히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요만을 바라보았다.
“언니는 화도 안 나?” “왜 말을 그렇게 해.” “약속한 것도 어기고, 생일날 같이 있지도 못하는데, 왜 화를 안 내는 건데?”
그제야 사요가 휙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맞춰왔다. 차갑게 얼어붙은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다.
“히나. 지금 내가 화를 내면. 그러면 네 기분이 나아지겠어?”
정답이었지만 히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내려다보는 사요의 얼굴에서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차라리 화를 내거나 서운해했더라면. 그랬더라면.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만해. 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이해하려고 하잖아. 나는…. 하아.”
사요는 거칠게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호흡을 가다듬고는 팔을 잡고 있는 히나의 손을 떼어 냈다. 잠시 살피는 듯한 시선이 히나를 쭉 훑었다. 이윽고 바닥에 흘린 물로 푹 젖은 히나의 양말까지 눈에 담은 사요는 잠깐 눈썹을 찡그렸지만 별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생일은 내년에도 또 오니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사요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히나는 한참을 움직이지 않고 사요의 방문을 바라보다 중얼거렸다.
“그치만 언니가 함께 있자고 말한 생일은 이번이 처음인걸.”
히나의 목소리에선 미련이 뚝뚝 흘러넘쳤다. 이번 생일을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물론 먼저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히나 자신이었고, 일이 이렇게 된 데엔 전적으로 히나에게 책임이 있었다. 그러니 화도 내지 않고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사요를 보면서 고마워해야 하는 게 맞았다.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이렇게 괴로운 건지. 히나는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괜찮은 척도 할 수 없었다.
사요는 정말 함께 생일을 보내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생일에 함께 있는 게, 별 것 아닌 약속이어서?
생일은 어차피 매년 돌아오는 거니까?
히카와 사요에겐, 언니에겐, 히카와 히나의 생일은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은 아니니까?
아니, 아니다. 사요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안다. 히나는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다정한 히카와 사요를 잘 알았다. 어렵게 콘서트 이야기를 꺼낸 자신을 배려해서 괜찮다고 답한 사요의 마음을 싫을 정도로 알았다.
그런데도 히나는 자꾸만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이 고개를 드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약속을 했는데 왜 어긴 거냐며 화를 내도 괜찮다. 지금이라도 일정을 바꿀 순 없는 거냐며 칭얼거리는 것도 좋다. 그도 아니면 생일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며 아쉬운 티라도 내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현실은, 사요는 저 굳게 닫힌 방문 너머에 있다.
언제 이렇게 바라는 게 많아진 걸까.
찬물이라도 뒤집어쓴 것처럼 번뜩 정신이 들었다. 히나는 욕심쟁이가 되어버린 자신을 깨달았다. 이전과 같은 언니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는 걸 알아버리고 말았다.
린코가 흔쾌히 허락해준 덕분에 사요는 점심시간에 학생회실을 빌릴 수 있었다. 학생회실이 낯선 것인지 두리번거리는 아야와 그런 아야를 보며 작게 미소를 짓고 있는 치사토에게, 사요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에이, 너무 딱딱하다, 사요쨩.” “아야쨩의 말이 ��아. 같이 밥을 먹는 걸로 그렇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세 사람은 우선 자리에 앉아 도시락을 풀었다.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먼저 모이자고 제안했으니 무슨 말이라도 꺼내는 게 맞을 텐데, 사요의 머릿속은 얼마 전부터 히나에 대한 생각으로 엉망인 채였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사요를 금방 알아차린 치사토가 입을 열었다.
“히나쨩 관련된 일이지?” “네?” “사요쨩이 이렇게까지 어쩔 줄 몰라 하고, 또 우리한테 말을 걸어온 걸 보면 말이야.”
조금은 놀리는 것 같기도 한 말투였다. 사요는 잠시 망설이다가 히나와 있었던 일을 두 사람에게 털어놓았다. 히나와도 가깝고, 다툼의 원인이 된 콘서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자리를 만든 것이 사실이었다.
다툼 아닌 다툼이 있었던 그날 이후, 사요는 히나의 얼굴을 도통 마주할 수 없었다. 사요가 히나를 피하는 것은 아니니 히나가 사요를 피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처음으로 히나가 자신을 멀리하는 것을 깨닫고 사요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과거 자신의 행동까지 겹쳐 보여 이따금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로젤리아 밴드 연습에서는 유키나에게 몇 번이나 주의를 받았다. 개학을 한 이후에도 다를 건 없었다. 정말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히나쨩, 사요쨩과 다퉈서 그렇게 기운이 없었던 거구나.”
아야는 기운 없는 히나의 모습을 곧바로 떠올린 것인지 괴로운 표정을 짓고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다퉜다…. 사요는 아야의 말을 한 번 곱씹고 눈을 내리깔았다.
“후회되는 건 제 스스로 감정 조절을 못한 거예요. 히나에게 좀 더 부드럽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가장 속상한 건 히나란 걸 알면서도 그 앨 달래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요. 사실 저도…. 히나의 말에 실망했었거든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당시엔 어른스럽지 못했어요.”
사요는 두 사람에게 고해 성사를 하는 것처럼 자신의 잘못을 늘어놓았다. 마음이 가벼워지자고 꺼낸 이야기는 아니었다. 용서를 구할 사람은, 이 말을 직접 건네야 할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하지만 히나가 저를 피한다는 확신을 얻으면 얻을수록, 사요는 점점 더 히나에게 다가갈 용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먼저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한 발자국을 내딛는 게 어렵고 어려워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생각이 닿은 것이 같은 학교의 파스파레 멤버들이었다. 사요는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한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치사토와 아야는 서로를 바라보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히나쨩이 너무 낙담해서 파스파레 멤버들끼리도 고민이 많았어. 회사에서 날짜 변경은 도저히 안 된다고 하고…. 그렇다면 차라리 히나쨩에게 특별한 생일날을 만들어 주자는 얘기를 했거든.” “그래서 우리도 때마침 사요쨩에게 도와달라 부탁하려던 참이었어.” “부탁이요?” “생일 축하 영상을 만들 생각이야.”
아야는 쥐고 있던 수저를 더 꽉 쥐며 야심차게 말했다.
“히나쨩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인터뷰를 여럿 따서 영상 편지를 만드는 거지. 아, 다른 사람들 것도 찍어서 편집할 거니까 너무 부담가지지 않아도 돼!” “혹시 불편하면 거절해도 괜찮아. 강요하는 게 아니니까.” “아뇨, 불편하다기보다는.”
사요는 잠깐 말을 망설였다 작게 중얼거렸다.
“이걸로 그 아이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요?”
작은 목소리를 용케 알아들은 치사토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사요쨩은 히나쨩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네? 가, 갑자기 무슨.”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한 것뿐이야.”
장난기 어린 치사토의 말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사요를 본 아야는 키득거리며 맞장구쳤다.
“그러게. 히나쨩이 알면 정말 기뻐할 텐데.” “그 애는 제 동생이고 저는 그저 언니로서….”
치사토와 아야는 부정하는 사요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은근한 미소를 걸치고 저를 응시하는 시선을 피하지 못한 사요는 어느새 발갛게 물든 볼을 가리기 위해 고개를 푹 숙였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촬영은 사요가 고민을 털어놓은 방과 후 3학년 A반에서 진행되었다. 때마침 아야가 캠코더를 가지고 등교한 덕분이었다. 먼저 촬영한 팝핀파의 영상을 보겠냐는 물음에 사요는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을 참고하고 싶지 않았다. 히카와 사요의 마음은 히카와 사요의 말로 전하고 싶었다.
책상과 의자를 모두 교실 앞쪽으로 밀고, 빈 자리에 의자 하나만을 두었다. 사요는 그 자리에 앉아 분주해 보이는 아야와 치사토를 바라보았다. 렌즈를 보자 그제야 조금 긴장이 되었다.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긴장을 달랜 사요는 시선을 곧게 앞으로 향했다.
“지금 말하면 되는 건가요?”
간이삼각대에 캠코더를 고정시킨 치사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히나, 안녕.”
사요는 조금 머뭇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수업시간 내내 집중도 못하고 계속 생각만 했는데도 이렇다. 아야가 건너편에서 수신호를 보내는 것을 치사토가 손을 저어 말렸다. 계속해도 괜찮은 걸까? 잠시 두 사람을 살핀 후 별다른 반응이 없자 사요는 천천히 마음 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생일 축하해.”
가장 먼저 축하의 말, 그 다음은 사죄의 말.
“그날 신경질적으로 굴어서 미안해. 변명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네가 파스파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니까, 그 장소가 네게 얼마나 소중한지 아니까. 내 욕심을 앞세우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사실은, 히나.”
사요는 꽉 주먹을 쥐었다.
“나도 너와 같이 생일을 보내고 싶어. 잊은 건 아니지? 먼저 같이 있자고 한 건 나라는 걸.”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네 마음을 먼저 살피지 못한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난 항상 네게 미안한 일만 하는 것 같아. 그래도 이런 나를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는 거겠지.” “고마워, 히나. 네 옆에 나란히 설 수 있도록 나도 더 노력할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줘.” "오늘 하루가 너에게 즐거운 날이 되었기를.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히나."
이내 빨간불이 꺼졌다. 사요는 후우, 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런 사요를 보고 치사토가 입을 열었다.
“솔직한 마음이 담긴 멋진 편지라고 생각해.” “으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히나쨩도 보면 정말 기뻐할 거야. 그런데….” “아, 녹화가 잘 안 됐나요?”
사요가 걱정스럽게 묻자 치사토가 빙긋 웃고는 아야를 바라보았다. 나, 나?! 아야가 잠시 당황하더니만 눈썹을 모으곤 손을 만지작거렸다. 눈치를 보는 듯한 그 행동에 사요는 어쩐지 불길해져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왜 그러시죠?” “그게 사실, 있잖아, 사요쨩…. 찍기 전에 전하는 걸 깜빡했지 뭐야. 이 영상은 콘서트에서 틀 거거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봐도 괜찮은 생일 축하 영상을 찍어야 해. 방금 전에 한 말들은 팬들이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이런. 미리 말을 해줄 걸 그랬나봐.”
녹화를 시작하고 나서 아야가 다급하게 보내던 수신호는 그런 의미였던 걸까. 다 알면서 촬영을 그대로 진행한 치사토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다시 캠코더를 조작했다. 사요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게 하고는 벌떡 일어나 치사토를 쏘아봤다.
“시라사기씨…!” “너무 걱정하지 마. 다시 찍을 거니까. 후훗. 사요쨩도 히나쨩의 일이 되면 이렇게 되는구나.” “이렇게는, 어떻게인 건가요….” “자아, 시간이 없어. 얼른 다시 찍자.” “방금 전 찍은 건.” “콘서트 땐 제대로 된 영상을 내보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방금 전에 한 말들은 영상으로 전하는 것보다는 히나쨩에게 직접 들려주는 게 좋지 않겠어?”
치사토의 말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 사요는 불편한 심기를 누르고 다시 자리에 앉아 렌즈를 바라보았다.  
히나는 성대한 한숨을 내쉬었다. 사요와는 여전히 서먹한 상태로 3월 20일을 맞이하고 말았다. 19일인 어제, 금요일에 리허설을 위해 공연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했으니 정말로 올해 생일은 사요와 함께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어떤 얼굴로 사요를 보면 좋을지도 모르겠고, 어디까지 사요에게 제 욕심을 내비쳐도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마음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욕심을 깨닫기 전엔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던 모든 것들이 새로웠다. 히나는 계속 마음이 어지럽기만 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졸업식도 온통 엉망인 상태로 보냈다. 졸업식만큼은 사요를 피할 수 없었다. 제 마음을 어떻게 갈무리하면 좋을지 몰라 방황하는 게 바보같이 보일 정도로 사요는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요가 다가와 졸업을 축하한다고 했을 때는 혼을 빼놓고 사요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언니 얼굴. 좋아. 좋은데. 좋지만. 언니….
나중에 부모님에게 건네받은 사진의 히나는 웃고 있었다.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나? 기억력에는 자신이 있는데 제 얼굴이어서 그런 건지 잘 기억이 나진 않았다. 그래도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요의 얼굴은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좀 더 즐거운 졸업식일 수 있었는데. 하네오카의 졸업식도 하나사키가와의 졸업식도 모두 끝났다. 사요는 눈에 띄게 말수가 없어진 히나를 보고도 다 이해한다는 듯 굴었다. 히나는 또 그게 불만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은 자꾸만 꼬리를 물고 물어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생일 축하합니다, 히카와씨!” “히나쨩, 생일 축하해!” “히나씨, 축하드림다!”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지고 박수가 쏟아졌다. 오전 최종 리허설을 앞두고 스태프와 멤버들을 모아 간단한 생일파티를 했다. 히나는 방긋 웃으며 크게 고마워, 인사를 돌렸다. 모두가 웃는 얼굴로 히나의 생일을 축하하고 건강을 빌었다.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빈다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내라고 덕담�� 건넨다. 히나는 웃었다. 열심히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고 누가 보아도 오늘의 주인공인 히나는 행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딱 한 사람만 더 있었더라면.
정말로 생일을 축하 받고 싶었고, 축하해주고 싶었던 그 사람이 곁에 있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이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이렇게 사무치도록 외롭지 않았을 텐데.
“와 달라고 할 걸 그랬나 봐.”
저도 모르게 툭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히나가 뒤늦게 탄식했다. 평소처럼 우기고, 조르고, 애원하고, 뭐라도 좋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같이 있자고 할 걸 그랬다.
“그럼 이쯤에서 주변 정리하고, 파스파레 분들은 최종 리허설 들어가겠습니다!”
히나는 순식간에 혼잡해진 방 안에서 사람을 헤치고 가방이 있는 곳으로 향해 핸드폰을 찾았다. 사요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공연이 끝나면 무리해서라도 돌아갈 테니까, 자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떼를 쓰고 싶었다. 사요가 밤이 늦어 위험하다고 꾸짖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며 멋대로 굴지 말라고 혼내더라도 다 괜찮았다.
“히카와씨?”
스태프에 부름에 가방을 뒤지던 히나는 고개를 들었다. 파스파레 멤버들과 스태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히나를 보고 있었다. 히나는 잠시 시끄러워진 머리를 잠재웠다. 아무리 찾아도 핸드폰이 보이질 않는다. 괜찮아. 기억할 수 있어. 차분하게 기억을 더듬어 보니 숙소에 핸드폰을 놓고 온 것이 생각났다. 낭패였다.
“무슨 일 있어, 히나쨩?” “아니야, 갈게.”
최종 리허설이 우선이었다. 기대감과 긴장감이 어우러진 멤버들의 얼굴을 보고 히나는 가방을 내려놓았다. 모든 게 다 끝나면 언니를 보러 가자.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아야가 중간 MC에서 두 번 정도 혀를 깨물어 버벅거리긴 했지만 그 정도는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식적인 마지막 노래를 끝내고 멤버들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후다닥 무대 안쪽으로 뛰어든 상태였다. 밖에서는 온통 앵콜 콜이 울리고 있었다. 모두가 상기된 얼굴로 말없이 무대의상을 갈아입고 있었다. 가장 먼저 스테이지로 올라간 것은 발을 동동 구르며 열기를 주체하지 못하던 아야였다. 아야쨩! 깜짝 놀란 치사토가 급하게 따라 나갔고, 이브와 마야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키득거리곤 그 뒤를 이었다. 히나는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 시계를 찾아내 시간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스테이지로 올라갔다.
무대 구석구석을 비추는 조명에 눈이 부셨다. 몇 번 눈을 깜빡이고 나서야 객석이 보였다. 무대 가운데에선 치사토가 마이크에 소리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흥분한 아야를 타이르는 게 보였다. 히나는 큐시트를 떠올리며 자리로 향했다. 첫 앵콜곡은 데뷔곡인 슈와링 드리밍이었다.
“여러분, 앵콜 고마워요!!”
앵콜 첫 곡 다음 순서는 아야의 MC 였다. 히나는 잠시 숨을 돌리며 물병을 집어 들었다. 앞으로 두 곡만 더 연주하면 끝이 난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갈까, 히나가 루트를 고민하는 사이 갑자기 전광판이 번쩍였다.
“어?”
히나가 고개를 올려 화면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무대의 조명이 모두 꺼졌다. 영화관에 온 것처럼 전광판만이 존재감을 빛냈다. 화면에서는 곧 히나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팝핀파티입니다! 파스파레 첫 단독 콘서트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그리고, 3월 20일이라고 하면~?! 히카와 히나씨의 생일이죠! 생일 축하드립니다!!>
와아아아- 뒤늦게 객석에서도 함성이 올랐다. 히나는 아직도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 계속해서 눈만 깜빡거리다 어느새 다가와 옆에 선 멤버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아야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때?” “우리가 준비한 선물인데.” “헤헷. 꽤 힘냈지 말입니다.” “히나씨가 웃어준다면, 이 정도는 해내는 것이 무사의 도리입니다!”
스크린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 멤버들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저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빛에 히나는 왠지 울고 싶어졌다.
“이런 걸 다 언제 준비한 거야.”
화면에는 계속해서 아는 사람들의 얼굴이 나오고 있었다. 애프터 글로우, 헬로해피, 라스 그리고… 로젤리아. 히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4명뿐이었다. 순간 팬들의 함성이 고요해지더니 곧바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히나를 파스파레 멤버 누구랄 것 없이 부드럽게 지탱했다. 히나는 고개를 돌려 오른쪽 어깨를 잡은 아야를 바라봤다. 아야는 웃으며 말했다.
“끝까지 보는 거야, 히나쨩.”
그와 동시에 화면이 반짝였고, 객석에서 가장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안녕하세요, 파스파레 팬 여러분. 공연은 즐겁게 즐기고 계신가요?>
낯익은 목소리.
모를 수가 없는.
평생을 들어온.
<저는 히카와 사요라고 합니다.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지만, 히카와 히나의 언니입니다.>
언니.
<히나는, 제 쌍둥이 동생입니다. 기타를 정말 잘 치고, 기타 뿐만이 아닌 뭐든지 금방 잘 해내는 아이예요. 조금은 엉뚱하고,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서투른 부분도 있지만. 그것도 그 아이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파스파레의 팬 여러분이라면 그런 히나의 매력도 이미 알고 계시겠죠.>
영상 속 사요가 작게 미소지었다.
<오늘은 히나의 생일입니다. 소중한 휴일에 시간을 내서 파스파레의 공연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명 많은 분들이 오셨겠죠. 파스파레를, 히카와 히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히나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히나야-! 사랑해-! 히나! 멀리서 여러 목소리가 들렸다. 히나는 뒤를 돌아봤다. 빼곡하게 채워진 공연장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방금 전까지 보고 있었던 풍경인데도 새로워 보였다. 흔들리는 민트색 블레이드가 끊임없이 시야에서 일렁였다.
<팬 여러분, 주제넘은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도 파스파레를, 파스파레의 기타리스트 히카와 히나를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이 히나의 곁에서 파스파레와 히나를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히나는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겼다. 커다란 화면을 가득 채운 사요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누구도 아닌 히카와 히나의 편이 되어 달라 청하는 제 하나뿐인 쌍둥이 언니를.
<마지막으로… 히나.>
그리고 그 입에서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렸을 때, 히나는.
<내 동생으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히나는 더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숙소인 호텔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히나는 계속해서 거울을 들여다봤다. 눈은 여전히 퉁퉁 부은 채였다. 콘서트를 마친 후부터 시도 때도 없이 눈에 냉찜질팩을 대고 있었건만 붓기는 조금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얼굴로 사요를 찾아갈 순 없었다.
“룽하지 않아….”
사요를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절로 볼에 바람이 들어갔다. 다람쥐 마냥 볼을 잔뜩 부풀리던 히나는 이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히히 웃었다. 언니가 그런 영상을 찍었다니! 여기저기서 들린 팬들의 목소리, 멤버들의 따스한 손, 다정한 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말. 히나는 그 모든 것들을 평생 잊지 않을 셈이었다.
“히나쨩…, 좋은 건 알겠지만 잠 좀 자자….” “치사토쨩, 어떻게 그런 걸 찍을 생각을 했어? 응? 찍을 때 언니는 어땠어? 자지 말고 일어나 봐-! 아야쨩도, 이브쨩도, 마야쨩도!!”
콘서트가 끝나 기력이 빠진 멤버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자고 있었기 때문에 히나의 말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히나와 가장 가까이 앉은 치사토가 눈을 반쯤 뜨고서 극성맞은 히나를 애써 견디고 있었다.
“계속 잘 거야!?” “계속 잘 거야.” “말 안 해줄 거야!?” “말 안 해줄 거야.”
치사토는 건성으로 히나의 장단을 맞춰준 후 가방을 뒤적거려 아이패드를 꺼내 히나에게 건넸다.
“아이패드는 왜?” “이따 방에 들어가서 보고 자. 사진 앱에 들어가서 SY로 검색해. 마지막 생일선물.”
그렇게 말하고선 치사토는 아예 이브쪽으로 돌아누웠다. 분명 자고 있는 게 분명할 텐데, 치사토가 다가온 걸 알아차린 것처럼 이브는 자연스럽게 치사토를 제 품에 꽉 안았다. 치사토의 감긴 눈이 찡그려지는 것을 보며 히나는 킥킥 웃음을 터트렸다.
호텔에 도착해 좀비처럼 각자의 방으로 흩어지는 멤버들에게 인사를 하고 히나는 재빨리 제 방 입구에 있는 욕실로 뛰어들었다. 아침에 급하게 머리를 말리고 나서느라 놓고 간 핸드폰은 역시나 기억 그대로 세면대 위에 놓여 있었다.
“휴. 정말.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영상을 보기 전에 사요에게 전화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히나는 잠깐 상상에 잠겼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어 털어냈다. 어쨌든 중요한 건 3월 20일, 아직 12시가 지나지 않아 오늘은 여전히 생일이라는 점이었다. 사요에게 전화를 걸어서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다. 히나는 조급해지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키패드를 열어 1번을 꾹 눌렀다. 자주 들어 곧잘 흥얼거리곤 했던 컬러링과 함께 어디선가 익숙한 벨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어?”
아무리 들어도 욕실 밖에서 들리는 게 맞았다. 말도 안 돼. 설마. 히나는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 보면 급하게 들어오느라 카드키를 따로 키홀더에 넣지 않았는데도 방에는 전기가 들어와 있었다. 달칵,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 맞춰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짧은 복도 너머 넓은 침대 위.
“늦었네, 히나.”
여상한 목소리로 사요는 히나를 맞이했다.
“제대로 약속 지키러 왔어.”
히나는 잠시 말문이 막혀 자리에 멈춰 섰다가 천천히 사요에게로 다가갔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건지, 이 방에는 어떻게 들어온 건지, 왜 말을 하지 않고 온 건지, 어쩌다 영상을 찍을 마음이 생긴 건지, 멋대로 피해 다닌 자신이 밉지는 않았는지…. 수많은 질문이 입안에서 서로 나가겠다 아우성쳤지만 결국 어느 것도 입밖으로 나오진 않았다. 가까이 다가온 히나를 사요가 살짝 허리를 기울이며 올려다보았다.
“눈이 왜 그래?” “너무 울어서…. 못생겼으니까 보지 마….”
히나가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자 사요는 피식 웃고는 도로 팔을 잡아 내렸다. 사요의 손이 닿은 팔이 화끈거렸다.
“벌써 다 봤어. 못생기지도 않았고.” “아닌데.” “고집은.” “완전 눈 많이 커졌는데. 엄청, 엄청 통통해졌는데.”
투덜거리며 말하니 사요가 황당한지 허탈하게 웃고는 제 옆자리를 손으로 두드렸다. 히나는 못 이기는 척 사요의 옆에 앉았다. 침대가 푹신해서 잠시 휘청거리자 방황하는 손을 사요가 끌어당겼다. 히나는 은근슬쩍 사요의 옆으로 바짝 붙었다. 아직 바깥의 추위가 옷에 남아있었는지 사요가 작게 몸을 떨었다. 많이 추울까? 히나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사요를 올려다보았지만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딱 붙은 채로, 잠시동안 히나도 사요도 말이 없었다. 똑딱거리는 초침 소리가 두 사람의 숨소리와 차분하게 어우러질 무렵 히나가 조심스럽게 사요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오늘이 끝나기 전에 언니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이제 12시는 얼마 남지 않았다. 3월 20일, 약속의 날이 곧 끝난다. 그 전에 히나는 사요에게 전할 말이 있었다. 오늘 하루 종일 이 말을,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모른다. 닿고 싶어서, 곁에 있고 싶어서, 그게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기를 원하고 원해서….
히나는 사요의 손에 깍지를 꼈다. 사요는 말없이 그런 히나의 손을 조금은 아플 정도로 쥐었다. 언니가 언제라도 이 손을 놓지 않기를. 놓는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먼저 손을 내밀겠다고 다짐하면서, 히나는 고개를 들어 사요에게 속삭였다.
“생일 축하해, 언니.”
사요는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으며 답했다.
“생일 축하해, 히나.”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마를 맞대고 웃었다. 3월 20일, 어느 약속이 이뤄지던 밤의 일이었다.
ーーーーーー
-이름 : 밤낮
-트위터 아이디 : @nightiday
-코멘트 : 전 세계에서 히카와 자매의 생일을 축하하는 기획에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이나마 즐겁게 읽어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히카와가 영원히 행복하기를. 사요, 히나,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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